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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도어: 서보 머그더 장편소설

The door

대등서명
Az ajtó
발행사항
서울: 프시케의숲, 2019
형태사항
371 p. ; 21 cm
ISBN
9791189336110
청구기호
839.61 S996a
일반주기
원저자명: Szabó Magda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7872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7872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헝가리 소설 《도어》의 특별 리커버판이 알라딘에서 한정 수량으로 출간되었다. 2019년 한국어판이 출간된 이후 《도어》는 많은 문학 독자들 사이에서 회자되어왔다. 한국의 여러 시인과 소설가, 평론가, 독서가들은 작가 서보 머그더의 발견을 기뻐하며 《도어》를 상찬했다. 독보적인 캐릭터 에메렌츠가 수십 년의 세월을 넘어 마침내 한국에도 다다른 것이다.

저명한 작가인 ‘나’는 집안일을 돌봐주는 사람을 구하면서 에메렌츠를 만나게 된다.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나’와 에메렌츠, 두 여성은 어느새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간다. 그러나 작가로서 염원해온 ‘나’의 성공과 함께 둘 사이에 파국이 다가온다.

리커버판의 표지 그림은 2023년 서울국제도서전 '여름의 드로잉' 선정 작가인 ‘바랜’의 작품이다. 표지 앞날개가 책배를 감싸는 디자인으로, 작품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듯한 물성을 취했다. 2003년 프랑스 페미나 상, 그리고 2015년에 《뉴욕 타임스》 ‘올해 최고의 책 10’에 꼽혔다.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추천의 글이 한국어판에 수록되었다.

리커버 디자이너의 말

룩앳미 디자이너

《도어》 리커버판의 디자인 의뢰를 받기 전에 이미 독자로서 소설을 읽은 상태였다. “저, 에메렌츠 알아요.” “오, 어떠셨나요?” “음, 추억으로 있을 때 멋있는 사람?” 내게 에메렌츠는 무척이나 강렬했고, 그만큼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인공 ‘나’와 에메렌츠의 관계는 반복해 곱씹어보고 싶을 만큼 인상적이라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 켜켜이 쌓여온 둘의 관계, 그 시간에서 배어나오는 아름다움을 표지에서 구현하고자 했다. 마침 ‘바랜’ 작가의 작품 중에서 그에 맞춤한 듯한 그림을 발견하게 되어 표지 이미지로 채택했다. 기존 한국어판과의 연속성을 가져가기 위해서 고양이 일러스트를 추가로 배치했다. 《도어》는 쉽게 읽히는 소설이 아니다. 그만큼 밀도가 높고, 또 그만큼 다 읽고 났을 때 깊은 만족감을 준다. 나는 이러한 점을 책날개를 통해 디자인적으로 풀어내려 했다. 앞날개 부분을 한 번 더 접어서 책배 부분을 감싸게 한 것이다. 독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길, 그래서 소설을 읽기 전에 잠깐 멈추어 마음을 가다듬길 바라는 마음이다.

‘추천의 글’ 전문
_신형철(문학평론가)


봄에 원고를 받았는데 지금은 쌀쌀하다. 헝가리 문학이라면 마라이 산도르, 크리스토프 아고타, 케르테스 임레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서보 머그더는 우리에게 아직 친숙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들만큼은 못 되는가 싶었다. 어설픈 예단이었다. 여름과 가을을 보내며 나는 이 소설을 천천히 세 번 읽었다. 일생 동안 육체노동을 해온 노년의 가사도우미와 그보다 스무 살 어린 중년의 작가, 두 여성이 교류한 20년 동안의 우정과 파열의 기록. 4백 쪽이 안 되는 소설을 4천 쪽짜리 대하소설인 양 읽어야 했다. 4천 쪽만큼의 감정이 4백 쪽에 응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육체노동자 에메렌츠의 소설이다. 양차 대전을 관통하며 노년에 이른 한 헝가리 여성의 내면은 철문처럼 닫혀 있는데, 그것을 열어 보이는 것이 이 소설의 일차 과제다. 그가 겪은 불행은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것이었고, 그러고서도 사람이 살아내려면 획득해야만 했을 바로 그 성격적 형질을 그는 갖게 되었다. 냉철한 비관론자이자 냉소적 반지성주의자이면서 강인한 생명주의자이고 열정적인 헌신자이기도 한 사람. 한없는 존경과 연민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이 여성은 저 유명한 그리스 남자 조르바의 정반대편에서 당당히 빛난다.

조르바가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작가 카잔차키스를 닮은 서술자가 그와 보색 대비를 이루어서였듯이, 여기에도 서보 머그더를 닮은 서술자가 있고, 이 소설은 그의 길고 힘겨운 고백이기도 하다. 전반부는 그가 에메렌츠라는 여성의 깊이를 통해 인생 그 자체의 깊이를 알아가는 수업의 기록이다가, 후반부로 가면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선택에 대한 형벌 같은 회한의 기록이 된다. 나의 어떤 선택에 대해, 그것은 배반이 아니라고 모두가 위로해도, 나 자신만은 그것이 배반임을 아는 때가 인생에는 있다. 이 소설은 우리 모두의 그런 때를 짓누르듯 지켜본다.

동시대의 과학이 인간을 뇌와 유전자로 환원해서 이해할 때 문학은 그 성과에 경탄하면서도 허전함을 느낀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치러야 할 대가라는 것이 있고 그것은 아마도 서로 고통을 나눠 갖는 데 걸리는 시간일 것이라는 생각을 문학은 버릴 수 없어서다. 이 소설에서 두 인물의 20년을 그 무엇이 대신할 수 있을까. “아주 예리한 칼로 사람의 심장을 찌르면 그 사람은 바로 쓰러지지 않는다.” 뒤늦게 천천히 쓰러지는 인물들과 함께 쓰러지고 있는 이런 소설을 읽을 때마다 감히 이곳에 인간성의 본질이 있다고 나는 믿게 된다.
목차

문 _007
계약 _011
예수의 형제자매들 _033
비올라 _050
관계들 _070
무라노의 유리 _084
폐품 수거일 _105
폴레트 _131
정치 _148
나도리-처버둘 _164
영화 촬영 _188
그 순간 _195
사순절 _213
크리스마스의 깜짝 선물 _234
작전 _244
머릿수건 없이 _264
수상식 _277
기억상실 _298
슈투 _319
피날레 _335
유산 _345
해결 _358
문 _366

추천의 글 신형철(문학평론가) _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