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한국경제에 위기인가, 기회인가?
세계화 속의 바람직한 한국경제의 방향을 위해 짚어보는 여덟 가지 논점

세계화는 한국경제에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위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신자유주의적 주류 경제학자들은 세계화를 적극 추진하는 방향의 경제정책이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가져오는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세계화가 계층 간 또는 경제 각 부문 간 불평등을 심화시켜서 오히려 경제발전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경제발전에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세계화라는 높은 파고 속에서 한국경제가 어떠한 영향을 받고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가를 진단하고, 그에 기초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자 이 책을 기획했다. 이 책을 통해 세계화를 좀 더 깊이 있고 올바르게 인식하고 세계화에 대한 논쟁을 정리하는 기회로 삼아, 새로운 논의가 촉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핵심요약]
이 책은 변화하는 세계경제 질서 속에서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온 서울사회경제연구소가 내놓는 열아홉 번째 총서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는 우리 사회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한미 FTA와 같은 현안을 비롯해서, 한국사회는 세계화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역동적으로 변화에 대처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 책은 1997년 외환위기의 원인에 대한 진단과 평가, 세계화 과정 속에서의 한국 산업구조의 변화, 한국의 해외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서 제기되고 있는 산업공동화 문제, 서비스산업 개방의 영향과 경쟁력 제고 및 서비스산업 개방의 효과, 세계화 속의 한국 금융부문의 과제, 농산물시장 개방에 따른 농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한 논제를 검토함으로써 앞으로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내용소개]
이 책은 세계화에 대해 총론적으로 고찰한 논문 2편과 산업별(제조업, 서비스업, 금융업, 농업)로 세계화의 영향 및 대응방안을 분석한 논문 6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세계화, 불평등과 복지국가」(이정우)는 총론적인 성격의 논문으로 세계화의 영향을 다루고 있다. 필자는 세계화가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주장이 널리 유포되고 있으나 그 이론적·통계적 근거는 약하다고 하면서, 세계화가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국가 간 및 국내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은 복잡다기하다고 말한다. 또한 세계화가 반드시 복지국가를 위축시키지는 않고, 오히려 그 국가가 취하는 정치경제체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2장 「한국의 외환위기: 원인, 해결과정과 결과」(이제민)는 기존의 대다수 연구들과 달리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의 원인을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유동성 부족에서 찾고 있다. 필자는 한국 외환위기 당시 이루어진 구조개혁 중심의 해결책이 미국과 IMF의 의도와 이를 국내 구조적 문제의 해결에 이용하기 위한 목적이 결합되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외세에 의존해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극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3장 「세계화시대 한국산업구조와 정책 방향」(유철규)은 세계화 과정 속에서 한국의 산업구조 변화에 주목한다. 필자는 산업구조와 관련하여 제조업 한계론의 주장과는 달리 지난 10년간 제조업의 팽창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고 정책과제를 제안하고 있다. 국제분업구조가 한-미-일의 틀에서 한-중-일의 틀로 바뀌었고, 한국 제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이 분업구조가 유지되어야 함을 지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품소재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적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과제라고 주장한다.
제4장 「해외직접투자와 제조업 공동화: 자동차부품산업 기업 내 무역을 중심으로」(홍장표)는 한국의 해외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서 산업공동화 문제를 제기한다. 필자는 중국·동남아지역으로의 해외투자는 북미·유럽지역과는 달리 역수입 확대의 성격이 강해, 향후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제5장 「서비스 산업의 개방과 경쟁력」(강인수·유재원)은 한국 서비스산업의 개방이 국제경쟁력에 미치는 효과를 검토한다. 실증분석 결과, 필자들은 서비스산업에서 개방도와 국제경쟁력 간에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제시한다. 하지만 서비스산업 개방이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기여하지만, 제조업 경쟁력 제고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6장 「서비스 시장개방이 경제성장 및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현훈)은 서비스시장 개방이 대체로 경제성장과 노동생산성의 증가에 제한적으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서비스산업 개방의 효과는 국가별 발전단계에 따라 다르고, 한국의 경우 선진국 진입의 초입에 있기 때문에 생산성 증가를 통한 신성장 동력의 확보를 위해 서비스시장의 추가적인 개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제7장 「금융의 세계화와 금융산업의 진로」(이건범)는 세계화 및 금융세계화의 과정 속에서 최근 한국의 금융이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필자는 한국 금융부문이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규모도 확대되고 건전성 및 수익성이 개선되었지만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영업 활동, 규모, 수익의 안정성 등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으며, 대외적 위험 노출에 대비해야 할 필요를 강조한다.
제8장 「농산물 시장개방과 농업농촌문제의 심화」(박진도)는 1980년대 말 이후 농산물 시장개방이 본격화된 배경과 그에 대한 정부의 대응 그리고 농업·농촌문제의 심화 과정을 분석한다. 그에 따르면,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응하여 한국정부는 농업구조 개선을 통해 국제경쟁력 있는 농업의 육성을 목표로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경쟁력제일주의에 기초한 엘리트 농정은 농촌지역의 쇠퇴, 환경악화, 농산물의 과잉생산, 농가 계층 간 격차 심화 등의 문제점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