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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세계의 패권 국가로 우뚝 선 중국!
중국이 궁금하다면, 먼저 ‘도시’를 들여다보라!
1985년 ‘사흘에 1층’을 세워 올릴 만큼 무서운 속도로 건축된 선전국제무역센터는 ‘선전 속도(深圳速度)’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면서 중국의 놀라운 도시 발전과 경제성장을 보여주었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의 정치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G2를 이루는 국가, 곧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도시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세계에서도 내로라하는 높은 건물이 경쟁하듯 마천루를 형성하는 중국의 도시 공간, 그곳이 어떻게 형성·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지 않고는 중국의 다양한 면모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도시는 바로 현대중국의 급속한 발전과 경제·사회문제가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난 공간이자, 중국공산당의 과거 정책뿐 아니라 미래의 정책 설계까지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시기와 덩샤오핑의 개혁 이후 현재 시진핑까지
매우 독특한 중국 특색의 도시화에 대한 모든 것
1949년 10월, 농촌을 근거지로 삼아 혁명에 성공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중국공산당은 국가 주도의 철저한 계획경제정책을 실행했다. 중국의 사회주의 경제는 도시의 중공업 중심 국유기업과 노동자계급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두었기 때문에 농촌인구의 도시 이동을 엄격히 금지했다. 그 결과 1978년 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 선언되기 직전 도시화율은 17.9%에 머물렀을 뿐이다. 개혁기 초기인 1980년만 해도 중국 전체 인구 10억 명 가운데 단지 2억 명만이 도시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도시화는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진행되었다. 40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17년 현재, 중국 전체 14억 인구 중 절반이 넘는 사람이 도시에 살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말 그대로 ‘중국 특색’의 이 도시화는 무엇보다 마오쩌둥 시기의 계획경제와 결별하고 1978년 말 전격적으로 ‘시장’을 도입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시장의 도입은 중국의 사회·경제·문화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과 함께 토지에 대한 개인의 소유를 인정하지 않고 토지국유화 및 집체소유화를 유지해왔던 토지제도는 개혁기에 들어 토지사용권을 유상양도하는 형태로 변하고, 무상에 가까운 복지로 취급되었던 주택은 시장에서 구입해야만 하는 상품으로 바뀌었다. 국유기업 개혁으로 전체 기업의 90%가 사유화되고, 노동자의 신분은 기존의 ‘공장의 주인’에서 ‘직공’으로 바뀌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규제 완화는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했으며, 도시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외곽의 빈민촌은 철거되고 있다. 인구문제, 환경문제, 주택문제를 비롯하여 여느 자본주의국가에서 나타나는 도시문제가 중국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중국의 도시화와 도시문제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1949년 신중국의 수립 후 사회주의 시기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국의 가장 근저에 깔려 있는 문제, 즉 ‘도농이원구조’가 사회주의 시기에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도시와 농촌을 분리하고, 시민과 농민을 구분하는 발전 전략은 도시 주민과 농촌 주민의 호적 신분상 차이를 사회 신분의 차이로 만들어버렸다. 중국에서만 보이는 기묘한 단어 농민공(農民工)은 농민의 신분으로 노동자(工人)의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들 농민공은 중국 도시 건설의 최일선에 섰지만, 동일 노동에 대해 도시민보다 저임금을 받고, 도시 공공재인 의료·교육·주택 등으로부터 배제되어 도시의 ‘2등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까지도 농촌호적을 도시호적으로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점수적립지표에 따라 일정한 점수를 획득해야 도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다.
2012년 시진핑이 집권하면서 중국의 도시 정책은 또 한 번 변화를 맞고 있다. 급성장한 경제 발전을 토대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신형도시화’를 강조하면서 좀 더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도농 간, 계층 간, 지역 간 격차를 뛰어넘는 공평한 분배, 거주와 생활환경의 질 개선, 인간 위주의 도시화가 그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새로운 정책과 전략 속에서도 과거의 유산은 살아남아 있고, 여전히 다른 형태로 도시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과연 중국 도시화의 미래 모습은 또 어떻게 변화해갈 것인가?
