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론으로 보는 세계사
- 발행사항
- 서울 : 모티브북, 2008
- 형태사항
- 479 p.: 삽화, 도표; 23 cm
- ISBN
- 9788991195295
- 청구기호
- 909 아29ㅊ
- 서지주기
- 색인 수록
- 주제
- 세계사
소장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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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미국 패권 체계는 유지될 것인가
미국발 금융 위기로 전 지구적 경제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패권국가로 자리해온 미국에 온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끊임없이 미국 패권의 위기설이 제기됐었지만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미국이었기에 이번 금융 위기 사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퍼지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구제금융과 9개 주요 은행의 부분 국유화라는 강수를 둔 미국은 과연 패권국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 부시 대통령은 은행 국유화를 발표하며, “시장경제에 역행하지만, 현재로선 불가피한 임시조치”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부의 역할은 부분적일 것이고, 시장경제를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전하려는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관치금융의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고, 다국적 기업의 상징이던 미국이 국가 자본주의화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전망도 있다.
발 빠르게 은행 국유화를 비롯한 미국식 자본주의 포기의 길을 걷고 있는 유럽과, 폴 크루그먼에게 세계 금융 위기의 해결사라는 극찬을 받은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가 촉구한 신(新) 브레튼우즈 체제는 세계무역기구(WTO)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들이 잇단 지지를 받고 있다. G8 정상 회동을 예고한 프랑스의 사르코지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경제대국들도 동참해야 할 것이라면서 "시스템을 고치는데 누구도 배제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국은 유럽과의 공조로 이 위기를 타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미국식 경제 모델의 포기를 선언한 유럽과 달러 보유 세계 1위인 중국 사이에서 과연 미국은 패권국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까? 아니면 거대한 붕괴를 시작할까?
세계적인 석학이자, 체계론의 권위자인 지오바니 아리기와 비벌리 J. 실버는 이 책 『체계론으로 보는 세계사』을 통해 그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아리기와 실버는 당대의 혼란을 해결할 실마리를 과거의 비슷한 체계 변화의 경우들에서 나타나는 기본 패턴을 발견함으로써 찾아내려 했다. 그 결과, 일련의 근본적 재편을 거치며 현재의 세계적 범위에 이르는 현대 세계 체계의 팽창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 재편은 세계적 규모의 자본 축적 과정을 주도하는 주체와 이 과정이 자리 잡은 정치 경제 구조가 모두 변하는 시기로 정의된 패권 이동의 시기에 일어났다.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주도해 자본을 축적한 미국과 그 경제 체제가 흔들리는 지금, 아리기와 실버의 분석은 매우 정교한 설득력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아리기와 실버는 과거 두 번의 패권 이동(18세기 네덜란드에서 영국, 19세기 영국에서 미국)을 분석하며 미국을 잇는 패권국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는 근 10년의 연구와 분석 끝에 나온 현대 세계 체계의 대혼란과 지배질서에 대한 가장 확실한 분석임에 분명하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아리기와 실버는 패권의 위기를 서로 다르지만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세 가지 과정으로 특징지었다. 국가 간, 기업 간 경쟁 격화와 사회 갈등의 고조와 그 틈새에 출현하는 새로운 힘의 질서다. 이 과정들이 취하는 형태와 시공간 속에서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양상은 위기마다 다르다. 그러나 이 세 과정 사이의 어떤 조합을 지금까지 완료된 두 번의 패권 이동과 현재의, 미국에서 아직 알 수 없는 곳으로의 패권 이동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구나 형태와 시공간적 환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영국, 미국의) 세 번의 패권의 위기 모두에서 세 과정은, 현대 세계 체계의 자본주의적 성격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되는 체계 전체에 걸친 금융 팽창과 결합되어 있다.
