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사상이 필요하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정치적 기본기
- 개인저자
- 김세균 외 8인 지음
- 발행사항
- 파주 : 글항아리, 2013
- 형태사항
- 335 p. ; 23 cm
- ISBN
- 9788967350628
- 청구기호
- 309.111 김53ㅅ
- 일반주기
- 저자사항: 홍세화, 손호철, 강내희, 심광현, 조희연, 우희종, 이도흠, 하승수
- 서지주기
- 참고문헌: p. 328-335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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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가능 (1) | ||||
1자료실 | 00014752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 00014752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1자료실
책 소개
‘정치적 무기력’의 시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다시, 근본적인 사유에서
새로운 사회를 그려보자고 제안하는
우리 시대 각 분야 고수들의 지상강좌 생중계
■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의 정치적 교우들과 함께 꾸민 마지막 학부 강의
■ 냉소·탐욕·불안으로 가득 찬 한국 사회에서 전혀 다른 삶을 꿈꾸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다
■ 노동을 배제시킨 ‘안전한 민주주의’는 왜 불행한가, 상식에 머문 한국 민주화의 역사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부터 부채경제의 시대에 우리는 ‘빚진 주체’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녹색전환’이 향후 한국 정치의 키워드가 될 이유는 무엇인가까지 지금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아홉 가지 이슈를 소개하다
책의 출간 의의
김세균 명예교수(서울대 정치학과)의 서울대에서의 마지막 강연을 책으로 엮은 『사상이 필요하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정치적 기본기』가 출간되었다. 한국 노동운동의 기틀을 마련하고 고민하는 데 매진했음은 물론 우리 사회의 여러 진보(학술)운동에 참여해 ‘참여적 지식인’의 모습을 오랫동안 보여준 김세균 교수는,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서울대 측이 한때 서울대 명예교수직 보류를 결정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본 책은 김세균 교수와 그의 정치적 교우들이 함께 기획한 2012년 2학기 교양과목 ‘정치와 정치이념’ 당시 열렸던 각 강의를 일반 독자를 위해 재구성함으로써, 근현대 한국 정치사의 정수를 살려낼 두터운 독법을 제안하고, 추락하는 오늘날 한국 정치를 향한 따끔한 조언을 담았으며, 더 나아가 지금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논제는 무엇인지를 재정리했다.
책 소개
강의에 참여한 각 저자들은 강조점은 다르지만, 정치적 상상력을 위해 ‘근본적인 사유’에서부터 출발함이 필요하다는 공통의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이런 틀 안에서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가 처한 상태는 어떠한가,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새로운 주체의 의미와 한계는 무엇인가, 과학기술·환경·식량 등 우리 삶과 생명에 중요한 생활 의제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다.
책의 첫 문을 여는 홍세화 『말과 활』 발행인은 「‘배제된 자들의 민주주의’에 관한 단상」(1강)에서 지난 대선 이후 한국 정치 지형과 사회 현실을 스케치한다. 그는 대선이 지나고 몇 달이 흘렀지만 이후의 정치 지형을 심도 있게 고민한 시선들을 잘 찾아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을 피력하며, 우리 사회의 ‘회고주의’ 강화와 ‘좌파의 부재’를 꼬집는다. 이와 동시에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라는 형식으로 열렸지만, 다른 한편으론 대의제를 얻은 대가로 다른 민주주의의 가능성은 닫혔다.” 이런 가운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자애로운 국가의 출현”은 정작 “자본주의가 초래한 계급 대립을 행정 권력에 의해 해소”시킨 채, 오늘날 ‘잉여’와 ‘벌거벗은 생명’으로 간주되는 ‘비주체’ 그리고 노동을 배제한 민주주의의 예일 뿐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노동과 노동자를 소외시킨 민주주의가 얼마나 불행한가로 이어진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론적 분석의 차원에서 민주화운동, 민주화, 민주주의의 관계를 면밀히 살핌으로써 한국 민주주의의 현 상태를 묻는 작업을 시도한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2강)에서 그는 특히 1987년 이후 정치적 민주화 과정을, “군사독재 세력과 민주화운동 세력 간의 ‘타협에 의한 민주화’ ‘거래에 의한 민주화’”로 바라본다. 아울러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는 개념을 통해, 상식과 사전적·법적 정의에 머문 한국 민주화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시선을 비판한다. 이는 민주화 보상법에 보이는 해석상의 논란 정리, 한계 파악, 그리고 분단체제 이후 한국 민주화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구체적 과정을 통해 더욱 두드러진다. 그는 왜 한국 민주화가 민주화운동의 치열성에도 불구하고 보수혁명과 보수적 민주화로 귀결되었는지를 지속적으로 되묻는 작업의 중요성을 통해, 한국 민주화 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독자에게 제안한다.
