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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990년대 초 동구권의 몰락 이후부터 IMF, 9·11사태, 한·일 월드컵에 이어 최근 미국발 경제위기에 이르기까지 근 20여년에 걸친 세계사의 굴곡 속에서 동아시아의 진정한 의미와 나아갈 바를 끊임없이 궁구해온 최원식(崔元植) 교수의 동아시아론집이다. 『제국 이후의 동아시아』는 지난 1993년부터 최근까지 저자가 매체 또는 강연에서 발표한 동아시아 관련 원고들을 추려 간행한 책으로, 동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마련이라는 일관된 주제 아래 지난 20여년간 이 지역의 정세를 그때그때 분석·정리하면서 내놓은 ‘한국발(發) 동아시아론’의 종합 정리라는 의미를 갖는다.
제국의 망상을 거절하고 동방의 길로
제목에서 암시되듯, 저자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한반도 및 한국사회 내부의 분열 등으로 극심한 내외적 혼란을 겪는 지금 시대를 ‘제국들의 황혼’으로 정의한다. 90년대 초 이미 서구의 반쪽 강대국 소련이 무너졌고, 그와 짝패를 이루던 미국은 9·11 이후 전쟁의 미궁 속에 빠져들더니 급기야 경제위기의 타격으로 추락의 징후가 농후하다. 이 제국 해체의 시기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단연코 제국의 망상을 거절하자고 제안한다. 이제는 잔인한 제국의 시기를 벗어날 때가 이르렀으며, 그 책무를 동아시아가 나눠지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일관되고 핵심적인 주장이다.
최원식 교수의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기원은 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른바 동구권의 몰락 이후 세계의 중심이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방으로 기운 듯 보였을 때 저자는 홀연히 동방의 길을 택한다. 소련의 붕괴를 보며 저자는 겉으로는 대립했지만 결국 한패에 속한 냉전의 다른 축 미국의 추락을 전망했던 것이다. 당시 동아시아론을 꺼내들면서 저자는 동양 평화의 균형추 역할을 해온 한반도에 주목하여 일국사의 관점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민족민주운동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탈냉전시대와 동아시아적 시각의 모색」). 저자의 이러한 동아시아론의 단초는 꾸준히 발전하여 IMF 무렵인 98년 ‘소국주의’론으로 제기되기에 이른다(?세계체제의 바깥은 없다」). 당시 IMF사태는 세계 경제에서 대국의 길로 향하던 한국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주었다. 이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여 저자는 어느 나라도 자본주의 세계체제에서의 일탈이 불가능해졌음을 지적하면서 미완의 근대성을 성취하는 동시에 근대 이후의 이행을 바라보는 구상으로 ‘소국주의’를 제안했다. 이 제안은 그때까지 민족주의의 이름으로 한국사회를 지탱해온 박정희식 대국주의를 반성하고 민족의 존엄과 민중의 권익이 민주적으로 지켜지는 작지만 단단한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91면).
소국주의와 동아시아의 평화체제 구축
이러한 소국주의론의 가장 최근 논의가 1부의 맨앞에 실린 ?대국과 소국의 상호진화」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대국굴기(大國?起)를 꿈꾸는 중국, 경제를 바탕으로 ‘보통국가’로 부활하려는 일본,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룬 한국 모두 대국의 꿈이 비등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동아시아 3국에 각각 요구되는 소국주의의 길을 모색한다. 우선 중국에는 민주화의 과제가 시급하다. 특히 최근 급부상한 티베트문제의 해결에 소국주의의 길을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문이다. 일본 역시 평화헌법 이후의 소국주의의 길을 계속 이어가야 하며, 소국주의의 우등생 한국은 중형(中型)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저자는 우리 안의 대국주의를 냉철히 의식하면서 그를 제어할 실천적 사유의 틀을 마련해야 할 이때, 백범(白凡)의 문화국가론, 소태산(小太山)의 자리이타(自利利他) 같은 사상을 활용하여 소(小)한국주의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최원식의 한국발 동아시아론은 한·중·일 3국의 평화체제를 이룩하되, 동아시아 스스로 제국의 길을 포기하고, 무엇보다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에 기반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체제 구축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 지역의 강한 민족주의가 최근 인터넷상에서 신민족주의의 충돌로 불거진 사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충돌의 지루한 반복에서 벗어나 우리 안에 억압된 아시아를 일깨움으로써, 한·중·일의 인민이면서 동시에 동아시아인이라는 공감각(共感覺)을 계발해야 하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각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성숙돼야 한다고 강조한다(?