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도서
민주주의는 어떻게 망가지는가: 경제 위기, 중산층의 배반 그리고 권위주의의 귀환
- 개인저자
- 조슈아 컬랜칙 지음 ; 노정태 옮김
- 발행사항
- 파주 : 들녘, 2015
- 형태사항
- 415 p. ;. 23 cm
- ISBN
- 9788975276545
- 청구기호
- 340.22 컬232ㅁ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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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료실 | G0015835 | 대출가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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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0015835
- 상태/반납예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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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자료실
책 소개
네 번째 민주화의 물결은 아랍에 봄을 불러왔는가?
민주주의, 장밋빛 미래를 폐기하라!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냉전이 종식되고 서방 세계의 승리가 확실해진 이후, 민주주의라는 큰 흐름이 역행하리라는 전망은 지나친 비관주의로 받아들여졌다. 민주주의는 모든 인류가 종국에는 도달하게 될 최종 목적지이기라도 되는 듯했다. 중동이나 중국, 러시아의 상황은, 이슬람 근본주의가 득세하는 배경이나 소련의 그림자가 드리운 권위주의처럼, 지역적인 특수함 탓일 거라 여겼다.
하지만 아랍의 봄과 여름은 가을의 과실을 맺지 못했고, 태국에서는 선거, 쿠데타, 폭력 시위가 일상적으로 되풀이되는 기이한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붕괴는 개발도상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각국의 조사 기관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견고한 민주주의를 확립한 나라에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와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경제 위기에 더욱 도드라진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연구원인 저자는, ‘민주주의의 후퇴’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며, 우리가 손을 놓고 상황을 지켜보기만 한다면 이 퇴행적인 흐름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 경고한다.
민주주의의 비관적인 미래에 대한 담론을 여는 이성적인 첫걸음,
‘손을 놓고 물러나 있다간 거꾸로 가는 흐름을 돌이킬 수 없다!’
1장 ‘민주주의가 뒤집힌다’에서는 2010년 태국의 ‘셔츠 전쟁’ 사례를 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민주주의의 후퇴 현상을 개괄한다. 태국에서는 중산층인 ‘노란 셔츠’가 주도한 2006년의 쿠데타로 부패한 탁신 친나왓 총리가 물러난 데 대한 반발로 상대적으로 빈곤한 층인 ‘붉은 셔츠’ 시위대가 등장했다. 태국의 사례는 이 책에서 저자가 논하고자 하는 ‘민주주의의 후퇴’ 현상의 종합판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정당한 선거로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얻은 지도자가 선출된다. 지도자는 유권자의 대다수인 빈곤층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포퓰리즘적 정책을 펼친다. 상대적으로 다수인 계층의 인기를 등에 업고 재선에 성공한다. 한편 부정으로 축재를 하는 등 비리에 연루된다. 중산층과 엘리트 계층은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서는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없기에 군부에 개입을 요청한다. 쿠데타가 일어나고, 지도자는 축출된다. 실각한 지도자를 지지하던 상대적으로 빈곤한 계층은 ‘민주화’를 외치며 폭력 시위를 벌인다. 다시 선거가 치러지고, 유권자 다수의 지지를 얻은 지도자가 당선되고, 쿠데타로 정권이 뒤집히고, 다시 시위대가 거리로 나선다.
