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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우리가 아는 북한은 없다: 7년간 9회 방북기 재미동포 아줌마의 방북 이야기

개인저자
신은미 지음
발행사항
서울 : 말, 2019
형태사항
444 p. : 천연색삽화 ; 21 cm
ISBN
9791187342137
청구기호
309.1111 신68ㅇ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7470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7470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1. 여행의 네 가지 목적

보통 사람이 북한에 가는 목적은 대개 여행, 해외 이산 가족 방문, 취재, 인도적 지원 등을 위해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책의 저자인 재미동포 신은미 씨의 방북 목적엔 이 네 가지가 다 포함된다.

미국에 살던 저자는 2011년 10월 남편을 따라 처음으로 북한여행을 떠났다. 이때 만난 안내원 김설경을 수양딸로 삼았고, 2012년 4월엔 ‘가족 방문’ 겸 여행을 위해 다시 평양을 찾았다. 2015년엔 남한 유일의 기자로 외신기자 완장을 차고 노동당 창건 70돐 기념일 취재를 했다. 그리고 2017년 5월에는 대규모 수해를 입은 북한 동포를 지원하기 위해, 중국에서 쌀을 구해 압록강 다리를 건너 신의주로 갔다.

이 책의 1부는 2011년~2013년 사이의 여섯 차례 여행에서 찍은 백여 장의 사진으로 구성된 화보이다.이 사진들은 신은미 씨와 남편 정태일 씨가 백두산에서 판문점까지 북한의 방방곡곡을 다니며 찍은 것이다. 화보에는 저자가 평양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장면과 평양 봉수교회에서 찬양하는 모습의 이채로운 사진이 실려있기도 하다.

2부는 남한에서 강제 추방된 뒤인 2015년 6월의 7차 여행기이다. 이때 방북한 주 목적은 수양딸 삼은 김설경, 리설향, 최경미를 만나는 것이었다. 김설경과 리설향은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필자는 이들의 평양 아파트 살림집까지 방문을 했다. 손주 주의성, 최찬영에게 필요한 육아용품을 선물하고, 집 앞의 마트에서 식사거리를 장만해서 함께 회덮밥 같은 음식을 해먹는 장면에선 분단을 뛰어넘은 혈육의 정을 느끼게 한다.

3부는 2015년 10월의 8차 여행기인데, 남한 유일의 기자로 노동당 창건 70돐 행사를 직접 취재하고 촬영한 내용이 담겨있다. 당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자격으로 취재했던 저자는 기자 완장을 차고 정식 취재한 남한 언론사 유일의 기자였다. 저자는 이때 주석단에 선 김정은 위원장 사진도 찍었는데, 망원렌즈를 챙기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4부는 2017년의 9차 여행기인데, 이 때 방북한 주목적은 수해를 입은 두만강 유역의 동포들에게 쌀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2016년 큰물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동포에게 쌀을 전달하기 위해 저자는 ‘신은미 재단’을 설립하고 동시에 모금운동을 벌였는데 순식간에 4천만 원 정도의 성금이 모였다. 중국에서 58톤의 쌀을 구해 화물트럭에 싣고 조중친선다리(압록강철교)를 넘어 신의주로 간 저자는 이 쌀을 직접 해외동포위원회에 전달했다.