강내희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를 넘어 문화사회로 가는 길」(3강)에서 최근 사회과학의 주요 화두 중 하나인 ‘부채경제’와 ‘금융주체’를 논한다. 그는 이른바 ‘빚진 주체’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각종 통계와 주목할 만한 문화현상을 통해 되짚어보고, 더 나아가 금융파생상품의 논리가 일상에 만연화하면서 생기는 사회적 부작용을 재정리한다. 그는 분석을 통해 “부채를 자산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 가운데 기꺼이 빚을 지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이를 “차입의존형 삶”이라 정의한다. 아울러 여기에 개입된 “회계학적 태도”는 “자산·자본·상품의 가치를 가격, 즉 수치로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파생상품의 논리”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금융경제적 태도의 과잉과 연결되어 있다. 아울러 현재의 가치를 미래보다 중시하는 ‘순현재가치’의 일상화는 ‘실적’이라는 이름 아래 지나친 투자와 경쟁으로 이어진다. 그는 이러한 진단을 통해 한국 사회를 빚도 자산으로 여기는 ‘부채의 자산화’ 사회라 명명하면서 이런 문제를 제기한 신자유주의 사회의 대안으로 ‘문화사회’를 제시한다.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사회변혁을 위한 역사 읽기: 역사의 반복과 정치적 리듬 분석」(4강)을 통해 1917년 러시아혁명을 할리우드 영화 플롯의 법칙을 적용해 재구성하는 시도를 선보인다. 그는 마르크스-브로델-월러스틴-고진-아리기 등의 연구 성과를 연결한 후, 러시아혁명을 중심 플롯과 보조 플롯으로 나누어 일종의 드라마틱한 구조로 선보인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역사적 시간은 ‘폭발성 주기’라는 패턴 안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1917년 러시아혁명이 대표적인 적용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당시 ‘무장봉기-대중봉기-의회주의-무력 쿠데타’라는 전개 과정은 1919년 코민테른 발족 이후 유럽과 세계 전역에서 유사 형태로 반복되었다고 설명한다. 뒤이어 이러한 분석 과정에 담긴 ‘차이를 생성하는 반복’은 한국 사회의 폭발성 주기를 가늠하는 작업으로 이어져 향후 한국 정치의 전망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다시 오늘날 민주주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문제로 돌아와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신보수정권 시대, 민주주의 좌파의 길을 모색하다」(5강)에서 “민주주의 현실 자체는 변했는데, 민주주의라는 규범적 지도는 20년 전 그대로”임을 지적하며, ‘논쟁적 개념’이자 ‘쟁투의 공간’으로서의 민주주의를 다시 소환해 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적 탐색을 전개한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2강)이 한국 정당정치사와 학생운동사, 시민운동사 등의 역사적 재구성을 통해 한국 민주화라는 개념에 대한 과학적 정립을 꾀한다면, 이 장에서는 ‘포스트-민주화 체제’ 아래 오늘날 새롭게 떠오르는 정치적 주체들이 어떻게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서로 연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청사진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박근혜 정부로 대변되는 신보수정권 2기에 대항할 ‘민주주의 좌파’의 출현과 각 민주 세력의 연대를 강조하는 가운데, 기존 “독재 대 반독재” “개혁 대 반개혁을 뛰어넘는 포스트-민주화 시대의 준비”이자, 민주주의론을 재구성하는 “급진민주주의”의 진화된 전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김세균 서울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는 「한국 진보정치의 회생을 위한 제언」(6강)에서, 오늘날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한국의 진보정치 세력이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집중한다. 그는 ‘진보적 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좌파적 버전에 불과하다고 직언함과 동시에, 오늘날 정치적 혁명을 성취해낼 역량이 최저로 떨어진 이 시기에 진보정치 세력의 무능과 무기력, 구태의연한 관습적 반성이 더욱 문제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더 나아가 진보 세력이 “다음 총선이 있는 2016년까지 자신을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성장시키는 데 실패하면 진보 세력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장래는 매우 어둡다”고 전망한다. 그는 이 장에서 진보정치의 새 가능성을 위한 총론과 각론을 제시하며, 한국의 진보정치가 소수자 정치로 전락할 것인가, 혹은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는 세력이 될 것인가라는 이 중요한 시기를 무엇보다 잘 극복해나가야 함을 역설한다.
