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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 1945년 이후 유럽과 세계

발행사항
서울 : 동북아역사재단, 2008
형태사항
351 p.; 31 cm
ISBN
9788958622536
청구기호
374.9 가69ㄷ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0840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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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10840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엘리제 조약 40주년을 기념해
두 나라의 청소년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
뒤얽힌 역사, 공유하거나 다툰 기억,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인식,
유럽의 맥락에서 바라본 두 나라의 역사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그 차이를 인정한 공동의 교과서를 통해
역사인식의 ‘국경을 넘는 법’을 배운다

역사인식의 국경을 뛰어넘은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
― 이 책의 개요

2006년 독일과 프랑스에 공동 출간되어 국경을 뛰어넘는 역사 갈등 해결의 모범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화재를 일으킨 바 있는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가 드디어 국내에서 출간되었다. 2년 여 동안의 번역과 편집 과정을 거쳐 출간된 이 책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는 독일과 프랑스의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직접 교재로 사용 가능한 두 나라 최초의 공식적인 ‘공동 역사교과서’이다.
나폴레옹의 독일 침략 이래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약 150년 동안 네 번의 전쟁을 치러 숙적관계에 있는 두 나라가 서로를 좀더 잘 이해하고 평화와 우호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교과서로, 독일과 프랑스는 이 책을 통해 두 나라의 역사 갈등과 쟁점들을 확인하고 자국의 시선을 넘어 공동의 역사인식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독일과 프랑스의 교육과정에 충실히 따르면서도 두 나라의 시각을 명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이 교과서는 70년 동안 두 나라 정부 차원과 민간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온 교과서 협력활동의 최종 결과물이기도 하다.
특히 이 책은 엘리제 조약 40주년을 맞아 독일과 프랑스의 청소년들이 “무지로 인한 선입견을 줄이기 위해 같은 내용의 역사교과서를 도입”할 것을 양국 정부에 적극 제안함으로써 탄생하였다. 두 나라 정부수반이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임으로써 양국의 교육부와 외교부를 중심으로 한 관련 학자들이 독일.프랑스 공동역사편찬위원회를 구성해 교과서 편찬지침을 만들었으며, 실제 교과서 집필은 나라별 5인의 현장 교사들이, 출판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독일의 클레트(Klett)사와 프랑스의 나탕(Nathan)사가 각각 담당하였다.
이 공동 역사교과서는 고등학교 1학년용(그리스 민주주의에서 프랑스 혁명까지), 2학년용(19세기의 변화에서 제2차 세계대전까지), 3학년용(1945년 이후 현대사) 총 세 권으로 구성되었다. 현대사에 대한 문제의식, 대학입학자격시험 준비의 중요성, 그리고 역사학자들의 기대와 일반인의 관심을 반영하여서 ‘1945년 이후 현대사’를 2006년 여름 가장 먼저 출간했는데, 이는 현대로부터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이 과거의 영향과 유산, 그리고 현재의 특성을 보다 잘 부각시킬 수 있다는 두 나라 집필진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또한 역사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짓밟힌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근거한 유럽의 정신을 계몽하자는 시민적 열망을 고려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번에 번역 출간한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는 바로 그 세 번째 권에 해당하며, 한국어판은 ‘1945년 이후 유럽과 세계’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2008년 현재 제2권이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2009년 가을경 출간될 예정이다).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에는 두 나라의 뒤얽힌 역사, 공유하거나 다툰 기억,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인식, 두 나라의 유사점과 차이점, 그리고 관계사, 유럽과 국제적 맥락에서 본 두 나라의 역사 등이 주요 내용으로 실려 있다. 교과서 편찬지침은 두 나라의 ‘유사한 것’, ‘상이한 것’, ‘상호 영향 관계’에 주목하고 있는데, 두 나라의 역사를 가능한 한 양국의 교육과정을 따르되 서로의 시각이 교차된 완전히 새로운 해석과 자료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단순한 병렬적 역사 서술을 넘어서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자국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다른 입장을 비교하고 또 그 입장에 서서 역사를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시선의 다각화’(다자적 시각, 교차적 접근)를 통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바라본 역사 읽기를 시도한 점은 이 교과서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독일과 프랑스 학생들은 이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를 통해 과거 두 나라 사이에 있어 온 역사 분쟁을 봉합하고, 역사인식의 공유를 통해 양국의 우호관계를 심화할 뿐 아니라 역사인식의 ‘국경을 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두 나라의 역사 인식을 교차적 시각뿐 아니라 유럽적 시각에서 바라본 역사 서술을 시도한 이 교과서는 유럽 통합 교과서의 모범이 될 뿐 아니라 한.일, 나아가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의 역할 모델로서도 손색이 없다. 한중일 역사 갈등 해소에 전범이 될 이 교과서는 일본에서도 곧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이 책의 구성]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는 총 5단원 17장 62절로 구성되어 있다. 1단원은 <종전 직후와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기억>을 다룬 3개의 장으로, 2단원은 <유럽의 양극화(1949~1989)>를 다룬 4개의 장, 3단원은 <세계화와 유럽(1989년부터 현재까지)>을 다룬 3개의 장, 4단원은 <1945년 이후 기술.경제.사회.문화 변동>을 다룬 3개의 장, 마지막 5단원은 <1945년 이후 독일과 프랑스>를 다룬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1~6개의 꼭지(과, lesson)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꼭지는 본문 텍스트와 다양한 역사자료로 구성되어 있다. 필요에 따라 ‘지도’, ‘집중탐구’ 또는 ‘보조자료’를 통해 심화학습을 유도하고 있으며, ‘주요 용어’를 통한 개념어 해설, ‘자율학습의 길잡이’를 통한 스스로 학습을 지향하고 있다. 각 단원 말미에는 <단원마무리>를 두었는데, 여기에서는 주요 개념어를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로 병기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고, ‘독일과 프랑스의 시각 비교’란을 두어 두 나라의 시각 차이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부록으로는 <학습의 길잡이>와 본문에 언급된 <주요 인명 해설>, <주요 용어 및 색인>이 있다.

