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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과 방향에 입각하여 수행되었다. 첫째, 북한체제의 변화 전망에 대한 것이다. 이 연구는 북한체제 유지론이나 북한체제 붕괴론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서 북한의 다양한 변화 경로를 탐색하고자 한다. 북한체제는 이미 과거의 계획경제가 작동하던 체제는 아니며 시장화가 진행되어 이중경제가 작동하고, 제한적이지만 외부 정보가 유입되어, 주민들의 불만의식이 형성되는 등 국가의 일원적 통제에서 벗어난 현상들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엘리트집단의 응집력이 유지되고, 국가의 통제력이 작동하며, 비대한 군부가 정치와 경제의 핵심기구로 작동하고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상충되는 요인이 어떤 형태로 작용하여 북한체제의 미래 모습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예측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북한체제 변화의 다양한 경로를 단순화하여 북한경로, 중국경로, 동유럽경로의 세 가지 유형으로 유형화하고자 한다. 북한이 택할 수 있는 많은 경로를 단순화하면, 결국 이상의 세 가지 유형으로 좁혀진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이 연구의 목적은 북한체제 변화의 다양한 요인들의 상호작용 과정이나 체제변화 과정을 구체화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체제 변화의 요인이나 과정을 구체화할 경우, 지나치게 복잡할 뿐만 아니라 체제변화 자체에 초점을 둔 연구가 될 것이다. 그 대신 이 연구는 북한체제 변화에 작용하는 거시적 변수를 상정하고 이러한 거시적 변수에 의해 북한체제가 특정한 속성을 지닌 유형으로 전환된 결과를 중시하고자 한다. 이 연구의 초점은 북한체제의 변화 경로 자체보다 체제의 유형별 특징에 따라 어떤 대내외 정책이 뒤따를 것인지를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셋째, 북한체제의 변화와 정책변화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것이다. 이 연구는 핵포기 결정이나 개혁·개방정책의 확대, 적대적 대남정책의 포기 등과 같은 중범위 이상 수준의 정책변화를 위해서는 리더십이나 정권의 성격이 변해야 한다고 가정한다. 북한과 같이 획일화된 사회라고 하더라도 최고지도자가 무한대로 정책선택의 자율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절대 권력자라고 하더라도 체제의 속성에서 연유하는 구조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이 연구는 정권의 변화로 인한 정책 환경의 변화에 의해서 정책변화가 함께 발생한다고 전제한다.
이 연구는 북한체제의 변화 전망을 세 가지로 유형화하고 각 유형별로 대내정책, 대외정책, 대남정책을 전망하고자 한다. 북한체제의 유형별 특징에 따른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대내외정책과 대남정책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전망하고자 한다.
넷째, 대북정책의 목표 및 방향에 대한 것이다. 이 연구는 북한체제 변화의 세 가지 유형을 염두에 두고 변화 유형별로 대책을 모색하는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북한의 현황 및 변화의 실제 방향과는 무관하게 선험적 전제와 희망에 의해 대북정책을 제시했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한다.
다섯째, 연구기간에 대한 것이다. 이 연구는 북한체제 변화의 전망 기간을 향후 5년에서 10년 이내로 설정하였다. 너무 단기간을 연구범위로 설정할 경우 정치체제 차원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제대로 포착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너무 장기적으로 연구범위를 설정할 경우 적실성 있는 예측을 하기 힘들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이 연구는 향후 5년에서 10년 이내의 기간이라는 중범위 기간을 설정하여 북한체제 변화를 전망하고자 한다.
이상과 같은 연구의 기본방향에 입각하여 김정은 체제의 세 가지 변화 유형별 우리 대책의 추진방향을 제시하였다.
