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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천안함을 묻는다: 의문과 쟁점

개인저자
강태호 엮음
발행사항
파주: 창비, 2010
형태사항
307 p.: 삽화; 23 cm
ISBN
9788936485672
청구기호
340.911 강832ㅊ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2886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2886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천안함사건에 대한 의문과 쟁점을 한권에 집대성하다

이 책은 천안함사건이 발생한 2010년 3월 26일부터 7월말까지 130여일간의 기록의 종합으로, 그간 발표된 정부와 군의 공식자료를 토대로 이 사건에 의문을 제기하는 각계 전문가 14인이 합리적.과학적 논증을 통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고자 한 노력의 산물이다. 사건발생 후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수많은 의문과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책은 그 가운데 특히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문제제기들에 주목했다. 또한 정부발표의 허와 실을 분석하는 보고서의 형식을 넘어, 사건을 야기한 구조적인 요인과 그 해법까지 모색하는 논쟁적인 책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 책의 필자들이 집필에 임하며 바란 것은 오직 하나, 사건의 진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천안함을 묻는다>의 핵심적 문제제기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문에서 비롯된다. 즉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그리고 누가?’라는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드러난 사실부터 감춰진 저 너머까지

이 책의 제1부는 천안함사건의 발생과 그후 사태의 전개과정을 다룬다. 권혁철은 사건발생 이후의 크고 작은 에피쏘드들을 날짜와 시간 순으로 배열하여 사건일지를 재구성했다. 정현곤은 이에 더해 사건의 흐름과 반전에 주목하여 조사과정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던 징후들을 포착하고 그 각각의 계기가 지닌 함의를 풀어낸다. 김대호는 이 사건의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현 정부의 민주주의 기본철학의 부재와 ‘공포’와 ‘설마’의 프레임 속에 유포되는 어뢰공격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제2부의 소개에 앞서,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군의 정보통제와 감사원의 감사에 대해 논하는 제3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태호는 「천안함사건 조사에서의 군의 정보통제」에서 군의 비상식적 정보통제와 선별 정보공개, 그리고 합조단 구성의 문제를 지적하며, 안보리에 보낸 참여연대 서한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또한 6월 10일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결과에 대해 김종대는 「감사원이 군을 단죄한 속내는 무엇인가」에서 감사결과에 드러난 표적감사의 징후를 포착해낸다. 특히 필자가 기자로서 직접 취재한 감사원의 압박감사 내용은 주목을 요한다(196~97면). 북한 공격설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3월 26일 당시 속초함의 발포에 대한 조사에서, 감사원이 속초함장을 총 스무번씩이나 소환하여 조사하는 과정에서 급기야 “현장에서 북한공작원이 목격되었다”며 속초함장을 압박했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김종대는 감사원의 이러한 비이성적 조사가, 사건 초기 ‘좌초로 인한 침몰’로 기울었던 정부의 의견이 ‘북한 어뢰공격’으로 급격히 전환된 사정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며 정치적 의도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결정적 증거’가 제기한 ‘결정적 의문’

제2부는 본격적으로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이다.
서재정(미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이승헌(미 버지니아대 물리학 교수)은 「결정적 의문, 결정적 증거」를 통해, 합조단이 그동안 제시해온 증거의 타당성을 과학적인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한다. 가장 큰 논란을 일으켰던 5월 20일 합조단 발표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천안함은 외부폭발로 파괴되었다. 둘째, 그 외부폭발은 ‘1번 어뢰’로 인한 폭발이었다. 셋째, ‘1번 어뢰’는 북한 어뢰였다. 즉 북한 어뢰가 천안함 외부에서 폭발해서 천안함이 파괴되고 결국 침몰했다는 하나의 논리가 완결된 셈이다. 이에 필자들은 “위의 세가지 증거가 모두 확실하다면 북한이 천안함을 파괴했다는 결론도 틀림없을” 것이지만 반면 여기서 한가지라도 입증되지 않으면 논리적 연결고리가 끊어져 “북한이 천안함을 파괴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80면)며 합조단의 주장을 하나씩 반박하기 시작한다.

