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몽골 서북부 지역의 선사 및 고대 암각화의 세계를 파악하여 중앙아시아 속에서 한국 민족 문화의 기원과 계통성 파악하기 위해 기획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몽골의 서북부 지역에 분포하는 여섯 곳의 암각화 유적지와 두 곳의 사슴 돌 유적지를 조사하였습니다.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 이 책은, 논고 편에서 조사개요 및 유적지 현황, 오브스 아이막 고고학 연구 현황, 오브스 아이막 암각화의 세계, 몽골 바위그림과 한국 선사 및 고대 미술의 상관성 등을 다룬 글을 수록하였습니다. 자료 편에서는 암각화와 사슴 돌을 구분하여 소개하였는데, 우선 암각화의 세계는 조라그트 하드, 후렝 우주르 하단 올, 후흐딘 오보, 친군자빈 이흐 바가 모나, 라샨 하드, 우주르 하드 등 여섯 곳의 유적지가, 사슴 돌의 세계는 하노이와 오쉬긴 톨고이 등 두 곳의 유적지를 소개하였습니다.
총 340여 장의 사진과 25개의 사슴 돌 도면을 포함한 200여 장의 도면이 함께 제시되어 몽골 서북부 지역의 암각화는 물론이고 사슴 돌의 세계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책 속에서 소개하는 암각화와 사슴 돌 등은 이 지역에 거주하였던 선사 및 고대 수렵 및 유목민들의 정신 및 물질문화 그리고 주변 세계 등을 조형 언어로 번역하여 기록한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이를 통해서 몽골 서북부 지역 내 암각화 및 사슴 돌의 세계와 조형 양상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남부시베리아, 산지 알타이, 내몽골 그리고 우리나라 선사 시대 암각화와 직접적인 비교 연구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 수록된 사진과 도면은 모두 몽골 현장 조사 과정에서 수집한 것이며, 특히 그간에 무비판적으로 활용하였던 탁본 조사를 피하고 폴리에틸렌을 통하여 형상들을 1:1로 정교하게 채록하였습니다.
이 책은 선사 및 고대 미술의 양식 변천 과정, 수렵 및 유목민 미술의 보편성 그리고 이 지역에서 꽃 핀 사슴 돌 문화의 독창성 등을 짚어내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특히 이 지역의 암각화 유적지에서는 우리나라 천전리, 경주 금장대, 포항 칠포리 그리고 안동 수곡리 등지의 암각화 속에서 살펴지는 기하학적 형상, 발자국, 말발굽, 동물 발자국 그리고 여성 생식기 등의 형상과 유사한 도형들이 집중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향후 한국 선사 미술의 계통성 연구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