신은미 씨는 남편 정태일 씨와 함께, 때로는 미국이나 유럽의 관광객과 함께 북한의 평안도, 함경도, 강원도, 자강도, 량강도 등 모든 지역을 여행했다. 저자는 여행의 목적이 다양한 만큼 저자의 여행기를 통해서 독자들은 다채로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
저자에게는 비범한 재주가 있는데, 북한 사투리를 거의 그대로 재현해 낼 줄 안다는 것이다.
처음엔 북한 주민과 대화할 때 녹음기를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그대로 한 번 들은 것을 옮겨 적은 것이라 한다. 이 여행기를 읽다보면 여행 현장의 살아있는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는 생생한 묘사에 순간순간 깜짝 놀라게 된다. 남편 정태일 씨와 함께 찍은 5백여 장의 사진이 함께 곁들여져 그 생생함을 더욱 빛나게 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북한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공감하는 장면도 있겠고, 납득하기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북에 대한 새로운 고민거리, 생각거리가 생기는 것은 분명하다. 신은미 씨는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예민한 부분을 통해 북의 실상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가까이서 들여다본 북쪽 사람의 언행을 통해 북의 내면 풍경까지 드러내는 편이다. 그런 일상의 단면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아는 북한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2. 북한 인민이 낯설어 하는 것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 씨는 외부 세계 이방인 중엔 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지북파’ , ‘친북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헌데 2011년부터 시작해 9회에 걸쳐 120일 동안 북한 여행을 한 저자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 장면이 나온다.
특히 ‘북한 인민들이 이들의 지도자를 대하는 모습’(209쪽)은 아무리 북한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저자로서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에 속한다. 헌데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현상은 거꾸로 북한 인민의 눈에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어. 나같이 하나님이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잖아.”
“기래도 기렇지… 긴데 오마니는 정말 예수가 죽었다 다시 살아났다고 믿습니까?”
“응.”
“에구머니나!”(331쪽)

저자 신은미 씨가 북한을 방문해서 평양 봉수교회 예배에 참석했을 때 가이드를 맡았던 최경미와 나눈 대화다. 70년 넘게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살아서 그런지 서로에겐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신념체계가 자리하고 있다.

양담배를 즐겨 피우는 운전기사 리용호 씨에게 신은미 씨의 남편이 “(한국에선) 예전에 양담배 피우다 걸리면, 공무원 같은 경우에는 직장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구”라고 하자, 운전기사는 이해할 수 없다며 목청을 높인다.

“아니, 인민들이 무슨 담배를 피우든 국가가 왜 간섭을 합니까? 도저히 리해가 안됩니다.”(172쪽)

이런 대목에선 남쪽 사람들이 북쪽보다 더 국가주의에 물들어 있는 건가라는 자문을 하게 된다.
북 안내원들은 대해 신은미 씨를 신뢰하지만 더러는 예측불허의 행동을 하는 신은미 씨 때문에 당황하기도 한다. 저자는 탈북 평양시민 김련희 씨의 가족을 인터뷰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사전 통보 없이 남쪽에 있는 김련희 씨와 페북 메신저를 통한 대화를 주선해줬는데, 깜짝놀란 안내원 최경미에게 ‘자유주의’ 하지 말라고 비판받는다.

“긴데 다음부터는 자유주의(마음대로 하는 행동) 하시면 안 됩니다. 웬만한 건 숨기지 마시고 꼭 미리 요청하십시요.”(297쪽)

저자는 아파트값을 물었다가 안내원 김혜영 선생에게 “그동안 북을 그렇게 자주 왔으면서도 아직도 아파트값을 묻느냐”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부동산을 사유재산으로 소유하거나 사고 팔 수 없는 사회주의국가라는 걸 알면서 그런 질문을 하냐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차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 아닐까. 70여 년의 분단으로 서로 다른 공간, 체제에서 살다보면 이 정도 차이는 당연한 것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평생을 살아온 여행객의 눈에도 낯선 게 많지만 북한 인민의 눈에도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이방인의 사고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45년을 기준으로 보자면 남쪽 사회가 사회, 문화적으로 급변하고, 외래 문물을 받아들였기에 북쪽 사람들이 남쪽 사람을 보고 이질감을 더 느낄 수도 있다. 서울과 평양의 상점 간판을 떠올려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때 남쪽에서 올라간 레드벨벳과 노랑 머리의 알리 같은 가수를 보고 북쪽 ‘혁명투사’들이 느꼈을 이질감을 상상해보라.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발걸음과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게 통일의 출발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3. 네 번째 북한 여행서 펴내는 날을 기다리며

있는 그대로의 북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저자의 기행문에는 정치, 군사, 이념적인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저자는 이런 거대담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몫이라 여기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평범하기 그지없는기행문 발간 이후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 씨의 삶은 평범하지 않게 바뀌었다.
첫 번째 기행문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2012)를 펴냈을 때만 해도 한국 사회는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고, 문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말, 신은미 씨가 남한에서 강연을 다니며 "대동강 맥주는 맛있다", "북한의 핸드폰 수가 250만(2014년 당시)을 넘었다, 북한의 강물이 깨끗하다”라고 한 평범한 발언을 문제삼아 종편방송 등의 보수언론은 무지막지한 마녀사냥을 당했다. 북한을 ‘고무찬양’ 했다는 이유였다.

