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나라의 곳간을 무엇으로 채우고, 누구에게 열 것인가?”라는 질문은 재정학의 핵심주제일 뿐만 아니라 재정운용과정에서 끊임없이 성찰해야 할 과제이다. 이 질문에 대해 재정주체들이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게 나타난다. 재정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정책입안가와 학자는 물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부분이 되었지만, 난해한 용어로 가득한 재정현상들을 쉽게 이해하기는 지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반갑게도 우리나라 재정전반을 쉽게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이론과 실제를 체계적으로 접목시킨 재정학서적이 발간되었다. 김춘순 국회예산결산특별위윈회 수석전문위원이 저술한 ‘국가재정 이론과 실제’(개정판)에서, 저자는 ‘재정제도와 재정권한’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어떻게 하면, 보다 쉽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각각의 이론별로 구체적 사례와 최신 통계치를 곁들여 생동감 넘치는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26년 동안 예산안과 결산이 심의되는 생생한 현장에서 근무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저자는 여느 독자라도 공감하도록 재정제도의 본질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하기 위한 실마리들을 하나씩 탐색하여 온전한 답변으로 엮어내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책(개정판)의 가장 큰 특징은 재정이론과 실제를 연계하여 논의를 전개함으로써 제도의 현실적합성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는 점, 재정제도와 이에 부수되는 현상들을 다양한 통계치와 해외사례를 대폭 보강하여 분석하였다는 점, 그리고 저자가 다양한 재정활동에 참여하면서,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고민했던 재정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번에 개정된 주요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재정수입의 기초가 되는 조세분야에 대한 내용이 대폭 보완되었다. 조세의 체계, 주요 세목, 최근 조세정책의 변화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조세제도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둘째, 예산과정 중 예산안의 심의 부분에 풍부한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국회에서 예산안이 실제로 어떻게 심의되고 확정되는지를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최근에 이루어진 각종 재정제도의 변화 추이와 관련 논의 내용을 빠짐없이 소개하였다. 국가재정법과 같은 재정법률의 최근 변화와 국회법의 개정 내용, 예산·재정제도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내용 등을 상세히 소개함으로써 예산을 담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제도의 변화 양상을 이 책을 통하여 간편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2014년 기준으로 재정통계를 업데이트하는 한편, 재정제도를 둘러싼 다양한 변화의 맥락까지도 개정판에 집대성하여 독자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재정의 최신경향을 놓치지 않도록 하고, 재정분야의 기본적인 지식과 정보를 이 한권의 책만으로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개정판을 집필하면서 저자가 가장 주의를 기울였던 부분은 독자들이 이 책의 내용을 스스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각종 용어를 보다 정확하게 사용하고 쉽게 풀어쓰고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흔적이 역력하다.

끝으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재정제도와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재정의 민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는 길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며, 국회의 예결위 전문위원과 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을 역임하고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서 공직사회에서 예산분야의 베테랑으로 손꼽히는 저자의 실무경험과 전문적 지식이 녹아든 이 저서는 국가의 예산과 정책을 담당하는 국회의원과 공무원은 물론 경제학, 행정학, 재정학 등을 대학에서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