독일과 프랑스 청소년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공동 역사교과서
: 공동 역사교과서 편찬 배경과 출간 과정

― 이 책의 특징 1

2003년은 독일과 프랑스가 우호조약(엘리제 조약)을 맺은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여 그해 1월 양국은 각국의 고등학생 550여 명으로 구성된 일시적인 독일-프랑스 청소년의회를 발족했다. 이 청소년의회에 참석한 두 나라의 청소년들은 동일한 역사사건을 달리 해석하거나 다르게 인식하는 등 역사에 대한 무지로 인한 선입견을 줄이기 위해 같은 내용의 역사교과서를 도입할 것을 양국 정부에 적극 제안하였다. 즉 동일한 역사를 배우고 공유함으로써 서로를 좀더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 토대로서 ‘공동의 역사교과서’의 필요성을 양국 정부에 제안한 것이다. 이런 학생들의 제안은 곧 독일과 프랑스 양국이 지난 40년간 추진해 온 화친정책이 일정 정도 성공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당시 슈뢰더 독일 총리와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학생들 스스로 교육의 내용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높이 샀고, 이에 양국 정부는 외교부 및 교육부 관료와 학자들로 구성된 독일.프랑스 역사교과서편찬위원회를 조직하였다. 이 편찬위원회는 두 나라의 역사 교육과정을 비롯해 형식적인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했으며, 이를 <편찬지침>(2004. 10. 26)으로 정리하였다.
오랜 논의 끝에 역사교과서편찬위원회는 두 나라의 중등과정(독일의 경우는 김나지움 상급반, 프랑스의 경우는 인문계 리세) 마지막 3년 동안 배우는 역사교과서로서 세 권의 책을 구성했으며, 각 권의 시기구분은 1권의 경우 고대 그리스.로마시대 역사부터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이 끝나는 1815년까지를, 2권은 프랑스 혁명 이후인 빈(Wien)체제에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까지를, 3권의 경우는 1945년부터 현재까지로 나누었다.
독.프 역사교과서편찬위원회는 양국의 교과서 형식에서 나타나는 차이 또한 고려했는데, 예를 들어 프랑스 교과서는 연대기적 서술을 지향하고, 다양하고 많은 삽화와 사료를 중시하고, 정치사 중심으로 서술하며, 많은 과제를 부여한 자습서 성격이 강하다. 그에 반해 독일 역사교과서의 경우엔 주제 중심의 서술을 지향하고 있으며 광범위한 설명과 긴 사료 분석, 다양한 주제 제시와 상대적으로 적은 과제 부여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양국 교과서의 특징을 고려해 독.프 역사교과서편찬위원회는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를 각 권 330쪽 내외로 전체 구성을 해서 본문은 20~25% 정도의 분량으로, 지도와 도표, 사진 같은 사료를 75~80% 비율로 배치해 학생들 스스로 탐구하고 비교분석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 결과물을 각자의 언어로 만들지만, 내용은 완전히 동일한 교과서를 제작할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이후 공모를 통해 프랑스에서는 나탕출판사가, 독일에서는 클레트사가 출판사로 선정되었으며, 이 두 출판사는 각각 기욤 르 캥트렉(프랑스)과 페터 가이스(독일)를 편집 책임자로 임명한 후 다시 각 4명의 교과서 집필자를 선정하였다. 이들은 모두 상대국의 언어에 능통한 현장 교사들로서, 각자 맡은 부분을 집필한 후 상대국 원고를 검토하는 교차 검토의 원칙을 준수하였다(10인의 저자 명단은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 2쪽 참조).
그동안 두 나라 사이에는 교과서를 둘러싼 역사교과서 협력활동이 면면히 이어져 왔지만 언제나 민간단체가 제안한 권고안에서 머물렀으며, 그렇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는 ‘기대’이거나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그에 비해 이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는 양국의 관계당국이 참여한 명실상부한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단순한 참고서가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교육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과서’인 것이다.
교과서 저자들은 양국의 역사학자들과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사실과 개념, 이의 해석을 서로 대조하고 해명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과정은 양국 정부가 주도한 독.프 역사교과서편찬위원회의 편찬지침을 바탕으로 했음에도 이 책이 결코 관용(官用) 역사책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한다.
이처럼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는 국가 단위의 협력과 민간단체의 협력이 적절히 배합되어 탄생한 책으로서, 내용과 형식 면에서 최고의 관계 맺기를 하고 있다.