이런 식의 ‘민주주의 붕괴’는 태국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의 여러 기관(프리덤 하우스, 베텔스만 재단,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등)에서 조사한 결과도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이는 특히 개발도상국에 속하며 이제 민주화가 시작되었지만 굳건한 민주주의를 이룩하지는 못한 나라들에서 도드라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뿌리가 견고해졌다고 생각되었던 개발도상국이나, 민주주의의 오랜 역사를 일궈온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에서도 민주주의의 퇴행이 관찰된다. 미국에서는 ‘점령하라Occupy’ 시위대가 거리로 뛰쳐나왔고, 다른 나라들에서는 미국 발 경제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환멸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국가의 시민들은 더 이상 투표함을 통해서는 시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중산층의 배반, 선출된 독재자라는 함정, 미국 발 경제 위기와 워싱턴 컨센서스의 실패, 그에 이어진 신흥 민주주의 국가의 성장 정체, 새로이 부상한 중국이라는 경제 모델, 권위주의에 대한 향수, 군부와 쿠데타의 귀환, 민주주의 외의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 서구의 안이한 태도 등, 민주주의의 퇴행에 원인을 제공하는 여러 요인을 분석한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도상국을 위한 해답과 선행 민주주의 국가를 위한 민주주의 진흥 방안도 내놓는다.(11장 미래를 위한 처방) 하지만 작금의 흐름이 결국 네 번째 민주화의 물결을 완성하는 정방향의 흐름일 것이냐, 아니면 앞선 두 차례의 민주화 물결 후에 ‘역물결’이 있었듯 차후에 일어날 미래의 물결에 선행하는 역방향의 흐름일 것이냐 하는 문제는 지금 세계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을 놓고 흐름에 몸을 맡기기에는, ‘민주주의 없이도 성공적인 경제 성장을 구가하는’ 중국이 제공하는 대안이 역물결을 너무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력을 다해 자국의 모델을 홍보하고 있으며, 중국의 특수한 체제는 민주주의 국가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빠르고 효과적인 정책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헌팅턴의 분석대로라면 세 번째 민주화의 물결을 타고 민주사회로 전환한 우리나라는 이 책에 주요한 사례를 제공하는 개발도상국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일 수 있다. 또한 이 책에 드러나는 자유민주사회 미국 대 권위주의 중국의 구도를 마냥 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기에는 불편한 지점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우방(?)’이기도, 중국의 ‘이웃’이기도 한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합리적인 논의를 이 책에서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의 정치 담론에 풍부한 사례와 논점을 제공할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합리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이해해야 할, 민주주의가 덜컹거리는 요인들
중산층의 반란
“경제 성장 없는 민주주의는 필요 없다”,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의 경제적 실패 / 미국 發 경제 위기와 워싱턴 컨센서스의 실패 / 신흥 민주주의 국가의 성장 정체 / “그래도 그 시절엔 먹고는 살았어”, 경제 불황에 동반되는 독재에 대한 향수 / 군부와 쿠데타의 복귀
- 수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중산층 개혁주의자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들의 첫 번째 세대를 경험하고는 큰 실망에 빠졌다. 민주화 1세대 지도자들은 불황을 타개할 경제 정책을 내놓지도 못했고, 민주주의에 충실하지도 않았다.
- 중산층은 민주주의에 대한 환상을 멀찌감치 내다버리고는, 마음에 들지 않는 ‘선출된 지도자’를 쫓아내기 위한 초헌법적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 역사적으로 볼 때 민주주의는 경제성장률 기록 면에서 독재 정권을 앞서지도 못했고 그보다 못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리콴유나 칠레의 피노체트처럼 독재자가 지속적이고 현명한 경제 정책을 추구한다면, 독재 정권은 경제 성장 면에서 어느 정도 이점을 누릴 수 있다.
-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에게 실망한 개발도상국의 중산층은 다른 대안을 찾아나선다. 대부분의 경우 그 대안이란 군대의 무력 개입을 의미하며, 혹은 태국이나 필리핀처럼 군부가 실제로 쿠데타를 벌이지 않더라도 군부의 손에 강한 정치적 힘을 쥐어주는 경우로 이어질 수도 있다.
- 중산층은, 어쩌면 가난한 자들과 종교집단 및 교육받지 못한 자들에게 힘을 실어줄지도 모르는 대중 민주주의에 대신, 군부를 지속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민주주의가 혼란과 부패를 야기하고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공포,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포퓰리스트가 선거를 통해 부상하는 데 대한 분노, 자기들의 힘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 등, 여러 국가에서 중산층은 다양한 이유 때문에 독재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였다.
