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기후대전: 갈수록 뜨거워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싸움
- 대등서명
- Climate wars
- 개인저자
- 귄 다이어 지음 ; 이창신 옮김
- 발행사항
- 파주 : 김영사, 2011
- 형태사항
- 363 p. ; 23 cm
- ISBN
- 9788934954965
- 청구기호
- 321.3 다69ㄱ
- 일반주기
- 원저자명: Gwynne Dyer
- 서지주기
- 참고자료: p. 360-363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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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료실 | 00013396 | 대출가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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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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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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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자료실
책 소개
이상기후가 몰고올 세계 정치·경제·안보·외교적 변동을 본격 전망한 전대미문의 예측!
“가뭄과 더위가 어떻게 전 세계에 전쟁을, 나아가 핵전쟁을 촉발할지를 예상하였다. 이제까지 내가 본 예상 가운데 최고이며 가장 그럴 듯하다.” _제임스 러브록(가이아 학설 창시자)
21세기의 첫 10년이 끝나고 다시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면서, 앞으로의 세계 향방을 예측하는 책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주로 경제, 정치의 중심 축이 어떻게 이동할지를 진단하고 전망한 미래서다. 그러나 경제주기의 변동이나 세계패권을 둘러싼 경쟁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변수는 기후변화이다. 지구온난화로 대변되는 기후변화로 닥쳐올 인류적 위기에 세계 각국이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지정학적 변화를 구체적이고 본격적으로 예측한 책 《기후대전》(김영사 刊)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1세기의 대부분을 잠식할 것처럼 보이는 종말론적 위기에 대처하려는 세계 각국의 정치와 군사 전략을 들여다보려는 시도다.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다룬 책이나 그 해결책을 제시한 책은 시중에 이미 많이 나왔지만,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이 서로 다른, 더러는 걷잡을 수 없는 압력에 직면해 그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 암담한 상황을 자세히 다룰 엄두를 낸 책은 거의 없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결과를 결정하는 일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국가적이며, 국제적이라는 사실이다.”(8쪽)
저자 귄 다이어는 국제 안보 전문가이자 군사 지정학 분석가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20년 넘게 강연과 기고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가 쓰는 매주 2회의 국제 정세 분석 칼럼은 45개국 175종의 신문에 1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연재되고 있다. 발로 뛰는 탄탄한 취재와 최신의 과학적 데이터에 바탕하여 정치, 안보, 국제관계 분야에서 내놓는 독보적인 정세 예측 브리핑은 세계 각지의 주요 언론과 정부기관에서 최우선 순위의 열독 리스트로 꼽히고 있다.
그는 그동안에 축적한 정세분석 노하우와 긴밀하게 수집한 군사, 안보 일급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기후지정학의 영역을 개척했다. 그리고 각계 전문가와의 폭넓은 대담과 과학적 증거를 동원해 기후변화로 닥쳐올 세상의 현실을 솔직하게 그려내었다. 기후 위기가 불러올 국제 정치적 음모와 군사적 충돌의 실상을 폭로하고, 세계 판도 변화를 전격 예측한 미래전망서로, 출간 즉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기후변화로 닥쳐올 미래에 대한 필수 안내서!
한국어판 출간기념 ‘2042년 한국 시나리오’ 추가!
기후변화는 세계의 정치, 경제, 국제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지구의 평균 기온이 고작 2도만 상승해도 세계 정치는 끓는점에 도달하게 된다. 대대적인 기후 난민 물결, 국가의 시스템 파탄, 부족한 식량과 물을 둘러싼 충돌과 분쟁은 결국 전면전으로 확대된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계 각국은 살벌한 정치, 외교, 안보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는 환경의 영역을 뛰어넘어 정치, 경제, 군사를 움직인다. 그의 예측대로라면 유럽연합은 해체되고, 북극해는 영토분쟁으로 휩싸이며,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전쟁에 돌입한다.
그는 재차 묻는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세상을 피할 길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피할 것인가? 충돌과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은 무엇일까? 기후변화로 다가올 전 세계의 지정학적 변동을 탁월한 통찰력으로 날카롭게 분석한 예지력과 신뢰할 수 있는 분석력이 돋보이는 이 책은 우리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구체적인 시나리오로 확인하게 해준다. 군사 전략가들은 이미 그가 예견한 시나리오와 비슷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중이다. 결코 ‘아님 말고’ 식 시나리오가 아니란 이야기다. 이 책 《기후대전》은 앞으로 수년 동안 가장 중요한 미래전망서가 될 것이다.
저자는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2042년 한국 시나리오’ 편을 추가했다. 앞으로 10년 뒤인 2020년 북한 정권 붕괴를 예상했고, 한반도와 국경을 맞댄 중국의 혼란스러운 내부 사정을 한국의 정세 변화를 좌우할 큰 외부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의 밝은 눈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통일과 기후변화를 한 덩어리로 인식하게 만든다.
앞으로 세계는 종교나 이념이 아닌
폭염과 가뭄, 지진과 해일 때문에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다!
“귄 다이어는 뛰어난 군사 전문가로, 불과 몇 십 년 안에 나타날 수 있는 이상기후를 둘러싼 지정학 논쟁을 가공할 정도로 완벽하고 실감하게 분석한다. 너무 섬뜩해서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신뢰할 수밖에 없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뉴스에서 ‘남발’하는 기후변화는 문제의 실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환경 다큐멘터리도 환경 재앙을 보여주며 인간의 각성을 촉구하지만, 그 뒤에 숨은 추악하고 복잡하고 이기적인 정치?군사 음모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나사 수석 과학자인 데니스 부시넬의 논평대로, “기상이변으로 일어날 비밀스럽고도 근본적인 문제를 이 책에서 역설”하고 있다.
귄 다이어가 이 책을 쓰기로 생각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후변화가 인류 문명에 미칠 일차적이고 가장 중요한 영향이 바로 식량 공급 위기이며 이는 인류의 심각한 문제로 영원히 지속되리라는 판단이다. 식량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국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국가는 이 문제에 ‘이성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
또 하나의 계기는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이미 강대국들의 군사 계획에서 중대한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그 시나리오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2, 3도만 올라가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엿보인다. 핵전쟁까지 포함해서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전세계가 힘을 합쳐 온실가스를 억제하고 지구온난화를 막으리라는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세계 강국의 미래 전략을 다시 짜게 한 전대미문의 예측! 귄 다이어의 날카로운 통찰과 명쾌한 분석은 세계의 군사 전략가,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움직이고 있다. 아무도 기후변화에 태평스러울 수 없을 것이다.” _에머리 로빈스(로키마운틴연구소 회장 겸 수석 과학자)
그는 10여 국가를 숨 가쁘게 돌면서 날마다 이 문제로 씨름하는 과학자, 군인, 정부관료, 정치인 등 각계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최신 과학 연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기후 난민, 국가 시스템 붕괴, 물과 식량을 두고 벌어지는 전면전 등. 점점 뜨거워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세계가 벌이는 숨막히는 각축전과 살벌한 생존게임의 그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다.
“환경에만 초점이 맞춰진 기후변화 논쟁을 정치, 안보, 국제적 문제로 과감하게 파헤친 유일한 책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분별력 그리고 희망이다. 이 책에 담긴 것이 바로 그것이다.” _크리스핀 티켈 경(국제환경개발연구소 전 소장, 영국왕립지리학회 전 회장)
내용 요약
시나리오① 2045년: 유럽연합이 붕괴되고 ‘북부연합’이 형성된다!
