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트랜스 소시올-로지 004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 대등서명
- Economie marxiste du capitalisme
- 발행사항
- 서울 : 그린비, 2009
- 형태사항
- 175 p. : 도표 ; 23 cm
- 총서사항
- 트랜스 소시올-로지
- ISBN
- 9788976827258
- 청구기호
- 320.17 뒤33ㅎ
- 일반주기
- 원저자명: Gerard Dumenil, Dominique Levy
- 서지주기
- 참고문헌(p. 148-153)과 색인수록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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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료실 | 00012075 | 대출가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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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00012075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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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자료실
책 소개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은 현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를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분석틀을 통해 조망하고 있는 책이다. 경제학자인 제라르 뒤메닐과 도미니크 레비는 이 책에서 마르크스의 『자본』에서 사용된 핵심적인 이론적 개념에 대한 검토에서부터 시작해 주류경제학의 분야인 소득과 분배, 경쟁과정과 같은 주제들을 정교화한다. 이윤율 저하 경향 등의 개념들을 통해 저자들은 자본주의의 역사적 동역학을 추적하고, 현재의 자본주의 위기에 대항하고 더 나은 사회질서를 꿈꿀 수 있는 이론적 · 실천적 대안을 이 책에서 제안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위기를 분석하는 새로운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읽는다!!
자본주의 경제의 역사적 동역학에 관한 탁월한 분석!
“신자유주의와 그 위기(지금부터는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인)는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이론적 관점의 풍부함을 돋보이게 할 기회를 제공한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기를 바라며, 이러한 새로운 흐름이 세계 경제의 혼란으로부터 틀림없이 발생할 투쟁들과의 해후로 이어지기를 바란다.”_「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다시 세계 자본주의는 위기를 겪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기능양식(fonctionnement)인 신자유주의의 위기라고도 할 수 있다. 꾸준히 신자유주의를 비판해 왔던 좌파이론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신자유주의를 맹신해 왔던 주류 경제학의 일각에서도 신자유주의에 문제를 제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저자인 제라르 뒤메닐(G?rard Dum?nil)과 도미니크 레비(Dominique L?vy)는 바로 이런 비판적 흐름을 주도하는 경제학자들로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적 분석틀에 기반한, 현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연구로 세계적인 권위를 얻고 있다. 특히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경향’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불균형 미시경제학(Une micro?conomie de d?s?quilibre)이라는 독창적인 사유를 선보이면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이런 이론적 작업을 토대로 전 지구적인 경제위기의 도래를 경고하기도 했다.
이 책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서 뒤메닐과 레비는 마르크스의 이론이 나온 후 150년 동안 자본주의는 그 변형을 멈추지 않고 있으므로, 지금의 현실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마르크스의 사회?경제이론을 갱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문제의식 속에서 저자들은 마르크스주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생산관계나 계급들에 대한 명제들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수정하고 재정식화한다. 이러한 재정식화의 중심에는 계급구조 내에서의 관리직과 사무직 증대 및 자본주의적 소유관계를 체현하는 경영과 소유의 분리 등, 기존 마르크스주의의 틀로는 분석할 수 없었던 주제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저자들의 저작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책은 이 사유의 결과들을 간결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어, 저자들의 사유 전반과 그 핵심을 접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출간은 저자 중 한 명인 제라르 뒤메닐의 방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뒤메닐은 5월 25일 입국해, 26일에는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과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중앙대학교에서 특강을 하고, 29일에는 경상대학교 국제학술대회(마포구 동교동 린나이빌딩 10층)에 참가해 ‘세계 경제위기와 대안 세계화 운동에서의 마르크스주의적 대안’ 세션에서 ‘21세기 초의 위기와 계급대립’을 주제로 발표하는 등 한국의 지성계에 자신의 연구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뒤메닐의 방한 일정은 7쪽에 첨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으로 진단하는 신자유주의와 그 위기