도시와 관련된 25개의 다양한 주제로 살펴보는 현대중국
『도시로 읽는 현대중국』은 2권으로 구성된다. 1권은 1949년 신중국 수립부터 1978년 개혁·개방이 선언되기 전까지의 사회주의 시기를, 2권은 1978년 말 이후 현재에 이르는 개혁기를 다룬다. 중국의 정치·사회·경제·문화를 살펴보는 핵심 키워드는 ‘도시’이다. 건국 이후 현재에 이르는 중국 사회와 경제의 역동적 변화를 반영하는 문제들이 ‘도시’라는 렌즈를 통해 이 책에서 하나하나 펼쳐지고 분석된다. 지역적으로 보자면 도시화가 가장 급속히 그리고 대규모로 이루어진 베이징과 상하이, 동남 연해의 광둥성 도시가 중심을 이루지만, 동북 지역과 서남 지역의 도시도 함께 살펴본다. 주제별로 보자면 주택제도, 토지제도, 도농 문제, 노동문제, 시민권·도시권 문제 등을 망라한다.
이 책의 집필진
김도경 한국교원대학교 중국어교육과 조교수 / 노수연 고려대학교 글로벌 학부 조교수 / 박인성 한성대학교 부동산대학원 한중부동산컨설팅 전공 주임교수 / 박철현 국민대학교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 신현방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지리환경학과 부교수 / 윤종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수료 / 이선화 중국 산둥대학교 인류학과 조교수 / 이성호 서울연구원 전략연구실 초빙부연구위원 / 이승욱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조교수 / 장정아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 장호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 정규식 성공회대학교 노동사연구소 연구위원 / 조문영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부교수 / 조성찬 토지+자유연구소 통일북한센터장
중국이 궁금하다면, 먼저 ‘도시’를 들여다보라!
1985년 ‘사흘에 1층’을 세워 올릴 만큼 무서운 속도로 건축된 선전국제무역센터는 ‘선전 속도(深圳速度)’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면서 중국의 놀라운 도시 발전과 경제성장을 보여주었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의 정치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G2를 이루는 국가, 곧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도시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세계에서도 내로라하는 높은 건물이 경쟁하듯 마천루를 형성하는 중국의 도시 공간, 그곳이 어떻게 형성·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지 않고는 중국의 다양한 면모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도시는 바로 현대중국의 급속한 발전과 경제·사회문제가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난 공간이자, 중국공산당의 과거 정책뿐 아니라 미래의 정책 설계까지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시기와 덩샤오핑의 개혁 이후 현재 시진핑까지
매우 독특한 중국 특색의 도시화에 대한 모든 것
1949년 10월, 농촌을 근거지로 삼아 혁명에 성공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중국공산당은 국가 주도의 철저한 계획경제정책을 실행했다. 중국의 사회주의 경제는 도시의 중공업 중심 국유기업과 노동자계급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두었기 때문에 농촌인구의 도시 이동을 엄격히 금지했다. 그 결과 1978년 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 선언되기 직전 도시화율은 17.9%에 머물렀을 뿐이다. 개혁기 초기인 1980년만 해도 중국 전체 인구 10억 명 가운데 단지 2억 명만이 도시에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도시화는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진행되었다. 40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17년 현재, 중국 전체 14억 인구 중 절반이 넘는 사람이 도시에 살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말 그대로 ‘중국 특색’의 이 도시화는 무엇보다 마오쩌둥 시기의 계획경제와 결별하고 1978년 말 전격적으로 ‘시장’을 도입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시장의 도입은 중국의 사회·경제·문화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과 함께 토지에 대한 개인의 소유를 인정하지 않고 토지국유화 및 집체소유화를 유지해왔던 토지제도는 개혁기에 들어 토지사용권을 유상양도하는 형태로 변하고, 무상에 가까운 복지로 취급되었던 주택은 시장에서 구입해야만 하는 상품으로 바뀌었다. 국유기업 개혁으로 전체 기업의 90%가 사유화되고, 노동자의 신분은 기존의 ‘공장의 주인’에서 ‘직공’으로 바뀌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규제 완화는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했으며, 도시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외곽의 빈민촌은 철거되고 있다. 인구문제, 환경문제, 주택문제를 비롯하여 여느 자본주의국가에서 나타나는 도시문제가 중국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중국의 도시화와 도시문제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1949년 신중국의 수립 후 사회주의 시기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국의 가장 근저에 깔려 있는 문제, 즉 ‘도농이원구조’가 사회주의 시기에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도시와 농촌을 분리하고, 시민과 농민을 구분하는 발전 전략은 도시 주민과 농촌 주민의 호적 신분상 차이를 사회 신분의 차이로 만들어버렸다. 중국에서만 보이는 기묘한 단어 농민공(農民工)은 농민의 신분으로 노동자(工人)의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들 농민공은 중국 도시 건설의 최일선에 섰지만, 동일 노동에 대해 도시민보다 저임금을 받고, 도시 공공재인 의료·교육·주택 등으로부터 배제되어 도시의 ‘2등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까지도 농촌호적을 도시호적으로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점수적립지표에 따라 일정한 점수를 획득해야 도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다.