이후 세 장은 생명의 소중한 가치와 새로운 과학적 사고의 개입,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꿈꾸는 생태경제의 출현, ‘녹색전환’이라는 담론의 부각을 통한 새로운 녹색정치의 정치세력화라는 관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과학자본주의 시대, 통합적 합리성이 필요하다」(7강)에서 일련의 정치·사회적 소요에서 발견되는 전근대적 상황을 돌아보고 우리가 믿어온 합리성이 과연 무엇이었나, 우리가 더 보완해야 할 합리적 태도는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시도한다. 그는 무엇보다 생명과 삶을 위하고 있다는 오늘날 자본주의와 과학기술의 한계를 반성하면서, 이것들이 놓치고 있는 생명 그 자체의 재정의를 생명의 개체성, 역사성, 관계성이라는 관점에서 정리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무조건 오래 살아야 하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파괴된 채 수단과 방법을 다해 살려야만 하는 생명집착과 생명존중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여기에 개입된 과학기술은 “생명이 또 다른 과학 발전에 의해 구원되리라는 과학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강화한다. 이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과학에 독점적으로 부여한 권력을 되찾아올 필요가 있다.”
타자와 주변부에 대한 열린 관계성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내세우는 ‘눈부처 주체’ 되기는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되다」(8강)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장에서 자본과 맞선 노동 거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과잉소비를 제어할 실천을 위해 각각 마르크스의 사상과 불교의 사상을 결합하여 나온 ‘화쟁의 사회경제학’을 제시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화쟁의 사회경제학은 인간의 목적에 따라 자연을 개발하여 물질적 생산을 해내고 상품화폐적 가치를 창조하는 현대 경제를 반성하는 사상, 자연의 본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인간은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고 자기실현을 꾀한다는 사상이다. 그는 화쟁의 사회경제학을 실천하는 주체로, 타자의 고통에 공감·연대하며 타자를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듦으로써 진정한 자기를 완성하는 눈부처-주체 되기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녹색당이 이 시대를 읽는 방법」(9강)에서 녹색당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한국녹색당이라는 정치적 조직이 오늘날 한국 사회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지를 다양한 현실 지표와 최근 정치 동향을 통해 소개한다. “높은 자살률, 심각한 빈부 격차, 청소년 행복도 최하위,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 재생가능에너지 OECD 최하위 수준, 식량자급률 OECD 최하위 수준”이라는 지표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가운데, 그는 이러한 사회 현실이 신자유주의의 ‘성장 중독증’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녹색전환’이라는 녹색당의 핵심 가치를 소개한다. 특히 그는 ‘녹색전환’을 단지 생태 문제의 특수화, 영역화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을 거부한 채, 이를 한국 제도정치의 한계와 폭넓은 사회적 의제 확장이라는 일반적 관점으로 끌어올림으로써 녹색전환이 새로운 한국 정치 문화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강변한다.
다시, 근본적인 사유에서
새로운 사회를 그려보자고 제안하는
우리 시대 각 분야 고수들의 지상강좌 생중계
■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의 정치적 교우들과 함께 꾸민 마지막 학부 강의
■ 냉소·탐욕·불안으로 가득 찬 한국 사회에서 전혀 다른 삶을 꿈꾸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다
■ 노동을 배제시킨 ‘안전한 민주주의’는 왜 불행한가, 상식에 머문 한국 민주화의 역사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부터 부채경제의 시대에 우리는 ‘빚진 주체’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녹색전환’이 향후 한국 정치의 키워드가 될 이유는 무엇인가까지 지금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아홉 가지 이슈를 소개하다
책의 출간 의의
김세균 명예교수(서울대 정치학과)의 서울대에서의 마지막 강연을 책으로 엮은 『사상이 필요하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정치적 기본기』가 출간되었다. 한국 노동운동의 기틀을 마련하고 고민하는 데 매진했음은 물론 우리 사회의 여러 진보(학술)운동에 참여해 ‘참여적 지식인’의 모습을 오랫동안 보여준 김세균 교수는,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서울대 측이 한때 서울대 명예교수직 보류를 결정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본 책은 김세균 교수와 그의 정치적 교우들이 함께 기획한 2012년 2학기 교양과목 ‘정치와 정치이념’ 당시 열렸던 각 강의를 일반 독자를 위해 재구성함으로써, 근현대 한국 정치사의 정수를 살려낼 두터운 독법을 제안하고, 추락하는 오늘날 한국 정치를 향한 따끔한 조언을 담았으며, 더 나아가 지금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논제는 무엇인지를 재정리했다.
