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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성소수자 관련 지식과 정보 총망라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차별과 혐오를 불식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지식을 집약한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성소수자 혐오를 넘어 인권의 확장으로』가 출간되었다. 저자 한국성소수자연구회는 성소수자 문제를 다학제적으로 접근하려는 목적으로 교육학, 법학, 보건학, 사회복지학, 사회학, 신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지난 2016년 3월 결성된 연구자 모임으로, 2019년 12월 이 책의 출간과 함께 한국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이 책에는 연구회 소속 19인이 참여해 성별이분법과 이성애 중심주의에서 벗어난 다양한 성별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고, 이들을 비정상으로 낙인찍는 한국의 법‧제도적 현실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나아가 혐오의 세상을 살아가는 성소수자의 삶을 생생한 면담 자료와 풍부한 통계를 통해 선명하게 그려내고, 성소수자의 가족구성권과 재생산권, 트랜스젠더 성별정정 등 여러 쟁점을 논하며 성소수자 인권이 존중받는 미래를 향한 제언을 담았다.
무지와 혐오가 사회를 병들게 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와 진실
1장 젠더와 성소수자: 성별이분법, 불가능한 상상(박한희)에서는 여성/남성의 성별이분법에서 벗어난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인터섹스 등의 성별정체성을 소개하고 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의 벽을 세밀하게 파헤친다. 우리 사회에는 원치 않는 성별과 주민등록번호를 갖고 살아가며 여/남으로 분리된 화장실 앞에서 망설이고, 자신의 성별과 맞지 않은 구금시설에서 수용된 채 이중의 구속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는 이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성별을 인정받고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개선된 법‧제도적 성별 체계, ‘모두를 위한 화장실’ 등을 제시하며 여/남의 흑백논리에 갇힌 한국사회에 다채로운 상상력을 주문한다.
동성애는 질병인가? 동성애는 선택사항인가? 동성애는 에이즈의 원인인가? 2장 동성애, HIV 감염, 그리고 혐오(김승섭)에서는 이처럼 동성애 혐오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들을 과학지식과 최신 연구결과로 논박한다. 이미 40여년 전에 미국정신의학회와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권위 있는 단체에서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고, 성적 지향은 선택사항이 아님을 확인했다. 에이즈의 원인 또한 동성애가 아니라 HIV 감염이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HIV 감염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관리 가능한 만성병이 되었고 전파확률 또한 획기적으로 낮아졌다. 필자는 이런 객관적인 진실은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채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방해하는 혐오세력의 가짜뉴스와 괴담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특정 집단을 향한 낙인을 거두고 이들을 존중해야 우리 모두가 안전해진다고 강조한다. 3장 트랜스젠더가 오롯하게 살아가기 위해서(이혜민)는 트랜스젠더가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정체성에 맞게 의료적 조치를 통해 신체 특징을 변화시키고 법적 성별을 정정하는 호르몬요법, 성전환수술 같은 의료적 트랜지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트랜스젠더의 성별위화감을 해소하고 이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임을 설명하고, 의료적 트랜지션의 부담을 덜기 위한 개선 방안을 조목조목 제시한다.
혐오가 범람하는 시대
이성과 신앙은 연대를 가리키고 있다
5장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논리적 오류를 넘어서(최훈)에서는 혐오세력에 의해 ‘정당화’되고 있는 한국사회 혐오문제를 지적하고 이런 허위선동의 논리적 오류와 문제점을 명쾌하게 논파한다. 몇가지 사례만 가지고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고착화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성소수자가 왜 문제인지 주장의 근거를 설명할 수 없으면서 이를 성소수자의 존재를 배제하는 주장의 근거로 이용하는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 “동성애에 반대합니까?”라는 뜻 모를 질문에 담긴 ‘복합 질문의 오류’, 성소수자가 부자연스럽다면서 자연스러움에서 옳고 그름을 도출하려는 ‘자연주의의 오류’ 등 성소수자 혐오와 편견의 맥락에는 온통 논리적 오류와 비과학적인 오해, 거짓이 도사리고 있다.