첫째, 북한이 유일지배체제를 유지하고 경제·핵노선을 유지하는 북한경로를 택할 경우이다. 북한이 경제·핵발전 노선을 지속하는 경우, 대책의 기본방향은 억제력 확보와 신뢰여건 조성이다. 기본적으로 북한이 희망하는 경제·핵 경로로 이행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는 가운데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대북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북한 정권에게 비핵화에 협조하지 않는 한 자신이 원하는 대외협력을 얻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던지는 한편,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 낼 실질적인 주체인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을 확대할 수 있는 대북정책이 필요하다. 억제력 확보와 신뢰형성 정책을 병행적으로 추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핵문제와 남북관계의 상호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 핵문제가 구조적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어떤 상황에서 어느 정도로 진전시키느냐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는 완전히 분리할 수도 없고 기계적으로 연결할 수도 없다. 북한 핵문제의 영향력을 인정하더라도 그 테두리 내에서 가능한 남북관계의 영역을 최대한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억제력 확보를 바탕으로 하면서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를 느슨하게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핵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핵문제에 진전이없는 상황에서도 남북관계의 발전가능성을 탐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북핵문제의 진전이없는 상황에서도 인도적 지원, 남북대화, 호혜적 교류·협력 등을 추구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북한이 1980년대 중국경로로 이행할 경우이다. 북한이 1980년대 중국과 같이 당내민주화와 집단지도체제를 실시하면서 경제적 개혁·개방을 추진할 경우, 우리 대책의 기본방향은 신뢰형성과 남북관계 정상화이다. 북한 내 당내민주화로 인해 여러 정책집단의 입장이 표출되는 상황을 활용하여,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하고 경제적 개혁·개방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방향은 신뢰형성을 토대로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변화 여건을 감안하여 경제교류·협력, 사회문화 교류·협력,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시장화 확대라는 기회의 창을 활용하여 남북경제협력을 다양화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 주민과 다양한 접촉을 확대하여 북한 주민이 남한에 대해 우호적인 인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는 가운데 개혁·개방의 확대를 통해 체제전환을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북한의 제한적인 비핵화에 대해 상응한 보상을 제공하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검증체계 확립에 중점을 두는 한편, 북한의 개혁·개방 확대를 위한 대외환경 조성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이는 체제전환을 촉진함으로써 북한 핵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정치적 다원화와 시장화가 확대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접촉을 확대하고 국제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북한이 1980년대 동유럽경로로 이행할 경우이다. 북한에서 1980년대 동유럽과 같이 시장화와 함께 정치적 다원화가 이루어질 경우 대북정책의 기본방향은 신뢰확대와 통일준비 역량 강화이다. 이를 위해 경제협력과 함께 북한과 다방면의 접촉 확대, 북한 시민사회 형성 촉진, 국제사회와의 통일외교 등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아울러 통일과 통합을 위한 과제를 발굴하여 추진해야 한다. 대북정책의 핵심 방향은 군사적 긴장해소 및 평화적 공존의 제도적 기반을 발판으로 북한의 개발수요를 적극 활용하여 남한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며, 남북 간의 격차를 완화하는 가운데 통합의 실질적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다. 정치적 다원성이 증대되지만, 경제체제 전환과 민주화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퇴행적 사건들의 발생 가능성에 유의하되, 이를 뛰어넘어 북한이 지속적으로 변화를 모색할 수 있도록 협력관계를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북한의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선, 확충하는 방향으로 남북 및 동북아 지역차원의 경제협력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적, 지역적 협력 틀을 바탕으로 북한의 낙후된 철도, 도로 등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북한 산업이 국제적 분업체계 속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협력관계를 발전시킴과 동시에 남북이 협력하여 국제적, 지역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남북한 산업의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것으로 북한 산업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재편되는 과정이다. 또한 이러한 작업은 남한경제 입장에서도 잠재 성장력을 확충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가운데 부상하는 중국경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목차
요약
Ⅰ. 서론
1. 연구 방향
2. 연구 내용
Ⅱ. 체제변화에 관한 이론적 틀
1. 체제이행에 관한 이론과 사례
2. 체제이행의 유형
Ⅲ. 북한 현황
1. 상황
2. 분야별 정책 전망
Ⅳ. 북한경로 유형: 전망과 대책
1. 상황
2. 분야별 정책 전망
3. 대책
Ⅴ. 북한의 중국경로(1980년대) 유형: 전망과 대책
1. 상황
2. 분야별 정책 전망
3. 대책
Ⅵ. 북한의 동유럽경로(1980년대) 유형: 전망과 대책
1. 상황
2. 분야별 정책 전망
3. 대책
Ⅶ. 결론과 전략적 고려사항
부록 Ⅰ: 김정은 체제의 변화 유형별 정책 전망
부록 Ⅱ: 김정은 체제의 변화 유형별 우리의 대책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