책 소개
강의에 참여한 각 저자들은 강조점은 다르지만, 정치적 상상력을 위해 ‘근본적인 사유’에서부터 출발함이 필요하다는 공통의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이런 틀 안에서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가 처한 상태는 어떠한가,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새로운 주체의 의미와 한계는 무엇인가, 과학기술·환경·식량 등 우리 삶과 생명에 중요한 생활 의제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다.
책의 첫 문을 여는 홍세화 『말과 활』 발행인은 「‘배제된 자들의 민주주의’에 관한 단상」(1강)에서 지난 대선 이후 한국 정치 지형과 사회 현실을 스케치한다. 그는 대선이 지나고 몇 달이 흘렀지만 이후의 정치 지형을 심도 있게 고민한 시선들을 잘 찾아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을 피력하며, 우리 사회의 ‘회고주의’ 강화와 ‘좌파의 부재’를 꼬집는다. 이와 동시에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라는 형식으로 열렸지만, 다른 한편으론 대의제를 얻은 대가로 다른 민주주의의 가능성은 닫혔다.” 이런 가운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자애로운 국가의 출현”은 정작 “자본주의가 초래한 계급 대립을 행정 권력에 의해 해소”시킨 채, 오늘날 ‘잉여’와 ‘벌거벗은 생명’으로 간주되는 ‘비주체’ 그리고 노동을 배제한 민주주의의 예일 뿐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노동과 노동자를 소외시킨 민주주의가 얼마나 불행한가로 이어진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론적 분석의 차원에서 민주화운동, 민주화, 민주주의의 관계를 면밀히 살핌으로써 한국 민주주의의 현 상태를 묻는 작업을 시도한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2강)에서 그는 특히 1987년 이후 정치적 민주화 과정을, “군사독재 세력과 민주화운동 세력 간의 ‘타협에 의한 민주화’ ‘거래에 의한 민주화’”로 바라본다. 아울러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는 개념을 통해, 상식과 사전적·법적 정의에 머문 한국 민주화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시선을 비판한다. 이는 민주화 보상법에 보이는 해석상의 논란 정리, 한계 파악, 그리고 분단체제 이후 한국 민주화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구체적 과정을 통해 더욱 두드러진다. 그는 왜 한국 민주화가 민주화운동의 치열성에도 불구하고 보수혁명과 보수적 민주화로 귀결되었는지를 지속적으로 되묻는 작업의 중요성을 통해, 한국 민주화 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독자에게 제안한다.
강내희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를 넘어 문화사회로 가는 길」(3강)에서 최근 사회과학의 주요 화두 중 하나인 ‘부채경제’와 ‘금융주체’를 논한다. 그는 이른바 ‘빚진 주체’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각종 통계와 주목할 만한 문화현상을 통해 되짚어보고, 더 나아가 금융파생상품의 논리가 일상에 만연화하면서 생기는 사회적 부작용을 재정리한다. 그는 분석을 통해 “부채를 자산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 가운데 기꺼이 빚을 지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이를 “차입의존형 삶”이라 정의한다. 아울러 여기에 개입된 “회계학적 태도”는 “자산·자본·상품의 가치를 가격, 즉 수치로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파생상품의 논리”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금융경제적 태도의 과잉과 연결되어 있다. 아울러 현재의 가치를 미래보다 중시하는 ‘순현재가치’의 일상화는 ‘실적’이라는 이름 아래 지나친 투자와 경쟁으로 이어진다. 그는 이러한 진단을 통해 한국 사회를 빚도 자산으로 여기는 ‘부채의 자산화’ 사회라 명명하면서 이런 문제를 제기한 신자유주의 사회의 대안으로 ‘문화사회’를 제시한다.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사회변혁을 위한 역사 읽기: 역사의 반복과 정치적 리듬 분석」(4강)을 통해 1917년 러시아혁명을 할리우드 영화 플롯의 법칙을 적용해 재구성하는 시도를 선보인다. 