6장 성소수자와 그리스도교: 성공할 수 없는 그들만의 마녀재판(자캐오)은 성소수자 혐오진영의 첨단에 있는 그리스도교의 모순과 폭력성을 폭로한다. 필자는 오늘날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선동이 500여년 전 마녀사냥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한다. ‘다름’을 ‘이단’으로 몰아붙이고, 내부의 위기를 외부를 향한 공격으로 전위하고, 문자주의적 성경 해석과 권위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관성과 무성찰을 비판하는 대목은 통렬하기까지 하다. 필자는 ‘보잘것없’고 ‘몫 없는’ 소수자와 연대하고 이들이 존중받는 사회야말로 참된 신의 뜻임을 역설하고, 공존과 평화의 세상으로 가는 ‘또다른 길’을 제시한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성소수자
가정, 학교, 직장에서의 혐오와 차별
4장 성소수자의 노동: 혐오와 차별의 일상과 위태로운 노동권(김정혜)은 성소수자가 내몰린 열악하고 차별적인 노동환경 문제를 짚었다. 이분법적 성역할 개념과 가부장적 문화에서 배태해 직장 전반에 걸쳐 있는 직‧간접적인 성소수자 차별 제도와 문화의 심각성을 지적한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성소수자 친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성소수자 인권을 존중하는 다양한 차별금지 정책을 시행하는 유수의 기업 사례를 소개하고 ‘변화는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7장 청소년 성소수자의 안전지대를 찾아서 (김지혜)/ 성소수자와 학교교육(조대훈)은 청소년 성소수자가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탐색하는지, 그러나 학교와 교육제도, 이들을 둘러싼 사회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숨통을 어떻게 죄고 있는지, 그 속에서 이들은 어떤 미래를 그리며 사회로 나갈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는지 실상을 세밀하게 살피고 이들이 안전할 수 있는 학교공간을 만들 것을 주문한다. 8장 성소수자와 가족: 우리들의 커밍아웃(이지하)은 가정에서의 커밍아웃과 이로 인한 갈등과 통합의 과정을 풀어낸다. 가족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는 데 기인하는 심각한 정신적 부담, 쌍방향의 소통과 화해에 다다르는 긍정적인 커밍아웃의 의미를 설명하고 이것이 성소수자 당사자와 가족구성원 모두의 건강을 위해 필수적임을 다채로운 면담자료를 통해 설명한다.
배제와 억압의 질서를 뒤흔드는 변혁운동
성소수자 운동과 사회적‧법적 쟁점
9장 소수자의 가족구성권: 정상가족 모델을 넘어서(김순남)/ 성소수자와 재생산권(나영정)은 이성애 혼인‧혈연을 중심으로 구축된 ‘정상가족’ 신화에 반문하며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가족‧공동체를 구성하고 어떠한 생활공동체라 하더라도 차별없는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인 가족구성권을 주장한다. 아울러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의존적인 돌봄관계를 만들어가는 결합을 존중해야 하며 이들을 위한 주거, 노동, 사회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가족구성권 운동이 생활동반자법, 비혼, 동성결혼 운동, 소수자의 재생산 권리 운동 등 기존의 정상가족 모델을 뒤흔드는 모든 움직임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10장 퀴어운동과 민주주의: 퀴어 죽음정치의 종언/ 성소수자에 관한 인류학적 사례(김현미)는 성소수자 운동이 이성애 중심주의, 성차별주의, 인종주의, 규범적 가족주의 등 주류질서를 비판하는 확장된 변혁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정치학에서 부상하고 있는 성소수자 운동의 주요 아젠다를 살펴보고, 특히 ‘퀴어 죽음정치’에 대한 저항을 경유해 민주주의가 한층 성숙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필자는 성소수자가 죽음정치로 인해 겪게 되는 박해가 민주주의 사회의 인권 개념에 위배된다는 인식이 점차 수용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성소수자가 시민권을 보장받아야 할 사회구성원이라는 점을 인식해 ‘죽음정치’를 끝내고 민주주의를 확산할 것을 주문한다.