이 책은 주류경제학의 주제인 소득과 분배, 경쟁과정과 같은 개념들을 마르크스주의적 분석틀을 통해 정교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사회와 역사에 대한 마르크스주의 이론(또는 역사유물론)을 통해서, 경제 이론과 역사에 대한 분석을 결합시키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더 포괄적이고 정교해진, 그리고 마르크스주의의 역사과학적 측면까지를 포괄하는 연구를 통해서 저자들은 현재의 전세계적 금융위기를 분석하는 유용한 틀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저자들은 현재의 전세계적 금융위기는 일차적으로 미국 경제의 위기이지만, 이 위기의 피해는 주변부에서 확대되어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자유주의가 위기를 맞이하기 전, 주변부 국가들 사이에서 국제자본의 유입으로 경제 발전이 촉진될 수 있다는 신화, 달러에 대한 환율변동의 안정성이 외국인 투자가의 국내 투자를 촉진한다는 신화가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높은 자본 비용, 환율의 안정성, 자본의 국제적 이동성의 결합은 오히려 그 자본이 유입된 국가의 성장을 해치며 새로운 거시경제적 불안정성을 만들어 내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결국, 신자유주의는 주변부 국가들의 성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국제금융과 초민족기업의 이윤강탈 과정이라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핵심처럼 생각되어 온 세계화는, 사실 자본주의의 발생과 함께 시작된 오래된 과정으로 마르크스는 세계화를 자본주의의 주요 경향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 세계화에 부과된 새로운 형태이자 기능양식이며, 현재의 신자유주의의 위기는 전체 자본주의 역사의 연속선상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신자유주의의 ‘역사’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신자유주의 출현의 결정적인 시점을,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화폐주의자’ (mon?taristes)라고 불리는 새로운 조류가 등장하기 시작하고,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이자율을 급격하게 상승시키기로 결정한(1979년) 1970년대를 꼽고 있다. 1970년대 들어 미국 최상위 가계의 부가 급감하고(본문 47쪽 '도표 5' 참조), 기업 배당이 줄고, 실질이자율은 제로 또는 마이너스가 되었으며, 인플레이션으로 주가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것이 그 근거로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신자유주의가 출현했으며, 그것은 일차적으로 금융자산과 같은 자산의 수익성을 회복시켰다. 1979년에 이자율의 급격한 인상 이후 오랫동안 지속되던 인플레이션은 끝이 났으며 실질이자율은 그 후 20여 년간 인상된 상태로 지속되었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새로운 흐름은 금융활동 일반과 금융투자의 유혹을 증대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금융화이다.
변화된 자본주의의 분석을 위한 마르크스주의의 갱신
경제학 내에는 시장 메커니즘의 수정을 주장하는 케인스주의나 제도주의와 같은 ‘비판적 경제학’의 흐름 역시 존재한다. 이들은 시장 메커니즘 이외의 제도?관습의 존재, 거시경제적 불안정성과 미시경제적 정보 비대칭성 등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런 이론들 역시 주류경제학과 관련성을 유지하면서 시장 메커니즘의 전제이자 결론인 경제주체의 합리성이라는 인류학적 가정을 그대로 존속시키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비판적 경제학’은 개선을 통해 시장 메커니즘이 올바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뒤메닐과 레비는 마르크스의 이론을 충실히 계승하고 갱신함으로써 경제학 일반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마르크스의 경제학 비판뿐만 아니라, 그와 필연적으로 연계될 수밖에 없는 ‘역사과학적’ 분석의 틀에 기반하여 마르크스 이후 변해 온 자본주의의 역사를 경제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동시에 분석해 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분석은 현대 자본주의의 양상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 마르크스의 이론은 현대 자본주의 분석에 적합지 않다는 통념을 철저히 반박한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마르크스의 이론에 기반한 독창적인 개념들과 방법론을 통해 자본주의의 역사적 동학을 추적하고, 현대 자본주의의 양상을 분석해 낸다. 불균형 미시경제학, 이윤율 저하 경향의 현대적 적용, 자본 - 관리주의(capito - cadrisme) 등이 바로 그 핵심적인 개념들이라 할 수 있다.
