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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NEW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한국 공직사회는 왜 그토록 무능해졌는가

개인저자
노한동 지음
발행사항
서울 :,사이드웨이 ,,2024
형태사항
281 p.; 21.5 cm
ISBN
9791191998375
청구기호
352.63 노92ㄴ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20108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20108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지금껏 공무원들의 영리해서 무능한 세계를
이토록 정확하고 날카롭게 폭로한 책은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전직 서기관의 고백

“나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10년 동안 일했고,
그 무의미한 일을 스스로 그만두었습니다.”


한국 공직사회와 공무원에 관한 폭탄과 같은 책이 출간되었다.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0년을 일하다가 스스로 그만둔 전직 서기관 노한동이 쓴 책이다. 그는 공직사회에서 오랫동안 몸담은 내부자만이 가질 수 있는 시각으로 정부와 관료 조직을 생생하게 폭로하고, 그 조직 구성원들이 사적 이익과 생존을 위해 방패막이로 두른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을 심층적으로 비판한다. 무기력한 일상과 좌절, 가짜 노동과 쓸데없는 규칙, 구조적 비효율과 책임 회피의 메커니즘으로 가득한 공직사회의 특성을 전면적으로 파헤친다.

한강 작가가 포함되었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그늘과 여파, 『구름빵』과 『검정고무신』 불공정 계약 사태가 근본적인 창작자 보호 대책으로 연결되지 못한 이유,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윗사람의 심기를 맞추는 데 전적으로 집중된 성과평가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극복하는 대책으로 만들어진 ‘조직문화 새로고침(F5)’ 같은 공무원식 말장난에 대한 비판까지…. 문체부 내외를 입체적으로 넘나드는 작가의 공직 비판은 더없이 신랄하고 폭발적이다. 제도적인 영역과 문화적인 영역을 두루 조망하고,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요인들을 총괄적으로 파악한다. 정책과 예산과 인사와 법령의 문제를 세세하게 훑으면서도 공무원들에게 무력감과 좌절감을 안기는 공기를 르포적으로 복원한다.

공무원들은 아주 영리하다. 그래서 아주 무능하다. 그 체계적인 무능은 공무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그럴듯한 말로 무능과 무기력을 숨기는 공직사회의 관성과 구조가 가장 큰 문제다. 작가는 거기에 질려 공무원의 삶을 때려치웠지만, 그는 여전히 그 조직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못한다. 그는 대한민국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선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하는 우리 공직사회의 한계와 폐단에 대한 정확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이 책을 썼다. 노한동은 우리 사회를 앞을 향해 나아가게 만드는 관료와 행정의 힘을 진정으로 믿고 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을 그만둔 게 아니라, 그저 ‘거짓말’을 그만두었을 뿐이다.

무능한 일상과 좌절, 가짜 노동과 쓸데없는 규칙,
구조적 비효율과 책임 회피의 메커니즘으로 가득한 공직사회

냉소와 체념이 넘치는 이 공간으로,
지금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공직사회는 역설로 가득 찬 곳이다. 복잡한 현실을 5분 만에 읽을 수 있는 한 장의 보고서로 이해하려 하고, 현장과 갈수록 멀어지면서도 술자리에서는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을 외친다. 입만 열면 ‘적극 행정’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저 ‘존버’를 잘한 순서대로 승진시키고, 국민의 공복을 자처하지만 그 누구보다 권력자에게 약하고 국민에게 강하다. 1급 공무원은 ‘관료 사회의 꽃’으로 불리지만 정작 별 역할은 없는 ‘파킨슨의 법칙’의 산물이고, 공무원은 헌법에 의해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지만 그 어느 조직보다 정권과 여론에 휩쓸린 채 중심을 잡지 못한다. 정부세종청사의 외형은 수평과 연결의 이상을 담고 있지만 정작 내부의 구조는 직원 간의 토론과 소통에 무감한 큐비클(cubicle)로 가득하고, 예산은 ‘국민의 혈세’라 떠받들면서도 예산 규모를 전년도보다 늘리기만 하면 사업의 성과와 관계없이 칭찬받는다. 관료는 진짜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기르기보다는 공직사회의 역설에 적응한 ‘영리한 무능’을 익히는 데 탁월하다. 요컨대, 공직사회는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항상 바쁘기만 하다.” (본문 8페이지)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을 쓴 저자 노한동이 책의 프롤로그에 적어둔 대목이다. 이 글을 읽고 무슨 생각이 드는가? 공직사회를 향한 지나치게 편향된 감정과 시각으로 쓰였다고 느껴지는가? 그런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저기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다 바보는 아닐 텐데, 너무 극단적이고 박하기만 한 평가라고 생각하는가? 일리 있는 의문일 것이다. 혹은 저 묘사가 연 600조 원을 굴리는 선진 대한민국 정부를 너무 얕보고 무시한다는 생각이 드는가?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은 분명 도발적이다. 한국 공직사회는 왜 그토록 무능하고 무기력해졌는지를 분석하는 저자의 펜대는 잘 벼려진 검처럼 날카롭다. 그러나 힘주어 칼을 휘두르는 일엔 많은 이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를 꼬나보고 의심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건 당연하다.

