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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철학이 사람이라면 현상학은 그 눈이다
85개의 개념으로 만나는 현상학의 모든 것
4만 장 분량의 엄청난 원고를 남긴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의 현상학은 ‘의식’이라는 대륙을 샅샅이 탐험한 20세기의 가장 빛나는 정신적 모험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프로이트의 무의식보다 더욱 깊숙한 듯 보이는 의식의 작은 작용까지도 놓치지 않고 색인화하고 논리화하는 후설의 작업은, 어떻게 보면 언어로 표현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들까지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지극히 난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상학은 20세기 철학적 사유의 역사를 뒤덮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영향력은 강력하다. 그의 현상학적인 정신과 방법에 심취하여 나름의 철학적 세계를 구축한 인물들만 보아도 현상학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닌 것인가를 쉽게 알 수 있다. 막스 셸러, 니콜라이 하르트만, 마르틴 하이데거, 가브리엘 마르셀, 장 폴 사르트르, 모리스 메를로-퐁티, 폴 리쾨르, 한스-게오르크 가다머, 미켈 뒤프렌, 로만 잉가르덴, 임마누엘 레비나스, 자크 데리다…… 이들 중 한 사람의 철학만을 탐구하는 데만도 어쩌면 평생을 투여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모두 다 철학적 사유의 대가들이다. 이들의 사유에는 후설이 창안하고 구축한 현상학적인 개념들이 때로는 강조되고 때로는 긍정적으로 변형되고 때로는 비판적으로 변형되면서 깊게 아로새겨져 있다.
단계적으로 설명하고 일상의 예를 들어 해설하다
이 책의 출간은 현상학이 중요한 철학사조 같기는 한데, 에포케라는 단어 외에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 여겨온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법하다. 4만 장의 현상학을 불과 320페이지로 요약했으며, 85개의 개념을 제시하고, 각각의 개념을 한 두 페이지에 걸쳐 친절하게 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상학 고유의 복잡한 논리 전개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의 사례를 끌어와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다비드, 마그리트, 피카소, 폴록 등 10여 명의 서구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개념적인 이해를 시각적으로 확장시켜 음미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철학의 절대명제인 ‘진리탐구’와 ‘생활과의 연관’ 강조
저자가 선정한 85개의 개념들은 후설이 자신의 철학을 심화시켜나간 과정과 대략 일치한다. 첫 번째 개념이 ‘진리 문제’인 것은 후설의 현상학이 결국 진리 문제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후설은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것에 답하기 위해서 철학을 시작했다. 저자는 “구태의연한 듯하지만 저버릴 수 없는” 진리 문제가 후설의 제1의 고뇌였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포스트모더니즘적 사유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도 진리 문제의 ‘엄연함’을 환기시키고 있다.
마지막 개념이 ‘생활세계의 역동성’인 것은 후설의 철학이 단지 의식공간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자족적 풀이가 아니라 삶의 관성을 역행함으로써 인간 삶 자체를 적극적으로 긍정하려는 모색으로 나아갔다는 점을 말해준다.
들어가는 문인 ‘진리 문제’와 나가는 문인 ‘생활세계’ 개념 사이에 후설이 걸어간 미로 속의 징검다리들이 펼쳐진다. 저자는 총 9개의 장에 걸쳐서 ‘자기소여성’ ‘사태 자체에로’ ‘충전적 명증성’ ‘지향과 충족’ ‘현상학적 환원’ ‘노에시스’ ‘내적 시간의식’ ‘근원적 종합’ 등과 같은 개념들을 풀이하고 있다.
‘이 뭐꼬를 통해 본 포유와 통직’
저자는 후설 현상학에 대한 요령 있는 해설을 넘어 해석과 평가까지 나아간다. 권말 부록으로 실린 ‘이 뭐꼬를 통해 본 포유와 통직’은 후설이 착안하고 만들어낸 85개의 개념들이 갖는 철학적 ‘혁명성’을 해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졌다. 또한 현상학을 통한 저자 자신의 철학하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의 의미도 갖는다. 저자에 따르면 후설 현상학을 관통하는 특징은 ‘포유包喩’와 ‘통직通直’이다.
