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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료실 | 00017203 | 대출가능 | - |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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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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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자료실
책 소개
살아 있음의 아픔을
명랑한 이야기로 돌파하는
젊은 시인의 탄생
제36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책기둥』이 출간되었다. 수상자 문보영은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신인으로, 『책기둥』에 수록된 시 50편 중 42편은 어느 문예지에도 소개되지 않은 미발표작이다. 이번 수상으로 문보영은 등단 이후 최단 기간에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 되었다. 이는 등단 후 문단의 주목을 받아 오던 젊은 시인들이 첫 시집을 내는 등용문으로 일컬어지는 김수영 문학상으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바야흐로 아직 아무도 펼쳐 보지 못했던 미래의 탄생이다.
문보영의 시는 전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과 이야기 형식으로 써내려 간 매력적이고 독자적인 언어로 가득하다. 동시에 우리 일상의 소소한 모습들을 시로 옮기는 시선에서는 진솔함과 다정함을 느낄 수 있다. 낯섦과 새로움, 일상과 비일상이 교차하는 한가운데에 바로 문보영의 시가 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기
문보영의 시는 낯선 시적 장치들을 활용하여 우리 눈을 사로잡는다. 수학 공식과 도형을 사용하거나, 희곡처럼 인물들의 대사를 삽입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시의 형식을 깨트린다. 마치 소설의 매력적인 첫 문장을 읽은 뒤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문보영의 시는 첫 행에서 자신만의 기발한 세계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그 문장을 타고 흐르다 보면 우리의 삶은 하염없이 멀어져 지구 밖으로 밀려났다가, 속절없이 가까워져 소파 위에 덩그러니 놓인 뇌와 마주하는 식이다. 문보영의 전위성은 책과 도서관, 빨래, 코스트코 빵과 같은 일상에서 시작되고, 삶을 낯설게 바라보기 위해 존재한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권태에 파묻힌 이들에게 문보영의 시는 삶을 낯설게 함으로써 다시 그것을 체감케 하는 것이다.
■세계가 거대한 도서관이라면, 사람이 한 권의 책이라면
『책기둥』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물은 책이고,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간은 도서관이다. 문보영은 시집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사는 ‘세계’ 그 자체를 도서관으로 가정하며 그곳에서 자신의 상상력을 펼쳐 나간다. 한편 책은 한 사람의 삶이다. 그 책들은 모두 아무리 읽어도 해독할 수 없거나, 모두 똑같은 내용으로 쓰였다. 내가 손에 쥔 책은 타인의 삶이고, 반대로 다른 이의 손에 들린 책은 나의 삶이다. 그럼에도 문보영의 시에 등장하는 화자들은 언제나 책을 읽어 내기 위해 시도한다. 문보영에게 독서는 개인의 내밀한 경험이 아닌 삶과 공명하는 순간을 그린다. 나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끝내 해독하지 못하더라도 손에 쥐고 읽어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책과 도서관이 떨어질 수 없듯이, 세계와 삶 또한 맞붙어 있다. 문보영은 작고 사소한 장면들로 이 거대한 알레고리를 다시 조명한다.
아무 책 한 권 골라 집는다 도서관은 조용하고 조명이 밝다 사서는 날마다 하늘나라색 와이셔츠를 입고 카운터를 지킨다 도서관 사서가 매번 같은 색 와이셔츠를 입어서 오늘과 어제가, 어제와 엊그제가, 어제와 내일모레가 구분되지 않는다
(중략)
사내는 책을 탁, 덮는다 방금 누군가 나를 포기했다
―「정체성」에서
■시인이라는 이름의 스토리텔러
문보영은 시를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인이라는 이름의 스토리텔러다. 시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을 재현하는 동시에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낯선 일면들을 되짚는다. 삶의 아름다움과 시의 비루함을 동시에 맛보며, 다시 한 번 ‘살아 있음’을 느끼는 이 과정은 반복되는 일상으로 느꼈던 권태로움을 후퇴시킨다. 문보영의 첫 시집은 모든 감각을 마비시키는 지루함으로부터 잠시 멀어질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제 시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오감을 열고 귀 기울여 보자. 우리의 삶이 일상의 중력으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도록.
■작품 해설에서
지구는 계속 돌아야 하고 이야기는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이 번역될 수 있다. '현실이 있고 그 다음에 시가 있는 게 아니라 시가 먼저 발명되어야 현실이 생긴다'라고. 문보영의 시적 화자가 감각하는 현실은 텅 비어 있기에 이야기를 만들어 현실을 조달해야 한다. (……) ‘이야기 만들어 내기’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물론 아주 잠깐이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아주 잠깐을 계속 반복하면 되니까. 그렇게 잠깐은 잠깐의 반복으로 그 잠깐을 지속할 수 있으니까. ―박상수(시인·문학평론가)
명랑한 이야기로 돌파하는
젊은 시인의 탄생
제36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책기둥』이 출간되었다. 수상자 문보영은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신인으로, 『책기둥』에 수록된 시 50편 중 42편은 어느 문예지에도 소개되지 않은 미발표작이다. 이번 수상으로 문보영은 등단 이후 최단 기간에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 되었다. 이는 등단 후 문단의 주목을 받아 오던 젊은 시인들이 첫 시집을 내는 등용문으로 일컬어지는 김수영 문학상으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바야흐로 아직 아무도 펼쳐 보지 못했던 미래의 탄생이다.