아무리 그 안에서 10년을 일했다고 한들 저자의 공직사회 비판이 무조건 옳을 리는 없다. 동시에 독자들은 그간 이 책과 비슷한 책을 본 적이 없었다는 점에도 자연스레 주목할 것이다. 여태껏 노한동처럼 자신이 머무르던 관료 사회의 폐단을 집요하게, 전면적으로 폭로한 실무 공직자가 한 명도 없었던 사실 또한 떠올릴 것이다. 그럼 그렇지. 저자가 신중하지 못했다. 그는 대체 무슨 자신감, 오만함으로 이런 책을 썼단 말인가? 그의 폭로엔 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단 말인가? 어쩔 수 없이 이런 의심이 들고 있다면, 이 책을 본격적으로 펴들기 전에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되짚어 보자.

공무원의 절반은 이직을 희망하고, 공시 경쟁률도 한창때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공무원 일반퇴직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간 5년 차 미만 퇴사자는 2배 이상 늘었고, 5~7년 차 퇴사자 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 중 정부를 신뢰한다는 비율은 21.3%에 불과하며, 공무원의 직무만족 인식이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은 조사 대상 67개국 중 20위를 기록했고, 정부 효율성은 39위를 기록했다. 정부가 민간의 발전을 견인하기는커녕 오히려 방해만 하는 꼴이라는 이 격차는 몇 년째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과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때 노벨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지원 사업에서 배제했던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젠 정무직 고위 공무원들만 그에 대한 처벌을 받는 것도 아니다. 최근엔 정권의 부당한 지시를 수행한 실무 공무원들이 형사 처벌 등 법적 책임을 지는 일이 점점 더 늘어나는 중이다. 지난 몇 년간 공무원의 임금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고, 물가를 고려한 실질 임금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민간 대비 공무원의 보수 수준은 2004년 95.9%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해 2023년 83.1%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9급 1호봉 공무원의 기본급이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왜 모두 공무원만 되면 똑똑함과 탁월함을 잃는가”
한국 공직사회가 직면한 현실을 철저하게 기록하다


