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와 글로벌 지형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과 중국의 ‘신안보관’이 대립하였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 제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영토와 역사문제를 둘러싼 중일 라이벌 관계는 심화되었다. 작년 한 해 미국과 중국은 경쟁관계를 지속하면서 동아시아 새로운 질서에 대한 논의를 이끌었다면, 미국과 러시아는 극명한 갈등 관계를 형성하면서 지정학과 에너지를 둘러싼 대립과 충돌로 신냉전에 대한 전망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미일과 중러 사이에서 ‘줄서기’ 혹은 ‘줄타기’를 강요당한다는 소극적, 부정적 시각을 극복하고 보다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으며 이슬람 무장세력인 이슬람 국가(IS)의 적대활동에 대응하고 있고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삼중 위협(triple threat)’ 속에서 오바마 2기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할 것이다. 당분간 북한을 미국과 우방에 대하여 ‘커져가는 위협(growing threat)’으로 규정하면서 국제사회의 호응과 지지 속에서 북한 비핵화와 인권 개선을 위한 관여와 압박의 ‘양면 접근(dual-track approach)’을 지속 할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천명한 이른바 ‘신동방정책’ 하에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에 주력해 왔으며, 최근 심화된 러시아와 미국·서방의 갈등은 동북아에서 중러 밀착과 북러 접근의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향후에도 러시아는 실용주의적인 관점에서 대북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푸틴 정권이 국가 최고의 당면 과제로 설정한 극동 및 시베리아 지역 개발을 위해 러시아는 남북러 삼각경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며 그 틀 안에서 북한과의 경제 관계 심화를 모색할 것이다. 이러한 삼각협력이 현실화된다면 러시아는 동북아와 한반도에서 평화적 중재자로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도 부응할 수 있다.

발간사 요약 Ⅰ. 서론 Ⅱ. 미중 관계와 북미 관계 1. 미중 관계/미국의 아시아 정책 2. 미국의 대북정책 Ⅲ. 미러 관계와 북러 관계 1. 미러 관계 2. 러시아의 대북정책 Ⅳ. 한국의 대응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