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의 패배 이후 일본에서는 전쟁을 기억하는 많은 시설물들이 만들어 졌다. 평화기념(자료)관도 그 중의 하나이다. 전 세계 평화기념관의 50%는 일본에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본은 각 지자체 혹은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각지에 많은 평화기념관을 건립하였다. 그 중에는 군사박물관 성격이 강한 것도 있다.

이 책은 일본의 평화기념(자료)관에 대한 일종의 자료집이다. 1945년 패전 이후 일본에서는 전쟁에 대한 기억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로 일본 국민들에게 계승되고 이해되고 있을까 하는 문제를 일본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 평화기념관을 통하여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우선 이 자료집에서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關東 지역과 東北 지역 일대에 있는 주요 평화기념관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논문 편과 자료관 편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논문 편에서는 모두 6편의 글과 한편의 자료, 자료관 편에서는 총 20군데의 평화기념관을 소개하고 있다. 논문 편의 글은 한국의 평화기념관 건립 운동, 중국·일본의 평화기념관 소개, 일본의 전쟁 인식 문제 등을 다룬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료관 편에서는 주로 전쟁의 비참함, 대공습의 기억, 나가사키·히로시마의 원폭의 참상을 전함과 동시에 군인을 포함하여 전쟁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그리고 평화의 소중함을 호소하고 있는 내용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일본의 평화기념관의 전시 내용에서 과거 자신들의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솔직한 반성을 전제로 反戰과 평화를 호소하고 있는 경우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