박근혜 정부는 코에 걸면 코거리 귀에 걸면 귀가리식의 국가보안법을 동원해 사법처리를 시도하고 ‘종북몰이’를 지원했다. 전북 익산에서 있었던 강연에서는 배후가 의심스러운 폭탄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마녀사냥 분위기에 편승한 한 고등학생이 강연장에서 신은미 씨에게 폭발물을 투척했고, 이를 저지하던 시민이 화상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결국 신은미 씨는 너무도 사랑한 조국에서 2015년 1월, 강제 추방 당하고, 5년 동안 입국 금지 당하게 됐다.

2017년 8월부터 시행된 미국 트럼프 정부의 미국 시민 북한 여행 금지조치로 저자는 북한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신은미 씨는 지금도 규제만 풀리면 수양딸을 만나기 위해 바로 평양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남한과 북한, 두 곳 모두 입국금지 된 동포가 또 누가 있을까. 평범한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 씨가 당하고 있는 형벌은 바로 분단에서 온 것이며, 그 형벌은 의식하든 못 하든 남북한 7,700만, 해외의 750만 동포 형제 모두에게 가해진 형벌일 것이다. 저자가 다시금 평양을 방문해서 수양딸, 수양손자를 만나고 네 번째 방북기 쓸 날을 고대해본다.
목차

서문 7년간 아홉 차례 북녘동포 만나며 느낀 점 ___ 4

1부 화보-백두에서 판문점까지 ___ 11
사진으로 보는 1~6차 방북기

2부 평양에서 페이스북을 하며 ___ 33
변함없는 대동강맥주 맛 / 평양에서 페북을 할 줄이야 / 짧아진 치마에 하이힐 / 평양에서 듣는 비틀스 노래/ 희한한 경고문 ‘택시에서 신발 벗지 마시오’ / 눈물바다 만든 단일기 / 역도선수냐, 과학자냐? / 평양엔 천 명 들어갈 수 있는 술집이 있다 / 장애인은 평양에서 살 수 없다? ?? 이광수, ‘납북’일까 ‘월북’일까 / 아이들의 세상, 송도원 / 마식령에서는 스키를 타야 제맛 ?? 머리 길게 풀어헤치면 정신 나간 여자? / 농촌의 낯선 간판, ‘나의
포전’ / “수령님 서거하신 날은 금주합니다”

3부 남한 유일의 기자로 당 창건 70돐 취재 ___ 211
3개월 만에 다시 평양으로 / 당 창건일에 한복 입는 이유? / 외신기자 완장을 찬 유일한 남쪽 기자 / 〈오마이뉴스〉 평양특파원으로 열병식에 가다 / ‘심장에 남는 사람’은 공장 지배인 / 남편이 아픈데, 아내에게 약 준 북한 의사 / 평양판 ‘맥도날드’ 메뉴판을 공개합니다 / “자유주의 하시면 안 됩니다” / 달링, 주사가 넘 아파요 / “살수는 청천강이 아닙니다” / “오마니는 정말 예수가 다시 살아났다고 믿습니까?” / 신의주에서 중국을 바라보며 / “꼭 다시 올게요”

4부 쌀을 싣고 압록강 철교를 넘다 ___ 359
58톤 쌀을 싣고 압록강 철교를 넘다 / 1달러에 세일 중인 평양냉면 / 김치를 천 포기씩 담그기도 / 조국에서는 무상의료입니다 / 생기는 대로 애를 낳겠다는 설향이 / 고난의 행군 시절 먹었던 인조고기밥 / 하이네켄이 쌓여있는 동네 상점 / 상봉의 그날까지 힘내자요 / 땅 밑에도 삼천리 금수강산

후기 고난을 견뎌낸 북녘동포를 위하여 ___ 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