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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유라시아 유목민에 대한 재조명
세계사에서 가장 뛰어난 군사력을 자랑한 로마제국. 그런 로마제국에 대항해 전투를 벌이고 승리했으며, 남은 자들에게 무서운 공포를 남긴 종족이 있다. 로마제국을 패배시킨 파르티아족과 서로마제국 영토에 침범해 그들에게서 승리를 거둔 아틸라와 훈족이 그들이다.
역사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반전을 일으킨 종족이 어디 이들뿐일까? 페르시아와 싸운 스키타이족, 비잔틴 제국과 싸운 불가르족, 십자군에게 승리한 오스만 투르크족, 중국과 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진출한 칭기즈 칸과 몽골족, 중국을 지배한 만주족까지 이들은 모두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살던 유목민들로서 한때 세계의 패권을 차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세계사에서 이들은 언제나 야만족이나 악귀와 같은 존재로 평가절하 당해왔다. 유럽 혹은 서양 중심으로 기록된 세계사에서 이들 초원의 유목민들은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스키타이족, 흉노족, 훈족, 몽골족, 만주족 등은 한때 세상을 주름잡았지만 어디에서 와 어디로 사라졌고 어떻게 살았는지 모호한 흔적만 남긴 채 거칠고 호전적이라는 그 존재에 대한 아련한 기억만 남기고 사라져갔다.
과연 유라시아 초원에 살던 유목민은 정주민들이 이룩한 문명세계의 변두리에서 이따금 출현하여 문명세계를 약탈하고 괴롭히던 야만적이고 악한 존재였을까? 역사는 이미 일어난 사실을 문자로 기록한 사료를 통해 후대에 전달된다. 그런데 불행히도 몽골족이나 여진족을 제외하면 고대 유목 민족들은 문자도 없었으며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의 역사에 대한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결국 유목민들에게 피해를 당한 서양인들의 자료를 통해 그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우리는 유목민들을 반인반마의 악마와 같은 존재로 생각했던 서양인들의 시각에 따른 이분법적 사고로 그들을 인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역사왜곡에 대해 재조명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따른 정당한 시각으로 유라시아 유목민들을 재평가한 책이 바로 <초원의 전사들>(원제 : Warriors of the Steppe: A military History of Central Asia)이다.
유라시아 유목민은 어떻게 싸웠는가?
유목민들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저자 에릭 힐딩거는 기원전 5세기부터 1900년대 초까지 유라시아 대륙에서 살아갔던 유목민들을 시대별로 구분해 그들이 벌였던 전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단순한 역사의 통사나 전투사가 아니라 유목민 한 민족이 유라시아 대륙을 떠나 서양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었던 자연 환경적 요인을 분석하고, 그들이 어떻게 어떤 경로를 통해 서양으로 진출했으며, 어떤 방식으로 전투를 벌여 나갔는지를 기술하였다. 또 유목민이 지닌 ‘활’과 ‘말’이라는 무기의 장점에 대해서는 다른 어느 역사서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세밀하게 분석하였다. 특히 시대와 역사를 뛰어넘어 유목민이라는 인류학적 공통점으로 그들이 동일하게 보여주었던 습성을 살펴보면서 유목민을 대변하는 특성을 파악하였다.