그는 마르크스-브로델-월러스틴-고진-아리기 등의 연구 성과를 연결한 후, 러시아혁명을 중심 플롯과 보조 플롯으로 나누어 일종의 드라마틱한 구조로 선보인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역사적 시간은 ‘폭발성 주기’라는 패턴 안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1917년 러시아혁명이 대표적인 적용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당시 ‘무장봉기-대중봉기-의회주의-무력 쿠데타’라는 전개 과정은 1919년 코민테른 발족 이후 유럽과 세계 전역에서 유사 형태로 반복되었다고 설명한다. 뒤이어 이러한 분석 과정에 담긴 ‘차이를 생성하는 반복’은 한국 사회의 폭발성 주기를 가늠하는 작업으로 이어져 향후 한국 정치의 전망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다시 오늘날 민주주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문제로 돌아와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신보수정권 시대, 민주주의 좌파의 길을 모색하다」(5강)에서 “민주주의 현실 자체는 변했는데, 민주주의라는 규범적 지도는 20년 전 그대로”임을 지적하며, ‘논쟁적 개념’이자 ‘쟁투의 공간’으로서의 민주주의를 다시 소환해 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적 탐색을 전개한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2강)이 한국 정당정치사와 학생운동사, 시민운동사 등의 역사적 재구성을 통해 한국 민주화라는 개념에 대한 과학적 정립을 꾀한다면, 이 장에서는 ‘포스트-민주화 체제’ 아래 오늘날 새롭게 떠오르는 정치적 주체들이 어떻게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서로 연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청사진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박근혜 정부로 대변되는 신보수정권 2기에 대항할 ‘민주주의 좌파’의 출현과 각 민주 세력의 연대를 강조하는 가운데, 기존 “독재 대 반독재” “개혁 대 반개혁을 뛰어넘는 포스트-민주화 시대의 준비”이자, 민주주의론을 재구성하는 “급진민주주의”의 진화된 전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김세균 서울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는 「한국 진보정치의 회생을 위한 제언」(6강)에서, 오늘날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한국의 진보정치 세력이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집중한다. 그는 ‘진보적 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좌파적 버전에 불과하다고 직언함과 동시에, 오늘날 정치적 혁명을 성취해낼 역량이 최저로 떨어진 이 시기에 진보정치 세력의 무능과 무기력, 구태의연한 관습적 반성이 더욱 문제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더 나아가 진보 세력이 “다음 총선이 있는 2016년까지 자신을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성장시키는 데 실패하면 진보 세력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장래는 매우 어둡다”고 전망한다. 그는 이 장에서 진보정치의 새 가능성을 위한 총론과 각론을 제시하며, 한국의 진보정치가 소수자 정치로 전락할 것인가, 혹은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는 세력이 될 것인가라는 이 중요한 시기를 무엇보다 잘 극복해나가야 함을 역설한다.
이후 세 장은 생명의 소중한 가치와 새로운 과학적 사고의 개입, 자연과 인간의 화해를 꿈꾸는 생태경제의 출현, ‘녹색전환’이라는 담론의 부각을 통한 새로운 녹색정치의 정치세력화라는 관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과학자본주의 시대, 통합적 합리성이 필요하다」(7강)에서 일련의 정치·사회적 소요에서 발견되는 전근대적 상황을 돌아보고 우리가 믿어온 합리성이 과연 무엇이었나, 우리가 더 보완해야 할 합리적 태도는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시도한다. 그는 무엇보다 생명과 삶을 위하고 있다는 오늘날 자본주의와 과학기술의 한계를 반성하면서, 이것들이 놓치고 있는 생명 그 자체의 재정의를 생명의 개체성, 역사성, 관계성이라는 관점에서 정리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무조건 오래 살아야 하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파괴된 채 수단과 방법을 다해 살려야만 하는 생명집착과 생명존중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여기에 개입된 과학기술은 “생명이 또 다른 과학 발전에 의해 구원되리라는 과학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강화한다. 이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과학에 독점적으로 부여한 권력을 되찾아올 필요가 있다.”