지구 평균 기온 1990년도보다 섭씨 2.8도 상승. 세계 인구 58억. 유럽연합이 남부 회원국에서 북부 회원국으로의 대량 이주 사태로 골치를 앓다가 2036년에 마침내 무너진다. 새롭게 형성된 ‘북부연합’은 국경을 봉쇄하여 기근에 시달리는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몰려온 난민을 막느라 정신 없다. 로마 남쪽의 이탈리아는 기근이 더욱 심각한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몰려드는 난민으로 넘쳐나 더 이상 조직적인 국가라고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편 핵무기를 손에 넣은 스페인, 터키는 식량 사정이 좋은 북유럽 국가에게 식량을 나누자고 압박한다. 국가적 노력 덕에 그런대로 식량 자급자족을 이룬 영국은 증강된 핵무기를 방패 삼아 유럽 대륙에서 떨어져나왔다.
1장 기후변화의 지정학:
영국은 오래전부터 기후변화를 공식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영국 국방 정책 개발의 원천이 되고 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 이후의 상황에서 기후변화가 현실적이고 다양한 영역에 걸친 문제로 떠오른다. 여기에 특수부대에서 항공모함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이 동원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지구계 과학(Earth system science)의 창시자라 해도 손색이 없는 영국의 지구물리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러브록의 100년 시나리오에서는 지표면의 상당 부분이 사막으로 변하거나 잡목으로 뒤덮이고, 단지 북극해와 그린란드만이 “적절히 줄어든 문명의 미래의 중심지”로 남을 것이다. 이 지역에 다행히 수억 명으로 구성된 문명이 살아남을 수도 있는데, “해수면보다 높은 시베리아와 캐나다 북부의 툰드라 황무지에 초목이 무성하고, 해조류가 가득한 넓어진 북극해가 미래의 어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과학자들은 거의 다 이 시나리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나리오② 러시아 2019년: 자원이 묻힌 북극해를 두고, 러시아 ? 나토 국가간의 신냉전 돌입
2005년에 과학계는 북극해를 덮은 얼음이 서서히 녹아 21세기 중반에는 북서항로에서 선박 통행이 가능하리라는 공통된 견해를 내놓았다. 2013년 늦여름이 되면 북극해 전역에서 얼음이 사라지리라는 주장을 펼쳤고, 그러자 석유 지질학자와 군사 전략가들이 북극해 지도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얼음이 빠르게 녹는다면, 가만히 앉아 기다릴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리고 정말 귀중한 자원이 걸려 있고, 그 자원을 차지할 권리를 정당화할 다른 논리가 있는데 말이다. 러시아는 북극해를 횡단하는 해저 산맥인 로모소노프 해령이 러시아 대륙붕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자기들의 해저권이 북극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모든 이들을 전투태세로 몰고 간 사건은 2014년 스피츠베르겐 사건이었다. 그곳은 미국지질조사국이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목한 이스트바렌츠 해분이었다. 2015년 초, ‘신냉전’은 현실이 되었다.
2장 피할 수 없는 위기:
불행하게도 온실가스를 억제해야 하는 나라는 오래전에 산업화한 국가만이 아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 증가는 대부분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신흥 공업국에서 발생하는 실정이다. 중국은 특히 심해서, 일부 전문가는 2007년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이 되었다고 말한다. 인도·브라질·멕시코 같은 나라들도 비록 정도는 달라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은 산업화를 멈출 의향이 전혀 없다. 그러나 신흥 공업국이 계속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한다면, 기존산업국가에서 온실가스를 억제해도 별 소용이 없다. 신흥 공업국이 계속 경제 성장을 하되 전세계를 기후변화의 대재앙에 빠뜨리지 않을 협상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전세계적 협상안을 만드는 일은 정치 역사상 두 번째로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가장 어려운 작업은 완성된 협상 내용을 자국의 정치권에 설득하는 일이다. 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결과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 아니면 그 결과로 죽든지.
시나리오③ 미국 2029년: 남미국가의 대량 기후 난민 미국으로 이동
2020년대 중반이 되자,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 넘게 오르면 아열대지방은 영구적인 가뭄에 시달린다는 오래된 예상이 실현되면서 멕시코에서 코스타리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농가가 사라졌다.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면서 마을은 텅 비어갔다. 수천만 명이 살던 곳을 떠났고, 이 중 상당수는 (이미 마비된) 멕시코 대도시로 몰렸지만,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미국 국경으로 몰려들었다.
2029년, 텍사스 리오그란데 어귀에서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교외 지역까지 3천 킬로미터에 걸쳐 국경 요새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국경은 철저히 봉쇄되었다. 이보다 앞서 사람들이 집단으로 ‘대울타리’를 넘다가 자동 조작되는 무기와 지뢰에 전멸하는 대참사가 벌어진 뒤로 몰래 국경을 넘으려는 구식 방식은 사실상 중단되었다. 경비함정과 초계기 장벽이 멕시코 만과 플로리다 해안을 감시하면서, 심각한 가뭄과 치명적인 허리케인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쿠바·아이티·도미니카공화국, 기타 작은 카리브 제도에서 흘러드는 기후 난민을 막았다. 육지 국경을 요새화하고 바다를 지키느라 총 1조 8천억 달러가 들었다. 인명 피해와 정치적 대가는 이보다 훨씬 컸다.
3장 피드백: 얼마나 격렬하게, 얼마나 빠르게?
위기의 시간표에 관한 이야기다. 그 피드백은 언제 닥칠까? 식량 생산이 급감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정치 반발이 극심해서 국제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지는 때는 언제일까? 물론 확실한 시간표를 짜기란 불가능하다. 물리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변수가 너무 많아서 정확한 예측은 힘들다. 그럼에도 피드백이 일어날 속도를 보여주는 최근 증거를 보면 조심스레 비관적인 예측을 하게 되는데, 이 예측에 따르면 국제 공조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거대한 기후 재앙은 앞으로 15년에서 20년 사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만약 온실가스 억제 조치가 미흡하다면 이 기간에 회복 불능점을 쉽게 넘어 걷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로 치달을 수도 있지만, 그 뒤로도 한참 동안은 그에 따른 재앙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한참 전에 ‘1차 상품’과 관련한 두 가지 위기가 닥칠 것이고, 이때 국제 공조의 범위는 급격히 줄어든다. 그 하나가 석유이고, 다른 하나는 식량이다.
시나리오④ 인도 2036년: 파키스탄과 인도간 물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핵전쟁 발발
2036년까지 인도 대륙의 인구는 20억 명을 훌쩍 넘었다. 파키스탄이나 인도는 그러한 요구 수준을 충족해줄 정도로 식량 생산이 충분치 않았고, 국제 곡물 시장에서 식량 부족분을 다 사들일 만큼 여유롭지 않았다. 빙산이 녹아 여름마다 강이 범람하고, 그러다가 빙하가 사라지면 강은 여름마다 가뭄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2030년대 중반에 이르자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주요 강 대부분에서 유량이 급격히 줄었다. 거대한 강 하나가 관통하는 사막이나 다름없는 파키스탄에는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그리고 2036년, 인더스 수계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파키스탄은 인도에 공개적으로 물을 끌어쓸 수 있도록 파키스탄에 강물의 절반을 내놓으라고 했다. 그리고 인도 접경 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했다. 인도는 선제공격으로 파키스탄의 핵무기 이동장치를 그 자리에서 파괴할 계획을 세웠다.
2036년 5월 25일, 인도는 애초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동트기 전, 비교적 작은 크기의 고성능 폭탄을 탑재한 인도 무인항공기 수천 대가 파키스탄 지역 핵무기가 있는 곳에 곧장 떨어져 핵무기를 절반 이상 파괴했다.
