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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리에게 ‘연대(連帶, solidarity)’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점점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분화는 심화되며, 이들을 하나로 묶을 ‘연대’라는 단어는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저자 라이너 촐(Rainer Zoll)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하나의 현실을 지적한다. “(한국에서) 특정한 사회적 집단이 다른 집단을 적대적으로 대한다는 사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자동차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의 투쟁은 잘 조직화된 남성 노동자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이 두 집단이 급진적 노동조합에 함께 속해 있으면서도 말이다.”
이처럼 연대는 더 이상 자명한 것이 아니다. 연대는 지금까지 노동현장에서, 민주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제시된 슬로건이었으며, 여전히 우리 사회의 정치적·사회적 결사체의 선도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우리의 연대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통일적 연대의식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아무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다양한 힘들과 그것의 구조적인 결합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전통적인 연대 개념이 더 이상 자명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먼저 연대 개념의 역사적 원천과 변천 과정을 규명함으로써 연대의 실상에 대한 적절한 인식을 제공하고, 그를 토대로 미래적 전망을 확보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특히 전통적 연대, 즉 ‘동등한 이해관계의 모델’로서 노동자 연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연대 개념이 본래 가지고 있던 인본주의적 색채는 사라지고, 연대가 단순히 집단적 이기주의의 의도를 은폐하는 구호로 변질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연대는 ‘타자’와의 연대이며, 이러한 연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동체적 연관성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새로운 연대 개념의 이론적 기반을 만들어내려는 시도이다. 현대사회의 변화는 이전의 연대 형태에 대한 새로운 연대의 모색을 강요하고 있다. 공동의 경험과 이해관계에 기초해 형성되었던 노동조합의 가입률이 떨어지고 노동시장의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전통적 연대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과 같이 전통적인 공동체가 해체되고 개인, 가족, 집단과 사회를 묶어주는 새로운 형태의 연대가 형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러한 시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이 지니는 장점은 저자의 경험적인 연구에 바탕을 두고 이론을 전개한다는 점이다. 풍부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연대 개념의 역사적 변화와 용례를 고찰하고 있으며, 연대의 개념적인 수준에서 출발하여 그것을 사회 이론 전체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론적인 논의거리를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새로운 연대 개념의 구상이 사회변화라는 거대한 도전에 대한 응답이며 공동체의 의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은 급변하는 사회에서 요청되는 새로운 연대의식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수많은 문헌을 동원하여 연대라는 단어의 역사적 용례와 실제 쓰임, 변천 과정을 탐구한다. 그리고 다양한 현장의 실례를 통해 논의의 풍부함을 더해주고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연대의 현 상황에 대한 일곱 개의 테제로 시작하는 한 개의 장과 연대 개념의 형성과 연대 사상의 전개 과정을 담고 있는 1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여러 가지 중간 질문과 보론을 통해서 연대 개념의 다양한 층위를 조명하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서는 현대 사회철학적 논의와 전망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1장에는 앞서 말한 대로 일곱 개의 테제를 담았다. “①연대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부터 시작하여 “⑦오늘날 필요한 것은 타자와의 연대이다”에 이르는 일곱 개의 명제를 제시함으로써 연대 개념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동시에 경험적이고 규범적인 연대 개념의 윤곽을 제시한다.
2장과 3장에서는 연대 개념의 역사를 추적하며, 그 과정에서 이 용어가 법률 용어에서 사회학적 용어로 전환되는 계기를 분석해낸다. 4장에서는 연대 개념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의미와 가까워지게 된 기원을 볼테르, 헤겔, 세이, 시스몽디 등의 저술에서 찾으며, 5장에서는 연대 사상의 선구자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는 뒤르켕의 연대 개념을 분석한다. 뒤이은 6장에서는 뒤르켕 이후 여러 갈래의 사상적 발전 과정을 따라가본다.
7장에서는 연대 개념의 형성에 결정적인 기반이 된 ‘형제애’의 개념을 고찰하고, 8장에서는 기계적 연대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인 노동자 연대의 형성 과정을 다룬다. 9장과 10장에서는 연대 사상의 이상적인 형태를 제시한 레옹 부르주아의 사상을 평가하고, 교회와 정당을 중심으로 형성된 연대주의를 분석한다. 11장에서 13장까지는 빈민구제가 어떻게 사회(복지)정책으로 전환되었는지, 애덤 스미스의 사상은 어떠한 시사점을 제공하는지, 사회적 결속의 기반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다.
14장에서 16장에는 새로운 연대 개념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 실상이 비판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17장에서는 새로운 연대가 이해관계의 동등함과는 무관한 방향에서 요청된다는 점에서 ‘타자의 문제’가 심도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18장에서는 기계적 연대의 한계를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유기적 연대를 제시한다.
마지막 19장에서는 지금까지 주로 사회학적 관점에서 다루어진 연대 개념과는 달리 연대에 관한 최근의 사회철학적 담론이 소개되고 있다. 사회철학 영역에서의 이러한 활발한 논의는 연대가 인간의 공동체적 삶에서 본질적인 요소임을 분명히 드러내준다.