“그동안 아무도 공직사회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지 않았다는 점도 내게 이 사회를 명확하게 설명할 의무감과 책임감을 불러일으켰다. 공직사회는 공무원 수로만 따져도 110만 명이 넘는 거대한 사회이다. 공무원과 함께 정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 임직원도 40만 명이 넘는다. 단순히 숫자만 큰 것이 아니다. 정부는 세금을 그 재원으로 하여 법에서 부여한 권한을 행사하고 사회의 규칙을 제정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조직 중 하나다. 우리가 공직사회를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 당위를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따라서 내가 경험한 지난 10년간의 사적인 에피소드는 2020년대 현재 공직사회가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공적인 기록이기도 하다. 어떤 의미에선 진정으로 사회에 이바지하는 ‘차원이 다른 삶’은 나의 실패담을 기록하는 이 책에서 비로소 시작하는 건지도 모른다.” (본문 24~25페이지)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가 모두 옳은 것은 아닐지라도, 분명 우리 공직사회에는 엄청난 역설이 존재한다. 지금까진 아무도 그 안의 세계를 진지하게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지만 공직사회에는 그 안팎의 사람들을 체념하고 냉소하게 만드는 헛짓거리와 거대한 무능이 가득하다. 2010년대 이후 진짜 필요한 일이 아닌 헛짓거리에 자신의 인생을 갈아 넣으며 느끼는 공무원들의 자괴감은 서서히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젊은 공무원들의 ‘공직 탈출 러시’에 관한 기사들이 쉼 없이 쏟아지는 중이며, ‘공무원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흉한 말이 유행한 지도 한참이나 되었다. 악성 민원에 시달린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공무원들의 뉴스는 그리 드물지 않게 미디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노한동은 최근 공직사회가 겪고 있는 붕괴 현상이 단순히 처우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공무원의 월급을 올린다고 해서 공직사회의 체계적 무능은 해결되지 않는다. 진정한 문제는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라는 그럴듯한 말로 무능과 무기력을 숨기는 공직사회의 관성에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노한동의 가장 첨예한 문제의식이 등장한다. 공직사회 내부의 구성원들은 이런 구조를 앞장서서 개혁하기보단 나름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 그것을 활용하고 강화하는 편을 택했다는 게 그것이다. 공무원들은, 특히 그 안에서 오랫동안 영리하게 생존에 성공한 고위직 공무원들은, 결코 비효율적이고 공통의 철학이 부재한 구조의 피해자가 아니다. “나는 관료가 공직사회라는 이상한 세계에 갇힌 피해자가 아니라 그 세계를 영리하게 활용하며 무능을 공고히 하는 주범(主犯)에 가깝다고 생각한다.”(86페이지) 이게 바로 저자가 공직사회의 무능한 시스템이 길러내는 관료에 대해서 그토록 엄격한 이유다.

독자들은 아직도 저자의 부정적인 시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여전히 저자의 시각이 관료와 정부에 대해 지나치게 악의적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읽고 저자의 선명한 메시지에 관심이 생겼다면, 일단 이 책의 본문을 꼼꼼하게 읽어보라. 이 책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관료 사회가 지닌 병폐에 관한 종합적인 분석서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초임 사무관 시절 직접 그 실행에 가담했을 뻔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포함해서, 문체부 내외를 입체적으로 넘나드는 작가의 공직 비판은 더없이 신랄하고 폭발적이다. 제도적인 영역과 문화적인 영역을 두루 조망하고,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요인들을 총괄적으로 파악한다. 정책과 예산과 인사와 법령의 문제를 세세하게 훑으면서도 공무원들에게 무력감과 좌절감을 안기는 공기를 르포적으로 복원한다. 책을 읽으면서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왜 “똑똑했던 사람이 공무원이 되면 탁월함을 잃는 이유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평했는지를 공감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공직사회의 모든 구성원을 괴롭게 만드는 ‘거짓말’의 정체
행정의 힘과 가치, 정부의 유능함을 되찾기 위한 이 한 권의 책


“공직사회는 일을 못 한다. 관료가 게을러서도, 철밥통이어서도 아니다. 그저 쓸데없는 일이 너무 많아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공직사회의 무능과 무기력은 공무원이 일을 안 해서가 아니라 쓸데없는 일이 너무 많아서 생긴다. 겉보기에 정교해 보이는 공직사회는 실상 가짜 노동과 쓸데없는 규칙으로 가득 차 있어 본질적인 업무를 왜곡하고 무기력을 양산한다. 우리는 그동안 무능의 본질을 외면한 채, 관료가 실질적인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적인 비효율과 책임 회피의 메커니즘을 그대로 방치했다. 이제는 결단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일을 걷어내고, 관료가 본래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진정한 개혁은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을 꿰뚫어 볼 때 비로소 가능하다. 관료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공직사회의 자기방어적인 거짓말을 들춰내야 한다. 나는 공직사회에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 데 실패했지만, 나의 실패를 딛고 누군가는 성공담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본문 274페이지)

