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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미국의 경제 깡패들

발행사항
고양시 : 예지, 2008
형태사항
350 p. ; 23 cm
ISBN
9788989797579
청구기호
324.40942 네69ㅁ
서지주기
참고문헌 수록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1155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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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11155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대한민국 최우선 과제,
미국 자본주의 ‘게임의 룰’을 이해하라!


지적인, 초도덕적인, 진화하는 미국 기업의 슈퍼파워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경제 위기 ‘덕분에’ 30여 년간 미국 제도 운영의 핵심 원리로 맹위를 떨쳤던 신자유주의의 모순이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을 최고의 모델로 상정해 온 우리에게 이런 미국의 모순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지금 현재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과제의 미로를 탐험하는 데 미국 기업만 한 아리아드네의 실도 없을 것이다. 미국의 기업은 신자유주의 원리의 개발과 구현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실제 최대의 수혜자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은 공기와 같이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존재, 자본주의 제도의 핵심으로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업은 우리에게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경영, M&A를 통한 규모의 창출, 리스트럭처링을 통한 비용구조 개혁 등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갖가지 첨단 수익 창출 테크닉 중 미국에서 비롯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성장하는 데 가장 커다란 역할을 해낸 힘, 그와 동시에 그들 자신은 물론 미국 사회까지도 몰락으로 이끈 미국 기업의 권력에 대해선 어느 하나 아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반드시 물어봐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미국 기업은 어떻게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사회의 균형을 깨뜨렸을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중세 대영제국에서의 그 기원을 시작으로 미국 기업 진화의 주요 사건들과 인물들을 파헤친다. 그 과정에서 영혼도 육체도 없는 기업이 어떻게 인간보다 더 많은 권리를 갖게 되었는지, 그런 기업이 현재 미국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날카롭게 분석해 내고 있다.

미국은 왜 기업을 두려워했을까?

기업이란 제도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기업은 중세 길드에 그 모태를 두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제도였지만 내용은 봉건제의 장원이 지니고 있던 잔혹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초기 거대 기업들의 운영상을 보면 그 점이 극명히 드러난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기업이었던 동인도회사는 자체적으로 형사재판을 열고 감옥을 운영했으며, 웬만한 국가보다 더 큰 규모의 군대를 보유하는 무소불위의 힘으로 진출하는 해외 지역마다 수익 극대화와 독점 보호를 위해서 피도 눈물도 없는 전제정치를 자행했다.

지금은 기업의 천국인 미국도 건국정부 당시엔 기업을 규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동인도회사가 식민지 미국에 가하던 위협은 미국의 상인, 장인 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건국정부가 마련한 기업법인 설립법에 의하면 기업은 설립허가를 20~30년이 지나면 갱신해야 하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그 전에라도 주정부와 연방정부에 의해 허가를 취소당할 수 있고,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토지는 소유할 수 없으며, 설립허가를 받은 주 경계 밖에서는 기업 활동을 할 수 없었다. 또한 한 기업이 벌어들일 수 있는 이윤을 제한했고, 다른 기업의 주식을 소유하는 것을 금했으며, 설립허가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권리와 활동은 일체 허용되지 않았다.

이토록 강력하게 기업을 규제하고 있었지만 기업 세력에 대한 두려움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토머스 제퍼슨은 건국 당시부터 줄곧 부유한 기업들의 귀족 정치를 타파할 수 있길 바랐고, 남북전쟁이 끝나갈 무렵 링컨은 기업들이 권좌에 올라 부가 소수의 손아귀에 집중되면 공화국이 파괴될 때까지 그 금력은 국민들의 편견을 움직여 그 치세를 연장하려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개인의 권리’에 우선하는 ‘기업의 권리’

링컨과 제퍼슨의 염려는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1880년대 후반에 이르면 기업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동력이라는 믿음이 반기업 정서를 누르게 된다. 기업은 자신에게 씌워진 굴레를 하나하나 벗기 시작한다. 처음엔 아주 작은 변화였다. 다른 기업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게 막아 놓은 것을 살짝 열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작은 변화는 곧 기업에 대한 지리적 제한도 무력화해 기업 이전을 무기로 주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데까지 나아가게 된다.

