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시가 되게 하라: 이성우 시집
- 개인저자
- 지은이: 이성우
- 발행사항
- 서울 : 레디앙, 2015
- 형태사항
- 216 p. ;. 21 cm
- 총서사항
- 레디앙 시선. 일하며 부르는 노래
- ISBN
- 9791195318957
- 청구기호
- 811.7 이53ㅅ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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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료실 | G0015855 | 대출가능 | - |
- 등록번호
- G0015855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 -
- 위치/청구기호(출력)
- 1자료실
책 소개
‘도서출판 레디앙’에서는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상을 노래하는 시를 모은 시집 <일하며 부르는 노래> 시리즈를 내기로 하고, 1차로 두 권[『가끔은 물어본다』(곽장영), 『삶이 시가 되게 하라』(이성우)] 을 펴냈다.
곽장영과 이성우는 각각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수석 부위원장과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공대와 약대를 나온 노동자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레디앙은 앞으로 시집 발간이 계속 되면서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일하는 다채로운 노동자 시인들이 이 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와 노동자, 시 쓰기와 노동운동이 행복하게 만나, 노래가 힘이 되고 무기가 될 때, 노동자들의 삶은 풍성해지고, 투쟁은 힘을 얻고, 희망의 싹은 무럭무럭 자랄 것이라는 믿음이 이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일하며 부르는 노래> 시리즈는 ‘시 쓰는 노동자’를 찾아내고, ‘시 읽는 노동자’들과 함께하며 계속 된다.
특히 시집 출간 비용은 출판 취지에 공감하는 ‘아마추어 시인’ 주변의 ‘동지’들과 지인들이 ‘시집 만들어 주는 노동자’들이 돼 십시일반 힘을 모아 시집 출간 비용을 후원해 주고 있다. 시리즈 1권과 2권도 이 같은 후원 방식을 통해 제작됐다. 또한 시집의 판매 수입은 이후에 계속 나올 시집 제작비에 투입돼 시리즈 발간의 지속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
시인이 되기를
꿈꾸지 마라.
너의 삶이
곧
시가 되게 하라. - <서시> 전문
대학과 대학원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신약 개발의 첨단에서 일을 하겠다고 연구소에 들어간 젊은이는 왜 노동운동을 하게 됐을까? 1년만 하자던 노동조합 활동을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도 ‘깜짝 놀랄 일’인 시집을 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성우는 “과학기술을 통해 전체 인류의 삶의 질을 고루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정부 정책은 오로지 돈 되는 연구만 하라는 것에 발끈하여 노조 활동을 시작”했고, 그런 세상이 좋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점점 더 나빠지는 쪽으로 감으로 해서, 그는 아직도 연구소로 들어가지 않고, 거리와 광장 그리고 노조 사무실을 주요 일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시인이 될 씨앗은 노조활동에 투입될 운명보다 훨씬 먼저 그의 속에 자라고 있었다.
고교 시절,
혼자 자취를 했었다.
한여름에는 석유곤로,
다른 계절엔 연탄아궁이가
한 끼 밥과 두 끼 도시락을 감당했다.
이른 아침에 쌀 씻어 안치고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 교과서를 읽었다.
영어보다 수학을 좋아했지만
부뚜막에서 문제 풀이를 할 수는 없었다.
시가 거기에 있었다.
성적에 대한 남들의 관심 말고는
변화 없는 자취생의 일상으로
시가 야금야금 파고들었다.
시는 고독이었고
시는 사랑이었고
시는 죽음이었고
시는 구원이었다.
겨우 십대 후반에 세상을 희롱하며 시간을 죽였다. - <시집을 내며> 중에서
시집 1부 ‘해밀’은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이라는 뜻으로 세상살이에 관한 시편들을 모아놓았다. 2부 ‘단미’는 사랑스런 여자라는 뜻으로 60년대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이 쓰기 시작한 말이다. 사람과 그리움에 대한 시를 모아놓았다. 3부 ‘해민’은 ‘해 아래 민들레’를 줄연 쓴 말로 역사와 죽음에 관한 시들로 구성됐다. 4부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라는 뜻으로, 여기에는 다시 살아갈 일상과 희망에 관한 시들을 모아놓았다.
이성우의 오랜 동지인 양경규는 <서시>에 이성우의 시에 대한 생각이 함축돼 있다며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시의 언어는 사물이며 산문의 언어는 도구’라고 일찍이 사르트르가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어렵게 말한 것을 이성우는 이렇게 아주 쉽게 풀어 놓는다. 사물이 그냥 존재함으로써 그 의미를 드러내듯이 시 또한 사물처럼 그저 존재할 뿐이라는 오래 된 명제를 이성우는 뚝 잘라 “너의 삶이 곧 시가 되게 하라”고 말한다. 삶 또한 사물처럼 그저 각자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므로 그는 우리들의 삶이, 우리들의 세상이 곧 시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성우의 시에 대한 생각은 이 짧은 시구에 함축되어 있다. 그의 시에 우리 사는 세상의 모습과 우리들의 삶의 모양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연유이다. - <시집을 읽고> 중에서
희망이 단절된 곳에서 운동을 발견했고, 삶의 길목 길목에서 시를 벼리면서, 이를 무기삼아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싸우는 ‘아마추어 시인’ 이성우가 투쟁에서 프로가 될 수 있었던 것의 상당 부분은, 아마 그와 항상 함께 있는 시 때문이리라.
목차
1부 해밀
서시
태풍
시
한파
야식
맛과 조연
열대야
9월
관계
클라암스를 하는 여자
10월의 끝
눈 오는 날
눈
어떤 블로그-산오리의 단순한 삶
SNS에 관한 단상
11월
겨울비
가을비
천막
천막 2
첫눈
사진
아직도 니네 나라에서는
포도주
비원(悲願)
겨울 안개
이사-서울을 떠나며
고드름
꽃잎
황사비
밤안개
중년
길
낮술
5분
메타세퀘이아
별리
수해
2부 단미
마음
남
그리움
그리움2
폭설-그리움3
손톱을 깎으며-그리움4
소솜-그리움5
기차-그리움6
그 해 여름-그리움7
어떤 봄-그리움8
지하주차장
칸나
중독
바보
낙서
바람
그 날 이후
가장 따뜻한 색, 블루-아델을 위하여
시월
폐허
벗에게 주는 말
범계역에서
아침단상
편지
엽서
개똥철학
추석
3부 해민
상처
4.19
팽목항
봄
4월 16일
4월
오죽하면
슬픔 지나고 그리움-故 김준 동지 5주기에 부쳐
다시 무덤 하나-故 이용석에게
故 장수찬에게
눈이 펄펄-김포 우리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옴
명복-故 최종범 영전에
故 김종배에게
어느 젊은 벗의 죽음
문상
출근길에 내리는 비-故 황혜인 양을 추모하며
떠남
4부 윤슬
2015년 새해
새해
새해, 소망
안개
봄비
함께 사는 세상
희망
줄다리기
가을에
추운 날
내공
오래된 식당 ‘내집’-김호규 동지에게
어떤 만남
서울행
2001년 명동성당
통근
외딴 길
번개 여행
*시집을 읽고 “일상 뒤에 감추어진 세상보기 혹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양경규
*시집을 내며 “시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