사물 앞에서 우리의 의식은 ‘이 뭐꼬?’(이것이 무엇이지?) 하는 상태인데 저자는 ‘이 뭐꼬의 고뇌’가 철학하는 자의 근본적인 상태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뭐꼬’를 계속 추구하는 의식은 점차 ‘포유성’을 띠게 되는데 이것은 부분을 놓고서 사유하는 데 사유의 힘이 절로 전체에로 확산되는 것을 말한다. 부분에 대한 사유, 사유를 하면 그것이 저절로 포괄적으로 비유하게 되는 사유를 저자는 ‘포유적 사유’라고 부른다.
하지만 저자는 ‘이 뭐꼬의 고뇌’는 포유적 성격을 띰과 동시에 직설의 경지로 활연관통해나가는 성격도 지닌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포유성과 통직성이 ‘이 뭐꼬의 고뇌’를 형성하는 교직에서 일종의 씨줄·날줄과 같다고 말한다. ‘이 뭐꼬의 고뇌’를 존재론적 사유라고 달리 부른다면, 존재론적 사유를 형성하는 교직에서 포유성과 통직성은 도무지 벗어날 수 없는 근원적인 두 성격이라는 것이다.
‘이 뭐꼬’를 통한 포유와 통직은 저자에게 서양철학이 가지고 있는 한계성을 뛰어넘게 한다. 흔히 서양철학을 거울 앞에 선 자의 사유라고 말하듯, 그것은 모든 것을 ‘나’라는 반성적 주체로 수렴해나가는 구조를 지니는데 저자는 이러한 ‘반성적 구도’의 편협성과 배타성을 지적하면서 그것을 포유와 통직의 사유로 넘어서고자 한 것이다.
85개의 개념으로 만나는 현상학의 모든 것
4만 장 분량의 엄청난 원고를 남긴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의 현상학은 ‘의식’이라는 대륙을 샅샅이 탐험한 20세기의 가장 빛나는 정신적 모험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프로이트의 무의식보다 더욱 깊숙한 듯 보이는 의식의 작은 작용까지도 놓치지 않고 색인화하고 논리화하는 후설의 작업은, 어떻게 보면 언어로 표현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들까지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지극히 난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상학은 20세기 철학적 사유의 역사를 뒤덮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영향력은 강력하다. 그의 현상학적인 정신과 방법에 심취하여 나름의 철학적 세계를 구축한 인물들만 보아도 현상학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닌 것인가를 쉽게 알 수 있다. 막스 셸러, 니콜라이 하르트만, 마르틴 하이데거, 가브리엘 마르셀, 장 폴 사르트르, 모리스 메를로-퐁티, 폴 리쾨르, 한스-게오르크 가다머, 미켈 뒤프렌, 로만 잉가르덴, 임마누엘 레비나스, 자크 데리다…… 이들 중 한 사람의 철학만을 탐구하는 데만도 어쩌면 평생을 투여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모두 다 철학적 사유의 대가들이다. 이들의 사유에는 후설이 창안하고 구축한 현상학적인 개념들이 때로는 강조되고 때로는 긍정적으로 변형되고 때로는 비판적으로 변형되면서 깊게 아로새겨져 있다.
단계적으로 설명하고 일상의 예를 들어 해설하다
이 책의 출간은 현상학이 중요한 철학사조 같기는 한데, 에포케라는 단어 외에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 여겨온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법하다. 4만 장의 현상학을 불과 320페이지로 요약했으며, 85개의 개념을 제시하고, 각각의 개념을 한 두 페이지에 걸쳐 친절하게 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상학 고유의 복잡한 논리 전개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의 사례를 끌어와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다비드, 마그리트, 피카소, 폴록 등 10여 명의 서구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개념적인 이해를 시각적으로 확장시켜 음미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철학의 절대명제인 ‘진리탐구’와 ‘생활과의 연관’ 강조
저자가 선정한 85개의 개념들은 후설이 자신의 철학을 심화시켜나간 과정과 대략 일치한다. 첫 번째 개념이 ‘진리 문제’인 것은 후설의 현상학이 결국 진리 문제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후설은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것에 답하기 위해서 철학을 시작했다. 저자는 “구태의연한 듯하지만 저버릴 수 없는” 진리 문제가 후설의 제1의 고뇌였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포스트모더니즘적 사유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도 진리 문제의 ‘엄연함’을 환기시키고 있다.