4장 바로잡을 수는 있다
조지 W. 부시는 2001년 대통령이 된 직후에, 미국은 교토협약에서 완전히 발을 빼겠다고 천명했다. 부시 행정부는 기후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쪽에 섰다. 당리당략에 따라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적 입장을 정한 부시 행정부는 지난 10년간 지구온난화 문제에 국제 공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데 큰 책임이 있다. 영국과 뉴질랜드만이 ‘앵글로권’ 기준에서 떨어져 나와, 기후변화를 오랫동안 정책적으로 진지하게 다루었을 뿐이다. 미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대중의 의심과 조직의 저항이 지금도 여전한 탓에, 다른 선진국에서는 당연한 일이 된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존 교토의정서는 2012년까지만 유효해서, 그 전에 온실가스 감축에서 새로운 (그리고 바라건대 훨씬 더 대담한) 협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미국처럼 거대하고 보수적인 나라를 일 년 안에 바꿔놓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며, 미국이 적극 참여하지 않는 한 중국도 마찬가지 태도를 보일 것이다. 후속 교토협약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 대안으로 서구의 부유한 산업국과일본이 자발적으로 배출 거래 모임을 만들 수도 있다. 이제 다시 출발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시작되었고, 우리는 성공할 것이다. 다만, 기후변화가 우리 정치 습관에 보조를 맞추어 천천히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다.
시나리오⑤ 행복한 이야기: 전세계 각국들이 탄소 배출을 줄였고, 기후변화로부터 문명을 구하다
2015년, 좀처럼 힘을 못 쓰던 교토의정서 후신으로 등장한 이빨 빠진 코펜하겐협정이 ‘제로 2030년’운동에 휩싸였다. 2030년까지 전세계에서 탄소 배출을 없애자는 목표로 원래 인도의 어느 환경단체가 유행시킨 운동이었는데, 이 목표가 세계의 상상력을 사로잡았고, 그 뒤 몇 년 동안 각국 정부는 화석연료를 단지 줄이는 게 아니라 아예 없앨 목적으로,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감당할 만한 비용으로 ‘탄소를 포집하고 격리’한다는 꿈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에서 공식적으로 포기 의사를 밝혔고, 각국 정부는 탄소 기반 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 체계를 개발하는 힘든 작업을 시작했다.
예전부터 부자였던 나라들이 자금을 대서 다양한 긴급 ‘지구공학’ 수단을 동원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막고, 뒤이어 예전의 정상 기온을 회복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인공 구름을 분사하고, 바다에 철분 비료를 뿌리고, 성층권에 황산염을 올려 보내는 것보다 좀 더 안전한 방법이 즉시 동원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우주에 거울을 설치해 지구의 기온을 조절하는 작업도 시작할 것이다. 한편 현재 시행하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 감축 조치는 그대로 시행할 뿐 아니라, 대기의 이산화탄소가 궁극적으로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줄어들 때까지 가능하면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재앙의 횟수와 규모는 서서히 줄어들었다. 2050년까지 전세계 주요 경제국은 효과적으로 탄소 중립을 지켰다. 비록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과거 수준으로 되돌리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렸고, 전세계 대양은 여전히 심각한 산성화에 시달렸지만, 이산화탄소 농도는 2075년이 되어서야 2010년 수준인 390ppm으로 떨어졌고, 2100년이 가까워질 때까지 중간 목표치인 350ppm에 도달하지 못하리라 예상됐다. 지금 세대는 할 일을 했다. 문명을 구했으니까.
5장 때는 이미 늦었겠지만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를 절대 넘지 말아야 한다면, 그리고 그 말은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면, 알맞은 시기에 그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약속이 빠진 후속 교토협약은 부족함을 넘어 최악이다. 실제로 후속 교토 협상에 성공하느냐는 주요 산업국과 가장 거대한 개도국인 중국과의 우선 협상에 달렸다. 그러나 아직 중국과 어떤 협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이미 마감시한을 넘겨버렸을까? 단정하기는 조금 이르다. 2012년에 만료되는 기존 교토협약의 바탕 위에 후속 교토협약을 만든다는 구상이 코펜하겐에서 한 차례 지독한 공격을 받았지만 아직 완전히 죽지는 않았다.
앞으로 몇 해 안에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온실가스 억제를 향한 진지한 발걸음을 떼어놓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그 정도 발걸음으로는 추가적인 기후변화를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일종의 좀비 같은 후속 교토의정서가 나오거나 미국과 중국이 일방적으로 온실 가스를 줄여 2030년까지 80퍼센트를 감축하리라고 믿기는 대단히 어려운 노릇이다. 운이 좋으면 절반 정도는 가능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예상했던 참사의 절반만 일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참사에 자극받아 적절한 시기에 온실가스를 더 줄이고, 다시 참사가 일어나면 더 줄이고……. 나중에는 약발이 떨어지겠지만, 그런 식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다. 결과가 불투명한 길고도 참담한 상황이 될 게 분명하다.
시나리오⑥ 미국과 영국 2055년: 미국에선 ‘하나님 연합’ 창당, 영국은 아일랜드와 ‘영아연맹’ 창설
미국 워싱턴과 볼티모어를 강타해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2042년 체서피크 만 재앙, 2047년 찰스턴 대홍수, 2051년 뉴올리언스 최후의 파멸, 2053년 롱아일랜드 홍수. 2055년까지 미국에서는 난민까지는 아니어도 유민은 분명한 사람이 1천5백만 명에 이르렀다. 2040년대에 일어난 ‘대각성운동’은 연이어 일어나는 재앙 앞에 많은 미국인이 환멸과 무기력을 느끼면서 일어난 운동이었다. 과학·공학·구태 정치, 그 어느 것도 사람들을 옥죈 영원한 위기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줄 성싶지 않자, 많은 사람이 극단적 형태의 종교로 눈을 돌렸다. 호전적 교파는 모든 재앙을 진노한 신이 미국인을 도덕적 타락으로 내모는 것으로 설명했고, 정치판에서는 갈수록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그러다가 2054년 상하의원 중간선거에서 ‘하나님 연합’이 기존 당을 누르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20세기부터 시작해 현재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미국 문화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영국은 영국해협 덕에 국경 통제에 어려움이 훨씬 적었다. 하지만 온난화가 비교적 덜 심각했음에도 자국민을 먹여 살리기가 무척 어려웠다. 유럽 국가 중에서 영국은 22세기와 그 이후까지 무사히 살아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나라에 속했지만, 식량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해야 했고, 2055년에는 눈 딱 감고 아일랜드와 협상을 체결했다. 영국은 점점 무질서해지는 세상에서 영국과 아일랜드를 모두 보호할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고, 아일랜드는 농경지가 넓어 영국 농경지와 합치면 두 나라를 모두 먹여 살릴 수 있었다. 영국으로서는 자존심을 상당히 꺾어야 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협상이었다. 어쨌거나 필요한 협상이라는 생각에, 영국과 아일랜드는 2055년 12월에 ‘영아연맹’을 창설하기로 조약을 체결하고, 농업 문제에서는 동일한 발언권을 갖기로 약속했다. 물론 북아일랜드도 그 공화국의 일원이 되었다.
6장 현실 세계의 정치
세계 정부라는 것이 있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위험 요소를 지목하고 필요한 법을 통과시켜 화석연료를 없애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세계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코펜하겐 회의처럼 인간이 하는 짓이 가관이다 보면,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비하하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코펜하겐에서 드러난 은밀하고 강압적인 거래처럼 서툴고 때로는 추악한 일을 용서해주기란 쉽지 않지만, 사실 인간의 정치란 그렇게 굴러가게 마련이다. 코펜하겐 회의에는 192개국 정부가 참가했다. 기후변화 덕분에 우리는 역사상 최초로 다수가 참여한 전면적인 국제정치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국제정치 역시 민주정치만큼이나 어느 면에서든 정신없고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인류는 국제적 대응이 필요한 위협을 해결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구태의연한 정치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코펜하겐에서도 난장판이 벌어지고 회담도 실패로 끝나면서, 가뜩이나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우리는 자연이 정해놓은 마감 시한을 맞추지 못할 것이며, 자연과 타협할 수도 없다. 우리에게 지구공학 기술이 있다는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기술이 필요한 날이 올 것이다.