권위주의의 귀환
유권자의 지지를 얻은 ‘선출된 독재자’라는 함정 / 민주주의 외의 대안은 없을 것, 민주주의를 확립한 선행 국가들의 안이한 태도 / 민주주의 없이도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의 부상 / ‘중국 모델’이라는 대안 / 권위주의의 귀환
- 어느 나라에서나, 군부가 물러나거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민주화를 이루어나가기 시작하면, 이전 정권의 익숙한 인물, 독립운동가나 민주화운동가 출신의 인물이 첫 번째 선거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 지도자로 당선된다. 이렇게 선거로 뽑힌 첫 번째 지도자들이 선출된 독재자로 돌변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 민주주의가 취약한 국가에서 대중의 인기를 등에 업고 선출된 ‘선거로 뽑힌 독재자’들은 언론, 종교, 결사의 자유나 법의 지배 등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 최근 벌어지는 민주주의의 후퇴와 세계 경제 위기가 불러온 파괴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서방 세계 지도자들은 아무런 고민 없이 민주주의가 결국에는 전 세계적으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가정하는 듯하다.
- 부시 정권은 이라크 침공의 이유로 ‘민주주의 전파’를 거론해서 미국이 해왔던 민주주의 전파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 중국은 반 부시 운동의 선봉에 섰고, 미국의 이런 태도는 권위주의 국가들이 자국이 정권을 옹호하기 위해 ‘주권의 수호 논리’를 내세우는 데 근거를 제공했다.
- 전 지구적 민주화의 진전이 멈추고 후퇴하던, 민주주의의 역풍이 불던 시기에는, 오늘날의 중국과 같은 성공적인 경제 개발의 대안 모델이 존재하지 않았다. 반면 오늘날, 권위주의적 자본주의로 성공을 거둔 나라들은, 실현 가능한 대안을 민주주의 선진국들에 제시하고 있다.
- 미국의 정치적 교착 상태, 일본의 ‘마비’ 상황, 금융 위기를 타개할 효과적인 방법을 합의하지 못하는 유럽연합 등, 민주주의 선행 국가들의 통치 능력이 저하됨에 따라, 민주주의를 추구하지 않는 대안적인 정부 구성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 충분히 안정적이지 않은 신생 민주주의 국가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불황이 찾아오는 것은 민주주의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탁신, 블라디미르 푸틴,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같은 독재자들의 귀환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러한 독재자들은 높은 경제성장률의 대가로 개인적·정치적 자유를 억압한다.
민주주의, 장밋빛 미래를 폐기하라!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냉전이 종식되고 서방 세계의 승리가 확실해진 이후, 민주주의라는 큰 흐름이 역행하리라는 전망은 지나친 비관주의로 받아들여졌다. 민주주의는 모든 인류가 종국에는 도달하게 될 최종 목적지이기라도 되는 듯했다. 중동이나 중국, 러시아의 상황은, 이슬람 근본주의가 득세하는 배경이나 소련의 그림자가 드리운 권위주의처럼, 지역적인 특수함 탓일 거라 여겼다.
하지만 아랍의 봄과 여름은 가을의 과실을 맺지 못했고, 태국에서는 선거, 쿠데타, 폭력 시위가 일상적으로 되풀이되는 기이한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붕괴는 개발도상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각국의 조사 기관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견고한 민주주의를 확립한 나라에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와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경제 위기에 더욱 도드라진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연구원인 저자는, ‘민주주의의 후퇴’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며, 우리가 손을 놓고 상황을 지켜보기만 한다면 이 퇴행적인 흐름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 경고한다.
민주주의의 비관적인 미래에 대한 담론을 여는 이성적인 첫걸음,
‘손을 놓고 물러나 있다간 거꾸로 가는 흐름을 돌이킬 수 없다!’
