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이방의 기억: 고향·국가·자유
- 발행사항
- 서울 : 그린비출판사, 2019
- 형태사항
- 295 p. ; 22 cm
- ISBN
- 9788976824943
- 청구기호
- 330.4 이64ㅇ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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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료실 | 00017213 | 대출가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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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00017213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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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언어 이방인이 바라본
‘경계’를 살아가는 이들의 ‘자유로운 부유 감각’
『이방의 기억』은 『국어라는 사상』으로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던 한국 국적의 여성 언어학자 이연숙이 몇십 년간 일본 사회에서 살면서 경험한 다층적인 생각의 지표들을 보여주는 저작이다. 저자는 카뮈, 양석일, 이양지 등 식민지주의로 인해 경계로 밀려난 이들의 끝없는 방황을 바라보는 ‘문학론’과 외국인을 배척하는 심리의 역사적 배경을 되짚는 ‘정치론’. 두 가지 각도를 통해 경계를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민족 차별의 ‘오늘’을 되묻는다.
‘레이와’ 시대에도 일본 사회를 지배하는,
내셔널리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이방의 기억』은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강렬하게 관통했던 내셔널리즘 비판이 기조를 이루고 있다. 『이방의 기억』에는 일본에 사는 이방인이라는 자리로부터 발견된 디아스포라 문학과 재일조선인의 삶에 대한 공감, 일본 사회의 폐쇄성에 대한 예민한 감각 등이 나타나 있다. 이연숙은 이 책에서 내셔널리즘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우지만, 소수자들의 공동체가 내포한 절실함은 옹호한다. 재일조선인 작가에 대해서 공감을 표하지만, 그 작가의 사상이 폐쇄적인 ‘조국’으로 귀착될 때에는 다시금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한다. 이처럼 저자는 내셔널리즘에 의해 ‘경계’로 밀려난 존재가 지닌 복잡함과 민감함에 대한 인식을 공감과 애정을 담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위치 설정은 내셔널리즘에 대한 비판이 단지 비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내셔널리즘에 대한 비판이 소수자의 공동체에 대한 비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하게 한다.
내셔널리즘 비판이 풍미했던 90년대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당시에 전개된 논의의 강도와 심도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현재적 의미에서 행운이다.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 150년을 기념하면서 아시아를 침략했던 쇼와 시대를 망각하려는 움직임이 아베 정권의 배타적 내셔널리즘과 함께 강화되고 있다. 2019년 4월에는 아키히토 ‘천황’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퇴위함으로써 헤이세이 시대가 끝나고, 5월 1일부터 새로운 ‘천황’이 즉위하면서 ‘레이와 시대’가 열렸다. 새 천황은 즉위 후 첫 소감으로 세계평화를 강조했지만, 2019년에 아시아를 침략했던 그림자를 지닌 ‘히로히토’가 퇴위하고 아시아 침략의 그림자를 “지운” 새 ‘천황’이 즉위한다는 것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지속되는 재해를 “지운” 채 부흥과 안전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2020년 도쿄 올림픽과 호응하면서, 훨씬 더 교묘한 방식으로 일본의 배타주의와 군사주의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는 의도가 숨어 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방의 기억』은 일본 내부에 깊이 뿌리박힌 아시아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일본에서 사는 사람’과 ‘일본 국민’ 사이,
타자와의 공생을 모색하는 시도!
이 책은 일본에서 이방인으로서 오랜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 언어학자 이연숙의 레이더망에 걸린 생활과 사상의 지도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의 주요 연구 분야인 언어 사상에 국한하지 않고 문학, 사진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1부에서는 경계에 선 이들의 정체성에 대해, 2부에서는 일본에서 배제되었던 타자의 존재와 그런 배제를 낳는 일본의 사상적 풍토에 대해 쓴다. 3부는 서평들을 모아 놓은 것인데, 여러 편의 짧은 서평들은 이연숙이라는 언어학자가 어떤 책들과 만났고, 그 만남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어떻게 가다듬어 왔는가를 보여 준다.
일본에는 많은 이방인들이 살고 있고, 지금도 증가하고 있다. 나는 짧지 않은 세월을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껏 풀리지 않는 큰 의문이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일본에서 사는 사람’과 ‘일본 국민’ 사이에 존재하는 큰 낙차가 그것이다. 물론 어느 나라에 가도 거기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 나라의 ‘국민’은 다르다. ‘국민’은 인간 각자가 갖는 다양한 목소리와 스토리가 상쇄된 총괄적인 익명의 존재 양식인 반면, 생활자로서의 ‘사람’은 각자의 스토리가 있고, 각자가 자기 나름으로 생동하고 호흡한다. 일본에서는 ‘국민’과 생활자로서의 ‘사람’ 사이에 큰 낙차가 있다. (「한국어판 서문」, 7~8쪽)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오랜 세월을 일본에서 생활해 왔지만 ‘일본에서 사는 사람’과 ‘일본 국민’ 사이에 존재하는 큰 낙차에 대한 의문을 늘 마음속에 품고 있음을 밝힌다. 이러한 저자의 날카로운 지적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 역시 이러한 낙차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시기가 왔음을 일러 준다. 이 낙차에 대한 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역사, 사회, 정치, 문화, 경제를 아우르는 다양한 분석과 고찰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방의 기억』은 일본 사회를 그저 고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타자와 좀 더 바람직한 관계의 가능성이 어디에 있는지 모색하기 위한 저자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경계’를 살아가는 이들의 ‘자유로운 부유 감각’
『이방의 기억』은 『국어라는 사상』으로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던 한국 국적의 여성 언어학자 이연숙이 몇십 년간 일본 사회에서 살면서 경험한 다층적인 생각의 지표들을 보여주는 저작이다. 저자는 카뮈, 양석일, 이양지 등 식민지주의로 인해 경계로 밀려난 이들의 끝없는 방황을 바라보는 ‘문학론’과 외국인을 배척하는 심리의 역사적 배경을 되짚는 ‘정치론’. 두 가지 각도를 통해 경계를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민족 차별의 ‘오늘’을 되묻는다.