시나리오⑦ 중국 2042년: 기후 위기에 시달리던 중국 '위험한 실험'을 감행하다
2039년 3월 25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하늘 높이 기구를 띄우기 시작했다. 황을 연간 약 1메가톤씩 성층권에 뿌려 지구표면의 온도를 2도 낮추기 위해서다. 이 작전에 돈줄을 대고 상당한 장비를 제공한 곳은 물론 중국이었다. 중국은 열대지방의 이 두 나라보다도 기후변화에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던 터라 사정이 급해 이 일에 앞장섰다. 게다가 서구나 일본이 무력을 동원해 반응할 경우 중국은 상대적으로 작은 이 두 나라를 보호할 군사력이 있었다. 서구 여러 국가의 좌파들은 자국 정부를 향해 무력을 동원해 ‘위험한 실험’을 중단시키라고 요구했지만, 좌파가 집권한 어떤 국가에서도 중국과의 전쟁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중국은 과거 10년간 기후변화로 타격을 입어 심각한 불구 상태가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거인이었다. 게다가 좌파에서도 이런 식의 지구공학이 삶을 지배하고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1년 반 동안 기구는 날마다 하늘로 올라갔고, 2040년 후반이 되자 지구 전역에서 냉각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20세기 후반의‘정상적’ 상태까지는 아니었지만, 2020년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 중국과 동맹국이 지구공학으로 2도를 떨어뜨려놓았다.
7장 비상 대책
파울 크루첸은 노벨상을 수상한 대기화학자로, 2006년〈기후변화〉잡지에, 대기에 아황산가스를 뿌려 걷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고도 필수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실었다. 그는 이제까지 금기시된 지구공학이라는 주제를 다분히 의도적으로 다시 공론화했다. 크루첸은 아황산가스를 사람들이 숨 쉬는 하층대기(대류권)가 아닌 상층대기(성층권)에 주입하면 이 궁지에서 빠져나올 수 있으리라고 했다.
지구공학 제안이 특정 지역에서 일으킨 분노는 원자력 확산 제안이 일으킨 분노와 맞먹었다. 이 지뢰밭에 과감히 발을 들여놓은 과학자들이 모두 그랬듯이, 그가〈기후변화〉에 조심스럽게 제안한 것도 지구온난화가 통제 불능으로 치달을 경우 그것을 멈출 최후 수단으로 지구공학을 쓰자는 내용이었다.
온실가스 감축 약속이 어느 하나도 실현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하나쯤 기댈 여지를 남겨둔다면 위로가 되지 않겠는가. 잘 알다시피, 과거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 중에 실현된 것은 하나도 없다. 교토협약이든, 그 협약의 자식이든, 사돈의 팔촌이든, 그러한 협약이 제때 제 역할을 못한다면, 차라리 실험을 거쳐 검증된 서너 가지 방법을 동원하는 편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 도덕적 해이고 뭐고, 웃기는 소리다. 상황은 심각하다.
★한국판 출긴기념 특별부록★
시나리오⑧ 한국 2042년:
2020년 극심한 기근으로 북한 정권 붕괴, 한국은 식량 자급자족 불가능 상태 돌입
심각한 기근이 막바지에 이른 2020년 4월, 북한 정권이 붕괴했다. 남한은 북한의 가장 먼 지역까지 식량과 연료를 긴급 지원했다. 5월 말이 되자 북한 주민은 더 이상 배를 곯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사회 기반 시설이 완전히 무너진 탓에 북한의 어느 지역에서도 한동안 식량을 재배할 수 없었다.
결국 식량 공급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한국도 식량 자급자족이 불가능해진 지 오래였다. 21세기 초만 해도 쌀은 그럭저럭 자급자족이 가능했다. 쌀은 워낙 상징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까지도 밀은 95퍼센트, 옥수수는 99퍼센트를 수입했다. 곡물 전체로 볼 때는 73퍼센트를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었고, 이즈음 세계 식량 가격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2020년대 중반부터 점점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한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바로 입지는 않았다. 2035년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높아졌을 때, 중국은 평균 3.5도 상승한데 비해 한국은 1.8도 상승에 그쳤다. 한국은 강우량도 아직 그런대로 넉넉했고 비가 오는 시기도 적절해서, 식량 생산은 2030년대까지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다.
한국은 올바른 판단 때문이라기보다는 행운 덕에 재앙을 피해갔다. 나라 전체가 바다로 둘러싸이다시피 해서, 중국 농업을 황폐시킨 극단적 기온 상승에 맞닥뜨리지 않았다. 그리고 좋은 농경지를 적잖이 보유한 덕에 이후 거의 한 세대가량 ‘개발’을 지속했어도 큰 무리가 없었다. 생산과 소비 차이에서 오는 식량 부족분을 (심하게 부풀려진 가격으로) 수입하느라 외화를 거의 다 써버렸지만 적어도 그 외화를 벌어들일 산업 기술과 과학 기술이 있었다. 사람들은 예전처럼 육식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아직 먹을거리는 충분했다. 이들은 서해 건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며 몸서리쳤고, 그 거대한 이웃나라를 집어삼키는 대혼란이 언제 자신에게도 닥칠지 궁금해했다. 이제 한국 역시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
8장 유년기의 끝
나는 제임스 러브록을 지난 반세기 동안 생명과학과 기후과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는다. 앞으로 100년 뒤에도, 만약 그때까지 인간이 많이 살아남는다면, 그는 과학계의 영웅으로 찰스 다윈과 동등한 반열을 유지하지 않을까 싶다.
남은 21세기에 제임스 러브록이 예언하는 걷잡을 수 없는 온난화로 빠지지 않으려면 2도 상승이라는 한계를 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이야기를 나눈 기후과학자들은 거의 다 1.5도 상승을 절대 넘지 않는다면 그 가능성은 한결 높다고 했다. 그 사이에 모든 지구공학 기술을 활발히 연구한다면 좋겠다. 언젠가는 필요할 날이 올 테니까.
남은 21세기에 해야 할 일은 지난 200년간 산업화 과정에서, 항상성을 유지해온 가이아계에 미친 피해를 바로잡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문명을 좌우하는 환경 전체가 걸린 기말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단순히 지식과 기술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제력과 협동심도 함께 보는 시험이다. 성숙한 가치관의 시험이라 해도 좋다. 우리 역사에서 적어도 시험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는 이 시점에 그러한 시험을 치르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만약 시험을 통과한다면 그 이후 펼쳐질 기나긴 미래는 또 얼마나 흥미롭겠는가.
시나리오⑨ 전멸:
마침내, 충돌과 관련 없는 대멸종 사건들을 이어줄 두 가지 공통점이 나타났다. 하나는 그 사건들이 모두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결국 날이 따뜻했다는 건데,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대멸종을 일으킬 수 있을까? 또 하나의 증거는 당시 심해는 산소 결핍(산소가 대단히 적거나 아예 없는) 상태였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를 방치한다면 캔필드 해양과 온실가스 멸종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다. 다만 이런 문제들이 흔히 그러하듯,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면 이미 어떤 조치를 취해도 늦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의 기후 위기 끝에 나올 유일한 현상이며, 이때 인구는 대량 감소하다가 결국 멸종에 이를 수 있다.