평화주의, 다자적 시각과 교차적 접근이 돋보이는 역사 서술
: 공동 역사교과서 편찬의 공통된 문제의식과 기본 정신

― 이 책의 특징 2

나폴레옹의 독일 침략 이래 네 번의 전쟁을 치른 숙적인 두 나라가 공동의 역사교과서를 만든 밑바탕에는 수십 년에 걸쳐 추진해 온 화친정책과 역사교과서 협력활동의 정신과 방법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그 정신이라 함은 ‘평화주의’를 말하며, 방법이라 함은 각국의 역사를 이해하고자 하는 ‘다자적 시각과 교차적 접근’을 말한다.
1920~30년대 프랑스 역사교육계의 선각자들은 독일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특히 1926년에 전국교원노조의 서기장 라피에르(G. Lapierre)는 “젊은이들을 ‘전쟁 공포의 박물관’으로 이끌고 …… 불신, 경멸, 증오 그리고 전쟁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 역사교과서를 추방할 것을 주장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비판하고 ‘민족 간 평화를 지향’하는 역사교과서 협력활동의 정신으로, 이는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의 밑바탕이 되는 공통의 기본 정신이기도 하다.
프랑스 역사교과서를 집필하는 활동에 오랫동안 참여해 온 이삭(J. Isaac)은 프랑스 역사교과서에 대한 독일인의 비판을 타자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가치 있는 것이라 여기며 이러한 독일인의 입장을 자신이 편찬한 교과서에 병기하였다. 이러한 ‘두 가지 시선’, ‘다자적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려는 입장은 승자를 위해 적을 탐지하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의 태도가 결코 아니며, 상대방을 모방하기 위한 타산지석의 태도 또한 아니다. 이런 태도들은 비교를 통해 자국사의 우월성과 특수성을 돋보이게 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두 가지 시선’, ‘다자적 관점’은 자국사의 편견을 상대화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좀더 깊이 이해하여 역사 분쟁을 해소하려는 평화주의적인 ‘역지사지’의 방법론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는 평화주의적 정신과 더불어 상대방의 입장에서 역사를 이해하려는 다자적 시각을 통해 역사인식의 국경 넘기를 시도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에서 이러한 ‘다자적 시각, 교차적 접근’이 돋보이는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각 <단원마무리>에 마련된 ‘주요 개념’란을 들 수 있는데, 이 코너를 통해 양국의 학생들은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로 표기된 개념어들을 보면서 그 차이를 학습할 수 있다. 즉, 냉전이라는 용어가 ‘guerre froide’(프랑스어), ‘Kalter Krieg’(독일어), ‘Cold War’(영어)와 같이 달리 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68쪽), 용어의 의미는 같지만 일대일로 번역할 수 없는 ‘사회복지국가’와 같은 용어를 확인할 수도 있다. 이 개념어는 독일에서는 ‘사회국가(Sozialstaat)’, 프랑스에서는 ‘복지국가(Etat-providence)’, 영국과 미국에서는 ‘복지국가(Welfare State)’라 부르는데, 이 책에서는 일괄적으로 ‘사회복지국가’로 번역했다(240쪽).
