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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의 그린스펀, 최용식 소장의 환율로 읽는 경제이야기
환율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성장잠재력 및 국제경쟁력과의 전쟁이다. 이 전쟁은 내부에서도 진행되고 외부에서도 진행된다. 내부적으로는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향상되느냐 저하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고, 외부적으로는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우세하냐 혹은 우세하게 만드느냐에 의해 성패가 좌우된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역사 속에서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둘러싼 환율정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 최용식 소장은 최근 발간한 <환율전쟁>을 통해 환율이 세계경제에서 가지는 의미와 환율정책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객관적으로 전하며, 일반 독자들에게 환율변동의 메커니즘을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이 책은 자칫 지나치기 쉬운 환율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환율변동의 메커니즘을 살펴라
2008년 여름, 우리 경제는 갑작스런 외환위기설에 휩싸였다. 만약 외환위기가 또 닥친다면 외환 유동성이 경색되어 환율폭등이 재현될 것이기에 너도나도 달러를 사들이기에 바빴다. 실제로 환율은 폭등했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900원대에서 1,500원대로 뛰었다.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풀어서 환율을 안정시키려고 했고, 실제로 외환보유고는 무려 600억 달러나 감소했다. 그사이에 몇몇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우리나라가 잃은 외환보유고 중에서 350억 달러 이상을 챙겨갔다. 우리 국민이 피땀 흘려 벌어들인 외화는 이렇게 외국인 손에 허무하게 넘어가고 말았다.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실제로 국내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환율이 낮을 때에는 달러를 팔았고, 환율이 높을 때에는 사들였다. 당연히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정책당국도 마찬가지였다. 반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율이 낮을 때에는 사들였고, 환율이 높을 때에는 팔았다. 외국인들은 너무나도 쉽게 큰 이익을 남겼다. 결국 국내 외환시장 참여자들, 외환전문가들, 경제전문가들이 환율변동의 메커니즘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이다.
환율변동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만 제대로 알았더라도 이런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환율변동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 외환시장에서 우리 국민이 손해를 보는 일을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고, 우리의 소중한 국부가 허무하게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더욱이 환율변동에 대한 이해는 나라의 명운을 가르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환율변동에 적절하게 대응할 경우에는 나라가 융성했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나라가 쇠락했다.
제대로 된 환율정책이 필요하다
환율정책은 환율변동에 대한 대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환율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경제변수들에 대한 대응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다. 특히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국제수지에 대한 대응은 어느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제수지는 크게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로 나뉘는데, 경상수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국제경쟁력이고, 자본수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성장잠재력이다. 간단히 말해, 국제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이 환율정책의 핵심인 셈이다.
현실적으로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추이만 잘 살펴도 누구나 비교적 정확하게 환율변동을 읽어낼 수 있다. 국제경쟁력이 강화되는지 약화되는지를 알면 경상수지의 향후 추이를 비교적 정확하게 내다볼 수 있다. 그리고 성장잠재력이 상승하는 하락하는지를 알면 자본수지의 향후 추이도 비교적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 이것만 이해하면 외환시장에서 손해를 보는 일을 피할 수 있고, 우리 국부가 허무하게 외국인의 손에 넘어가는 일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국제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 경제의 쇠락을 막을 수 있고, 오히려 더 융성해지게 만들 수도 있다.
환율 문제는 이론적인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이론에 집착하면 지나치게 딱딱해지고 재미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이론적인 접근보다는 실전 사례를 중심으로 접근하여 환율변동의 메커니즘과 흥망성쇠를 설명하기로 결심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은 외환시장을 한결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환율변동에 대한 예측력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외환시장에서 더 이상 손실을 보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환율은 국가경제의 흥망성쇠까지 좌우한다
세계 각국 정부는 환율의 동향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인다. 외국과의 거래를 본격화한 옛날부터 모든 나라는 매일매일 환율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환율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들은 경제적 번영을 누렸고, 패퇴한 나라들은 심각한 경제난을 감내해야 했다. 한 나라가 자국 통화의 대외가치, 즉 환율을 대상으로 치르는 전쟁에서 이겨내는 일은 한 나라의 경제적 명운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물론 경제의 흥망성쇠가 환율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경제변수들이 함께 작동하여 국가경제를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하며, 성장하게도 하고 쇠락하게도 한다.
이제는 환율전쟁의 시대다!
일본 경제는 다른 나라들,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과의 환율전쟁에서 이겼을 때 초장기 번영을 누렸다. 한때는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을 훌쩍 넘어선 적도 있다. 1980년대까지는 환율정책이 그런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당시에 일본 기업은 미국 경제의 상징인 록펠러 빌딩을 매입하기도 했고, 미국 문화의 상징인 영화사들을 상당수 사들였으며, 세계적인 미술품이나 골동품을 매집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에는 미국과의 환율전쟁은 물론이고 환율을 상대로 국내에서 치른 전쟁에서조차 패퇴했고, 그 결과 초장기 경기침체를 겪어야 했다. 잠시 경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가 다시 고꾸라지곤 했다. 지금도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나라에 속한다.