‘레이와’ 시대에도 일본 사회를 지배하는,
내셔널리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이방의 기억』은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강렬하게 관통했던 내셔널리즘 비판이 기조를 이루고 있다. 『이방의 기억』에는 일본에 사는 이방인이라는 자리로부터 발견된 디아스포라 문학과 재일조선인의 삶에 대한 공감, 일본 사회의 폐쇄성에 대한 예민한 감각 등이 나타나 있다. 이연숙은 이 책에서 내셔널리즘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우지만, 소수자들의 공동체가 내포한 절실함은 옹호한다. 재일조선인 작가에 대해서 공감을 표하지만, 그 작가의 사상이 폐쇄적인 ‘조국’으로 귀착될 때에는 다시금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한다. 이처럼 저자는 내셔널리즘에 의해 ‘경계’로 밀려난 존재가 지닌 복잡함과 민감함에 대한 인식을 공감과 애정을 담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위치 설정은 내셔널리즘에 대한 비판이 단지 비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내셔널리즘에 대한 비판이 소수자의 공동체에 대한 비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하게 한다.
내셔널리즘 비판이 풍미했던 90년대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당시에 전개된 논의의 강도와 심도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현재적 의미에서 행운이다.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 150년을 기념하면서 아시아를 침략했던 쇼와 시대를 망각하려는 움직임이 아베 정권의 배타적 내셔널리즘과 함께 강화되고 있다. 2019년 4월에는 아키히토 ‘천황’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퇴위함으로써 헤이세이 시대가 끝나고, 5월 1일부터 새로운 ‘천황’이 즉위하면서 ‘레이와 시대’가 열렸다. 새 천황은 즉위 후 첫 소감으로 세계평화를 강조했지만, 2019년에 아시아를 침략했던 그림자를 지닌 ‘히로히토’가 퇴위하고 아시아 침략의 그림자를 “지운” 새 ‘천황’이 즉위한다는 것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지속되는 재해를 “지운” 채 부흥과 안전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2020년 도쿄 올림픽과 호응하면서, 훨씬 더 교묘한 방식으로 일본의 배타주의와 군사주의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는 의도가 숨어 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방의 기억』은 일본 내부에 깊이 뿌리박힌 아시아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일본에서 사는 사람’과 ‘일본 국민’ 사이,
타자와의 공생을 모색하는 시도!
이 책은 일본에서 이방인으로서 오랜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 언어학자 이연숙의 레이더망에 걸린 생활과 사상의 지도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의 주요 연구 분야인 언어 사상에 국한하지 않고 문학, 사진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1부에서는 경계에 선 이들의 정체성에 대해, 2부에서는 일본에서 배제되었던 타자의 존재와 그런 배제를 낳는 일본의 사상적 풍토에 대해 쓴다. 3부는 서평들을 모아 놓은 것인데, 여러 편의 짧은 서평들은 이연숙이라는 언어학자가 어떤 책들과 만났고, 그 만남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어떻게 가다듬어 왔는가를 보여 준다.
일본에는 많은 이방인들이 살고 있고, 지금도 증가하고 있다. 나는 짧지 않은 세월을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껏 풀리지 않는 큰 의문이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일본에서 사는 사람’과 ‘일본 국민’ 사이에 존재하는 큰 낙차가 그것이다. 물론 어느 나라에 가도 거기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 나라의 ‘국민’은 다르다. ‘국민’은 인간 각자가 갖는 다양한 목소리와 스토리가 상쇄된 총괄적인 익명의 존재 양식인 반면, 생활자로서의 ‘사람’은 각자의 스토리가 있고, 각자가 자기 나름으로 생동하고 호흡한다. 일본에서는 ‘국민’과 생활자로서의 ‘사람’ 사이에 큰 낙차가 있다. (「한국어판 서문」, 7~8쪽)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오랜 세월을 일본에서 생활해 왔지만 ‘일본에서 사는 사람’과 ‘일본 국민’ 사이에 존재하는 큰 낙차에 대한 의문을 늘 마음속에 품고 있음을 밝힌다. 이러한 저자의 날카로운 지적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 역시 이러한 낙차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시기가 왔음을 일러 준다. 이 낙차에 대한 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역사, 사회, 정치, 문화, 경제를 아우르는 다양한 분석과 고찰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방의 기억』은 일본 사회를 그저 고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타자와 좀 더 바람직한 관계의 가능성이 어디에 있는지 모색하기 위한 저자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론 세계의 관절을 탈구시키는 방법
1부. 문학자들의 끝없는 방황
아시아 식민지에서 읽는 알베르 카뮈
허무에서 꿈으로
말의 심연으로부터
정위와 이동
디아스포라와 국문학
2부. 인간에게 자유는 ‘무거운 짐’인가
‘잡거’에 대한 공포
민족 차별과 교육
전쟁이라는 덫
‘적반하장’에 맞서서
우리는 상처 입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3부. 월경이라는 사상을 다시 더듬다
경계선 위의 지성
관계항으로서의 ‘일본’
‘비전’의 연쇄
심장부로부터
탈출하는 자들
비내리는 시나가와 역
생각한 것을 쓴 결과
갈 수 없는, 그냥 꼬레
지하실, 최후의 안식처
속삭여 오는 소리
의지와 행위
‘야옹’하고 울면 생각하는 근대 일본의 큰 문제
맺음말
글의 출처
옮긴이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