첫째, 천안함은 외부폭발로 파괴되었나? 합조단의 ‘어뢰로 인한 외부폭발’이라는 주장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우선 외부폭발의 필연적 결과물이어야 할 파편이 천안함 선체에서도 해저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합조단은 물의 저항에 의해 어뢰파편이 천안함을 가격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어뢰추진체가 폭발시 30m 이상 밀려난다는 합조단의 설명에 따른다면 그보다 훨씬 가벼운 파편이 선체에 전혀 흔적을 남기지 않은 점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버블제트의 근거인 씨뮬레이션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그 실체를 알 수 없고, 공개된 일부 내용조차도 실제 파손모습과 일치하지 않으며 결국 “씨뮬레이션은 오히려 버블효과가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88면). 또다른 핵심증거인 충격파 또한 훨씬 미세한 충격파에도 괴멸적 피해를 입은 가옥(충격파 5psi)과 천안함 함미의 상대적으로 깨끗한 절단면(추정 충격파 5000psi)이라는 극적인 대조로 그 근거를 잃는다(90면).
둘째 외부폭발의 원인은 ‘1번 어뢰’인가 외부폭발의 주범이 5월 15일 사고해역 주변에서 건져올린 ‘1번 어뢰’임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의 문제다. 합조단은 에너지분광(EDS) 분석결과를 통해 선체와 어뢰 표면의 물질이 동일함을 보여주고, 엑스선회절기(XRD) 분석결과에서는 이 두가지 물질이 합조단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수중폭발 실험의 물질과 동일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냈지만, 서재정·이승헌은 이 실험결과의 오류를 자세히 논박한다(94~101면). 쉽게 말해 남아공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와 나이지리아에서 채굴된 다이아몬드는 동일한 원자 구성과 동일한 화합물 구조를 갖지만 전혀 다른 기원을 갖는 별개의 다이아몬드인 것과 같다는 것이다. 합조단 역시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자신들의 EDS, XRD 데이터를 설명하면서 “(세계적으로) 거의 최초”의 발견이라는 납득하기 힘든 주장을 했다.
셋째, ‘1번 어뢰’는 북한 어뢰인가? 합조단은 어뢰에 씌어진 ‘1번’이라는 글자로 이것이 북한산임을 주장한다. 그러나 합조단은 그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 증거가 “조작되었을 가능성마저도 노정”하고 있다고 서재정·이승헌은 의문을 제기한다. 서재정?이승헌은 어뢰 외부의 페인트의 끓는점과 잉크의 끓는점을 비교하는 작업만으로도 간단히 그 진실 여부를 판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현재 가장 높은 고열에 견딜 수 있는 씰리콘 쎄라믹 계열의 페인트는 비등점이 760℃이고 (…) 250kg의 폭약량에서 발산될 에너지량에 근거해서 계산해보면, 폭발 직후 어뢰의 추진 후부의 온도는 적어도 350℃, 높게 잡으면 1000℃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104면). 그런데 ‘1번’의 유성잉크는 통상 150℃ 정도에서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결국 고열에서 타는 페인트는 녹아 사라지고 없는데도 150℃에도 타는 잉크는 타지 않았다는 현상은 결정적 모순이다. 즉 “‘결정적인 증거물’에 결정적인 불일치가 있는 것이다”(106면).
결론적으로 서재정·이승헌은 합조단의 발표가 전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못했고, 심지어는 결정적인 불일치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어뢰에 인한 외부폭발이 아니라면 또다른 어떤 가능성이 있을까. 신상철은 「KNTDS 좌표오류, 고의인가 실수인가」를 통해 사고 당시 해군이 발표한 침몰위치 좌표와 KNTDS 좌표가 600m 차이가 나는 점, 천안함 스크루의 휨 현상과 함저 부분의 심한 스크래치에 주목해 ‘좌초 후 2차사고’라는 나름의 시각을 제시한다. 더불어 박선원은 「좌초와 기뢰는 침몰원인이 될 수 없는가」를 통해 외부폭발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를 제시하며 어뢰폭발 이외의 가능성들을 탐색한다. 다시 말해 사고당시 항적의 오류에서는 좌초 가능성이 제기되며, 김태영 국방장관의 4월 22일 라디오인터뷰(147~48면)와 천안함 함저의 그물과 밧줄 등에서는 백령도 서쪽 해역에 잔존한 기뢰로 인한 폭발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언론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조사단 측은 기뢰에 의한 수중폭발을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한 바 있다. 또한 황준호는 언론3단체 검증위의 활동을 보고하면서 양판석 박사의 문제제기, 스크루의 휨 현상, 폭발원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천안함은 알고 있다. 이제 우리가 알아야 할 차례다!