▶ 불균형 미시경제학
미시경제학은 개별 행위자의 행동에 대한 기술(記述)로부터 시작된다. 미시경제학은 이윤을 최적화하고 미래를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도록 개별 행위자의 행동을 연구하는데, 그 속에서 균형은 지배적인 개념이다. 뒤메닐과 레비는 이러한 미시경제학의 전제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고전파 경제학자와 마르크스의 불균형에 대한 개념으로부터 불균형 미시경제학을 발전시킨다. 미시경제학에서의 가정과 달리 ‘행위자’들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생산 능력과 생산량 사이의 불일치, 경제부문 간의 불균등한 이윤율, 인플레이션과 같은 불균형한 조건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런 불균형을 포착하면 그에 맞는 조정과정을 거쳐 행동을 변경하게 된다는 것이 불균형 미시경제학의 핵심이다.
이 불균형 미시경제학에서는 전체 경제 행위자의 행동이 연결되고 재결합되어 ‘일반적 불균형 모델’이 도출된다. 불균형에 대한 관찰과 그에 따른 행동의 변경은 불균형을 어느 정도 정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균형으로의 즉각적인 복귀를 보장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이러한 복귀가 경제 전체에서의 순차적 과정의 최종적 결과로서 점진적으로 달성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그 사이에 각종 충격이 발생하여 경제를 균형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데, 이는 결국 균형을 향한 수렴을 균형 주위에서의 구심운동으로 변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중요한 문제는 수렴, 구심운동 또는 조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과정이 어떤 조건 하에서 기능하는 데 성공하는가 아니면 실패하는가에 있다.
▶ 이윤율 저하 경향
마르크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임금, 기술, 고용, 자본축적, 성장 등과 같은 변수들의 장기적 동역학을 다루는 것으로서, 마르크스는 이 변수들 간의 상호관계를 추적하여 이윤율 저하 경향을 이끌어 낸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경향이 ‘균형으로 조정 가능한 경제순환’과 구별되는 근본적인 위기이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이 경향은 소득과 기술의 역사적 동역학에서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여러 차례의 위기를 극복하며 변모해 온 자본주의의 역사적 전개를 분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다.
이윤율은 자본축적에 영향을 미치고, 자본축적은 생산과 고용을 결정하며, 생산과 고용은 임금에 영향을 미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30년 동안 지속된 자본주의의 ‘영광의 30년’(les trente glorieuses)은 조절이론이나 일부 케인스주의자들이 이야기하듯 임금의 성장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윤율의 증가가 임금성장의 호조건을 창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이윤율의 저하로 인한 구조적 위기(성장의 둔화와 다양한 형태의 거시경제적 불안정성의 증가)는 자본주의의 소유 및 조직 형태의 신자유주의적 전환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19세기 말의 구조적 위기에 뒤이은 자본주의의 전환, 20세기에 등장한 미국 경제의 법인혁명 또는 관리혁명 역시 이윤율의 저하 경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자본-관리주의
관리직(cadre)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넓은 사회적 범주에 대한 정의로서, 임금소득자 중 경영의 구상과 결정 업무를 수행하는 상위분파를 지칭한다. 즉 관리직은 자본가적 소유자들에 의해 지배되고, 동시에 그들 자신은 노동자와 사무직을 지배하는 중간계급을 형성한다. 이윤율을 극대화하는 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이러한 중간계급이 20세기에 대거 등장하면서 20세기 자본주의의 특징을 이루게 된다. 저자들은 이렇게 등장한 관리직과 사무직들이 자본가나 프롤레타리아와 동일한 비중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새로운 사회계급을 구성한다고 본다.