마지막 개념이 ‘생활세계의 역동성’인 것은 후설의 철학이 단지 의식공간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자족적 풀이가 아니라 삶의 관성을 역행함으로써 인간 삶 자체를 적극적으로 긍정하려는 모색으로 나아갔다는 점을 말해준다.
들어가는 문인 ‘진리 문제’와 나가는 문인 ‘생활세계’ 개념 사이에 후설이 걸어간 미로 속의 징검다리들이 펼쳐진다. 저자는 총 9개의 장에 걸쳐서 ‘자기소여성’ ‘사태 자체에로’ ‘충전적 명증성’ ‘지향과 충족’ ‘현상학적 환원’ ‘노에시스’ ‘내적 시간의식’ ‘근원적 종합’ 등과 같은 개념들을 풀이하고 있다.
‘이 뭐꼬를 통해 본 포유와 통직’
저자는 후설 현상학에 대한 요령 있는 해설을 넘어 해석과 평가까지 나아간다. 권말 부록으로 실린 ‘이 뭐꼬를 통해 본 포유와 통직’은 후설이 착안하고 만들어낸 85개의 개념들이 갖는 철학적 ‘혁명성’을 해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졌다. 또한 현상학을 통한 저자 자신의 철학하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의 의미도 갖는다. 저자에 따르면 후설 현상학을 관통하는 특징은 ‘포유包喩’와 ‘통직通直’이다.
사물 앞에서 우리의 의식은 ‘이 뭐꼬?’(이것이 무엇이지?) 하는 상태인데 저자는 ‘이 뭐꼬의 고뇌’가 철학하는 자의 근본적인 상태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뭐꼬’를 계속 추구하는 의식은 점차 ‘포유성’을 띠게 되는데 이것은 부분을 놓고서 사유하는 데 사유의 힘이 절로 전체에로 확산되는 것을 말한다. 부분에 대한 사유, 사유를 하면 그것이 저절로 포괄적으로 비유하게 되는 사유를 저자는 ‘포유적 사유’라고 부른다.
하지만 저자는 ‘이 뭐꼬의 고뇌’는 포유적 성격을 띰과 동시에 직설의 경지로 활연관통해나가는 성격도 지닌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포유성과 통직성이 ‘이 뭐꼬의 고뇌’를 형성하는 교직에서 일종의 씨줄·날줄과 같다고 말한다. ‘이 뭐꼬의 고뇌’를 존재론적 사유라고 달리 부른다면, 존재론적 사유를 형성하는 교직에서 포유성과 통직성은 도무지 벗어날 수 없는 근원적인 두 성격이라는 것이다.
‘이 뭐꼬’를 통한 포유와 통직은 저자에게 서양철학이 가지고 있는 한계성을 뛰어넘게 한다. 흔히 서양철학을 거울 앞에 선 자의 사유라고 말하듯, 그것은 모든 것을 ‘나’라는 반성적 주체로 수렴해나가는 구조를 지니는데 저자는 이러한 ‘반성적 구도’의 편협성과 배타성을 지적하면서 그것을 포유와 통직의 사유로 넘어서고자 한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1강
구태의연한 듯하지만 저버릴 수 없는
- 진리 문제
나의 심상을 넘어서 사태 자체로
- 자기소여성| 사태 자체에로| 원본적으로 부여하는 직관
이 분필은 정말로 존재하는가
- 충전적 명증성| 필증적 명증성
의식은 항상 무언가를 겨냥하고 있다
- 지향과 충족| 순수 기술
2강
나의 관점은 과연 나의 것인가
- 태도 문제
나라고 해서 이렇게 살고 싶겠니?