2013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출판, 체육, 저작권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담당했던 저자 노한동은 2023년, 서기관으로 승진하자마자 공무원을 그만두었다. 그는 공직사회에서 10년간 경험하고 관찰한 무능과 무기력, 헛짓거리를 사람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싶었다는 것을 자신의 퇴직 사유라 밝힌다. 그렇지만 그런 저자라고 해서 왜 일말의 주저와 두려움이 없었을까. 그는 이 책을 쓰면서 인생의 선배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먹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고백한다. 공개적으로 공직사회를 비판하는 것이 과연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행동일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든 것도 솔직한 마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노한동은 대체 왜 이러한 작업에 착수했던 것인가? 또 그는 왜 허먼 멜빌의 그 유명한 캐릭터, 필경사 바틀비를 인용하면서 현대 사무직 노동자의 저항을 스스로 실천하려 했던 것인가? 왜 그는 무기력한 가짜 노동에 환멸을 느끼고 영혼 없이 일하는 일을 거부했는가?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을 읽은 독자들은 공감하겠지만, 작가는 자신이 헛짓거리에 질려 그만둔 대한민국 관료 조직에 대한 깊은 애정을 여전히 숨기지 못한다. 그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하여 정부의 유능함이 얼마나 중요하고 결정적인 변수인지를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공무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영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없는 척을 해야 살아남는’ 그 기괴한 공직사회를 그토록 철저하게 파헤쳤던 것이다. 즉, 공무원 개개인의 유능함과 선의, 그들이 우리 사회를 위해서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의 영혼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관료 사회 내부를 그토록 강력하게 비판했던 것이다.

대통령은 5년이면 바뀌고 정무직 장·차관은 1~2년이면 바뀌지만, 일반직 공무원은 30년 이상 한 분야에서 근무한다. 우리나라의 헌법은 공무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신분에 대한 불안 없이 안심하고 맡은 업무를 수행하도록 신분을 보장한다. 관료들은 아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도 그저 세월을 버티기만 해도 정해진 승진과 적당한 명예가 뒤따라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노한동은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노한동이 특별한 사람이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 저자는 자신이 지극히 평균적이고 일반적인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어쩌면, 그는 그저 조금 더 일관된 사람이 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단지 자신의 ‘두 얼굴’이 싫었을지도 모른다. 평소엔 공익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법과 제도가 준 권한로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갑’의 얼굴을 하다가도 진짜 일해야 하는 때가 오면 정권, 국회, 여론의 뒤에 숨어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는 ‘을’의 얼굴을 하는 조직 내부의 분위기, 또 스스로가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사회생활과 ‘먹고사니즘’의 거짓말이 조금은 불편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은 지금 그 안의 모두를 무기력의 늪으로 몰아가며 공직사회 전반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노한동은 대한민국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선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하는 우리 공직사회의 한계와 폐단에 대한 정확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이 책을 썼다. 그는 우리 사회를 앞을 향해 나아가게 만드는 관료와 행정의 힘을 진정으로 믿고 있다. 그러니 이렇게 말해두자. 그는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을 그만둔 게 아니라, 그저 ‘거짓말’을 그만두었을 뿐이라고.
목차

프롤로그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

1부 공직사회라는 이상한 세계

1장 차원이 다른 삶
2장 나는 운이 좋았지
3장 무난한 사람
4장 보고서에 정답은 없다
5장 점심의 정치학
6장 말과(末課)의 설움
7장 온콜(on-call)

2부 영리해서 무능한 관료

8장 나는 옳고, 너는 따라야 한다
9장 목소리를 잃은 인어공주
10장 예산의 비밀
11장 우문현답
12장 호치키스를 잘 찍어야 출세하지만
13장 파킨슨의 법칙
14장 관료의 기술

3부 실패의 이유

15장 케이와 K 사이
16장 런닝맨과 올블랑
17장 호날두와 선동열
18장 악을 모두 해소해도 남는 문제
19장 우리 사회는 책의 비문을 쓰고 있다
20장 창작자가 우선이라는 거짓말

4부 새로운 항로를 찾아

21장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22장 모두가 Z자형으로 순환할 필요는 없다
23장 당장이라도 가능한
24장 주피터냐, 헤라클레스냐
25장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26장 관료의 쓸모

에필로그 우리는 모두 서해대교를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