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여론조사’라는 단어를 치면, 뒤따라오는 단어들에서 여론조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로 엿볼 수 있다. ‘여론조사의 문제점.’ 이 안에는 과연 여론조사 결과를 믿을 수 있는지, 정치인들이 이를 조작하지는 않는지를 묻는 많은 질문들이 포함되어 있다. 과거, 여론조사를 수행했던 기관과 결과를 발표했던 언론, 정치인들에게서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여론조사와 선거,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일천한 지식, 막연한 불신과 불안감이 근거 없는 편견을 만들어냈을 수도 있다.

이기는 선거전략 수립을 위한 여론조사의 활용법

선거에서 상대를 이기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선거전략을 세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이 여론정치가 더욱 고도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읽는 것은 전략 수립의 가장 기초가 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 운동 자체가 유권자와 일정한 거리를 가질 수밖에 없는 현대의 선거운동 과정은 유권자의 마음과 요구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여론조사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지금껏 행해지고 있는 여론조사의 형태는 대부분 단순 지지도 조사 혹은 인지도 조사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해당 선거의 성격과 특성, 이슈에 대한 유권자의 반응과 집중도 및 지지도, 선거에 미치는 유권자의 심리와 후보자의 도덕성, 정치현장의 특수성 등을 면밀하게 고려한 종합적인 여론조사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 결과 과학적인 선거전략 수립이나 체계적인 대응책을 준비하기보다는 물리적인 힘으로 여론몰이를 하거나 여론 조작에 가까운 밀어붙이기 식의 홍보전으로 선거운동에 매진하는 것이 우리 실정이다. 그 결과 지지도와 인지도가 높은 후보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거나 경합지역에서의 혼탁한 홍보전으로 그 당락이 결정되곤 한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후보자에게로 유권자를 이끌어오기 위한 정보를 적확하게 해석하는 것이 여론조사의 핵심이라는 사실이다. ‘목적에 부합하는 유용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정치여론조사의 관건인 셈이다. 그것이 단순한 지지도나 인지도일 수도 있지만 각종 이슈에 대한 유권자의 태도와 집중도, 민감한 이슈에 대한 심리적인 변화상 및 동향, 해당 선거지역의 특수성에 기초한 여론의 향배와 함수관계 등을 다양하게 체크하여 유용한 선거전략을 세우는 기본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승리를 위한 필수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질 낮은 선거운동 방식을 고수하는 우리나라 정치권이 짚고 넘어가야 할 하나의 과제이기도 하다.

풍부한 정치현장의 경험과 학문적 이론을 결합한 정치여론조사 가이드

무엇보다 이 책 『정치여론조사의 기술』에서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정보는 풍부한 실제 사례들이다. 여론조사는 왜 하는지, 어떻게 진행하는 게 효과적인지, 그리고 그 조사를 통해 얻어낸 정보를 선거 승리를 위해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더불어 미국의 각종 선거에서 보여준 실전 사례들을 통해 국내에 직접 응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수많은 단서들을 살필 수 있다. 교수이자 여론조사 전문가인 저자 제프리 스톤캐시는 18년 이상의 현장 경험과 자신의 이론을 결합시켜 정치여론조사의 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분석은 1급 선거 전문가들이 반드시 체득하고 있을 만큼 미국에서 그의 명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 선거, 예비 선거, 상ㆍ하원의원 선거 등 정치현장에서 수백 건의 여론조사를 실제 수행해온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미묘하게 반응하며 일어나는 사례들을 통해 이를 분명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우리나라가 경제, 과학, 예술 등 각 분야에서는 놀랄 만한 성과를 이루었지만 아직 정치에서만은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정치현장에 도덕성이라는 기반이 완성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이슈에 대한 유권자의 집중도, 지지도를 적시에 파악하지 못하고, 적절한 선거 전략과 대응책 대신 조작이나 여론몰이와 같은 질 낮은 조잡한 해결책을 선택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선거는 모두 다르다’라는 서술에서 보듯, 모든 선거 현장에서는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상황들이 매순간 벌어지기 마련이다. 유권자만을 두고 보아도 구성, 당적(黨籍), 나이, 성별, 출신지역, 종교 등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정보가 모두 다르며, 후보의 활동 정도나 인지도, 개인적인 특성들이 합쳐져 판세는 쉽게 예측할 수 없고 선거 당일에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 안에도 일관된 원칙과 함께 어느 정도의 보편적인 해제(解制)가 존재한다.

이 책 『정치 여론조사의 기술』은 여론조사의 목표와 방향성처럼 선거캠프에서 명확하게 인지해야 하는 사항뿐 아니라 선거 상황에 따른 여론조사의 시점, 결과와 여타 관련성의 분석, 그에 따른 선거 전략 수립을 방법적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사회과학의 각종 지식이 필요한 질문지의 작성단계, 구성과 순서, 유의사항, 프레이밍(framing), 전화 면접요원 교육에 관한 지침, 표본 추출 등과 같은 실제적인 방법을 담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이들을 위한 탁월한 실용서의 기능도 함께 하게 될 것이다.
여론조사는 정치인과 대중의 소통을 이루어낸다. 정치인이 유권자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게 하면서 각 이슈의 중요도에 따라 자신의 신념 중 어떤 것을 강조할지를 결정하게 한다. 여론조사를 통해 정치인은 입장에 대한 피드백을 얻게 되고, 유권자의 의견을 존중하게 된다. 이 과정이 저자가 말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기여도이며, 편향과 왜곡을 넘어 가장 객관적으로 이러한 소통의 매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서문 _ 여론조사는 후보자의 견해 중에서 강조할 것을 찾는 작업이다. 제1장 여론조사는 왜 필요한가 여론조사에 대한 두 가지 비판적인 견해 ？ 정치인과 여론에 대한 선입견과 진실 제2장 어느 시점에 여론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여론조사 시기는 언제나 유동적이다 ？ 여론조사의 시기는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제3장 어떤 종류의 여론조사를 시행할 것인가 승리 가능성을 알아보는 가상대결 조사 ？ 벤치마크 여론조사와 추적 여론조사 제4장 여론조사 설문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여론조사를 위한 사전 작업의 필요성 ？ 여론조사의 질문은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는 통로이다 이슈를 제기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 선택지는 견해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제5장 표본 추출의 비밀 투표 유력층을 추출하라 ？ 표본의 크기보다 정보가 더 중요하다 제6장 전화 면접 숙련된 전화 면접요원이 정확한 결과를 낳는다 ？ 전화조사 과정에서 균형을 유지하라 제7장 조사 분석 보고서를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 분석 결과에서 이기는 방법을 찾는다 ？ 지지기반 분석은 행동으로 이끈다 입장이 이슈를 선택한다 ？ 쟁점들은 상호 연관되어 있다 제8장 전략보고서를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 보고서는 현재의 방향과 미래의 행동을 말해준다 ？ 특정 이슈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제9장 추적 여론조사와 부동층 추적 여론조사를 통해 공격과 방어를 준비한다 ？ 추적 여론조사에는 결단이 필요하다 제10장 결론:여론조사와 민주주의 여론조사는 선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 부록 _ 실전 보고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