이처럼 세계적인 경제패권을 쥐었던 나라들은 예외 없이 환율정책에 성공했으며, 경제패권을 다른 나라에 넘겨준 것은 환율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세계대공황도 환율정책의 실패로 초래되었고,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도 환율정책 때문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와 같은 역사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환율이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한 나라의 경제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과 기업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대표적인 환율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길을 찾아라
역사적으로 환율정책은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다. 따라서 이런 역사적 사례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다. 특히 국가경제의 미래나 환율의 변동을 읽어내는 데 실전적인 교훈을 줄 것이다. 그런 사례들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환율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과 환율변동을 결정하는 경제원리를 이해하는 일이다.
환율정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정확하게 추정해야 한다. 만약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할 경우에는 환율정책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 환율정책은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정확하게 추정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 경제는 곧 탈진한다. 반면에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 낮은 성장률을 장기간 기록하면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들어보자. 마라톤 선수가 자신의 능력(체력)보다 더 빨리 뛰려고 한다면, 곧바로 탈진하여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된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능력보다 더 느리게 뛰려고만 한다면, 그의 실력은 점점 더 떨어지고 만다. 마라톤 실력은 최대한 빨리 뛰려고 노력하는 가운데에서 향상되기 때문이다. 환율정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환율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돈을 부른다
지난 2008년은 환율이 경제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한 해였다. 또한 환율변동에 둔감하면 얼마나 큰 손실을 입어야 하는지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특히 외국에서 외채를 빌려와 국내에 대출하고 투자했던 국내 은행들은 환율의 폭발적 상승으로 심각한 환차손을 입어야 했다.
그것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외채를 갚기 위해 우리 돈으로 약 37조 원을 동원하는 바람에 국내 은행은 자금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은행이 이처럼 대규모 자금을 외채상환에 사용하자 국내 금융시장 전체가 극심한 신용경색에 시달려야 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책임을 묻지 않을 터이니 대출하라”고 당부해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신용경색이 심각했다. 결국 국내경기는 2008년 4/4분기에 급강하하여 전기 대비 성장률이 연률로 -18.8%를 기록하고 말았다. 그만큼의 국부가 날아간 셈이었다.
우리 기업들이 입은 키코(KIKO, 환율변동 손실에 대한 금융보험의 일종) 피해도 10조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흑자 기업까지 도산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국내경기하강에 따른 피해와 비교하면 이것은 오히려 약과였다.
그럼 2008년의 환율폭등은 불가피한 일이었을까?
시중에 떠돌았던 소문대로 우리 경제가 심각한 금융위기 혹은 외환위기를 겪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환율변동에 대해 조금만 더 잘 이해했더라도 환율폭등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고, 그에 따른 국가적 손실이나 기업 혹은 개인의 손실도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었다. 더욱이 당시의 외환위기설과 그에 따른 환율폭등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에게 최소 35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안겨줬는데, 이것은 우리 국민들이 피땀 어린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다. 이런 국부 유출 역시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었다.
환율변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올바르게 안다면 내국인도 외국인 못지않게 돈을 벌 수 있다. 국내 경제상황은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훨씬 더 넓게 그리고 더 깊게 알 수 있으므로, 외국인과의 경쟁에서 내국인이 얼마든지 우세를 점할 수 있고 또한 그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환율변동만 제대로 읽어낼 수 있다면 외국인들이 벌어들인 돈을 내국인이 되찾을 수 있는 길도 열릴 수 있다. 이 책이 여기에 기여하기를 그리고 우리 경제의 번영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해본다.