문보영의 시는 전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과 이야기 형식으로 써내려 간 매력적이고 독자적인 언어로 가득하다. 동시에 우리 일상의 소소한 모습들을 시로 옮기는 시선에서는 진솔함과 다정함을 느낄 수 있다. 낯섦과 새로움, 일상과 비일상이 교차하는 한가운데에 바로 문보영의 시가 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기
문보영의 시는 낯선 시적 장치들을 활용하여 우리 눈을 사로잡는다. 수학 공식과 도형을 사용하거나, 희곡처럼 인물들의 대사를 삽입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시의 형식을 깨트린다. 마치 소설의 매력적인 첫 문장을 읽은 뒤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문보영의 시는 첫 행에서 자신만의 기발한 세계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 그 문장을 타고 흐르다 보면 우리의 삶은 하염없이 멀어져 지구 밖으로 밀려났다가, 속절없이 가까워져 소파 위에 덩그러니 놓인 뇌와 마주하는 식이다. 문보영의 전위성은 책과 도서관, 빨래, 코스트코 빵과 같은 일상에서 시작되고, 삶을 낯설게 바라보기 위해 존재한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권태에 파묻힌 이들에게 문보영의 시는 삶을 낯설게 함으로써 다시 그것을 체감케 하는 것이다.
■세계가 거대한 도서관이라면, 사람이 한 권의 책이라면
『책기둥』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물은 책이고,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간은 도서관이다. 문보영은 시집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사는 ‘세계’ 그 자체를 도서관으로 가정하며 그곳에서 자신의 상상력을 펼쳐 나간다. 한편 책은 한 사람의 삶이다. 그 책들은 모두 아무리 읽어도 해독할 수 없거나, 모두 똑같은 내용으로 쓰였다. 내가 손에 쥔 책은 타인의 삶이고, 반대로 다른 이의 손에 들린 책은 나의 삶이다. 그럼에도 문보영의 시에 등장하는 화자들은 언제나 책을 읽어 내기 위해 시도한다. 문보영에게 독서는 개인의 내밀한 경험이 아닌 삶과 공명하는 순간을 그린다. 나의 삶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끝내 해독하지 못하더라도 손에 쥐고 읽어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책과 도서관이 떨어질 수 없듯이, 세계와 삶 또한 맞붙어 있다. 문보영은 작고 사소한 장면들로 이 거대한 알레고리를 다시 조명한다.
아무 책 한 권 골라 집는다 도서관은 조용하고 조명이 밝다 사서는 날마다 하늘나라색 와이셔츠를 입고 카운터를 지킨다 도서관 사서가 매번 같은 색 와이셔츠를 입어서 오늘과 어제가, 어제와 엊그제가, 어제와 내일모레가 구분되지 않는다
(중략)
사내는 책을 탁, 덮는다 방금 누군가 나를 포기했다
―「정체성」에서
■시인이라는 이름의 스토리텔러
문보영은 시를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인이라는 이름의 스토리텔러다. 시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을 재현하는 동시에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낯선 일면들을 되짚는다. 삶의 아름다움과 시의 비루함을 동시에 맛보며, 다시 한 번 ‘살아 있음’을 느끼는 이 과정은 반복되는 일상으로 느꼈던 권태로움을 후퇴시킨다. 문보영의 첫 시집은 모든 감각을 마비시키는 지루함으로부터 잠시 멀어질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제 시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오감을 열고 귀 기울여 보자. 우리의 삶이 일상의 중력으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도록.
■작품 해설에서
지구는 계속 돌아야 하고 이야기는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이 번역될 수 있다. '현실이 있고 그 다음에 시가 있는 게 아니라 시가 먼저 발명되어야 현실이 생긴다'라고. 문보영의 시적 화자가 감각하는 현실은 텅 비어 있기에 이야기를 만들어 현실을 조달해야 한다. (……) ‘이야기 만들어 내기’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물론 아주 잠깐이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아주 잠깐을 계속 반복하면 되니까. 그렇게 잠깐은 잠깐의 반복으로 그 잠깐을 지속할 수 있으니까. ―박상수(시인·문학평론가)
목차
1부
오리털파카신
입장모독
“_________*”
벽
불면
모자
그림책의 두 가지 색
지나가는 개가 먹은 두 귀가 본 것
공동창작의 시
호신
2부
얼굴 큰 사람
뇌와 나
입술
쓰러진 아이
역사와 신의 손
도로
파리의 가능한 여름
무단횡단은 왜 필요한가
과학의 법칙
빨간시냇물원숭이
남는 부분
하얀 공장
3부
N의 백일장의 풀숲
복도가 준비한 것
진짜 눈물을 흘리는 진짜 당근
수학의 법칙
끝
공원의 싸움
못
슬플 땐 돼지 엉덩이를 가져와요
도끼를 든 엉덩이가 미친 사람
위주의 삶
그는 아직 미치지 않았다
4부
모기와 함께 쓰는 시
멀리서 온 책
프로타주
출구가 아닌 곳에 모인 어린이들
역사와 전쟁
빵
뾰루지를 짠다
아파트
식탁 위 침묵
시인과 돼지
정체성
포크는 방울토마토를 찍기에 알맞은 도구인가
그녀들
택하는 방식
책기둥
작품 해설–박상수
기기묘묘 나라의 명랑 스토리텔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