이후 미국 기업 세력의 횡보는 거침이 없었다. 기업은 법적으로 인간과 동일한 권리를 요구하며 그런 요구를 하나씩 관철시켜 나가기 시작한다. 원래는 해방 흑인노예들을 위해 제정된 수정헌법의 적법절차 및 동등 보호의 권리, 자유의 권리, 재산권을 보장받을 권리,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확보해 냈다. 이런 권리는 이후 법정의무노동시간을 지키지 않고, 노조를 무력화하고, 연방정부의 반트러스트 정책을 피하고, 주정부의 가격 규제를 무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무소불위의 힘을 기업에 주었다.
1929년 대공황을 계기로 기업의 권력 확장에 제동이 걸리는 듯했다. 그러나 기업은 주도면밀하게 반격을 준비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같은 이익 단체, 헤리티지 재단과 같은 연구 단체 등을 이용한 논리 개발과 국회와 대법원에 대한 로비 활동은 물론이고 유사 시민?환경 단체를 통한 대중운동 단체 흠집 내기 등 권력의 확장과 보호를 위한 기업의 전략은 점점 정교해져만 갔다. 그리고 레이건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의 물결로―많은 부분 기업 세력의 회심작이라 불릴 만한― 기업은 전대미문의 거대 권력으로 입지를 확고히 굳히게 된다.

FTA가 기업에 부여하는 무소불위의 힘

기업이 개인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는 데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개인은 자신의 권리 행사에 대한 책임을 100% 져야 하지만 기업은 유한책임이란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에 그 답이 있다. 또한 권리와 자유란 양심을 기대할 수 있는 주체에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양심을 기대할 영혼도, 형을 가할 육체도 없다. 그러니 기업에게 인간과 동일한 법적 권리를 부여하면서 공정한 게임은 아예 불가능해져 버린 것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기업에 대한 반론 제기는 패가망신할 각오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 되어 있다. 기업이 허위 광고를 해도 법으로는 그것을 심판할 수가 없다. 기업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캐스키 대 나이키 사건, 14장 참조). 특정 기업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실제 목축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병든 소 사체 사료화에 관해 진실을 말해도 기업 소송이란 낭패를 당하게 된다(오프라 윈프리 사건, 12장 참조). 미국에서는 아무도 기업 세력을 견제할 수가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기업의 이익이 최고의 선이 된 미국 사회는 사회안전망은 거의 붕괴되었으며 빈부격차는 아르헨티나와 우위를 다투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 기업이 이런 무소불위의 권력을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국제 무역협정을 통해서다. 이런 협정은 기업이 한 국가의 사법적 판결을 뒤집는 것은 물론이고 주권마저도 무력화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16장 참조).


미국의 실패를 이해하라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기업 자본가들의 힘만으로 경제는 날 수 없다. 양쪽 날개가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한쪽만 비대해질 때 결과는 단 하나다. 추락이다. 지금 미국이 바로 그 생생한 증거이다. 경제위기로 세계는 재편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또 우리는 FTA라는 우리의 사회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결단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변화의 혼란이 도약의 발판이 될지 추락의 출발점이 될지는 우리가 미국의 실패를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 기업엔 영혼도 육체도 없다

01 기업은 어떻게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었을까?

02 길거리 패싸움에서 제국으로
미국 기업의 뿌리, 영국 : 1267~1773년

03 초기 기업 잔혹사
버지니아회사 : 1607-24년

04 미국은 왜 기업을 두려워했을까?
동인도회사와 미국독립전쟁 : 1770~73년

05 기업을 철저히 규제하라!
미국 건국 정부의 기업 규제 : 1787~1850년

06 기업을 재발명한 천재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와 톰 스콧 : 1850~80년

07 슈퍼파워의 등장
기업의 9가지 특권 : 1860~1900년

08 대법원을 잡아라
스티븐 필드의 순회법정과 기업의 인격 : 1868~85년

09 기업은 인간이다?
대법원 사상 가장 중요한 기업 재판 판결 : 1886년

10 밀실의 내막
농락당한 대법원 : 1883년

11 적자 생존
대중 권력 대 사회적 다위니즘 : 1886~1937년

12 보스들의 반란
기업 정치 권력의 재결집 : 1971~2002년

13 표현 = 돈
선거자금 개혁을 막기 위한 수정헌법 1조의 약용

14 사법, 기업의 만능해결사
기업 권리, 수정헌법의 아전인수

15 범죄의 물결
2002년 스캔들의 근원

16 세계를 지배하라
국제 무역협정이 새로운 기업 권리들을 창출하는 법

17 반격
기업 헤게모니에 맞서기

18 지적인, 초도덕적인, 진화하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위험한 세력들

부록 1 : 미국 대법원 판례
부록 2 : 권리장전 및 수정헌법 14조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