환율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성장잠재력 및 국제경쟁력과의 전쟁이다. 이 전쟁은 내부에서도 진행되고 외부에서도 진행된다. 내부적으로는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향상되느냐 저하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고, 외부적으로는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우세하냐 혹은 우세하게 만드느냐에 의해 성패가 좌우된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역사 속에서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둘러싼 환율정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 최용식 소장은 최근 발간한 <환율전쟁>을 통해 환율이 세계경제에서 가지는 의미와 환율정책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객관적으로 전하며, 일반 독자들에게 환율변동의 메커니즘을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이 책은 자칫 지나치기 쉬운 환율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환율변동의 메커니즘을 살펴라
2008년 여름, 우리 경제는 갑작스런 외환위기설에 휩싸였다. 만약 외환위기가 또 닥친다면 외환 유동성이 경색되어 환율폭등이 재현될 것이기에 너도나도 달러를 사들이기에 바빴다. 실제로 환율은 폭등했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900원대에서 1,500원대로 뛰었다.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풀어서 환율을 안정시키려고 했고, 실제로 외환보유고는 무려 600억 달러나 감소했다. 그사이에 몇몇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우리나라가 잃은 외환보유고 중에서 350억 달러 이상을 챙겨갔다. 우리 국민이 피땀 흘려 벌어들인 외화는 이렇게 외국인 손에 허무하게 넘어가고 말았다.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실제로 국내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환율이 낮을 때에는 달러를 팔았고, 환율이 높을 때에는 사들였다. 당연히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정책당국도 마찬가지였다. 반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율이 낮을 때에는 사들였고, 환율이 높을 때에는 팔았다. 외국인들은 너무나도 쉽게 큰 이익을 남겼다. 결국 국내 외환시장 참여자들, 외환전문가들, 경제전문가들이 환율변동의 메커니즘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이다.
환율변동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만 제대로 알았더라도 이런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환율변동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 외환시장에서 우리 국민이 손해를 보는 일을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고, 우리의 소중한 국부가 허무하게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더욱이 환율변동에 대한 이해는 나라의 명운을 가르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환율변동에 적절하게 대응할 경우에는 나라가 융성했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나라가 쇠락했다.
제대로 된 환율정책이 필요하다
환율정책은 환율변동에 대한 대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환율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경제변수들에 대한 대응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다. 특히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국제수지에 대한 대응은 어느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제수지는 크게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로 나뉘는데, 경상수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국제경쟁력이고, 자본수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성장잠재력이다. 간단히 말해, 국제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이 환율정책의 핵심인 셈이다.
현실적으로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추이만 잘 살펴도 누구나 비교적 정확하게 환율변동을 읽어낼 수 있다. 국제경쟁력이 강화되는지 약화되는지를 알면 경상수지의 향후 추이를 비교적 정확하게 내다볼 수 있다. 그리고 성장잠재력이 상승하는 하락하는지를 알면 자본수지의 향후 추이도 비교적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 이것만 이해하면 외환시장에서 손해를 보는 일을 피할 수 있고, 우리 국부가 허무하게 외국인의 손에 넘어가는 일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국제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 경제의 쇠락을 막을 수 있고, 오히려 더 융성해지게 만들 수도 있다.
환율 문제는 이론적인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이론에 집착하면 지나치게 딱딱해지고 재미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이론적인 접근보다는 실전 사례를 중심으로 접근하여 환율변동의 메커니즘과 흥망성쇠를 설명하기로 결심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은 외환시장을 한결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환율변동에 대한 예측력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외환시장에서 더 이상 손실을 보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환율은 국가경제의 흥망성쇠까지 좌우한다
세계 각국 정부는 환율의 동향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인다. 외국과의 거래를 본격화한 옛날부터 모든 나라는 매일매일 환율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환율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들은 경제적 번영을 누렸고, 패퇴한 나라들은 심각한 경제난을 감내해야 했다. 한 나라가 자국 통화의 대외가치, 즉 환율을 대상으로 치르는 전쟁에서 이겨내는 일은 한 나라의 경제적 명운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물론 경제의 흥망성쇠가 환율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경제변수들이 함께 작동하여 국가경제를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하며, 성장하게도 하고 쇠락하게도 한다.
이제는 환율전쟁의 시대다!
일본 경제는 다른 나라들,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과의 환율전쟁에서 이겼을 때 초장기 번영을 누렸다. 한때는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을 훌쩍 넘어선 적도 있다. 1980년대까지는 환율정책이 그런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당시에 일본 기업은 미국 경제의 상징인 록펠러 빌딩을 매입하기도 했고, 미국 문화의 상징인 영화사들을 상당수 사들였으며, 세계적인 미술품이나 골동품을 매집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에는 미국과의 환율전쟁은 물론이고 환율을 상대로 국내에서 치른 전쟁에서조차 패퇴했고, 그 결과 초장기 경기침체를 겪어야 했다. 잠시 경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가 다시 고꾸라지곤 했다. 지금도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나라에 속한다.
이처럼 세계적인 경제패권을 쥐었던 나라들은 예외 없이 환율정책에 성공했으며, 경제패권을 다른 나라에 넘겨준 것은 환율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세계대공황도 환율정책의 실패로 초래되었고,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도 환율정책 때문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와 같은 역사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환율이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한 나라의 경제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과 기업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대표적인 환율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길을 찾아라
역사적으로 환율정책은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다. 따라서 이런 역사적 사례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다. 특히 국가경제의 미래나 환율의 변동을 읽어내는 데 실전적인 교훈을 줄 것이다. 그런 사례들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환율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과 환율변동을 결정하는 경제원리를 이해하는 일이다.
