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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반역 패자의 슬픈낙인

개인저자
배상렬 지음
발행사항
서울: 추수밭, 2009
형태사항
376 p.; 23 cm
ISBN
9788992355445
청구기호
911.02 배51ㅂ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1591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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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11591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승자 독식 사회’에 보내는 역사의 경고!
“누가 누구를 반역으로 내모는가?”


이성계의 난부터 갑오동학농민전쟁까지, ‘반역’을 키워드로 조선 500년 역사를 재구성한 책.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 역사라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그동안 반역의 낙인이 찍혔던 사건들의 진실을 파헤쳤다. 그 가운데에는 종전의 역사적 사실을 뒤집는 통쾌한 이야기도 있고, 조선 시대 내내 정권의 강화를 위해 ‘기획 반역’이 횡행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있다.
조선 반역의 역사를 읽다 보면 권력의 속성이 보이고, 권력의 질주를 막지 못할 때 나라가 위태로워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가 그랬듯이, 권력 다툼의 일상화는 필히 민중의 봉기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 보복과 배반을 되풀이하는 오늘날의 위정자들에게 보내는 역사적 경계이다!

누가 누구를 ‘반역’으로 내모는가?
최근 대한민국 정치권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새로 들어선 정권은 지난 정권의 호주머니란 호주머니는 죄다 뒤져서 기어코 티끌을 찾아내더니, 끝내는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맞고 말았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치 보복이라고, ‘정치적 살인’이라고 항변하지만, 이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린 억울함을 되돌리기에는 메아리가 공허하다. 살아있는 권력과 죽은 권력의 파워 차이는 이렇게 크다.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해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권력의 핵심 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계파간 갈등이 서로 ‘배신자’라는 말을 내뱉을 정도로 험악해져 있기 때문이다. 권력 싸움 끝에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든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로 ‘승자 독식’이다. 이긴 쪽은 모두 가질 테고, 진 쪽은 모두 잃을 것이다.
우리의 정치 현실은 왜 이렇듯 비정한가? 누가 누구를 반역으로, 죽음으로 내모는가? 《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은 바로 역사 속에서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보려 한 책이다. 저자는 ‘피로 쓴 조선사 500년’을 해부하면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반역을 하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기획 반역’으로 저항의 씨를 완전히 제거하는 한편, 그 와중에 오염된 명분은 기록을 왜곡함으로써 후세가 보지 못하게 하는 권력의 속성을 파헤친다. 배반과 보복이 난무하는 우리나라 정치권을 보면서 이 책을 주목하는 이유이다.

