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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은 삼국통일의 역사를 삼국을 중심으로 하여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국제정치학적으로 고찰한 노고의 소산이다. 첫째, “한민족”이라는 관점에서 삼국시대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즉 “우리가 같은 민족이라는 관념”이 삼국시대에 이미 형성되었는가, 형성되는 과정이었는가, 아니면 통일 후에 형성되었는가? 둘째, 삼국의 흥망성쇠는 어떤 특징들을 보이는가, 대외적 행위도 삼국의 각국에 따라서 구체적인 특성을 보이는가, 한민족의 대외적 행위의 특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공통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가? 셋째, 신라의 통일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추구된 것인가, 아니면 주변 환경, 특히 가혹한 국제관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것인가? 넷째, 삼국통일은 신라가 당과의 동맹을 통해서 성취한 것인데, 국제정치적으로 나-당동맹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다섯째,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한국의 대외관계에서 나타나는 구체적인 유형을 유추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음으로써 삼국의 국제정치학을 연구했다.
단일민족 의식이 삼국시대에 존재했느냐는 질문에는 단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고구려와 부여, 고구려와 백제는 같은 조상에서 나온 왕조라는 점에서, 마한, 진한, 변한 등 삼한은 지역적 인근성으로, 가야의 여러 국가들은 가야공동체라는 점에서, 그리고 후일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은, 최소한 중국의 역사기록에서는 조선이라는 하나의 정치적/지리적 집단으로 규정되어 있다. 또한 <삼국사기>, <열전> 등에 나오는 서동요나 도미 이야기 등 민간차원에서의 교류, 삼국 간에 “우리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언어가 존재했거나 형성되고 있었다는 점도 삼국이 어떠한 형태의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민족감정의 형성이 곧 “우리가 한 핏줄, 한 민족인데 왜 나누어 살아야 하는가? 특히 중국과 같이 거대한 세력에 대항하려면 합쳐야 할 것이 아닌가?”라는 절박감으로 발전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그 다음 통일이라는 목적의식을 살펴보자. 신라의 통일이 진흥왕 이후 삼국통일을 위한 웅대한 포부와 전략에 의해서 달성된 것인가? 만약 고구려, 백제, 신라 간에 민족적 감정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신라는 당과의 동맹을 통해서 백제, 고구려 영토를 “분할”한 것이 된다. 그러나 같은 민족적 일체감이 존재했다면 이것은 영토의 상실이다. 이 책은 이 시기는 민족적 일체감이 형성되는 과정이며 이 일체감은 통일 후에 완성된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신라의 삼국통일의 공과는 영토의 상실과 단일민족 국가의 건설이라는 연장선상에서 어디쯤 존재하는 것일까? 이것은 역사적 평가는 군사적 승패나 국제정치적 동맹-반동맹의 결과가 보여주는 단기적 평가로서 이루어질 수 없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과제이며, 또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다. 신라가 고구려의 영토까지 모두 장악하여 고구려를 능가하는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여 중국과 맞서면서 고구려의 영광을 재현했다면 최선의 가정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삼국시대의 국제관계를 통해서 한국인들의 국제정치적 행위에서 어떤 “유형”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인간집단이 주변 국가들을 평가하며 대응하는 국제정치적 행위는 지정학적 요인들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한국인들은,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한무제의 한나라와 위만조선 간에 충돌을 통해서 중국과 첫 접촉을 가지며 여기에서 형성된 행위유형들은 삼국시대 상호관계에서 지속적으로, 약간의 변주는 있지만, 반복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삼국통일은 한국사 최대의 사건으로 “한민족”의 형성과 성장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통일과정을 신라, 백제, 고구려의 대내적 성장과 대외적 관계, 즉 외교를 통해서 살펴본다. 삼국통일의 과정을 삼국 안의 역사적 관점이 아닌 삼국 간의 관계 그리고 삼국과 중국, 그리고 왜 등과의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이 시도는 한국 역사학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것이다.