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비망기」). 또한 이 지역에서 한 세기 전에 좌절한 아시아연대론의 기획을 비판적으로 계승하되, 배타적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미국과 러시아까지 진지하게 고려하는 비판적 지역주의를 수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 안에 억압된 동아시아를 호출하고 상호소통할 공동어(共同語)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역설한다(「동아시아 공동어를 찾아」).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청사진
이처럼 이 책의 1, 2부가 저자의 핵심적 동아시아론을 모은 것이라면, 3부는 문화적인 시각에서 동아시아론을 좀더 풍부하게 점검해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오끼나와에 온 까닭」은 김정한(金庭漢)의 소설 ?오끼나와에서 온 편지」(1977)를 화두삼아 동아시아론의 향방을 짚어보고 동아시아 연대운동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글이다. 이 글에서는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동아시아론자인 와다 하루끼(和田春樹)와 타니구찌 마꼬또(谷口誠)의 동아시아론을 비교·분석한 점이 흥미롭다. 「주변, 국가주의 극복의 실험적 거점」은 동아시아론이 국가주의로 경도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들 국민국가들의 경계를 가로질러 분산된 디아스포라에도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주문한다. 저자는 재일동포 작가 카네시로 카즈끼(金城一紀)의 소설 『GO』를 ‘주변’의 관점으로 읽어내면서 재일동포사회를 관통하는 남과 북, 그리고 일본의 경쟁하는 국가주의를 넘어서 제4의 모험적 도정이 열리기를 기원한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거장 쿠로자와 아끼라(黑澤明) 감독의 「카게무샤」를 통해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청사진을 제시한 「한국발 또는 동아시아발 대안?」, 자칫 잊혀질 뻔한 현병주(玄丙周)의 독특한 소설 『수길일대와 임진록』을 재발굴하면서 동아시아에서 임진왜란이 갖는 의미를 되묻는 「임진왜란을 다시 생각한다」 등의 다채로운 글이 수록돼 있다.
제국의 망상을 거절하고 동방의 길로
제목에서 암시되듯, 저자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한반도 및 한국사회 내부의 분열 등으로 극심한 내외적 혼란을 겪는 지금 시대를 ‘제국들의 황혼’으로 정의한다. 90년대 초 이미 서구의 반쪽 강대국 소련이 무너졌고, 그와 짝패를 이루던 미국은 9·11 이후 전쟁의 미궁 속에 빠져들더니 급기야 경제위기의 타격으로 추락의 징후가 농후하다. 이 제국 해체의 시기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단연코 제국의 망상을 거절하자고 제안한다. 이제는 잔인한 제국의 시기를 벗어날 때가 이르렀으며, 그 책무를 동아시아가 나눠지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일관되고 핵심적인 주장이다.
최원식 교수의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기원은 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른바 동구권의 몰락 이후 세계의 중심이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방으로 기운 듯 보였을 때 저자는 홀연히 동방의 길을 택한다. 소련의 붕괴를 보며 저자는 겉으로는 대립했지만 결국 한패에 속한 냉전의 다른 축 미국의 추락을 전망했던 것이다. 당시 동아시아론을 꺼내들면서 저자는 동양 평화의 균형추 역할을 해온 한반도에 주목하여 일국사의 관점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민족민주운동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탈냉전시대와 동아시아적 시각의 모색」). 저자의 이러한 동아시아론의 단초는 꾸준히 발전하여 IMF 무렵인 98년 ‘소국주의’론으로 제기되기에 이른다(?세계체제의 바깥은 없다」). 당시 IMF사태는 세계 경제에서 대국의 길로 향하던 한국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주었다. 이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여 저자는 어느 나라도 자본주의 세계체제에서의 일탈이 불가능해졌음을 지적하면서 미완의 근대성을 성취하는 동시에 근대 이후의 이행을 바라보는 구상으로 ‘소국주의’를 제안했다. 이 제안은 그때까지 민족주의의 이름으로 한국사회를 지탱해온 박정희식 대국주의를 반성하고 민족의 존엄과 민중의 권익이 민주적으로 지켜지는 작지만 단단한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91면).