단원마무리에는 또 ‘독일과 프랑스의 시각 비교’란을 두어 두 나라의 시각 차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공산주의에 대한 두 나라의 시각 차이를 살펴보면, 프랑스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이 레지스탕스뿐 아니라 전후 정부에도 참여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이미지이지만, 분단국가 서독에서는 반공주의가 퍼져 있어 극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음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고 있다(137쪽, 2단원 마무리). 이와 연동해 주목할 점은 동독에 대한 서술이다. 이 책에서는 독일의 입장을 받아들여 동독을 기본권 침해, 압제와 낮은 생활수준으로 점철된 공산주의 독재국가로 묘사하고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공산주의 국가를 이렇게 선명하게 부정적으로 묘사한 교과서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대미관계에 대한 양국의 시각 차이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데(137쪽, 2단원 마무리), 이렇듯 차이를 회피하거나 서술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무리하게 통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서술 방식은 공동 역사교과서 제작을 가능하게 하는 데 크게 도움을 주었다. 만약 차이를 회피했다면 양국 정부의 선전책자가 되었을 것이며, 무리하게 통합하려 했다면 공동 역사교과서 작업이 진적을 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국가간 공동 역사교과서,
동북아지역 역사 갈등 해결의 전망을 제시하다

― 이 책의 특징 3

한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과 일본, 중국이 공동의 역사교재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민간단체 차원에서 꾸준하게 이루어져 왔다. 《조선통신사》(한길사, 2005), 《미래를 여는 역사》(한겨레출판, 2005)를 비롯해 《마주 보는 한일사》(사계절, 2006), 《한일 교류의 역사》(혜안, 2007) 등이 그 성과물들이다. 특히 《미래를 여는 역사》는 일본의 새역모를 통한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한중일 3국의 역사학자가 공동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마주 보는 한일사》는 현장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주체, 즉 한국의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일본의 역사교육자협의회가 공동으로 추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그럼에도 이 책들은 양국 간의 갈등과 쟁점을 좀더 선명하게 드러내지 못하거나 단순 병렬식의 연대기적 역사 나열에 머문 단점도 없잖아 있다.
그런 점에서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는 양국의 병렬적 서술에서 벗어나 유사점과 상이점을 명확히 보여주려고 노력했으며, 비교사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세계사적 흐름에 양국의 역사를 놓고 제2차 세계대전을 둘러싸고 두 나라 국민의 기억을 교차시켜 공유하거나 다툰 기억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서로 얽혀 있는 역사를 중심으로 쟁점화하고 있으며, 또한 두 나라의 역사 서술에서 나치 정권이나 비시 정권과 같은 어두운 측면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는데, 이러한 역사 서술은 동북아지역 국가들이 공동의 역사교과서를 만들 때 꼭 참조할 만하다.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자국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난 다자적 시각과 교차적 접근을 통한 역사 서술’, ‘유럽적 시각의 획득을 통한 유럽사와 세계사 읽기’, ‘민족 간의 평화 지향’ 등은 이후 새롭게 신설되는 ‘동아시아사’ 교과목 집필 과정에도 크나큰 시사점을 준다. 이 책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는 공동 역사교과서는 어떠해야 하는지 그 모범을 보임으로써, 동아시아 젊은이들에게도 역사의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사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독일 프랑스 중심의 유럽사를 만난다
― 이 책의 특징 4