“가뭄과 더위가 어떻게 전 세계에 전쟁을, 나아가 핵전쟁을 촉발할지를 예상하였다. 이제까지 내가 본 예상 가운데 최고이며 가장 그럴 듯하다.” _제임스 러브록(가이아 학설 창시자)
21세기의 첫 10년이 끝나고 다시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면서, 앞으로의 세계 향방을 예측하는 책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주로 경제, 정치의 중심 축이 어떻게 이동할지를 진단하고 전망한 미래서다. 그러나 경제주기의 변동이나 세계패권을 둘러싼 경쟁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변수는 기후변화이다. 지구온난화로 대변되는 기후변화로 닥쳐올 인류적 위기에 세계 각국이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지정학적 변화를 구체적이고 본격적으로 예측한 책 《기후대전》(김영사 刊)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1세기의 대부분을 잠식할 것처럼 보이는 종말론적 위기에 대처하려는 세계 각국의 정치와 군사 전략을 들여다보려는 시도다.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다룬 책이나 그 해결책을 제시한 책은 시중에 이미 많이 나왔지만,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이 서로 다른, 더러는 걷잡을 수 없는 압력에 직면해 그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 암담한 상황을 자세히 다룰 엄두를 낸 책은 거의 없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결과를 결정하는 일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국가적이며, 국제적이라는 사실이다.”(8쪽)
저자 귄 다이어는 국제 안보 전문가이자 군사 지정학 분석가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20년 넘게 강연과 기고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가 쓰는 매주 2회의 국제 정세 분석 칼럼은 45개국 175종의 신문에 1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연재되고 있다. 발로 뛰는 탄탄한 취재와 최신의 과학적 데이터에 바탕하여 정치, 안보, 국제관계 분야에서 내놓는 독보적인 정세 예측 브리핑은 세계 각지의 주요 언론과 정부기관에서 최우선 순위의 열독 리스트로 꼽히고 있다.
그는 그동안에 축적한 정세분석 노하우와 긴밀하게 수집한 군사, 안보 일급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기후지정학의 영역을 개척했다. 그리고 각계 전문가와의 폭넓은 대담과 과학적 증거를 동원해 기후변화로 닥쳐올 세상의 현실을 솔직하게 그려내었다. 기후 위기가 불러올 국제 정치적 음모와 군사적 충돌의 실상을 폭로하고, 세계 판도 변화를 전격 예측한 미래전망서로, 출간 즉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기후변화로 닥쳐올 미래에 대한 필수 안내서!
한국어판 출간기념 ‘2042년 한국 시나리오’ 추가!
기후변화는 세계의 정치, 경제, 국제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지구의 평균 기온이 고작 2도만 상승해도 세계 정치는 끓는점에 도달하게 된다. 대대적인 기후 난민 물결, 국가의 시스템 파탄, 부족한 식량과 물을 둘러싼 충돌과 분쟁은 결국 전면전으로 확대된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계 각국은 살벌한 정치, 외교, 안보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는 환경의 영역을 뛰어넘어 정치, 경제, 군사를 움직인다. 그의 예측대로라면 유럽연합은 해체되고, 북극해는 영토분쟁으로 휩싸이며,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전쟁에 돌입한다.
그는 재차 묻는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세상을 피할 길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피할 것인가? 충돌과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은 무엇일까? 기후변화로 다가올 전 세계의 지정학적 변동을 탁월한 통찰력으로 날카롭게 분석한 예지력과 신뢰할 수 있는 분석력이 돋보이는 이 책은 우리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구체적인 시나리오로 확인하게 해준다. 군사 전략가들은 이미 그가 예견한 시나리오와 비슷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중이다. 결코 ‘아님 말고’ 식 시나리오가 아니란 이야기다. 이 책 《기후대전》은 앞으로 수년 동안 가장 중요한 미래전망서가 될 것이다.
저자는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2042년 한국 시나리오’ 편을 추가했다. 앞으로 10년 뒤인 2020년 북한 정권 붕괴를 예상했고, 한반도와 국경을 맞댄 중국의 혼란스러운 내부 사정을 한국의 정세 변화를 좌우할 큰 외부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의 밝은 눈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통일과 기후변화를 한 덩어리로 인식하게 만든다.
앞으로 세계는 종교나 이념이 아닌
폭염과 가뭄, 지진과 해일 때문에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다!
“귄 다이어는 뛰어난 군사 전문가로, 불과 몇 십 년 안에 나타날 수 있는 이상기후를 둘러싼 지정학 논쟁을 가공할 정도로 완벽하고 실감하게 분석한다. 너무 섬뜩해서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신뢰할 수밖에 없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뉴스에서 ‘남발’하는 기후변화는 문제의 실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환경 다큐멘터리도 환경 재앙을 보여주며 인간의 각성을 촉구하지만, 그 뒤에 숨은 추악하고 복잡하고 이기적인 정치?군사 음모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나사 수석 과학자인 데니스 부시넬의 논평대로, “기상이변으로 일어날 비밀스럽고도 근본적인 문제를 이 책에서 역설”하고 있다.
귄 다이어가 이 책을 쓰기로 생각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후변화가 인류 문명에 미칠 일차적이고 가장 중요한 영향이 바로 식량 공급 위기이며 이는 인류의 심각한 문제로 영원히 지속되리라는 판단이다. 식량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국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국가는 이 문제에 ‘이성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
또 하나의 계기는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이미 강대국들의 군사 계획에서 중대한 비중을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그 시나리오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2, 3도만 올라가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엿보인다. 핵전쟁까지 포함해서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전세계가 힘을 합쳐 온실가스를 억제하고 지구온난화를 막으리라는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세계 강국의 미래 전략을 다시 짜게 한 전대미문의 예측! 귄 다이어의 날카로운 통찰과 명쾌한 분석은 세계의 군사 전략가,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움직이고 있다. 아무도 기후변화에 태평스러울 수 없을 것이다.” _에머리 로빈스(로키마운틴연구소 회장 겸 수석 과학자)
그는 10여 국가를 숨 가쁘게 돌면서 날마다 이 문제로 씨름하는 과학자, 군인, 정부관료, 정치인 등 각계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최신 과학 연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기후 난민, 국가 시스템 붕괴, 물과 식량을 두고 벌어지는 전면전 등. 점점 뜨거워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세계가 벌이는 숨막히는 각축전과 살벌한 생존게임의 그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다.
“환경에만 초점이 맞춰진 기후변화 논쟁을 정치, 안보, 국제적 문제로 과감하게 파헤친 유일한 책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분별력 그리고 희망이다. 이 책에 담긴 것이 바로 그것이다.” _크리스핀 티켈 경(국제환경개발연구소 전 소장, 영국왕립지리학회 전 회장)
내용 요약
시나리오① 2045년: 유럽연합이 붕괴되고 ‘북부연합’이 형성된다!
지구 평균 기온 1990년도보다 섭씨 2.8도 상승. 세계 인구 58억. 유럽연합이 남부 회원국에서 북부 회원국으로의 대량 이주 사태로 골치를 앓다가 2036년에 마침내 무너진다. 새롭게 형성된 ‘북부연합’은 국경을 봉쇄하여 기근에 시달리는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몰려온 난민을 막느라 정신 없다. 로마 남쪽의 이탈리아는 기근이 더욱 심각한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몰려드는 난민으로 넘쳐나 더 이상 조직적인 국가라고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편 핵무기를 손에 넣은 스페인, 터키는 식량 사정이 좋은 북유럽 국가에게 식량을 나누자고 압박한다. 국가적 노력 덕에 그런대로 식량 자급자족을 이룬 영국은 증강된 핵무기를 방패 삼아 유럽 대륙에서 떨어져나왔다.