환율정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정확하게 추정해야 한다. 만약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할 경우에는 환율정책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 환율정책은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정확하게 추정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 경제는 곧 탈진한다. 반면에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 낮은 성장률을 장기간 기록하면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들어보자. 마라톤 선수가 자신의 능력(체력)보다 더 빨리 뛰려고 한다면, 곧바로 탈진하여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된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능력보다 더 느리게 뛰려고만 한다면, 그의 실력은 점점 더 떨어지고 만다. 마라톤 실력은 최대한 빨리 뛰려고 노력하는 가운데에서 향상되기 때문이다. 환율정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환율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돈을 부른다
지난 2008년은 환율이 경제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한 해였다. 또한 환율변동에 둔감하면 얼마나 큰 손실을 입어야 하는지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특히 외국에서 외채를 빌려와 국내에 대출하고 투자했던 국내 은행들은 환율의 폭발적 상승으로 심각한 환차손을 입어야 했다.
그것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외채를 갚기 위해 우리 돈으로 약 37조 원을 동원하는 바람에 국내 은행은 자금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은행이 이처럼 대규모 자금을 외채상환에 사용하자 국내 금융시장 전체가 극심한 신용경색에 시달려야 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책임을 묻지 않을 터이니 대출하라”고 당부해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신용경색이 심각했다. 결국 국내경기는 2008년 4/4분기에 급강하하여 전기 대비 성장률이 연률로 -18.8%를 기록하고 말았다. 그만큼의 국부가 날아간 셈이었다.
우리 기업들이 입은 키코(KIKO, 환율변동 손실에 대한 금융보험의 일종) 피해도 10조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흑자 기업까지 도산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국내경기하강에 따른 피해와 비교하면 이것은 오히려 약과였다.
그럼 2008년의 환율폭등은 불가피한 일이었을까?
시중에 떠돌았던 소문대로 우리 경제가 심각한 금융위기 혹은 외환위기를 겪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환율변동에 대해 조금만 더 잘 이해했더라도 환율폭등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고, 그에 따른 국가적 손실이나 기업 혹은 개인의 손실도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었다. 더욱이 당시의 외환위기설과 그에 따른 환율폭등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에게 최소 35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안겨줬는데, 이것은 우리 국민들이 피땀 어린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다. 이런 국부 유출 역시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었다.
환율변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올바르게 안다면 내국인도 외국인 못지않게 돈을 벌 수 있다. 국내 경제상황은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훨씬 더 넓게 그리고 더 깊게 알 수 있으므로, 외국인과의 경쟁에서 내국인이 얼마든지 우세를 점할 수 있고 또한 그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환율변동만 제대로 읽어낼 수 있다면 외국인들이 벌어들인 돈을 내국인이 되찾을 수 있는 길도 열릴 수 있다. 이 책이 여기에 기여하기를 그리고 우리 경제의 번영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해본다.
목차
왜 환율인가?
환율이 경기의 향방을 가른다
환율은 금융시장의 신용경색도 부른다
환율은 국가경제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
이제는 환율전쟁의 시대이다
2 환율, 어떻게 움직이고 무엇을 결정하나?
환율변동을 결정하는 자본수지와 경상수지
자본수지는 성장률, 이자율, 환차익 등이 결정한다
경상수지는 가격경쟁력이 결정한다
품질경쟁력도 경상수지를 결정한다
국제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은 무엇이 결정하는가
경제의 악순환과 선순환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은 어떻게 추정하는가
넓은 의미의 환율정책
3 환율전쟁의 역사
세계 최초의 경제패권 국가 몽골
환율전쟁의 이야기 속으로
나침반, 인쇄술, 화약 그리고 유럽의 발흥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의 발흥과 쇠락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경제패권 획득
스페인의 융성과 쇠락
네덜란드의 경제패권 획득과 쇠락
프랑스의 도전과 실패
영국의 경제패권 지배와 쇠락
독일의 도전과 제1차 세계대전
미국 경제의 발흥
4 대표적인 환율정책의 성공과 실패
영국, 과대평가된 파운드화로 잃어버린 10년
프랑스 환율정책에 따라 웃고 울다
세계 대공황과 환율정책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환율정책과 세계적인 경제호황
1970년대 이후 미국 환율정책
일본 경제 초장기 번영의 비밀
국제수지 흑자가 일본 초장기침체의 단초다
일본 경제의 20년 침체, 왜 일어났나?
5 우리나라의 환율정책
김대중 정권, 위기설 속의 눈부신 성장
노무현 정권, 잘못 평가된 잠재성장률
이명박 정권의 국제경쟁력과 성장잠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