2012년 시진핑이 집권하면서 중국의 도시 정책은 또 한 번 변화를 맞고 있다. 급성장한 경제 발전을 토대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신형도시화’를 강조하면서 좀 더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도농 간, 계층 간, 지역 간 격차를 뛰어넘는 공평한 분배, 거주와 생활환경의 질 개선, 인간 위주의 도시화가 그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새로운 정책과 전략 속에서도 과거의 유산은 살아남아 있고, 여전히 다른 형태로 도시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과연 중국 도시화의 미래 모습은 또 어떻게 변화해갈 것인가?
도시와 관련된 25개의 다양한 주제로 살펴보는 현대중국
『도시로 읽는 현대중국』은 2권으로 구성된다. 1권은 1949년 신중국 수립부터 1978년 개혁·개방이 선언되기 전까지의 사회주의 시기를, 2권은 1978년 말 이후 현재에 이르는 개혁기를 다룬다. 중국의 정치·사회·경제·문화를 살펴보는 핵심 키워드는 ‘도시’이다. 건국 이후 현재에 이르는 중국 사회와 경제의 역동적 변화를 반영하는 문제들이 ‘도시’라는 렌즈를 통해 이 책에서 하나하나 펼쳐지고 분석된다. 지역적으로 보자면 도시화가 가장 급속히 그리고 대규모로 이루어진 베이징과 상하이, 동남 연해의 광둥성 도시가 중심을 이루지만, 동북 지역과 서남 지역의 도시도 함께 살펴본다. 주제별로 보자면 주택제도, 토지제도, 도농 문제, 노동문제, 시민권·도시권 문제 등을 망라한다.
이 책의 집필진
김도경 한국교원대학교 중국어교육과 조교수 / 노수연 고려대학교 글로벌 학부 조교수 / 박인성 한성대학교 부동산대학원 한중부동산컨설팅 전공 주임교수 / 박철현 국민대학교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 신현방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지리환경학과 부교수 / 윤종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수료 / 이선화 중국 산둥대학교 인류학과 조교수 / 이성호 서울연구원 전략연구실 초빙부연구위원 / 이승욱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조교수 / 장정아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 장호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 정규식 성공회대학교 노동사연구소 연구위원 / 조문영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부교수 / 조성찬 토지+자유연구소 통일북한센터장
목차
1부|도시화, 신형도시화
도시화를 통해 본 개혁기 중국 / 박인성
급속한 도시화의 아이콘, 선전―이중도시, 이민도시로서의 발전 / 윤종석
중국에서 도시민이 된다는 것―위계적 시민권과 서열화 / 박철현
2부|공간의 정치경제
국제대도시이기를 거부하다―홍콩의 도시공간운동 / 장정아
옛 주택은 옛 정책, 새 주택은 새 정책―상하이의 주택제도 개혁 / 김도경
자본과 강탈의 도시, 광저우 / 신현방
토지, 욕망에 지다―공공토지 사유화 경향과 대책 / 조성찬
항저우, 관광도시에서 스마트 도시로 / 노수연
3부|노동과 불평등
도시의 ‘사회적’ 불평등 속 농촌 출신 청년 노동자의 삶 / 조문영
도시 사회관리와 노동체제 개혁의 딜레마 / 정규식
노후공업도시로 풀어본 동북 문제 / 박철현
도시를 뒤덮은 담장―게이티드 커뮤니티와 도시 공간의 불평등 / 이성호, 이승욱
4부|네트워크와 예외 공간
초원과 도시의 동맹―윤리적 소비와 사막화 방지 / 이선화
도시 개발 속 스러져간 동향촌―베이징 성중촌의 어제와 오늘 / 장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