독일과 프랑스에서 각각 출판된 이 책은 언어만 달리했을 뿐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이 담은 내용은 두 나라의 여타 역사교과서와는 매우 다른 체제를 이루고 있다.
보통 유럽의 중등과정의 역사과목은 우리나라처럼 자국사(국사)와 세계사로 나뉘지 않고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따라서 유럽의 역사교과서들은 자국사보다 다른 나라 역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게 마련이다. 그런데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는 각자에게 타국사인 독일사와 프랑스사를 다룬 비중이 월등히 높다. 즉 자국사와 동일한 비중으로 상대방 국가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그 역사를 살펴보는 것 또한 양국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는, 즉 시선의 다각화를 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는 여기에 또 다른 시각 하나를 더하고 있다. 즉 기존 교과서들이 세계사를 자국 중심으로 바라보았다면, 이 책에서는 유럽사를 독일과 프랑스 중심으로 고찰함으로써 자국의 편협한 시각을 넘어 ‘유럽적 시각’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유럽연합의 표어인 “다양성 속의 통일”을 증명한 훌륭한 예가 되고 있다.
이 책에는 독일과 프랑스의 역사와 비교사를 다룬 장이 무려 4개(5단원 14~17장)나 첨가되었으며, 그 배치 방식 또한 독특하다. 단순한 병렬을 넘어서기 위해 14장에서는 프랑스의 정치 발전을, 15장에서는 독일의 정치 발전을 다룬 후 말미에 별도로 ‘보조자료’ 2꼭지(278~281쪽), ‘집중탐구’ 2꼭지(282~285쪽)를 더해 독일과 프랑스의 정치제도와 행정구조를 비교하고 있다. 또한 16장에서는 양국의 유사한 발전을, 17장에서는 양국의 협력관계를 다루었다. 이 책의 주독자인 독일과 프랑스의 학생들은 상대방 국가의 역사와 긴밀하게 연관됨으로써, 상대 국가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시각뿐 아니라 유럽적이고 세계적인 시각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현대 세계사를 이해하는 기초 역사 교양서
― 이 책의 특징 5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가 다루고 있는 시기는 1945년 이후의 유럽과 세계이다. 우리나라 중등과정 세계사교과서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이 시기의 현대사이다. 이 책에 소개된 세계가 유럽 중심의 세계라는 점에서 한계는 있지만, 그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세계 현대사 교육을 보완하는 데 더없이 좋은 자료이다. 특히 이 책에는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사진과 화보, 만평, 그래프, 역사지도 등 총 450여 컷의 시각자료와 회고록, 잡지 및 신문의 기사, 법률, 선언문 강령 같은 200개가 넘는 풍부한 문헌자료가 실려 있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새롭고도 신선한 역사자료로 가득한 이 책은, 따라서 교과서라는 한계를 넘어서 청소년과 일반 독자 누구라도 읽어 볼 만한 세계사 책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이들 신선하고 생생한 사료는 현대 유럽과 세계 역사의 기초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독자(청소년)로 하여금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암기식 역사교육을 넘어선 이해과목으로서의 역사교육으로, 즉 비판적 역사 이해와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역사교육으로 이끌어 가는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한다.
특히 부록 가운데 하나인 <학습의 길잡이>는 문헌자료의 성격에 따라 그 텍스트를 읽는 방법과 해설을 비롯해 역사지도 읽는 법, 통계자료 분석 방법, 시사만평 분석 사례, 논문 쓰는 요령, 프로젝트와 주제발표를 위한 준비와 발표 방법을 상세하게 싣고 있다. 문헌자료의 종류, 성격, 맥락의 의미 파악을 통해 분석과 비판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친절히 소개하고 있는 이 <학습의 길잡이>는 청소년을 비롯한 일반 독자들에게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를 읽는 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한 역사 자료를 읽거나 국내 역사교과서를 읽을 때 스스로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한다. 이 지침은 더 나아가 동북아지역 관련 교과서를 편찬하는 데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 본다. 따라서 교과서 편찬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공동 역사교과서에 나타난 동아시아와 한국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에는 동아시아뿐 아니라 한국 관련한 서술이 곳곳에 실려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동아시아 관련 부분은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등 미흡한 점이 눈의 띈다.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인도에 반한 죄’가 뉘른베르크와 도쿄 전범재판의 범죄구성요건이라고 서술(24쪽)하고 있지만, 도쿄 전범재판에서는 이 죄목이 적용되지 않았으며, 그리하여 생체실험을 한 731부대는 전혀 처벌받지 않았다. 또한 제2장 제1과 <전승 예찬에서 ‘기억의 의무’로>(42~43쪽)에 실린 ‘자료 3 <일본 최초의 공식 사과>라는 제목의 무라야마 일본 총리의 1995년도 담화문만을 읽은 후 ‘자율학습의 길잡이’의 2번 항목인 “종전 후 일본은 자국의 과거사를 어떻게 취급해 왔습니까?”라는 질문에 답하게 될 경우에는 일본의 과거극복 노력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부분은 과거 만행에 대한 실질적인 반성과 성찰로 이어지고 있지 못한 일본과 그 주변국(한국과 중국) 간의 역사 분쟁에 대한 정보 부족이 의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한국 관련 서술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이미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가장 많은 비중으로 다뤄진 주제는 한국전쟁으로, 이로 인한 한국인들의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이 전쟁의 국제적 맥락에 대해서는 한국 교과서보다 상세하게 다루고 있으며, 한국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까지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 발전에 대해서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그 이면을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다룬 지도를 보면 동해 표기가 독일어판의 경우 ‘‘동해/일본해(Ostmeer/Japanisches Meer)’로, 프랑스판에서는 ‘일본해(Mer du Japon)’로 표기된 차이를 볼 수 있으며, 한국어판에는 동해로 표기했다(79쪽). 그 밖에 인권의 ‘아시아적 가치’ 관련한 자료로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의 글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94년도 《르 몽드》 인터뷰 기사가 실려 있다(181쪽).