이 책은 관리직의 등장, 변화된 계급구조, 자본주의 기능양식상의 변화를 ‘자본-관리주의’라는 새로운 사회구성체로서 지칭하면서 마르크스주의의 분석틀을 가지고 이를 분석해 낸다.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의 양상 역시 계속해서 수정되었다. 자본가는 기능자본가적 특성을 잃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기금을 관리하며 금융제도 및 기관 속에서 활동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본가 고유의 업무들을 관리직에게 위임한다. 하지만 이러한 계급구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관리주의가 자본주의를 완전히 초월한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저자들은 덧붙인다. 여전히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가 지배적이며, 관리주의는 자본주의 질서 내에 포섭되어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분석이다.
자본주의를 넘어 포스트자본주의로!
뒤메닐과 레비는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 ‘권력형세’(configurations de pouvoir)의 가장 최근의 변종일 뿐이며, 신자유주의의 종말이 곧바로 자본주의 역사의 종말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 책의 목적은 위기로부터 제기된 포스트신자유주의와 포스트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어떤 새로운 단계인가’, ‘근본적인 변화의 기회는 어떤 것인가’와 같은 질문들은 역사적 관점 밖에서는 제기할 수 없다. 따라서 역사과학적 경제학 비판인 마르크스의 이론이야말로 이러한 구상의 핵심적인 근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거대한 변증법적 역사, 계급구조, 그리고 계급권력과 타협을 위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국가’에 대한 이론 등, 마르크스가 체계화했던 핵심 테마들은 오늘날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중요한 참조점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다른 생산양식으로 이행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사회의 형태를 바꾸면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에게 자본주의를 극복할 희망이 없다는 암울한 결론을 내리고 있지는 않다. 신자유주의적 질서 이후의 권력형세, 사회의 기능양식의 규칙들, 그리고 인류가 진행해 나갈 궤적이 어떻게 바뀌어 나갈지는 오로지 대중투쟁들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메닐과 레비는 이러한 대중투쟁의 가능성, 즉 현재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고 더 나은 사회질서를 꿈꿀 수 있는 이론적 · 실천적 대안을 이 책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통해서 제시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위기를 분석하는 새로운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읽는다!!
자본주의 경제의 역사적 동역학에 관한 탁월한 분석!
“신자유주의와 그 위기(지금부터는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인)는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이론적 관점의 풍부함을 돋보이게 할 기회를 제공한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기를 바라며, 이러한 새로운 흐름이 세계 경제의 혼란으로부터 틀림없이 발생할 투쟁들과의 해후로 이어지기를 바란다.”_「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다시 세계 자본주의는 위기를 겪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기능양식(fonctionnement)인 신자유주의의 위기라고도 할 수 있다. 꾸준히 신자유주의를 비판해 왔던 좌파이론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신자유주의를 맹신해 왔던 주류 경제학의 일각에서도 신자유주의에 문제를 제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저자인 제라르 뒤메닐(G?rard Dum?nil)과 도미니크 레비(Dominique L?vy)는 바로 이런 비판적 흐름을 주도하는 경제학자들로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적 분석틀에 기반한, 현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연구로 세계적인 권위를 얻고 있다. 특히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경향’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불균형 미시경제학(Une micro?conomie de d?s?quilibre)이라는 독창적인 사유를 선보이면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이런 이론적 작업을 토대로 전 지구적인 경제위기의 도래를 경고하기도 했다.