1장 ‘민주주의가 뒤집힌다’에서는 2010년 태국의 ‘셔츠 전쟁’ 사례를 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민주주의의 후퇴 현상을 개괄한다. 태국에서는 중산층인 ‘노란 셔츠’가 주도한 2006년의 쿠데타로 부패한 탁신 친나왓 총리가 물러난 데 대한 반발로 상대적으로 빈곤한 층인 ‘붉은 셔츠’ 시위대가 등장했다. 태국의 사례는 이 책에서 저자가 논하고자 하는 ‘민주주의의 후퇴’ 현상의 종합판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정당한 선거로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얻은 지도자가 선출된다. 지도자는 유권자의 대다수인 빈곤층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포퓰리즘적 정책을 펼친다. 상대적으로 다수인 계층의 인기를 등에 업고 재선에 성공한다. 한편 부정으로 축재를 하는 등 비리에 연루된다. 중산층과 엘리트 계층은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서는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없기에 군부에 개입을 요청한다. 쿠데타가 일어나고, 지도자는 축출된다. 실각한 지도자를 지지하던 상대적으로 빈곤한 계층은 ‘민주화’를 외치며 폭력 시위를 벌인다. 다시 선거가 치러지고, 유권자 다수의 지지를 얻은 지도자가 당선되고, 쿠데타로 정권이 뒤집히고, 다시 시위대가 거리로 나선다.
이런 식의 ‘민주주의 붕괴’는 태국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의 여러 기관(프리덤 하우스, 베텔스만 재단,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등)에서 조사한 결과도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이는 특히 개발도상국에 속하며 이제 민주화가 시작되었지만 굳건한 민주주의를 이룩하지는 못한 나라들에서 도드라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뿌리가 견고해졌다고 생각되었던 개발도상국이나, 민주주의의 오랜 역사를 일궈온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에서도 민주주의의 퇴행이 관찰된다. 미국에서는 ‘점령하라Occupy’ 시위대가 거리로 뛰쳐나왔고, 다른 나라들에서는 미국 발 경제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환멸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국가의 시민들은 더 이상 투표함을 통해서는 시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중산층의 배반, 선출된 독재자라는 함정, 미국 발 경제 위기와 워싱턴 컨센서스의 실패, 그에 이어진 신흥 민주주의 국가의 성장 정체, 새로이 부상한 중국이라는 경제 모델, 권위주의에 대한 향수, 군부와 쿠데타의 귀환, 민주주의 외의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 서구의 안이한 태도 등, 민주주의의 퇴행에 원인을 제공하는 여러 요인을 분석한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도상국을 위한 해답과 선행 민주주의 국가를 위한 민주주의 진흥 방안도 내놓는다.(11장 미래를 위한 처방) 하지만 작금의 흐름이 결국 네 번째 민주화의 물결을 완성하는 정방향의 흐름일 것이냐, 아니면 앞선 두 차례의 민주화 물결 후에 ‘역물결’이 있었듯 차후에 일어날 미래의 물결에 선행하는 역방향의 흐름일 것이냐 하는 문제는 지금 세계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을 놓고 흐름에 몸을 맡기기에는, ‘민주주의 없이도 성공적인 경제 성장을 구가하는’ 중국이 제공하는 대안이 역물결을 너무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력을 다해 자국의 모델을 홍보하고 있으며, 중국의 특수한 체제는 민주주의 국가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빠르고 효과적인 정책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헌팅턴의 분석대로라면 세 번째 민주화의 물결을 타고 민주사회로 전환한 우리나라는 이 책에 주요한 사례를 제공하는 개발도상국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일 수 있다. 또한 이 책에 드러나는 자유민주사회 미국 대 권위주의 중국의 구도를 마냥 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기에는 불편한 지점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우방(?)’이기도, 중국의 ‘이웃’이기도 한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합리적인 논의를 이 책에서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의 정치 담론에 풍부한 사례와 논점을 제공할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합리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이해해야 할, 민주주의가 덜컹거리는 요인들
중산층의 반란
“경제 성장 없는 민주주의는 필요 없다”,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의 경제적 실패 / 미국 發 경제 위기와 워싱턴 컨센서스의 실패 / 신흥 민주주의 국가의 성장 정체 / “그래도 그 시절엔 먹고는 살았어”, 경제 불황에 동반되는 독재에 대한 향수 / 군부와 쿠데타의 복귀
- 수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중산층 개혁주의자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들의 첫 번째 세대를 경험하고는 큰 실망에 빠졌다. 민주화 1세대 지도자들은 불황을 타개할 경제 정책을 내놓지도 못했고, 민주주의에 충실하지도 않았다.