유라시아 유목민이 뛰어난 전사로 활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저자는 바로 이런 공통적 특성에서 찾았다. 유목민은 유라시아의 혹독한 자연환경과 싸우며 누구보다도 강인했던 사람들이다. 또 유목민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그들과 동거동락했던 키 작은 조랑말을 이용한 뛰어난 기마실력을 보유했다. 서양의 기사들은 유목민이 보여준 놀라운 속도를 따라잡기는커녕 그림자조차 밟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속도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적을 백발백중 명중시키던 궁술 실력이었다. ‘활’은 유목민 전사의 가장 뛰어난 무기였으며, 그 어느 무기도 이들을 막아낼 수 없었다. 두 가지 주요한 무기 외에도 유목민은 전투에서 유인과 매복 기습이라는 탁월한 전략 전술을 발휘했다. 이런 장점이 한데 합쳐지면서 유목민들은 천성적으로 뛰어난 전사의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동양에서 서양으로 유목민을 따라 전수된 문화와 문명
아시아의 동쪽 끝에서 헝가리의 동남부 지역에 이르는 광활한 유라시아 초원에서는 고대부터 수많은 유목 민족이 등장하고 사라져갔다. 시공을 초월하고 인종적 구별을 떠나 그들 유목 민족들의 삶의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흡사했다. 한곳에 정착해서는 생존할 수 없었던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그들은 생존하기 위해서 이동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정주민들의 세계와도 교역을 하던 약탈을 하던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초원은 인간의 삶에는 혹독한 자연환경이었지만 말을 능숙하게 다루는 유목민들에게는 그들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이점도 있었다. 유목민들에게 초원은 현대의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먼 거리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었고,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전격적으로 적을 기습 공격할 수 있었다. 스키타이족 전사들이나 몽골군에게 수천 킬로미터의 거리는 그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장해가 될 수 없었다. 초원의 전사들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서쪽으로는 유럽까지, 동쪽으로는 중국의 동쪽 끝까지 그들이 마음먹은 대로 얼마든지 이동할 수 있었다. 교통수단이 전무했던 서양인들과 달리 ‘말’이라는 뛰어난 이동수단을 보유했던 유목민들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어느새 다가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전투의 면에서 보여준 뛰어난 실력은 물론, 유목민의 이동을 따라 문화와 문명이 함께 이동했다. 고도의 청동 야금술과 바퀴를 이용한 운송수단을 전수한 스키타이족, 수많은 다른 민족을 통합하여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훈족, 가장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던 칭기즈 칸 등은 그들이 펼쳤던 지배력만큼이나 놀라운 문화 전파력을 보여주었다. 말을 이용한 전투술을 전수하고, 활을 개량한 무기가 등장했으며, 종이와 도자기를 비롯한 동양의 뛰어난 문화가 이슬람으로, 서양으로 전수되었다.
고대에는 사람의 이동이 결국에는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문명을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 바로 유라시아 유목민, 초원의 전사들이다. 그들은 정주민들에게는 야만족으로서 공포의 대상이었으나 그들 스스로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강건하게 살아남으며 자신들에게 필요한 문화와 삶의 방식을 고안한 개척자이기도 하다.
세계사에서 가장 뛰어난 군사력을 자랑한 로마제국. 그런 로마제국에 대항해 전투를 벌이고 승리했으며, 남은 자들에게 무서운 공포를 남긴 종족이 있다. 로마제국을 패배시킨 파르티아족과 서로마제국 영토에 침범해 그들에게서 승리를 거둔 아틸라와 훈족이 그들이다.
역사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반전을 일으킨 종족이 어디 이들뿐일까? 페르시아와 싸운 스키타이족, 비잔틴 제국과 싸운 불가르족, 십자군에게 승리한 오스만 투르크족, 중국과 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진출한 칭기즈 칸과 몽골족, 중국을 지배한 만주족까지 이들은 모두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살던 유목민들로서 한때 세계의 패권을 차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세계사에서 이들은 언제나 야만족이나 악귀와 같은 존재로 평가절하 당해왔다. 유럽 혹은 서양 중심으로 기록된 세계사에서 이들 초원의 유목민들은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스키타이족, 흉노족, 훈족, 몽골족, 만주족 등은 한때 세상을 주름잡았지만 어디에서 와 어디로 사라졌고 어떻게 살았는지 모호한 흔적만 남긴 채 거칠고 호전적이라는 그 존재에 대한 아련한 기억만 남기고 사라져갔다.
과연 유라시아 초원에 살던 유목민은 정주민들이 이룩한 문명세계의 변두리에서 이따금 출현하여 문명세계를 약탈하고 괴롭히던 야만적이고 악한 존재였을까? 역사는 이미 일어난 사실을 문자로 기록한 사료를 통해 후대에 전달된다. 그런데 불행히도 몽골족이나 여진족을 제외하면 고대 유목 민족들은 문자도 없었으며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의 역사에 대한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결국 유목민들에게 피해를 당한 서양인들의 자료를 통해 그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우리는 유목민들을 반인반마의 악마와 같은 존재로 생각했던 서양인들의 시각에 따른 이분법적 사고로 그들을 인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역사왜곡에 대해 재조명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따른 정당한 시각으로 유라시아 유목민들을 재평가한 책이 바로 <초원의 전사들>(원제 : Warriors of the Steppe: A military History of Central Asia)이다.
유라시아 유목민은 어떻게 싸웠는가?