이 책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서 뒤메닐과 레비는 마르크스의 이론이 나온 후 150년 동안 자본주의는 그 변형을 멈추지 않고 있으므로, 지금의 현실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마르크스의 사회?경제이론을 갱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문제의식 속에서 저자들은 마르크스주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생산관계나 계급들에 대한 명제들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수정하고 재정식화한다. 이러한 재정식화의 중심에는 계급구조 내에서의 관리직과 사무직 증대 및 자본주의적 소유관계를 체현하는 경영과 소유의 분리 등, 기존 마르크스주의의 틀로는 분석할 수 없었던 주제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저자들의 저작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책은 이 사유의 결과들을 간결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어, 저자들의 사유 전반과 그 핵심을 접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출간은 저자 중 한 명인 제라르 뒤메닐의 방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뒤메닐은 5월 25일 입국해, 26일에는 ‘세계 경제위기의 원인과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중앙대학교에서 특강을 하고, 29일에는 경상대학교 국제학술대회(마포구 동교동 린나이빌딩 10층)에 참가해 ‘세계 경제위기와 대안 세계화 운동에서의 마르크스주의적 대안’ 세션에서 ‘21세기 초의 위기와 계급대립’을 주제로 발표하는 등 한국의 지성계에 자신의 연구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뒤메닐의 방한 일정은 7쪽에 첨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으로 진단하는 신자유주의와 그 위기
이 책은 주류경제학의 주제인 소득과 분배, 경쟁과정과 같은 개념들을 마르크스주의적 분석틀을 통해 정교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사회와 역사에 대한 마르크스주의 이론(또는 역사유물론)을 통해서, 경제 이론과 역사에 대한 분석을 결합시키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더 포괄적이고 정교해진, 그리고 마르크스주의의 역사과학적 측면까지를 포괄하는 연구를 통해서 저자들은 현재의 전세계적 금융위기를 분석하는 유용한 틀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저자들은 현재의 전세계적 금융위기는 일차적으로 미국 경제의 위기이지만, 이 위기의 피해는 주변부에서 확대되어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신자유주의가 위기를 맞이하기 전, 주변부 국가들 사이에서 국제자본의 유입으로 경제 발전이 촉진될 수 있다는 신화, 달러에 대한 환율변동의 안정성이 외국인 투자가의 국내 투자를 촉진한다는 신화가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높은 자본 비용, 환율의 안정성, 자본의 국제적 이동성의 결합은 오히려 그 자본이 유입된 국가의 성장을 해치며 새로운 거시경제적 불안정성을 만들어 내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결국, 신자유주의는 주변부 국가들의 성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국제금융과 초민족기업의 이윤강탈 과정이라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핵심처럼 생각되어 온 세계화는, 사실 자본주의의 발생과 함께 시작된 오래된 과정으로 마르크스는 세계화를 자본주의의 주요 경향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 세계화에 부과된 새로운 형태이자 기능양식이며, 현재의 신자유주의의 위기는 전체 자본주의 역사의 연속선상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신자유주의의 ‘역사’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신자유주의 출현의 결정적인 시점을,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화폐주의자’ (mon?taristes)라고 불리는 새로운 조류가 등장하기 시작하고,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이자율을 급격하게 상승시키기로 결정한(1979년) 1970년대를 꼽고 있다. 1970년대 들어 미국 최상위 가계의 부가 급감하고(본문 47쪽 '도표 5' 참조), 기업 배당이 줄고, 실질이자율은 제로 또는 마이너스가 되었으며, 인플레이션으로 주가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것이 그 근거로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신자유주의가 출현했으며, 그것은 일차적으로 금융자산과 같은 자산의 수익성을 회복시켰다. 1979년에 이자율의 급격한 인상 이후 오랫동안 지속되던 인플레이션은 끝이 났으며 실질이자율은 그 후 20여 년간 인상된 상태로 지속되었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새로운 흐름은 금융활동 일반과 금융투자의 유혹을 증대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금융화이다.