1장 기후변화의 지정학:
영국은 오래전부터 기후변화를 공식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영국 국방 정책 개발의 원천이 되고 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 이후의 상황에서 기후변화가 현실적이고 다양한 영역에 걸친 문제로 떠오른다. 여기에 특수부대에서 항공모함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이 동원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지구계 과학(Earth system science)의 창시자라 해도 손색이 없는 영국의 지구물리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러브록의 100년 시나리오에서는 지표면의 상당 부분이 사막으로 변하거나 잡목으로 뒤덮이고, 단지 북극해와 그린란드만이 “적절히 줄어든 문명의 미래의 중심지”로 남을 것이다. 이 지역에 다행히 수억 명으로 구성된 문명이 살아남을 수도 있는데, “해수면보다 높은 시베리아와 캐나다 북부의 툰드라 황무지에 초목이 무성하고, 해조류가 가득한 넓어진 북극해가 미래의 어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과학자들은 거의 다 이 시나리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나리오② 러시아 2019년: 자원이 묻힌 북극해를 두고, 러시아 ? 나토 국가간의 신냉전 돌입
2005년에 과학계는 북극해를 덮은 얼음이 서서히 녹아 21세기 중반에는 북서항로에서 선박 통행이 가능하리라는 공통된 견해를 내놓았다. 2013년 늦여름이 되면 북극해 전역에서 얼음이 사라지리라는 주장을 펼쳤고, 그러자 석유 지질학자와 군사 전략가들이 북극해 지도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얼음이 빠르게 녹는다면, 가만히 앉아 기다릴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리고 정말 귀중한 자원이 걸려 있고, 그 자원을 차지할 권리를 정당화할 다른 논리가 있는데 말이다. 러시아는 북극해를 횡단하는 해저 산맥인 로모소노프 해령이 러시아 대륙붕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자기들의 해저권이 북극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모든 이들을 전투태세로 몰고 간 사건은 2014년 스피츠베르겐 사건이었다. 그곳은 미국지질조사국이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목한 이스트바렌츠 해분이었다. 2015년 초, ‘신냉전’은 현실이 되었다.
2장 피할 수 없는 위기:
불행하게도 온실가스를 억제해야 하는 나라는 오래전에 산업화한 국가만이 아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 증가는 대부분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신흥 공업국에서 발생하는 실정이다. 중국은 특히 심해서, 일부 전문가는 2007년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이 되었다고 말한다. 인도·브라질·멕시코 같은 나라들도 비록 정도는 달라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은 산업화를 멈출 의향이 전혀 없다. 그러나 신흥 공업국이 계속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한다면, 기존산업국가에서 온실가스를 억제해도 별 소용이 없다. 신흥 공업국이 계속 경제 성장을 하되 전세계를 기후변화의 대재앙에 빠뜨리지 않을 협상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전세계적 협상안을 만드는 일은 정치 역사상 두 번째로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가장 어려운 작업은 완성된 협상 내용을 자국의 정치권에 설득하는 일이다. 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결과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 아니면 그 결과로 죽든지.
시나리오③ 미국 2029년: 남미국가의 대량 기후 난민 미국으로 이동
2020년대 중반이 되자,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 넘게 오르면 아열대지방은 영구적인 가뭄에 시달린다는 오래된 예상이 실현되면서 멕시코에서 코스타리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농가가 사라졌다.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면서 마을은 텅 비어갔다. 수천만 명이 살던 곳을 떠났고, 이 중 상당수는 (이미 마비된) 멕시코 대도시로 몰렸지만,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미국 국경으로 몰려들었다.
2029년, 텍사스 리오그란데 어귀에서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교외 지역까지 3천 킬로미터에 걸쳐 국경 요새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국경은 철저히 봉쇄되었다. 이보다 앞서 사람들이 집단으로 ‘대울타리’를 넘다가 자동 조작되는 무기와 지뢰에 전멸하는 대참사가 벌어진 뒤로 몰래 국경을 넘으려는 구식 방식은 사실상 중단되었다. 경비함정과 초계기 장벽이 멕시코 만과 플로리다 해안을 감시하면서, 심각한 가뭄과 치명적인 허리케인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쿠바·아이티·도미니카공화국, 기타 작은 카리브 제도에서 흘러드는 기후 난민을 막았다. 육지 국경을 요새화하고 바다를 지키느라 총 1조 8천억 달러가 들었다. 인명 피해와 정치적 대가는 이보다 훨씬 컸다.
3장 피드백: 얼마나 격렬하게, 얼마나 빠르게?
위기의 시간표에 관한 이야기다. 그 피드백은 언제 닥칠까? 식량 생산이 급감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정치 반발이 극심해서 국제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지는 때는 언제일까? 물론 확실한 시간표를 짜기란 불가능하다. 물리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변수가 너무 많아서 정확한 예측은 힘들다. 그럼에도 피드백이 일어날 속도를 보여주는 최근 증거를 보면 조심스레 비관적인 예측을 하게 되는데, 이 예측에 따르면 국제 공조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거대한 기후 재앙은 앞으로 15년에서 20년 사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만약 온실가스 억제 조치가 미흡하다면 이 기간에 회복 불능점을 쉽게 넘어 걷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로 치달을 수도 있지만, 그 뒤로도 한참 동안은 그에 따른 재앙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한참 전에 ‘1차 상품’과 관련한 두 가지 위기가 닥칠 것이고, 이때 국제 공조의 범위는 급격히 줄어든다. 그 하나가 석유이고, 다른 하나는 식량이다.
시나리오④ 인도 2036년: 파키스탄과 인도간 물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핵전쟁 발발
2036년까지 인도 대륙의 인구는 20억 명을 훌쩍 넘었다. 파키스탄이나 인도는 그러한 요구 수준을 충족해줄 정도로 식량 생산이 충분치 않았고, 국제 곡물 시장에서 식량 부족분을 다 사들일 만큼 여유롭지 않았다. 빙산이 녹아 여름마다 강이 범람하고, 그러다가 빙하가 사라지면 강은 여름마다 가뭄에 시달렸다. 그러다가 2030년대 중반에 이르자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주요 강 대부분에서 유량이 급격히 줄었다. 거대한 강 하나가 관통하는 사막이나 다름없는 파키스탄에는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그리고 2036년, 인더스 수계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파키스탄은 인도에 공개적으로 물을 끌어쓸 수 있도록 파키스탄에 강물의 절반을 내놓으라고 했다. 그리고 인도 접경 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했다. 인도는 선제공격으로 파키스탄의 핵무기 이동장치를 그 자리에서 파괴할 계획을 세웠다.
2036년 5월 25일, 인도는 애초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동트기 전, 비교적 작은 크기의 고성능 폭탄을 탑재한 인도 무인항공기 수천 대가 파키스탄 지역 핵무기가 있는 곳에 곧장 떨어져 핵무기를 절반 이상 파괴했다.
4장 바로잡을 수는 있다
조지 W. 부시는 2001년 대통령이 된 직후에, 미국은 교토협약에서 완전히 발을 빼겠다고 천명했다. 부시 행정부는 기후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쪽에 섰다. 당리당략에 따라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적 입장을 정한 부시 행정부는 지난 10년간 지구온난화 문제에 국제 공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데 큰 책임이 있다. 영국과 뉴질랜드만이 ‘앵글로권’ 기준에서 떨어져 나와, 기후변화를 오랫동안 정책적으로 진지하게 다루었을 뿐이다. 미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대중의 의심과 조직의 저항이 지금도 여전한 탓에, 다른 선진국에서는 당연한 일이 된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존 교토의정서는 2012년까지만 유효해서, 그 전에 온실가스 감축에서 새로운 (그리고 바라건대 훨씬 더 대담한) 협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미국처럼 거대하고 보수적인 나라를 일 년 안에 바꿔놓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며, 미국이 적극 참여하지 않는 한 중국도 마찬가지 태도를 보일 것이다. 후속 교토협약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 대안으로 서구의 부유한 산업국과일본이 자발적으로 배출 거래 모임을 만들 수도 있다. 이제 다시 출발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시작되었고, 우리는 성공할 것이다. 다만, 기후변화가 우리 정치 습관에 보조를 맞추어 천천히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다.