이처럼 연대는 더 이상 자명한 것이 아니다. 연대는 지금까지 노동현장에서, 민주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제시된 슬로건이었으며, 여전히 우리 사회의 정치적·사회적 결사체의 선도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우리의 연대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통일적 연대의식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아무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다양한 힘들과 그것의 구조적인 결합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전통적인 연대 개념이 더 이상 자명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먼저 연대 개념의 역사적 원천과 변천 과정을 규명함으로써 연대의 실상에 대한 적절한 인식을 제공하고, 그를 토대로 미래적 전망을 확보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특히 전통적 연대, 즉 ‘동등한 이해관계의 모델’로서 노동자 연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연대 개념이 본래 가지고 있던 인본주의적 색채는 사라지고, 연대가 단순히 집단적 이기주의의 의도를 은폐하는 구호로 변질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연대는 ‘타자’와의 연대이며, 이러한 연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동체적 연관성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새로운 연대 개념의 이론적 기반을 만들어내려는 시도이다. 현대사회의 변화는 이전의 연대 형태에 대한 새로운 연대의 모색을 강요하고 있다. 공동의 경험과 이해관계에 기초해 형성되었던 노동조합의 가입률이 떨어지고 노동시장의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전통적 연대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과 같이 전통적인 공동체가 해체되고 개인, 가족, 집단과 사회를 묶어주는 새로운 형태의 연대가 형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러한 시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책이 지니는 장점은 저자의 경험적인 연구에 바탕을 두고 이론을 전개한다는 점이다. 풍부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연대 개념의 역사적 변화와 용례를 고찰하고 있으며, 연대의 개념적인 수준에서 출발하여 그것을 사회 이론 전체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론적인 논의거리를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새로운 연대 개념의 구상이 사회변화라는 거대한 도전에 대한 응답이며 공동체의 의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은 급변하는 사회에서 요청되는 새로운 연대의식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수많은 문헌을 동원하여 연대라는 단어의 역사적 용례와 실제 쓰임, 변천 과정을 탐구한다. 그리고 다양한 현장의 실례를 통해 논의의 풍부함을 더해주고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연대의 현 상황에 대한 일곱 개의 테제로 시작하는 한 개의 장과 연대 개념의 형성과 연대 사상의 전개 과정을 담고 있는 1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여러 가지 중간 질문과 보론을 통해서 연대 개념의 다양한 층위를 조명하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서는 현대 사회철학적 논의와 전망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1장에는 앞서 말한 대로 일곱 개의 테제를 담았다. “①연대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부터 시작하여 “⑦오늘날 필요한 것은 타자와의 연대이다”에 이르는 일곱 개의 명제를 제시함으로써 연대 개념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동시에 경험적이고 규범적인 연대 개념의 윤곽을 제시한다.
2장과 3장에서는 연대 개념의 역사를 추적하며, 그 과정에서 이 용어가 법률 용어에서 사회학적 용어로 전환되는 계기를 분석해낸다. 4장에서는 연대 개념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의미와 가까워지게 된 기원을 볼테르, 헤겔, 세이, 시스몽디 등의 저술에서 찾으며, 5장에서는 연대 사상의 선구자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는 뒤르켕의 연대 개념을 분석한다. 뒤이은 6장에서는 뒤르켕 이후 여러 갈래의 사상적 발전 과정을 따라가본다.
7장에서는 연대 개념의 형성에 결정적인 기반이 된 ‘형제애’의 개념을 고찰하고, 8장에서는 기계적 연대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인 노동자 연대의 형성 과정을 다룬다. 9장과 10장에서는 연대 사상의 이상적인 형태를 제시한 레옹 부르주아의 사상을 평가하고, 교회와 정당을 중심으로 형성된 연대주의를 분석한다. 11장에서 13장까지는 빈민구제가 어떻게 사회(복지)정책으로 전환되었는지, 애덤 스미스의 사상은 어떠한 시사점을 제공하는지, 사회적 결속의 기반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다.
14장에서 16장에는 새로운 연대 개념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연대의 실상이 비판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17장에서는 새로운 연대가 이해관계의 동등함과는 무관한 방향에서 요청된다는 점에서 ‘타자의 문제’가 심도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18장에서는 기계적 연대의 한계를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유기적 연대를 제시한다.
마지막 19장에서는 지금까지 주로 사회학적 관점에서 다루어진 연대 개념과는 달리 연대에 관한 최근의 사회철학적 담론이 소개되고 있다. 사회철학 영역에서의 이러한 활발한 논의는 연대가 인간의 공동체적 삶에서 본질적인 요소임을 분명히 드러내준다.
목차
추천사 _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
옮긴이 서문
한국어판 서문
1 서론을 대신하여: 연대의 현 상황에 대한 일곱 가지 테제
2 개념을 향한 첫 번째 접근
3 연대의 몇 가지 정의
4 볼테르: 연대 개념의 기원
5 에밀 뒤르켕: 기계적 연대와 유기적 연대의 구별에 대하여
6 연대 개념의 역사: 선구자, 세 가지 노선, 세 개의 시기
7 처음에는 형제애였다
8 이어서 노동자와 노동자 연대가 등장했다
9 레옹 부르주아: 사회정책을 통한 사회적 결집
10 연대주의
11 빈민 구제에서 사회정책으로의 변화
12 애덤 스미스에서 연대의 사회적 학습 이론까지의 발전
13 사회적 결집은 규범이나 갈등을 통해 이루어지는가?
14 오늘날 사회적 연대는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
15 오늘날 노동자 연대는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
16 사회적 차이에서 새로운 점은 무엇인가?
17 보론: 타자에 대하여
18 ‘기계적’ 연대에서 ‘유기적’ 연대로의 발전
19 정의와 연대: 최근의 사회철학적 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