- 중산층은 민주주의에 대한 환상을 멀찌감치 내다버리고는, 마음에 들지 않는 ‘선출된 지도자’를 쫓아내기 위한 초헌법적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 역사적으로 볼 때 민주주의는 경제성장률 기록 면에서 독재 정권을 앞서지도 못했고 그보다 못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리콴유나 칠레의 피노체트처럼 독재자가 지속적이고 현명한 경제 정책을 추구한다면, 독재 정권은 경제 성장 면에서 어느 정도 이점을 누릴 수 있다.
-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에게 실망한 개발도상국의 중산층은 다른 대안을 찾아나선다. 대부분의 경우 그 대안이란 군대의 무력 개입을 의미하며, 혹은 태국이나 필리핀처럼 군부가 실제로 쿠데타를 벌이지 않더라도 군부의 손에 강한 정치적 힘을 쥐어주는 경우로 이어질 수도 있다.
- 중산층은, 어쩌면 가난한 자들과 종교집단 및 교육받지 못한 자들에게 힘을 실어줄지도 모르는 대중 민주주의에 대신, 군부를 지속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민주주의가 혼란과 부패를 야기하고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공포,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포퓰리스트가 선거를 통해 부상하는 데 대한 분노, 자기들의 힘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 등, 여러 국가에서 중산층은 다양한 이유 때문에 독재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였다.
권위주의의 귀환
유권자의 지지를 얻은 ‘선출된 독재자’라는 함정 / 민주주의 외의 대안은 없을 것, 민주주의를 확립한 선행 국가들의 안이한 태도 / 민주주의 없이도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의 부상 / ‘중국 모델’이라는 대안 / 권위주의의 귀환
- 어느 나라에서나, 군부가 물러나거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민주화를 이루어나가기 시작하면, 이전 정권의 익숙한 인물, 독립운동가나 민주화운동가 출신의 인물이 첫 번째 선거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 지도자로 당선된다. 이렇게 선거로 뽑힌 첫 번째 지도자들이 선출된 독재자로 돌변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 민주주의가 취약한 국가에서 대중의 인기를 등에 업고 선출된 ‘선거로 뽑힌 독재자’들은 언론, 종교, 결사의 자유나 법의 지배 등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 최근 벌어지는 민주주의의 후퇴와 세계 경제 위기가 불러온 파괴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서방 세계 지도자들은 아무런 고민 없이 민주주의가 결국에는 전 세계적으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가정하는 듯하다.
- 부시 정권은 이라크 침공의 이유로 ‘민주주의 전파’를 거론해서 미국이 해왔던 민주주의 전파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 중국은 반 부시 운동의 선봉에 섰고, 미국의 이런 태도는 권위주의 국가들이 자국이 정권을 옹호하기 위해 ‘주권의 수호 논리’를 내세우는 데 근거를 제공했다.
- 전 지구적 민주화의 진전이 멈추고 후퇴하던, 민주주의의 역풍이 불던 시기에는, 오늘날의 중국과 같은 성공적인 경제 개발의 대안 모델이 존재하지 않았다. 반면 오늘날, 권위주의적 자본주의로 성공을 거둔 나라들은, 실현 가능한 대안을 민주주의 선진국들에 제시하고 있다.
- 미국의 정치적 교착 상태, 일본의 ‘마비’ 상황, 금융 위기를 타개할 효과적인 방법을 합의하지 못하는 유럽연합 등, 민주주의 선행 국가들의 통치 능력이 저하됨에 따라, 민주주의를 추구하지 않는 대안적인 정부 구성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 충분히 안정적이지 않은 신생 민주주의 국가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불황이 찾아오는 것은 민주주의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탁신, 블라디미르 푸틴,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같은 독재자들의 귀환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러한 독재자들은 높은 경제성장률의 대가로 개인적·정치적 자유를 억압한다.
목차
1장 민주주의가 뒤집힌다
2장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3장 네 번째 물결
4장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워싱턴 컨센서스의 실패
5장 중산층의 반란
6장 뇌물, 뇌물, 더 많은 뇌물
7장 중국 모델
8장 독재자들의 역습
9장 신흥 강국들의 실패
10장 서구의 실패
11장 미래를 위한 처방
부록: 이집트에 대하여
옮긴이의 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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