아리기와 실버는 역사에 기록된 두 번의 패권 이동, 달리 말하면 패권의 위기는 당시 패권 체계 전체에 걸친 금융 팽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체계 전체에 걸친 금융 팽창은 상호보완적인 두 가지 경향, 즉 자본의 과잉 축적과 유동 자본을 얻으려는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의 결과인데, 18세기 서구 열강ㅡ네덜란드,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ㅡ은 식민지 개척과 노예무역 등을 위해 경쟁적으로 바닷길을 개척하고, 각종 특허 주식회사(동인도회사)를 설립했다. 이는 곧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의 격화를 증명한다.
이처럼 경쟁과 갈등이 기존 구조의 규제 능력 이상으로 고조되면 새 구조가 그 틈새로 출현하여 지배적인 힘의 질서를 한층 더 불안하게 만든다. 또한 국가 간, 기업 간 경쟁과 사회 갈등의 범위를 고조시키고, 지배적인 구조보다 더 높은 안전과 수익을 약속하는 신흥 구조에 자본을 재할당함으로써 도전 세력을 강화한다. 따라서 쇠퇴하는 패권국은 항상 새로워지는 힘으로 앞으로 나가는 세력을 억제해야 하는 시시포스의 과제에 직면한다. 작은 동요조차도 이미 위태로운 기존 구조의 안정성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해치고 있는 세력 쪽으로 균형을 기울여 체계의 조직의 붕괴를 촉발할 수 있다.
1장 지정학과 대형 금융은 한 패권 국가가 다른 패권 국가에 의해 교체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아리기와 실버는 최근 약 20년 동안의 세계적인 금융 팽창은 세계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도 “세계 시장의 다음 패권”의 선발대도 아니며, 오히려 (미국) 패권의 위기가 현재 진행 중임을 나타내는 표지라고 분석한다.
2장 기업의 변천 파트에서는 패권 국가의 정부 조직과 기업 조직 사이의 관계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 팽창과 달리, 다국적 기업 조직과 지역 사회의 수와 다양성의 급증은 현재 패권 위기의 새롭지만 되돌릴 수 없는 특징이라고 진단하며, 이는 미국 패권 질서가 해체되는 주요 요인임과 동시에 일반적으로 국가의 권력을 약화시킴으로써 계속해서 세계 체계의 변화를 형성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3장 세계 패권의 사회적 기원 파트에서는 세계 패권의 형성 과정에서 사회의 변화와 갈등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80~1990년대의 세계적 금융 팽창에 수반된 사회 운동의 약화로 미국이 주창한 세계적 뉴딜 정책의 이행이 어려워짐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새로운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4장 세계사의 관점에서 본 서양의 패권 파트에서는 패권의 이동과 관련된, 문명 간의 세력 균형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현대 세계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양 문명과 비서양 문명, 즉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권 사이의 변화하는 세력 균형을 반영하는 문명들의 연합으로 변화시키는 데 다른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이 변화의 성공 여부는 미국이 자신에게 주어진 ‘낮아진 신분’에 적응할 수 있느냐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권이 미국의 패권이 남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한다.
아리기와 실버는 세계 체계라는 거대 담론을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3차례에 걸친 패권의 흥망성쇠에 따라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이 형식은 누구나 부담 없이, 세계사 교과서를 읽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쉽게 체계론과 그 이론들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 아울러, 책 전반에 걸쳐 언급된, 200여명의 정치경제학자들이 바라본 과거와 미래, 그리고 동시대에 대한 관점도 현대 체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까지 세간에 알려진 체계론 관련 책들이 세계 패권을 차지한 미국의 발전과 몰락 등을 예측하는 것에 불과했지만, 『체계론으로 보는 세계사』는 월러스틴이 분석한 시점에서 한 발 앞서 현대 세계 체계를 분석하고, 미국의 몰락 이후 패권의 향방이 어디로 갈 것인가를 분석하고 있다. 또한, 미국 다음의 패권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를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비교적 구체적이고 상세한 결론은 윌러스틴의 체계론이 점한 자리를 좀 더 참신하고 새로운 체계론으로 대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이매뉴얼 윌러스틴의 체계론이 체계의 한 부분을 분석해 체계론의 학문적 토대를 닦았다면, 아리기와 실버는 체계 전체에 걸친 분석과 연구로 현대 세계 체계론을 완성했다. 이 책은 근 10년에 걸친 연구와 분석 끝에 나온 세계 체계론의 완성판인 셈이다.