유목민들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저자 에릭 힐딩거는 기원전 5세기부터 1900년대 초까지 유라시아 대륙에서 살아갔던 유목민들을 시대별로 구분해 그들이 벌였던 전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단순한 역사의 통사나 전투사가 아니라 유목민 한 민족이 유라시아 대륙을 떠나 서양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었던 자연 환경적 요인을 분석하고, 그들이 어떻게 어떤 경로를 통해 서양으로 진출했으며, 어떤 방식으로 전투를 벌여 나갔는지를 기술하였다. 또 유목민이 지닌 ‘활’과 ‘말’이라는 무기의 장점에 대해서는 다른 어느 역사서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세밀하게 분석하였다. 특히 시대와 역사를 뛰어넘어 유목민이라는 인류학적 공통점으로 그들이 동일하게 보여주었던 습성을 살펴보면서 유목민을 대변하는 특성을 파악하였다.
유라시아 유목민이 뛰어난 전사로 활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저자는 바로 이런 공통적 특성에서 찾았다. 유목민은 유라시아의 혹독한 자연환경과 싸우며 누구보다도 강인했던 사람들이다. 또 유목민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그들과 동거동락했던 키 작은 조랑말을 이용한 뛰어난 기마실력을 보유했다. 서양의 기사들은 유목민이 보여준 놀라운 속도를 따라잡기는커녕 그림자조차 밟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속도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적을 백발백중 명중시키던 궁술 실력이었다. ‘활’은 유목민 전사의 가장 뛰어난 무기였으며, 그 어느 무기도 이들을 막아낼 수 없었다. 두 가지 주요한 무기 외에도 유목민은 전투에서 유인과 매복 기습이라는 탁월한 전략 전술을 발휘했다. 이런 장점이 한데 합쳐지면서 유목민들은 천성적으로 뛰어난 전사의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동양에서 서양으로 유목민을 따라 전수된 문화와 문명
아시아의 동쪽 끝에서 헝가리의 동남부 지역에 이르는 광활한 유라시아 초원에서는 고대부터 수많은 유목 민족이 등장하고 사라져갔다. 시공을 초월하고 인종적 구별을 떠나 그들 유목 민족들의 삶의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흡사했다. 한곳에 정착해서는 생존할 수 없었던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그들은 생존하기 위해서 이동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들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정주민들의 세계와도 교역을 하던 약탈을 하던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초원은 인간의 삶에는 혹독한 자연환경이었지만 말을 능숙하게 다루는 유목민들에게는 그들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이점도 있었다. 유목민들에게 초원은 현대의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먼 거리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었고,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전격적으로 적을 기습 공격할 수 있었다. 스키타이족 전사들이나 몽골군에게 수천 킬로미터의 거리는 그들의 행동을 제약하는 장해가 될 수 없었다. 초원의 전사들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서쪽으로는 유럽까지, 동쪽으로는 중국의 동쪽 끝까지 그들이 마음먹은 대로 얼마든지 이동할 수 있었다. 교통수단이 전무했던 서양인들과 달리 ‘말’이라는 뛰어난 이동수단을 보유했던 유목민들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어느새 다가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전투의 면에서 보여준 뛰어난 실력은 물론, 유목민의 이동을 따라 문화와 문명이 함께 이동했다. 고도의 청동 야금술과 바퀴를 이용한 운송수단을 전수한 스키타이족, 수많은 다른 민족을 통합하여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훈족, 가장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던 칭기즈 칸 등은 그들이 펼쳤던 지배력만큼이나 놀라운 문화 전파력을 보여주었다. 말을 이용한 전투술을 전수하고, 활을 개량한 무기가 등장했으며, 종이와 도자기를 비롯한 동양의 뛰어난 문화가 이슬람으로, 서양으로 전수되었다.
고대에는 사람의 이동이 결국에는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문명을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 바로 유라시아 유목민, 초원의 전사들이다. 그들은 정주민들에게는 야만족으로서 공포의 대상이었으나 그들 스스로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강건하게 살아남으며 자신들에게 필요한 문화와 삶의 방식을 고안한 개척자이기도 하다.
목차
서장
제1장 유목민들
제2장 말과 화살
제3장 스키타이족과 사르마티아족
제4장 훈족
제5장 아바르족, 불가르족, 마자르족
제6장 셀주크족
제7장 몽골족의 등장
제8장 몽골족 서양에 도달하다
제9장 맘루크
제10장 티무르
제11장 크림 타타르족
제12장 만주족
결론
옮긴이의 글
저자의 감사 글
연표
미주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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