소국주의와 동아시아의 평화체제 구축
이러한 소국주의론의 가장 최근 논의가 1부의 맨앞에 실린 ?대국과 소국의 상호진화」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대국굴기(大國?起)를 꿈꾸는 중국, 경제를 바탕으로 ‘보통국가’로 부활하려는 일본,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룬 한국 모두 대국의 꿈이 비등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동아시아 3국에 각각 요구되는 소국주의의 길을 모색한다. 우선 중국에는 민주화의 과제가 시급하다. 특히 최근 급부상한 티베트문제의 해결에 소국주의의 길을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문이다. 일본 역시 평화헌법 이후의 소국주의의 길을 계속 이어가야 하며, 소국주의의 우등생 한국은 중형(中型)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저자는 우리 안의 대국주의를 냉철히 의식하면서 그를 제어할 실천적 사유의 틀을 마련해야 할 이때, 백범(白凡)의 문화국가론, 소태산(小太山)의 자리이타(自利利他) 같은 사상을 활용하여 소(小)한국주의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최원식의 한국발 동아시아론은 한·중·일 3국의 평화체제를 이룩하되, 동아시아 스스로 제국의 길을 포기하고, 무엇보다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에 기반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체제 구축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 지역의 강한 민족주의가 최근 인터넷상에서 신민족주의의 충돌로 불거진 사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충돌의 지루한 반복에서 벗어나 우리 안에 억압된 아시아를 일깨움으로써, 한·중·일의 인민이면서 동시에 동아시아인이라는 공감각(共感覺)을 계발해야 하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각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성숙돼야 한다고 강조한다(?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비망기」). 또한 이 지역에서 한 세기 전에 좌절한 아시아연대론의 기획을 비판적으로 계승하되, 배타적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미국과 러시아까지 진지하게 고려하는 비판적 지역주의를 수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 안에 억압된 동아시아를 호출하고 상호소통할 공동어(共同語)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역설한다(「동아시아 공동어를 찾아」).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청사진
이처럼 이 책의 1, 2부가 저자의 핵심적 동아시아론을 모은 것이라면, 3부는 문화적인 시각에서 동아시아론을 좀더 풍부하게 점검해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오끼나와에 온 까닭」은 김정한(金庭漢)의 소설 ?오끼나와에서 온 편지」(1977)를 화두삼아 동아시아론의 향방을 짚어보고 동아시아 연대운동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글이다. 이 글에서는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동아시아론자인 와다 하루끼(和田春樹)와 타니구찌 마꼬또(谷口誠)의 동아시아론을 비교·분석한 점이 흥미롭다. 「주변, 국가주의 극복의 실험적 거점」은 동아시아론이 국가주의로 경도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들 국민국가들의 경계를 가로질러 분산된 디아스포라에도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주문한다. 저자는 재일동포 작가 카네시로 카즈끼(金城一紀)의 소설 『GO』를 ‘주변’의 관점으로 읽어내면서 재일동포사회를 관통하는 남과 북, 그리고 일본의 경쟁하는 국가주의를 넘어서 제4의 모험적 도정이 열리기를 기원한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거장 쿠로자와 아끼라(黑澤明) 감독의 「카게무샤」를 통해 한국발 동아시아론의 청사진을 제시한 「한국발 또는 동아시아발 대안?」, 자칫 잊혀질 뻔한 현병주(玄丙周)의 독특한 소설 『수길일대와 임진록』을 재발굴하면서 동아시아에서 임진왜란이 갖는 의미를 되묻는 「임진왜란을 다시 생각한다」 등의 다채로운 글이 수록돼 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대국과 소국의 상호진화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비망기:민족주의와 민주주의
동아시아 공동어를 찾아
천하삼분지계로서의 동아시아론
제2부
세계체제의 바깥은 없다:소국주의와 대국주의의 내적 긴장
비서구 식민지 경험과 아시아주의의 망령
탈냉전시대와 동아시아적 시각의 모색
제3부
오끼나와에 온 까닭
근대문학과 유교, 길항하는 흔적들:『서유견문』이라는 원천
주변, 국가주의 극복의 실험적 거점:동아시아론 보유(補遺)
한류, 동아시아 소통의 도구
1965년과 2002년:‘포스트 65년’을 위하여
임진왜란을 다시 생각한다:『수길일대와 임진록』을 읽고
한국發 또는 동아시아發 대안?
원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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