시나리오⑤ 행복한 이야기: 전세계 각국들이 탄소 배출을 줄였고, 기후변화로부터 문명을 구하다
2015년, 좀처럼 힘을 못 쓰던 교토의정서 후신으로 등장한 이빨 빠진 코펜하겐협정이 ‘제로 2030년’운동에 휩싸였다. 2030년까지 전세계에서 탄소 배출을 없애자는 목표로 원래 인도의 어느 환경단체가 유행시킨 운동이었는데, 이 목표가 세계의 상상력을 사로잡았고, 그 뒤 몇 년 동안 각국 정부는 화석연료를 단지 줄이는 게 아니라 아예 없앨 목적으로,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감당할 만한 비용으로 ‘탄소를 포집하고 격리’한다는 꿈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에서 공식적으로 포기 의사를 밝혔고, 각국 정부는 탄소 기반 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 체계를 개발하는 힘든 작업을 시작했다.
예전부터 부자였던 나라들이 자금을 대서 다양한 긴급 ‘지구공학’ 수단을 동원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막고, 뒤이어 예전의 정상 기온을 회복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인공 구름을 분사하고, 바다에 철분 비료를 뿌리고, 성층권에 황산염을 올려 보내는 것보다 좀 더 안전한 방법이 즉시 동원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우주에 거울을 설치해 지구의 기온을 조절하는 작업도 시작할 것이다. 한편 현재 시행하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 감축 조치는 그대로 시행할 뿐 아니라, 대기의 이산화탄소가 궁극적으로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줄어들 때까지 가능하면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재앙의 횟수와 규모는 서서히 줄어들었다. 2050년까지 전세계 주요 경제국은 효과적으로 탄소 중립을 지켰다. 비록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과거 수준으로 되돌리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렸고, 전세계 대양은 여전히 심각한 산성화에 시달렸지만, 이산화탄소 농도는 2075년이 되어서야 2010년 수준인 390ppm으로 떨어졌고, 2100년이 가까워질 때까지 중간 목표치인 350ppm에 도달하지 못하리라 예상됐다. 지금 세대는 할 일을 했다. 문명을 구했으니까.
5장 때는 이미 늦었겠지만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를 절대 넘지 말아야 한다면, 그리고 그 말은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면, 알맞은 시기에 그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약속이 빠진 후속 교토협약은 부족함을 넘어 최악이다. 실제로 후속 교토 협상에 성공하느냐는 주요 산업국과 가장 거대한 개도국인 중국과의 우선 협상에 달렸다. 그러나 아직 중국과 어떤 협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이미 마감시한을 넘겨버렸을까? 단정하기는 조금 이르다. 2012년에 만료되는 기존 교토협약의 바탕 위에 후속 교토협약을 만든다는 구상이 코펜하겐에서 한 차례 지독한 공격을 받았지만 아직 완전히 죽지는 않았다.
앞으로 몇 해 안에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온실가스 억제를 향한 진지한 발걸음을 떼어놓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그 정도 발걸음으로는 추가적인 기후변화를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일종의 좀비 같은 후속 교토의정서가 나오거나 미국과 중국이 일방적으로 온실 가스를 줄여 2030년까지 80퍼센트를 감축하리라고 믿기는 대단히 어려운 노릇이다. 운이 좋으면 절반 정도는 가능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예상했던 참사의 절반만 일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참사에 자극받아 적절한 시기에 온실가스를 더 줄이고, 다시 참사가 일어나면 더 줄이고……. 나중에는 약발이 떨어지겠지만, 그런 식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다. 결과가 불투명한 길고도 참담한 상황이 될 게 분명하다.
시나리오⑥ 미국과 영국 2055년: 미국에선 ‘하나님 연합’ 창당, 영국은 아일랜드와 ‘영아연맹’ 창설
미국 워싱턴과 볼티모어를 강타해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2042년 체서피크 만 재앙, 2047년 찰스턴 대홍수, 2051년 뉴올리언스 최후의 파멸, 2053년 롱아일랜드 홍수. 2055년까지 미국에서는 난민까지는 아니어도 유민은 분명한 사람이 1천5백만 명에 이르렀다. 2040년대에 일어난 ‘대각성운동’은 연이어 일어나는 재앙 앞에 많은 미국인이 환멸과 무기력을 느끼면서 일어난 운동이었다. 과학·공학·구태 정치, 그 어느 것도 사람들을 옥죈 영원한 위기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줄 성싶지 않자, 많은 사람이 극단적 형태의 종교로 눈을 돌렸다. 호전적 교파는 모든 재앙을 진노한 신이 미국인을 도덕적 타락으로 내모는 것으로 설명했고, 정치판에서는 갈수록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그러다가 2054년 상하의원 중간선거에서 ‘하나님 연합’이 기존 당을 누르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20세기부터 시작해 현재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미국 문화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영국은 영국해협 덕에 국경 통제에 어려움이 훨씬 적었다. 하지만 온난화가 비교적 덜 심각했음에도 자국민을 먹여 살리기가 무척 어려웠다. 유럽 국가 중에서 영국은 22세기와 그 이후까지 무사히 살아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나라에 속했지만, 식량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해야 했고, 2055년에는 눈 딱 감고 아일랜드와 협상을 체결했다. 영국은 점점 무질서해지는 세상에서 영국과 아일랜드를 모두 보호할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고, 아일랜드는 농경지가 넓어 영국 농경지와 합치면 두 나라를 모두 먹여 살릴 수 있었다. 영국으로서는 자존심을 상당히 꺾어야 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협상이었다. 어쨌거나 필요한 협상이라는 생각에, 영국과 아일랜드는 2055년 12월에 ‘영아연맹’을 창설하기로 조약을 체결하고, 농업 문제에서는 동일한 발언권을 갖기로 약속했다. 물론 북아일랜드도 그 공화국의 일원이 되었다.
6장 현실 세계의 정치
세계 정부라는 것이 있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위험 요소를 지목하고 필요한 법을 통과시켜 화석연료를 없애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세계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코펜하겐 회의처럼 인간이 하는 짓이 가관이다 보면, 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비하하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코펜하겐에서 드러난 은밀하고 강압적인 거래처럼 서툴고 때로는 추악한 일을 용서해주기란 쉽지 않지만, 사실 인간의 정치란 그렇게 굴러가게 마련이다. 코펜하겐 회의에는 192개국 정부가 참가했다. 기후변화 덕분에 우리는 역사상 최초로 다수가 참여한 전면적인 국제정치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국제정치 역시 민주정치만큼이나 어느 면에서든 정신없고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인류는 국제적 대응이 필요한 위협을 해결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구태의연한 정치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코펜하겐에서도 난장판이 벌어지고 회담도 실패로 끝나면서, 가뜩이나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우리는 자연이 정해놓은 마감 시한을 맞추지 못할 것이며, 자연과 타협할 수도 없다. 우리에게 지구공학 기술이 있다는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기술이 필요한 날이 올 것이다.