제4부는 천안함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이명박정 부가 취한 행동들을 되짚어보며 특히 한반도와 동 북아 정세의 시야에서 이를 해석한다. 강태호와 김연철, 김종대는 안보리에서 드러난 외교적 실 패, 냉전으로 회귀한 남북관계, 국방개혁의 실종 등을 차례로 지적하며 이명박정부가 남북관계, 외 교, 국방 등 모든 영역에서 천안함의 덫에 갇혀버 렸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정부 스스로 출구전략이 절실한 상황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제5부에서 좌담자로 나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최문순 국회의원,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전제로 출구전략을 모색하되, 현 정부의 대응이 지금처럼 범인만을 잡아보자는 차원에 그쳐선 안되며 이번 사건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이라는 목표 아래 그동안의 외교안보정책을 새롭게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넉달 남짓 지났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들의 상당수는 정부와 군 당국의 발표를 믿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군 당국은 이 사건의 조사결과에 제기되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의문에 성실히 답해야 하며, 시민사회와 야당의 사건 재조사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 독자들이 이 책에서 읽어낼 암시는 어떤 단일한 답변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의 답변으로 해명할 수 없는 다층적인 해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는 현재처럼 진상규명에 필요한 각종 자료들이 비공개되어 있고 일방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인 한 어느 누구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 미궁 속에서 답을 찾는 데서 이 책이 사건의 진상규명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천안함은 그 답을 알고 있다. 이제 우리가 알아야 할 차례다.


저자 소개
강태호 : 한겨레신문 국제부 기자
권혁철 : 한겨레신문 통일외교팀 기자
김대호 :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김연철 :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
김종대 : 「디앤디 포커스」 편집장
박선원 :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
서재정 :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교수
신상철 : 「서프라이즈」 대표
이승헌 : 버지니아대학 물리학과 교수
이태호 :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정세현 : 전 통일부장관
정현곤 : 세교연구소 상임기획위원
최문순 : 민주당 국회의원
황준호 : 프레시안 국제팀 기자
목차
책을 펴내며 사진으로 보는 천안함 사건 제1부 - 천안함 사건, 100일의 기록 천안함 사건 100일의 기록 천안함사건의 흐름과 반전 臣에게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제2부 - 결정적 증거, 결정적 의문 결정적 증거, 결정적 의문 KNTDS 좌표 오류, 고의인가 실수인가 좌초와 기뢰는 침몰원인이 될 수 없는가 천안함 진실찾기, 이제부터 시작이다 제3부 - 감춰진 정보, 선택된 사실 천안함사건 조사에서의 군의 정보통제 감사원이 군을 단죄한 속내는 무엇인가 제4부 - 천안함과 정치ㆍ외교ㆍ안보 스스로의 덫에 갇힌 천안함 외교 천안함사건과 남북관계 무너진 국방개혁이 초래한 이상한 패배 제5부 - 좌담 천안한사건의 출구와 해법 천안함 사건일지 용어 해설 원문 출처 필자 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