아리기와 실버는 과거 세계 체계에서 일어난 대규모 이행들을 연구하여 현재 상황의 특수성을 찾아내고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미래들을 보여준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해주는 셈이다.
목차
서문과 감사의 말
머리말_지오바니 아리기, 비벌리 J. 실버
세계 정치 경제의 미래에 대한 네 가지 논쟁
세계적 강국의 지리학 | 국가의 힘 대 자본의 힘 | 국가와 자본과 하위 집단의 사회적 힘 | 변화하는 문명의 세력 균형
패권의 이동 : 분석을 위한 개념
체계의 변화로서의 패권 이동 | 체계의 지도력과 지배 질서로서의 세계 패권 | 패권의 위기와 금융 팽창
1장 지정학과 대형 금융_지오바니 아리기, 포긍 호이, 크리쉬넨두 레이, 토마스 에를리히 라이퍼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의 패권 이동
네덜란드의 패권과 유럽의 세력 균형 |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의 제해권 이동 | 중상주의와 네덜란드 상업 주도권의 종말 | 네덜란드 패권의 마지막 피난처, 대형 금융 | 공백기
영국에서 미국으로의 패권 이동
영국 패권의 산업적 기반과 제국적 기반 | 전쟁의 산업화와 대형 금융의 부활 | 영국 세계 질서의 해체 | 냉전 세계 질서 만들기 | 군사력의 세계 강자와 금융의 세계 강자의 분기
2장 기업의 변천_지오바니 아리기, 케네스 바, 슈지 히사에다
네덜란드식 법인 자본주의의 등장
네덜란드식 법인 자본주의 | 네덜란드식 법인 자본주의의 강점과 약점 | 네덜란드의 상업적 주도권의 모순 | 영국 동인도 회사의 융성 | 특허 주식회사의 종말
가족 자본주의에서 미국식 법인 자본주의로의 이행
산업주의와 가족 자본주의 | 수직적 통합의 과제 | 영국 기업 체계의 종말 | 미국식 법인 자본주의의 세계적 지배 달성
미국식 법인 자본주의의 이중적 위기
3장 세계 패권의 사회적 기원_비벌리 J. 실버, 에릭 슬레이터
유산계급의 부상
네덜란드 패권의 사회적 기초 | 반란과 혁명의 첫 번째 물결 | 유럽에서의 혁명 |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혁명의 역 확산 | 복고와 패권의 강화 노동 해방 운동과 민족 해방 운동의 등장
악순환에서 선순환, 그리고 다시 악순환으로 | 대공황, 노동자 운동, 대중 정당의 등장 | 열강의 경쟁과 혁명 : 첫 번째 물결 | 양 대전 사이의 난국과 악순환의 확대 | 냉전 세계 질서의 뉴딜 정책의 뿌리 | 사회사의 가속
4장 세계사의 관점에서 본 서양의 패권_지오바니 아리기, 이프티크하르 아마드, 민원 시
아시아에서의 서양 지배의 등장
극동의 벌어진 틈으로 등장한 서양 세력 | 아시아 “초 세계 경제”의 해체 | “살인殺人 기술”에 익숙한 문명 | 아시아 제국들의 예속적 합병 | 서양에 대한 위협으로써의 “서양주의”
서양의 지배에 대한 아시아의 반응
남아시아에서 일어난 서양에 대한 반란의 문명적 기초 |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서양에 대한 반란의 문명적 기초 | 화교 상인의 팽창 | 일본 제국주의의 흥망 | 중국의 현대 국가로의 재편 | 서양의 패권 너머로
결론_지오바니 아리기, 비벌리 J. 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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