타자와 주변부에 대한 열린 관계성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내세우는 ‘눈부처 주체’ 되기는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되다」(8강)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장에서 자본과 맞선 노동 거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과잉소비를 제어할 실천을 위해 각각 마르크스의 사상과 불교의 사상을 결합하여 나온 ‘화쟁의 사회경제학’을 제시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화쟁의 사회경제학은 인간의 목적에 따라 자연을 개발하여 물질적 생산을 해내고 상품화폐적 가치를 창조하는 현대 경제를 반성하는 사상, 자연의 본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인간은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고 자기실현을 꾀한다는 사상이다. 그는 화쟁의 사회경제학을 실천하는 주체로, 타자의 고통에 공감·연대하며 타자를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듦으로써 진정한 자기를 완성하는 눈부처-주체 되기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녹색당이 이 시대를 읽는 방법」(9강)에서 녹색당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한국녹색당이라는 정치적 조직이 오늘날 한국 사회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지를 다양한 현실 지표와 최근 정치 동향을 통해 소개한다. “높은 자살률, 심각한 빈부 격차, 청소년 행복도 최하위,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 재생가능에너지 OECD 최하위 수준, 식량자급률 OECD 최하위 수준”이라는 지표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가운데, 그는 이러한 사회 현실이 신자유주의의 ‘성장 중독증’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녹색전환’이라는 녹색당의 핵심 가치를 소개한다. 특히 그는 ‘녹색전환’을 단지 생태 문제의 특수화, 영역화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을 거부한 채, 이를 한국 제도정치의 한계와 폭넓은 사회적 의제 확장이라는 일반적 관점으로 끌어올림으로써 녹색전환이 새로운 한국 정치 문화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강변한다.
목차
들어가기 전에
각 강의의 구성과 요약
1강 ‘배제된 자들의 민주주의’에 관한 단상 - 홍세화
그 무덤에 햇살이? / 빼앗긴 ‘붉은 깃발’ / 열정과 허무 사이 /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 /
‘고도’는 내일도 오지 않을 것이다 / 배제된 자들의 민주주의
2강 한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 손호철
민주주의의 상태를 묻다 / 한국 민주화운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 / 한국 민주화를 읽는 방법 / 한국 민주화 연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3강 신자유주의를 넘어 문화사회로 가는 길 - 강내희
굳건했던 신자유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 신자유주의 지배 속에 사회는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 부채경제라는 사회적 후유증 / 금융파생상품이란 무엇인가 / 현대인의 삶에 깊숙이 파고든 파생상품의 논리 / 미래할인 관행의 확산과 기획금융 / 신자유주의가 이끈 ‘문화의 경제화’ / 차입의존형 삶의 방식이 확산되다 / 신자유주의적 주체 형성과 인구정책의 관계 / 문화사회를 향하여
4강 사회변혁을 위한 역사 읽기: 역사의 반복과 정치적 리듬 분석 - 심광현
폭발성 패턴이란 무엇인가 / 아리기의 시각에서 본 역사의 패턴 / 러시아혁명의 재구성: 레닌이라는 감독을 만나다 / 저항의 시간을 준비하며: 정치적 리듬 분석의 전망
5강 신보수정권 시대, 민주주의 좌파의 길을 모색하다 - 조희연
초자본주의적 입장에서 민주주의론의 가능성을 묻다 / 군부 독재에서 복합적 자본 독재의 시대로 / 근대사회에서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적 변혁주의’ / ‘87년 체제’ 아래 벌어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전쟁 / 신자유주의적 역사블록의 형성과 내부의 불안정 / ‘포스트-민주화’ 체제로의 이행과 민주주의 좌파의 새로운 도전
6강 한국 진보정치의 회생을 위한 제언 - 김세균
세계자본주의는 위기에 접어들고 있다 / 민중ㆍ노동자의 저항이 들불처럼 번지다 / 한국의 정치 지형과 진보정치 / 한국 진보정치의 미래,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 낡은 것과의 결별을 촉구한다
7강 과학자본주의 시대, 통합적 합리성이 필요하다 - 우희종
생명이란 무엇인가 /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과학의 의미 / 합리성의 회복과 확장을 위하여 / ‘과학주의’를 넘어 그물눈 주체 되기
8강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되다 - 이도흠
신자유주의가 망쳐버린 것들 / 상품-화폐 관계의 왜곡과 불교와 마르크스주의의 동몽이상 / 상품-화폐 관계의 현정과 화쟁의 정치경제학의 조건 / 생태경제학, 자연과 인간의 화쟁을 꿈꾸다 / 불교 공동체의 사회경제학 / ‘화쟁의 사회경제학’으로 신자유주의를 극복하자
9강 녹색당이 이 시대를 읽는 방법 - 하승수
세계, 녹색당을 주목하다 / 녹색당이 바라보는 지금의 지구, 지금의 한국 / 녹색당이 구상하는 세계: 녹색전환이 필요하다 / 한국녹색당의 미래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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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