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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빈곤은 지구상 최악의 인권문제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인권활동가로서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 곳곳의 인권유린 현장을 누비며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을 이끌었던 저자는 빈곤문제와 인권문제가 너무나 밀접하게 얽혀있다는 것을 체험으로 깨닫게 되었다.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하다 경찰에 신고하러 가기 위한 차비가 없어 결국은 맞아죽은 어느 남아공 여인의 슬픈 이야기가 이 연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쟁과 내전으로 모든 것을 빼앗긴 난민들, 차별과 배척으로 인해 빈곤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소수자들, 최악의 주거환경에서조차 쫓겨나야 하는 슬럼주민들, 빈곤과 폭력의 이중고에 고통 받는 여성들의 실상은 '빈곤이 지구상 최악의 인권문제’라는 저자의 문제의식을 뒷받침한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빈곤과 인권유린의 악순환을 본인의 체험과 광범위한 사례를 통해 고발할 뿐만 아니라, 빈곤의 종식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경제만으로는 풀 수 없다
빈곤을 물질적 결핍이라는 현상으로만 파악하고, 외국원조와 결부된 경제성장을 통해 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존의 경제론적인 접근법에 대해 저자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경제적 분석이 빈곤의 본질과 전체적인 그림을 포착할 수 없고, 경제적 해법만으로는 빈곤을 종식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빈곤퇴치(=경제성장)를 위해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중국정부의 논리가 왜 허구인지를 조목조목 따진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의 빈곤율과 부패지수가 오히려 그렇지 않은 국가들보다 훨씬 더 높다는 ‘천연자원의 저주’ 사례들은 경제적 해법을 주장하는 논리에 대한 강력한 반증으로 보인다. 사람들을 가난에 빠뜨리고 그 굴레 속에 묶어두는 것은 박탈과 폭력, 차별과 배척 같은 인권 차원의 문제들이므로 빈곤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인권적 프레임이 필수적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힘을 받는 대목이다.
빈곤종식을 위한 전략
빈곤이 근본적으로 인권문제라고 규정한 저자는 빈곤종식을 위한 최우선 과제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힘이 없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을 획득할 수 없고, 안전을 확보할 수도, 자기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힘은 ‘저항’의 의미보다는 ‘참여’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어 그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 주체로서 ‘참여’할 때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빈곤퇴치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어서 빈곤과의 투쟁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함정을 보여주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들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어떤 전략이라도 인권의 존중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것은 또 하나의 전략이 아니라 모든 전략의 본질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들의 인식전환과 행동을 호소하면서 세계인권선언문 제 1조에 있는 말로 끝을 맺는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아이린 칸과의 인터뷰 중에서
Q)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태어난 저는 독립전쟁을 직접 겪으며 자랐습니다. 길가에는 피로 흥건한 시체들이 널려있었고 총알이 날아와 창문이 부서지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목격했습니다. 1971년에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 학교가 문을 닫게 되어 당시 열세 살이었던 나와 자매들은 집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셋은 누군가가 강간당하는 끔찍한 소리와 군인들이 행군하는 소리를 들었답니다. 저희는 그때, 만약 군인들이 쳐들어와 우리한테도 그런 끔찍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평생 인도주의 단체에 몸담게 된 것도 어쩌면 끔찍한 인권침해 현장을 목격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람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국제앰네스티 같은 인권단체가 왜 빈곤문제에 뛰어들었는지?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50년간 양심수를 지지하고, 고문에 반대했으며, 인간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를 철폐하기 위해 캠페인을 벌여왔습니다. 그리고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 일들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변화하고 있는 인권침해 패턴에 발맞춰 국제앰네스티도 이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해 동안 국제앰네스티는 실종, 강제퇴거, 자의적 구금, 무장단체의 폭력처럼 새로운 형태의 인권침해에 대응하면서 활동범위를 넓혀왔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제 ‘빈곤’을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양심수들을 위해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감옥에 갇혀있는 수인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빈곤을 해결하지 않고 다른 인권침해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더 이상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Q) 방한을 앞두고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지난 몇 년간 여러분의 지지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온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권 리더로 보고 있으며, 민주화를 가장 잘 발전시켜온 모델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한국의 여러 가지 인권이슈를 보면서 사실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한국을 방문해서 어떤 큰 변화를 이끌어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국가지도자들을 만나 직접 전달하고, 한국지부 회원들과 함께 ‘Demand Dignity’ 캠페인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을 곧 만나게 되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인권활동가로서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 곳곳의 인권유린 현장을 누비며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을 이끌었던 저자는 빈곤문제와 인권문제가 너무나 밀접하게 얽혀있다는 것을 체험으로 깨닫게 되었다.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하다 경찰에 신고하러 가기 위한 차비가 없어 결국은 맞아죽은 어느 남아공 여인의 슬픈 이야기가 이 연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쟁과 내전으로 모든 것을 빼앗긴 난민들, 차별과 배척으로 인해 빈곤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소수자들, 최악의 주거환경에서조차 쫓겨나야 하는 슬럼주민들, 빈곤과 폭력의 이중고에 고통 받는 여성들의 실상은 '빈곤이 지구상 최악의 인권문제’라는 저자의 문제의식을 뒷받침한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빈곤과 인권유린의 악순환을 본인의 체험과 광범위한 사례를 통해 고발할 뿐만 아니라, 빈곤의 종식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경제만으로는 풀 수 없다
