통일담론 3.0은 냉전시기 체제경쟁적이고 국가중심적인 통일담론 1.0과 탈냉전시기 기능주의적인 통일담론 2.0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통일담론 3.0시대의 통일정책은 기존의 국가 주도 및 기능주의적 방식과는 다르게 추진되고 있고,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통일이 국가의 발전뿐만 아니라 개인의 행복을 동시에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비록 북한이 여전히 핵？경제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았고, 동북아에서 미 중 경쟁이 본격화되었고, 남북한 신뢰구축 역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반도에 나타난 위기 국면을 극복하고 ‘새로운 한반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통일담론 3.0시대에 부합하는 인식 변화와 함께 이에 근거한 통일전략 및 대북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먼저, 기존의 북한에 대한 인식 및 통일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통일담론 1.0과 2.0시대의 민족주의에 기반한 통일의 당위성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통일담론 3.0시대에는 민족의 재결합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과 개인 행복 동시 추구를 통일의 명분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일담론 3.0시대의 통일전략과 통일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통일전략의 경우 북한의 변화를 목표로 하는 통일기반구축 전략을 중심으로 하되, 통일 이후의 청사진과 미래상을 제시하는 통일준비 전략, 남북 주민 간 심리적.문화적 통합전략을 병렬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통일정책 역시 우리 국민과 북한주민 그리고 국제사회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로 대표되는 안보정책, 북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대북정책, 통일공공외교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으로 대표되는 통일외교 정책, 그리고 통일준비위원회로 대표되는 통일준비 정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통일담론 3.0 시대에 부응하는 북한 변화 전략은 크게 다섯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북한 비핵화 프로그램 구상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제·안보 이슈의 교차연계 방식에 근거한 기존의 비핵화 매뉴얼과 함께 안보·안보 이슈의 상호연계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남북 간 공통의 이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는 상호의존형 경제 협력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특히 북한 농촌지역에 대한 개발협력사업은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셋째, 북한 내에서 시장주의적 관행이 확산되고 시장지향적 사고를 가진 주민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북한 내 시장세력의 확산은 변화의 혜택을 누리는 기득권 집단의 창출로 이어지고 이는 곧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통일담론 3.0시대에 가장 중요한 북한 변화 전략이다. 넷째, 세대를 뛰어넘어 남북한 주민들 간의 적대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기술관료 대상의 지식공유사업(KSP) 확대, 대중문화 교류, 정보유입 증대 등과 같은 조치들을 통해 접촉면을 확대해야 한다. 통일담론 3.0시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행위자, 행위영역, 행위방식 등으로 구분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행위자 차원에서는 한국의 주도성을 확고히 하면서도 다자간 협력사업에서 남북한이 가질 수 있는 공동의 이니셔티브를 확보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행위영역 차원에서는 북핵문제와 같은 안보이슈와 남북간 경협모델의 개발등 경제이슈를 동시병행적으로 다룸으로써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통일담론 3.0에 더욱 부합한다. 행위방식 차원에서는 북한의 행동을 기다려서 반응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제적으로 행동하고 예방적 차원에서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인도주의적 지원 확대, 개발협력을 통한 북한주민의 삶의 질 개선,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한 북한경제 재건 프로그램 등을 포함하는 예방적 차원의 관여(preventive engagement)는 북한의 변화를 촉진시켜 통일기반 구축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통일담론 3.0시대는 기존 통일담론의 장점은 계승하되 현재와 같은 급격한 통일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통일전략을 마련함과 동시에 우리 주도의 자신감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안보와 교류협력을 선택의 문제로 치환하기 보다는 동시에 달성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서 강조하고 있는 안보와 교류협력의 균형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통일담론 3.0시대에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 여야정치권, 시민사회 모두가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동시에(all on board) 통일의 혜택 또한 모두에게 돌아가는 포용적 통일정책(inclusive unification policy)이 강조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통일담론 3.0이 통치담론으로서 뿐만 아니라 정책담론, 나아가 생활담론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때 통일담론의 진정한 업그레이드는 성취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담론의 업그레이드는 박근혜정부 대북정책의 핵심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업그레이드와 유기적으로 연계될 때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남북관계의 행로를 밝히는 ‘가로등’이라면 통일담론 3.0은 통일의 거대한 여정을 이끄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발간사 요약 Ⅰ. 머리말 1. 연구배경과 목적 2. 통일패러다임과 통일담론 Ⅱ. 통일담론의 변화 1. 통일담론 1.0과 2.0 2. 새로운 통일환경의 변화 3. 통일담론 3.0 Ⅲ. 통일담론 3.0시대 통일·대북 전략 1. 대외전략 2. 국내외 통일네트워크 구축 전략 3. 북한 변화 전략 Ⅳ. 맺음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통일담론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