- 자연적 태도| 자연적 태도의 일반정립
작전상 꼼짝 못하게 한다
- 현상학적 태도| 현상학적·초월론적
괄호침에 대하여
- 에포케| 현상학적·초월론적 에포케
지독하게 철저한 환원들
- 현상학적 환원| 초월론적 환원| 현상학적·초월론적 환원
그런데도 그물을 빠져나가는 것들
- 현상학적인 절대적 잔여| 순수 의식| 초월론적 주관성
3강
비의의 의식 영역
- 현상학적 잔여| 순수 혹은 초월론적 의식
변하는 칠판지우개들과 변하지 않는 칠판지우개
- 지향적 체험| 내실적 체험
변하지 않는 것을 향하는 의식의 노림
- 지향적 관계
체험에 대한 개념을 바꿔라
- 순수 의식의 구조| 지향성
시간은 모든 것을 물렁물렁하게 한다
- 체험류
순수 의식의 삼각 구도
- 노에시스| 휠레| 노에마
4강
눈을 감았다 뜰 때
- 내적 시간의식
굴뚝 연기의 연속성과 불연속성
- 파지| 필증적 명증성| 원본적으로 부여하는 직관
샘솟듯이 계속 솟아오르는 것
- 원인상
기억은 기억을 밀어내고 변형되고 축적되면서 기억된다
- 기억| 재생산| 재기억
미래는 끊임없이 재구성된다
- 예지
길이와 폭과 깊이를 지닌 두툼한 현재
- 근원적 종합| 생동하는 현재
5강
우연적인, 하지만 알고 보면 필연적인
- 우연성과 필연성
“예, 보입니다”
- 본질 직관
멋진 상상의 도움이 필요해
- 상상
상상력이라는 이름의 엔진
- 자유 변경| 형상적 환원
우리가 딛고 선 것
- 현상학적 아프리오리
6강
다시 감각의 바다로
- 수동적 종합
의식들은 절로 서로를 잡아당긴다
- 발생| 촉발| 연상
하얀 면의 붉은 얼룩
- 동질성과 이질성의 수동적 종합
텔레비전 소리에 묻힌 아이들 목소리
- 촉발의 강도
모빌을 쳐다보는 아이
- 감성적 종합인 수동적 종합
잠정적으로 열려 있는 부분들의 전체
- 지평
몸은 스스로를 감지하여 저절로 움직이고
- 몸| 몸의 운동감각
7강
살아온 내력이 서로 다르듯
- 습성
나만 존재한다는 것을 넘어서
- 유아론| 모나드
이 수많은 자아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지각 자아의 역사성| 자아분열| 습성| 모나드
타인들을 발견하고 경험하기
- 상호주체성| 원초적 영역으로의 환원
모든 몸은 영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 간접제시=유비적 통각
나만의 심리와 정신활동의 얼개로부터
- 감정이입| 이해이입
8강
생활세계란 무엇인가
- 생활세계의 현상학
후설이 내린 시대 진단
- 실증주의에 의한 학문과 인간성의 위기
인간성 비극의 기원
- 갈릴레이의 자연의 수학화
생활에 덧입힌 추상의 옷을 걷어내라
- 생활세계
9강
삶은 끈질기게 지속된다
- 삶의 관성| 형이상학적인 역행
괄호치기의 두 가지 버전
- 현상학적인 에포케| 생활세계적 에포케
자연과학주의와의 대결
- 생활세계적 선험
세계의식이 없으면 생활세계도 없다
- 자연적 태도의 세계와 생활세계| 초월론적 주체성과 생활세계
삶의 관성에 대한 형이상학적 역행
- 생활세계의 주관성-상대성| 생활세계의 역동성
부록 ‘이 뭐꼬’를 통해 본 포유와 통직
참고한 후설의 저작들 및 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