시나리오⑦ 중국 2042년: 기후 위기에 시달리던 중국 '위험한 실험'을 감행하다
2039년 3월 25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하늘 높이 기구를 띄우기 시작했다. 황을 연간 약 1메가톤씩 성층권에 뿌려 지구표면의 온도를 2도 낮추기 위해서다. 이 작전에 돈줄을 대고 상당한 장비를 제공한 곳은 물론 중국이었다. 중국은 열대지방의 이 두 나라보다도 기후변화에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던 터라 사정이 급해 이 일에 앞장섰다. 게다가 서구나 일본이 무력을 동원해 반응할 경우 중국은 상대적으로 작은 이 두 나라를 보호할 군사력이 있었다. 서구 여러 국가의 좌파들은 자국 정부를 향해 무력을 동원해 ‘위험한 실험’을 중단시키라고 요구했지만, 좌파가 집권한 어떤 국가에서도 중국과의 전쟁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중국은 과거 10년간 기후변화로 타격을 입어 심각한 불구 상태가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거인이었다. 게다가 좌파에서도 이런 식의 지구공학이 삶을 지배하고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1년 반 동안 기구는 날마다 하늘로 올라갔고, 2040년 후반이 되자 지구 전역에서 냉각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20세기 후반의‘정상적’ 상태까지는 아니었지만, 2020년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 중국과 동맹국이 지구공학으로 2도를 떨어뜨려놓았다.
7장 비상 대책
파울 크루첸은 노벨상을 수상한 대기화학자로, 2006년〈기후변화〉잡지에, 대기에 아황산가스를 뿌려 걷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고도 필수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실었다. 그는 이제까지 금기시된 지구공학이라는 주제를 다분히 의도적으로 다시 공론화했다. 크루첸은 아황산가스를 사람들이 숨 쉬는 하층대기(대류권)가 아닌 상층대기(성층권)에 주입하면 이 궁지에서 빠져나올 수 있으리라고 했다.
지구공학 제안이 특정 지역에서 일으킨 분노는 원자력 확산 제안이 일으킨 분노와 맞먹었다. 이 지뢰밭에 과감히 발을 들여놓은 과학자들이 모두 그랬듯이, 그가〈기후변화〉에 조심스럽게 제안한 것도 지구온난화가 통제 불능으로 치달을 경우 그것을 멈출 최후 수단으로 지구공학을 쓰자는 내용이었다.
온실가스 감축 약속이 어느 하나도 실현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하나쯤 기댈 여지를 남겨둔다면 위로가 되지 않겠는가. 잘 알다시피, 과거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 중에 실현된 것은 하나도 없다. 교토협약이든, 그 협약의 자식이든, 사돈의 팔촌이든, 그러한 협약이 제때 제 역할을 못한다면, 차라리 실험을 거쳐 검증된 서너 가지 방법을 동원하는 편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 도덕적 해이고 뭐고, 웃기는 소리다. 상황은 심각하다.
★한국판 출긴기념 특별부록★
시나리오⑧ 한국 2042년:
2020년 극심한 기근으로 북한 정권 붕괴, 한국은 식량 자급자족 불가능 상태 돌입
심각한 기근이 막바지에 이른 2020년 4월, 북한 정권이 붕괴했다. 남한은 북한의 가장 먼 지역까지 식량과 연료를 긴급 지원했다. 5월 말이 되자 북한 주민은 더 이상 배를 곯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사회 기반 시설이 완전히 무너진 탓에 북한의 어느 지역에서도 한동안 식량을 재배할 수 없었다.
결국 식량 공급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한국도 식량 자급자족이 불가능해진 지 오래였다. 21세기 초만 해도 쌀은 그럭저럭 자급자족이 가능했다. 쌀은 워낙 상징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까지도 밀은 95퍼센트, 옥수수는 99퍼센트를 수입했다. 곡물 전체로 볼 때는 73퍼센트를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었고, 이즈음 세계 식량 가격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2020년대 중반부터 점점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한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바로 입지는 않았다. 2035년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높아졌을 때, 중국은 평균 3.5도 상승한데 비해 한국은 1.8도 상승에 그쳤다. 한국은 강우량도 아직 그런대로 넉넉했고 비가 오는 시기도 적절해서, 식량 생산은 2030년대까지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다.
한국은 올바른 판단 때문이라기보다는 행운 덕에 재앙을 피해갔다. 나라 전체가 바다로 둘러싸이다시피 해서, 중국 농업을 황폐시킨 극단적 기온 상승에 맞닥뜨리지 않았다. 그리고 좋은 농경지를 적잖이 보유한 덕에 이후 거의 한 세대가량 ‘개발’을 지속했어도 큰 무리가 없었다. 생산과 소비 차이에서 오는 식량 부족분을 (심하게 부풀려진 가격으로) 수입하느라 외화를 거의 다 써버렸지만 적어도 그 외화를 벌어들일 산업 기술과 과학 기술이 있었다. 사람들은 예전처럼 육식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아직 먹을거리는 충분했다. 이들은 서해 건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며 몸서리쳤고, 그 거대한 이웃나라를 집어삼키는 대혼란이 언제 자신에게도 닥칠지 궁금해했다. 이제 한국 역시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
8장 유년기의 끝
나는 제임스 러브록을 지난 반세기 동안 생명과학과 기후과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는다. 앞으로 100년 뒤에도, 만약 그때까지 인간이 많이 살아남는다면, 그는 과학계의 영웅으로 찰스 다윈과 동등한 반열을 유지하지 않을까 싶다.
남은 21세기에 제임스 러브록이 예언하는 걷잡을 수 없는 온난화로 빠지지 않으려면 2도 상승이라는 한계를 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이야기를 나눈 기후과학자들은 거의 다 1.5도 상승을 절대 넘지 않는다면 그 가능성은 한결 높다고 했다. 그 사이에 모든 지구공학 기술을 활발히 연구한다면 좋겠다. 언젠가는 필요할 날이 올 테니까.
남은 21세기에 해야 할 일은 지난 200년간 산업화 과정에서, 항상성을 유지해온 가이아계에 미친 피해를 바로잡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문명을 좌우하는 환경 전체가 걸린 기말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단순히 지식과 기술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제력과 협동심도 함께 보는 시험이다. 성숙한 가치관의 시험이라 해도 좋다. 우리 역사에서 적어도 시험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는 이 시점에 그러한 시험을 치르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만약 시험을 통과한다면 그 이후 펼쳐질 기나긴 미래는 또 얼마나 흥미롭겠는가.
시나리오⑨ 전멸:
마침내, 충돌과 관련 없는 대멸종 사건들을 이어줄 두 가지 공통점이 나타났다. 하나는 그 사건들이 모두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결국 날이 따뜻했다는 건데,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대멸종을 일으킬 수 있을까? 또 하나의 증거는 당시 심해는 산소 결핍(산소가 대단히 적거나 아예 없는) 상태였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를 방치한다면 캔필드 해양과 온실가스 멸종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다. 다만 이런 문제들이 흔히 그러하듯,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면 이미 어떤 조치를 취해도 늦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은 현재의 기후 위기 끝에 나올 유일한 현상이며, 이때 인구는 대량 감소하다가 결국 멸종에 이를 수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시나리오 1 2045년
1장 기후변화의 지정학
시나리오 2 러시아, 2019년
2장 피할 수 없는 위기
시나리오 3 미국, 2029년
3장 피드백: 얼마나 격렬하게, 얼마나 빠르게?
시나리오 4 인도 북부, 2036년
4장 바로잡을 수는 있다
시나리오 5 행복한 이야기
5장 때는 이미 늦었겠지만
시나리오 6 미국과 영국, 2055년
6장 현실 세계의 정치
시나리오 7 중국, 2042년
7장 비상 대책
한국판 출긴기념 특별부록
시나리오 8 한국, 2042년
8장 유년기의 끝
시나리오 9 전멸
옮긴이의 말: 기후변화로 닥쳐올 미래에 대한 필수 안내서!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