“미국은 한국전쟁을 계기로 새로운 침략이 있을 경우 소련을 ‘대량보복전략’으로 위협할 수 있도록 북대서양 조약기구를 강화하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78쪽)
“한국전쟁에 뒤이어 영국과 미국은 서독을 유럽방위군에 합류시키려 했으나 프랑스가 반대했다. 그러나 얼마 후 서독은 서유럽동맹과 북대서양 조약기구에 가입했다.”(262쪽)
“1950년대에는 한국전쟁의 여파로 프랑스 정부가 영국과 미국이 추진하던 서독의 재무장에도 동의했다.”(306쪽)
“나아가 한국전쟁으로 군수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생산시설의 활용이 극대화되었다.”(194쪽)
“라틴아메리카(멕시코와 브라질), 특히 동아시아(한국과 타이완)의 몇몇 나라들은 신흥공업국으로 부상했다. 이 나라들은 제조업 분야의 수출 증대로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서 비롯된) 심각한 내부 갈등과 국가 채무를 대가로 이룬 결과였다.”(102쪽)
목차

책을 펴내며 한.중.일 3국의 학생들이 공동 역사교과서로 공부할 그날을 꿈꾸며

들어가는 글 우리는 왜 이 책을 출간하는가

옮긴이의 글 독일과 프랑스, 역사의 높은 국경을 뛰어넘다

제1단원 종전 직후와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기억

제1장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 및 영향
제2장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기억
제3장 냉전의 시작, 새로운 분쟁과 유럽의 분단(1945~1949)

제2단원 유럽의 양극화(1949~1989)

제4장 동.서 갈등(1949~1991)
제5장 식민제국의 종말
제6장 유럽의 분단
제7장 유럽 통합(1945~1989)

제3단원 세계화와 유럽(1989년부터 현재까지)

제8장 유럽의 냉전 종식(1989~2005)
제9장 1989년 이후 유럽 통합
제10장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세계의 갈등과 도전

제4단원 1945년 이후 기술.경제.사회.문화 변동

제11장 1945년 이후의 경제 변동
제12장 세계의 인구, 생활환경과 생활방식의 변화
제13장 1945년 이후 세계의 문화 변동

제5단원 1945년 이후 독일과 프랑스

제14장 1945년 이후 프랑스의 정치 발전
제15장 1945년 이후 독일의 정치 발전
제16장 1945년 이후 독일과 프랑스의 경제와 사회, ‘유사한 발전’
제17장 독일과 프랑스의 협력관계, 성공적인 모델인가?

부록
학습의 길잡이
주요 인명 해설
주요 용어 및 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