단일민족 의식이 삼국시대에 존재했느냐는 질문에는 단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 형식적인 측면에서 고구려와 부여, 고구려와 백제는 같은 조상에서 나온 왕조라는 점에서, 마한, 진한, 변한 등 삼한은 지역적 인근성으로, 가야의 여러 국가들은 가야공동체라는 점에서, 그리고 후일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은, 최소한 중국의 역사기록에서는 조선이라는 하나의 정치적/지리적 집단으로 규정되어 있다. 또한 <삼국사기>, <열전> 등에 나오는 서동요나 도미 이야기 등 민간차원에서의 교류, 삼국 간에 “우리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언어가 존재했거나 형성되고 있었다는 점도 삼국이 어떠한 형태의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민족감정의 형성이 곧 “우리가 한 핏줄, 한 민족인데 왜 나누어 살아야 하는가? 특히 중국과 같이 거대한 세력에 대항하려면 합쳐야 할 것이 아닌가?”라는 절박감으로 발전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그 다음 통일이라는 목적의식을 살펴보자. 신라의 통일이 진흥왕 이후 삼국통일을 위한 웅대한 포부와 전략에 의해서 달성된 것인가? 만약 고구려, 백제, 신라 간에 민족적 감정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신라는 당과의 동맹을 통해서 백제, 고구려 영토를 “분할”한 것이 된다. 그러나 같은 민족적 일체감이 존재했다면 이것은 영토의 상실이다. 이 책은 이 시기는 민족적 일체감이 형성되는 과정이며 이 일체감은 통일 후에 완성된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신라의 삼국통일의 공과는 영토의 상실과 단일민족 국가의 건설이라는 연장선상에서 어디쯤 존재하는 것일까? 이것은 역사적 평가는 군사적 승패나 국제정치적 동맹-반동맹의 결과가 보여주는 단기적 평가로서 이루어질 수 없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과제이며, 또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다. 신라가 고구려의 영토까지 모두 장악하여 고구려를 능가하는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여 중국과 맞서면서 고구려의 영광을 재현했다면 최선의 가정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삼국시대의 국제관계를 통해서 한국인들의 국제정치적 행위에서 어떤 “유형”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인간집단이 주변 국가들을 평가하며 대응하는 국제정치적 행위는 지정학적 요인들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한국인들은,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한무제의 한나라와 위만조선 간에 충돌을 통해서 중국과 첫 접촉을 가지며 여기에서 형성된 행위유형들은 삼국시대 상호관계에서 지속적으로, 약간의 변주는 있지만, 반복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삼국통일은 한국사 최대의 사건으로 “한민족”의 형성과 성장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통일과정을 신라, 백제, 고구려의 대내적 성장과 대외적 관계, 즉 외교를 통해서 살펴본다. 삼국통일의 과정을 삼국 안의 역사적 관점이 아닌 삼국 간의 관계 그리고 삼국과 중국, 그리고 왜 등과의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이 시도는 한국 역사학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것이다.
목차
일러두기
감사의 말, 헌시에 관하여
제1부 이론적 문제
서론:무엇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1. 문제점의 제기
2.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
3.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제1장 조공체제와 국제정치
1. 전근대 한국의 대외관계 연구와 조공체제
2. 국제법과 규범성 그리고 권력
3. 국제기구로서의 조공제도
4. 조공제도와 중국의 외교-안보정책
5. 조공“제도”의 그림자
6. “역사 공동체”의 문제
제2장 정체성과 국제정치
1. 국제정치에서의 정체성 문제
2. 한국인의 정체성
3. 국가 정체성과 외교정책
제2부 삼국시대 전기
제3장 한국적 정체성의 맹아
1. 서론
2. 중국의 한국 인식
3. 한국인의 한국 인식
4. 광개토대왕 비문과 관련된 문제들
제4장 중국과의 관계유형의 형성
1. 최초의 접촉과 관계유형의 탄생
2. 고구려 초기 중국과의 접촉
3. 초기 접촉과 심리적 반응
제5장 삼국 간의 교류와 정체성
1. 삼국 간의 교류와 그 문제점
2. 고구려-부여 간의 정통성 경쟁과 국제정치적 문제
3. 광개토대왕-장수왕의 남진정책과 관련 문제들
4. 신라의 초기 왜와 백제와의 관계
5. 백제의 초기 대외관계
6. 언어 소통과 정체성
제3부 조공과 동맹외교의 실상
제6장 백제의 타산외교
1. 동맹과 조공의 국제정치학
2. 초기 대외관계의 능동적 운용
3. 중국 왕조들과의 관계
4. 나-제동맹 평가
5. 대중국 외교의 문제점
제7장 고구려의 자주외교(I) - 장수왕
1. 서론:전쟁론
2. 광개토대왕의 대외원정의 재평가
3. 고구려와 관련된 국제정치적 문제들
4. 북위-연-남송과 고구려
5. 북위-유연-북제와 고구려
6. 평양 천도와 남방 경략
7. “외교군주”로서의 장수왕
제8장 고구려의 자주외교(II) - 수와 당과의 전쟁
1. 장수왕 이후 고구려와 중국의 관계
2. 수-당과 고구려:안보 문제의 주관적 인식
3. 고구려와 수와 당, 그리고 “새로운 힘” 신라의 등장
4. 여-수전쟁과 여-당전쟁
5. 평양 천도와 안보 문제
제9장 신라의 순응외교
1. 신라의 성장
2. 중국과의 교류 확대와 삼국 관계
3. 김춘추의 일본 외교
제4부 삼국통일의 국제정치
제10장 통일전쟁과 국제정치
1. 백제 원정에 대한 신라와 당의 평가
2. 신라와 당의 전략과 백제의 대응
3. “복수”:악순환의 시작
4. 소모전과 고구려의 종말
5. 여-당전쟁과 신라
6. 고구려 멸망에 관한 종합 평가
7. 평양 천도와 국가 성격의 변화
8. 고구려 멸망과 국제정치학적 문제들
제11장 백제와 고구려의 부흥운동의 국제정치
1. 백제 부흥운동의 의미
2. 부흥운동의 전략적 문제들
3. 백강구 전투
4. 고구려 부흥운동의 시말
제12장 신라의 대당전쟁
1. 통일전쟁 후의 당의 삼국정책
2. 당의 초기 점령정책:신라-백제 맹약문
3. 신라의 백제 평정정책
4. 나-당전쟁의 시작
5. 설인귀-문무왕의 서신 교환과 의미
6. 당의 공세와 신라의 대응
7. 나-당전쟁과 국제정치
결론 : 국제정치학으로 본 삼국시대
후기 : 역사학과 국제정치학
참고 문헌
인명 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