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준 서울대 명예교수가 해방 이후로 현재까지의 한국현대사 전반을 돌아보면서 앞으로의 한국사회 발전 방향을 모색한 책이다. <Century-skipping Industrialization and Democratization of Korea>라는 영어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산업화로 대변되는 경제적 급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로 요약될 수 있는 지난 한국사회의 변화 과정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대기적 순서를 따르면서 한국 사회 내에서 정부, 기업, 시민사회, 지식인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역할과 국가·민족 담론 등을 논의하고 있다. 세계적 석학들의 견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한국현대사를 풀어나가면서 한국사회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지은이의 독특한 분석이 등장한다.

독재정권으로 기억되는 이승만 정권에서 국가를 기억시키는 과정을 발견하는가 하면, 한국의 유별난 지역감정에는 역으로 호남과 영남사람들에게 새로이 전개되는 정치·사회체제에 대한 커다란 기대가 담겨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한편 현재의 한국사회에서는 소통이 부족한 군중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네티즌, 이들의 감성적 기호에 맞춘 "문화정치", 옆걸음질치는 경제, 약화된 지식인의 역할, 도달점 없는 정쟁으로 일관하는 정치사회를 읽어낸다.

과거의 독재정치에 신음했고, 현재 분열하고 있는 한국사회를 바라보며 지은이는 "협치" 개념을 제시한다. 협치를 위한 정치능력은 다스리는 능력이 아니고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일할 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을 말한다. 건국 반세기가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협치"라는 새로운 국가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은이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