변화된 자본주의의 분석을 위한 마르크스주의의 갱신
경제학 내에는 시장 메커니즘의 수정을 주장하는 케인스주의나 제도주의와 같은 ‘비판적 경제학’의 흐름 역시 존재한다. 이들은 시장 메커니즘 이외의 제도?관습의 존재, 거시경제적 불안정성과 미시경제적 정보 비대칭성 등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런 이론들 역시 주류경제학과 관련성을 유지하면서 시장 메커니즘의 전제이자 결론인 경제주체의 합리성이라는 인류학적 가정을 그대로 존속시키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비판적 경제학’은 개선을 통해 시장 메커니즘이 올바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뒤메닐과 레비는 마르크스의 이론을 충실히 계승하고 갱신함으로써 경제학 일반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마르크스의 경제학 비판뿐만 아니라, 그와 필연적으로 연계될 수밖에 없는 ‘역사과학적’ 분석의 틀에 기반하여 마르크스 이후 변해 온 자본주의의 역사를 경제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동시에 분석해 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분석은 현대 자본주의의 양상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 마르크스의 이론은 현대 자본주의 분석에 적합지 않다는 통념을 철저히 반박한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마르크스의 이론에 기반한 독창적인 개념들과 방법론을 통해 자본주의의 역사적 동학을 추적하고, 현대 자본주의의 양상을 분석해 낸다. 불균형 미시경제학, 이윤율 저하 경향의 현대적 적용, 자본 - 관리주의(capito - cadrisme) 등이 바로 그 핵심적인 개념들이라 할 수 있다.
▶ 불균형 미시경제학
미시경제학은 개별 행위자의 행동에 대한 기술(記述)로부터 시작된다. 미시경제학은 이윤을 최적화하고 미래를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도록 개별 행위자의 행동을 연구하는데, 그 속에서 균형은 지배적인 개념이다. 뒤메닐과 레비는 이러한 미시경제학의 전제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고전파 경제학자와 마르크스의 불균형에 대한 개념으로부터 불균형 미시경제학을 발전시킨다. 미시경제학에서의 가정과 달리 ‘행위자’들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생산 능력과 생산량 사이의 불일치, 경제부문 간의 불균등한 이윤율, 인플레이션과 같은 불균형한 조건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런 불균형을 포착하면 그에 맞는 조정과정을 거쳐 행동을 변경하게 된다는 것이 불균형 미시경제학의 핵심이다.
이 불균형 미시경제학에서는 전체 경제 행위자의 행동이 연결되고 재결합되어 ‘일반적 불균형 모델’이 도출된다. 불균형에 대한 관찰과 그에 따른 행동의 변경은 불균형을 어느 정도 정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균형으로의 즉각적인 복귀를 보장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이러한 복귀가 경제 전체에서의 순차적 과정의 최종적 결과로서 점진적으로 달성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그 사이에 각종 충격이 발생하여 경제를 균형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데, 이는 결국 균형을 향한 수렴을 균형 주위에서의 구심운동으로 변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중요한 문제는 수렴, 구심운동 또는 조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과정이 어떤 조건 하에서 기능하는 데 성공하는가 아니면 실패하는가에 있다.
▶ 이윤율 저하 경향
마르크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임금, 기술, 고용, 자본축적, 성장 등과 같은 변수들의 장기적 동역학을 다루는 것으로서, 마르크스는 이 변수들 간의 상호관계를 추적하여 이윤율 저하 경향을 이끌어 낸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경향이 ‘균형으로 조정 가능한 경제순환’과 구별되는 근본적인 위기이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이 경향은 소득과 기술의 역사적 동역학에서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여러 차례의 위기를 극복하며 변모해 온 자본주의의 역사적 전개를 분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다.
이윤율은 자본축적에 영향을 미치고, 자본축적은 생산과 고용을 결정하며, 생산과 고용은 임금에 영향을 미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30년 동안 지속된 자본주의의 ‘영광의 30년’(les trente glorieuses)은 조절이론이나 일부 케인스주의자들이 이야기하듯 임금의 성장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윤율의 증가가 임금성장의 호조건을 창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이윤율의 저하로 인한 구조적 위기(성장의 둔화와 다양한 형태의 거시경제적 불안정성의 증가)는 자본주의의 소유 및 조직 형태의 신자유주의적 전환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19세기 말의 구조적 위기에 뒤이은 자본주의의 전환, 20세기에 등장한 미국 경제의 법인혁명 또는 관리혁명 역시 이윤율의 저하 경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자본-관리주의
관리직(cadre)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넓은 사회적 범주에 대한 정의로서, 임금소득자 중 경영의 구상과 결정 업무를 수행하는 상위분파를 지칭한다. 즉 관리직은 자본가적 소유자들에 의해 지배되고, 동시에 그들 자신은 노동자와 사무직을 지배하는 중간계급을 형성한다. 이윤율을 극대화하는 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이러한 중간계급이 20세기에 대거 등장하면서 20세기 자본주의의 특징을 이루게 된다. 저자들은 이렇게 등장한 관리직과 사무직들이 자본가나 프롤레타리아와 동일한 비중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새로운 사회계급을 구성한다고 본다.