빈곤을 물질적 결핍이라는 현상으로만 파악하고, 외국원조와 결부된 경제성장을 통해 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존의 경제론적인 접근법에 대해 저자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경제적 분석이 빈곤의 본질과 전체적인 그림을 포착할 수 없고, 경제적 해법만으로는 빈곤을 종식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빈곤퇴치(=경제성장)를 위해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중국정부의 논리가 왜 허구인지를 조목조목 따진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의 빈곤율과 부패지수가 오히려 그렇지 않은 국가들보다 훨씬 더 높다는 ‘천연자원의 저주’ 사례들은 경제적 해법을 주장하는 논리에 대한 강력한 반증으로 보인다. 사람들을 가난에 빠뜨리고 그 굴레 속에 묶어두는 것은 박탈과 폭력, 차별과 배척 같은 인권 차원의 문제들이므로 빈곤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인권적 프레임이 필수적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힘을 받는 대목이다.
빈곤종식을 위한 전략
빈곤이 근본적으로 인권문제라고 규정한 저자는 빈곤종식을 위한 최우선 과제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힘이 없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을 획득할 수 없고, 안전을 확보할 수도, 자기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힘은 ‘저항’의 의미보다는 ‘참여’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어 그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자신을 둘러싼 상황에 주체로서 ‘참여’할 때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빈곤퇴치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어서 빈곤과의 투쟁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함정을 보여주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들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어떤 전략이라도 인권의 존중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것은 또 하나의 전략이 아니라 모든 전략의 본질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들의 인식전환과 행동을 호소하면서 세계인권선언문 제 1조에 있는 말로 끝을 맺는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아이린 칸과의 인터뷰 중에서
Q)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태어난 저는 독립전쟁을 직접 겪으며 자랐습니다. 길가에는 피로 흥건한 시체들이 널려있었고 총알이 날아와 창문이 부서지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목격했습니다. 1971년에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 학교가 문을 닫게 되어 당시 열세 살이었던 나와 자매들은 집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셋은 누군가가 강간당하는 끔찍한 소리와 군인들이 행군하는 소리를 들었답니다. 저희는 그때, 만약 군인들이 쳐들어와 우리한테도 그런 끔찍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평생 인도주의 단체에 몸담게 된 것도 어쩌면 끔찍한 인권침해 현장을 목격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람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국제앰네스티 같은 인권단체가 왜 빈곤문제에 뛰어들었는지?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50년간 양심수를 지지하고, 고문에 반대했으며, 인간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를 철폐하기 위해 캠페인을 벌여왔습니다. 그리고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 일들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변화하고 있는 인권침해 패턴에 발맞춰 국제앰네스티도 이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해 동안 국제앰네스티는 실종, 강제퇴거, 자의적 구금, 무장단체의 폭력처럼 새로운 형태의 인권침해에 대응하면서 활동범위를 넓혀왔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제 ‘빈곤’을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양심수들을 위해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감옥에 갇혀있는 수인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빈곤을 해결하지 않고 다른 인권침해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더 이상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Q) 방한을 앞두고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지난 몇 년간 여러분의 지지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온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권 리더로 보고 있으며, 민주화를 가장 잘 발전시켜온 모델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한국의 여러 가지 인권이슈를 보면서 사실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한국을 방문해서 어떤 큰 변화를 이끌어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국가지도자들을 만나 직접 전달하고, 한국지부 회원들과 함께 ‘Demand Dignity’ 캠페인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을 곧 만나게 되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목차
제 1장. 지구상 최악의 인권위기
제 2장. 왜 ‘제 목소리 내기’가 중요한가?
제 3장. 차별로부터의 자유-배척의 종식
제 4장. 공포 속의 삶-권리 지키기
제 5장. 빈곤의 늪
제 6장. 의미 없는 희생-안전한 산모의 권리
제 7장. 지구촌 슬럼문제-도시주민으로서의 권리
제 8장. 물질만능시대, 사라진 인권
제 9장. 권리의 주장-빈곤퇴치를 위한 합법적 권한부여
제 10장.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위한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