조선은 반역이다!
반역으로 일어선 나라의 숙명일까? 조선은 개국부터 멸망할 때까지 크고 작은 반역이 끊이지 않았다. 이성계 집안이 대대로 고려를 여러 차례 배반한 전력은 차치하더라도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대군의 창끝을 적이 아닌 고국으로 돌려 정권을 차지했으니, 조선은 뼛속부터 반역의 나라이다. 처음부터 조선은 반역의 DNA가 내재되어 있던 셈이다.
이 DNA는 자손대대로 이어졌다. 가깝게는 아들(태종)이 혈투 끝에 아버지(태조)에게서 권력을 탈취하는가 하면(1차 왕자의 난), 아버지는 빼앗긴 권력을 되찾겠다고 부하를 시켜 반역을 일으키게 했다(조사의의 난). 어디 그뿐인가. 숙부(세조)는 교활한 책사(한명회)와 동업해 어린 조카(단종)를 밀어내더니, 줏대도 없이 권신들에게 휘둘리면서 선대가 갈고 닦아놓은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고 말았다.
DNA의 힘은 강력했다. 급기야 선조 대에 이르면, 선조의 재위 자체가 조선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반역이다. 철저하게 자신의 권력을 위해 반역을 조작하고(정여립의 난), 이를 빌미로 그 유능한 인재들을 몰살시켜 버렸으니, 임진왜란을 당한 조선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더구나 자신의 안위를 위해 후계 구도를 매듭짓지 않고 미룬 탓에, 그가 죽은 후 벌어진 인조반정과 병자호란의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나마 조선 초기의 반역은 정치세력간의 권력 다툼 성격이 강한 그들만의 리그였지만, 후기로 넘어오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수백 년간 ‘반역 현상’이 되풀이됨으로써 민생이 파탄에 이르자 아예 체제 전복을 목적으로 하는 민중봉기의 성격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특히 홍경래의 난은 왕조 해체의 깃발을 들었다는 점에서, 갑오동학농민전쟁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다는 점에서 반역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꾼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권력은 배반과 보복이다!
조선 반역의 역사에는 이른바 ‘기획 반역’이 난무했다.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역을 조장하고 이용한 것이다. 김종서를 죽이고 단종을 폐위한 다음 정권을 잡은 한명회와 수양대군은 김종서의 충복이자 동북지방의 걸출한 명장인 이징옥의 존재를 두려워 한 나머지 그에게 반역의 올가미를 씌워 제거에 나섰다. 또 중종에게 중용되어 실천적 개혁가로 이름을 떨친 조광조는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자신을 신임한 중종에게 토사구팽을 당했다. 중종은 공신의 권세를 견제하기 위해 신진 사림의 대표 주자로 조광조를 내세웠다가 뜻을 이룬 뒤에는 가차 없이 내친 것이다.
기획 반역의 절정은 역시 선조가 연출하고 정여립을 억지로 주연으로 출연시킨 기축옥사이다. 이른바 정여립의 난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선조가 당시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한 틈을 타 왕권을 강화하고자 기획한 반역이었다.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인재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어나갔으며, 그 결과 선조의 자리는 굳건해졌지만 나라는 결딴나고 말았다.
이밖에도 경종과 영종의 파워 게임에도 기획 반역이 동원되는 등 역사에는 권력을 둘러싼 배반과 보복의 사례가 즐비하다. 어디 과거 역사뿐이겠는가. 오늘날에도 우리 눈으로 줄기차게 보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은 이렇듯 배반과 보복의 연속인 권력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살아있는 권력은 죽은 권력을 두 번 죽인다!
치열한 권력 싸움에서 승리한 자는 부와 명예, 패자의 목숨까지 모든 것을 차지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역사와, 역사에 대한 후손의 기억마저도 승자의 몫이다. 명분이 어느 쪽에 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패자는 반역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역사의 죄인으로만 기억될 뿐이다. 이로써 패자는 승자에게 두 번 죽는 셈이다.
이처럼 살아있는 권력이 죽은 권력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제거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살아남은 권력에게는 죽은 권력도 경계의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반역으로 승자가 된 경우, 명분이 승자보다 패자에 있는 경우 그러한 경향은 더욱 강하다. 역사는 오늘도 그렇게 흐르고 있음을, 이 책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번외 : 민중의 절망이 만든 영웅들
우리 역사에는, 비록 도적이지만 권력의 폭압에 맞서 백성의 삶을 보듬은 걸출한 영웅들이 있는데, 홍길동, 장길산, 임꺽정이 대표적이다. 하나같이 밑바닥 인생으로 태어난 이들은 온갖 역경을 뚫고 민중의 희망으로 떠오른 의적으로 기억된다. 민중은 이들을 통해 고된 현실을 위로받고 막연하게나마 희망을 품고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 번외 편에는 이들의 영웅담의 실체가 밝혀져 있다. 숙종 때 실학자 이익이 《성호사설》에서 지적했듯이, 이들은 조선 시대 대표적인 도적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희대의 도적이 어떻게 민중의 영웅으로 떠올랐을까? 그 어디에서도 탈출구를 찾지 못한 민중의 절망이 만들어낸 허상은 않을까? 문제는 그나마 이런 허상마저 만들어낼 수 없을 만큼 절망이 깊어질 때, 그 절망의 에너지는 어디로 가느냐는 점이다. 조선 반역의 역사에 그 해답이 있다. 권력의 질주를 막지 못해 권력 다툼이 일상화가 되면 필히 민중의 봉기를 불러온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위정자들이 갑오동학농민전쟁을 비롯해 조선 후기 숱하게 분출했던 민중의 저항의 몸부림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
목차

*저자의 말
*들어가는 글

1장. 조선, 반역으로 일어서다
고려를 쓰러뜨린 반역―이성계의 난
최초의 권력투쟁, 부자의 혈투―1차 왕자의 난
다시 불붙은 골육상쟁, 형제의 혈투―2차 왕자의 난
이성계의 마지막 불꽃―조사의의 난

2장. 신하, 왕 사냥에 나서다
쿠데타의 백미―한명회와 수양대군의 난
또 하나의 ‘황제’ 출현―이징옥의 난
왕권이 멱살을 잡히다―이시애의 난
재발한 왕 사냥―중종반정
혼자만의 리그―조광조의 난

3장. 조선사 최대의 비극, 선조의 난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 기획 반역의 절정―정여립의 난
조선 시대의 촛불시위와 선조가 부추긴 반란―송유진의 난, 이몽학의 난
선조가 잉태한 조선사 최대의 비극―광해군과 칠서의 난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잡다―인조반정

4장. 테러, 완전범죄를 노리다
청출어람의 비극―소현세자 독살 사건
반역이 부른 반역의 이율배반―경종 독살 사건, 이인좌의 난
왕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정조 암살 미수 사건

5장. 봉기, 세상을 구하러 나서다
왕조 해체의 깃발을 들다―홍경래의 난
새로운 세상의 씨앗―갑오동학농민전쟁

번외. 영웅이 된 도적들
가장 화려한 강도―홍길동의 난
의적은 없다―임꺽정의 난
시대가 만든 영웅의 허상―장길산의 난

*부록 : 조선 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