이 책은 관리직의 등장, 변화된 계급구조, 자본주의 기능양식상의 변화를 ‘자본-관리주의’라는 새로운 사회구성체로서 지칭하면서 마르크스주의의 분석틀을 가지고 이를 분석해 낸다.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의 양상 역시 계속해서 수정되었다. 자본가는 기능자본가적 특성을 잃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기금을 관리하며 금융제도 및 기관 속에서 활동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본가 고유의 업무들을 관리직에게 위임한다. 하지만 이러한 계급구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관리주의가 자본주의를 완전히 초월한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저자들은 덧붙인다. 여전히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가 지배적이며, 관리주의는 자본주의 질서 내에 포섭되어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분석이다.
자본주의를 넘어 포스트자본주의로!
뒤메닐과 레비는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 ‘권력형세’(configurations de pouvoir)의 가장 최근의 변종일 뿐이며, 신자유주의의 종말이 곧바로 자본주의 역사의 종말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 책의 목적은 위기로부터 제기된 포스트신자유주의와 포스트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어떤 새로운 단계인가’, ‘근본적인 변화의 기회는 어떤 것인가’와 같은 질문들은 역사적 관점 밖에서는 제기할 수 없다. 따라서 역사과학적 경제학 비판인 마르크스의 이론이야말로 이러한 구상의 핵심적인 근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거대한 변증법적 역사, 계급구조, 그리고 계급권력과 타협을 위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국가’에 대한 이론 등, 마르크스가 체계화했던 핵심 테마들은 오늘날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중요한 참조점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다른 생산양식으로 이행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사회의 형태를 바꾸면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에게 자본주의를 극복할 희망이 없다는 암울한 결론을 내리고 있지는 않다. 신자유주의적 질서 이후의 권력형세, 사회의 기능양식의 규칙들, 그리고 인류가 진행해 나갈 궤적이 어떻게 바뀌어 나갈지는 오로지 대중투쟁들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메닐과 레비는 이러한 대중투쟁의 가능성, 즉 현재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고 더 나은 사회질서를 꿈꿀 수 있는 이론적 · 실천적 대안을 이 책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통해서 제시하고 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_ 위기 속의 자본주의
1장_ 마르크스주의적 분석틀
다중적 구성요소의 저작 | 마르크스주의와 다양한‘주의들’ | 사실로부터 해석으로
2장_ 자본주의의 한 세기
20세기 자본주의의 변화들 | 경향과 위기 | 경제순환과 경쟁 | 이론에 대한 검토
3장_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 비용과 이익
4장_ 경쟁과 순환
경쟁이론 | 불균형 미시경제학 | 위기와 경제순환 | 또 다른 이론들? | 비례의 안정성과 규모의 불안정성
5장_ 소득, 기술, 그리고 구조적 위기
소득의 이중적인 동역학 | 기술과 이윤율의 경향들 | 구조적 위기와 반경향들 | 불균형과 사후적 정정의 동역학
6장_ 사회와 역사에 대한 이론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 자본주의적 계급들 | 국가 | 역사의 동역학
7장_ 관리직 가설
계급구조의 전환 | 관리직과 사무직: 자본주의의 중간계급 | 포스트자본주의적 생산관계의 출현 | 사회구성체로서 자본-관리주의
8장_ 진행 중인 역사
20세기의 금융과 관리 | 금융의 첫번째 헤게모니와 관리직의 부상 | 관리직 권력의 우위 | 두번째 금융 헤게모니와 신자유주의
참고문헌
옮긴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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