11장 성소수자 인권과 법적 쟁점(이승현)/ 성소수자와 형사절차(홍기옥)는 성소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다양한 법제도의 모순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현행법상 명시적으로 기본권이 제한되는 경우와 관련된 쟁점(동성 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군형법상 추행죄 등), 법적 공백 혹은 법적 권리 행사의 제한(파트너십제도와 동성결혼 등 가족구성에 대한 법적 인정, 성별의 법적 인정) 적극적인 기본권 실현을 위한 법 개정(차별금지법 등) 문제를 다룬다.
성소수자 연구와 운동의 공명
축제와 대담의 현장 속으로
12장 퀴어문화축제: 가시성과 자긍심의 축제/ “우리가 여기에 있다!” 2018년 인천퀴어문화축제(조수미)에서는 퀴어문화축제가 여타의 사회운동과 달리 유희성과 전복성을 핵심으로 하는 ‘축제’의 형식을 통해 억압받아온 존재의 가시화와 해방, 소속감과 자긍심을 표출하는 공연작품적 행위로서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반대집회의 무법적인 행사방해와 인권침해 행위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2018년 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를 현장감 넘치는 서술로 재구성해 혐오세력의 발호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심과 인식 개선을 요구한다.
13장 [대담] 한국 성소수자 운동의 역사(홍성수 사회, 박한희, 이종걸, 이호림)/ 대학‧청년 성소수자 운동의 전개(심기용)에서는 성소수자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와 활동가 4인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성소수자 운동의 궤적을 논한다. 90년대 초반 성소수자 운동의 태동기와 성소수자의 비가시화에 초점을 맞춘 초기 활동, 동성애뿐 아니라 다양한 성소수자의 목소리도 드러내면서 노동운동, 여성운동 등 다른 인권운동과 연대하기 시작한 운동의 심화 과정, 차별금지법 추진과 퀴어문화축제 확산, SNS의 발달 과정에서 운동이 대중화된 오늘날까지의 흐름 등을 짚었다. 한편 운동과 함께 성장해온 성소수자 연구의 역사도 살핀다.
※ 저자 소개(수록순)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김승섭 고려대 일반대학원 보건과학과 교수
이혜민 고려대 일반대학원 보건과학과 박사과정
김정혜 젠더법학 연구자, 법학박사
최 훈 강원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자캐오 대한성공회 용산나눔의집(길찾는교회) 관할 사제
김지혜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조대훈 성신여대 사회교육과 교수
이지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
나영정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SHARE 기획운영위원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이승현 연세대 강사, 법학박사
홍기옥 충북지방경찰청 청주흥덕경찰서 근무, 법학박사
조수미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이호림 고려대 일반대학원 보건과학과 박사과정
심기용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 활동가
목차
책을 펴내며
용어해설
제1장 젠더와 성소수자: 성별이분법, 불가능한 상상 (박한희)
제2장 동성애, HIV 감염, 그리고 혐오 (김승섭)
제3장트랜스젠더가 오롯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이혜민)
제4장성소수자의 노동: 혐오와 차별의 일상과 위태로운 노동권 (김정혜)
* 성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들 (김정혜)
제5장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논리적 오류를 넘어서 (최훈)
제6장 성소수자와 그리스도교: 성공할 수 없는 그들만의 마녀재판 (자캐오)
제7장 청소년 성소수자의 안전지대를 찾아서 (김지혜)
* 성소수자와 학교교육 (조대훈)
제8장 성소수자와 가족: 우리들의 커밍아웃 (이지하)
* 부모가 경험하는 자녀의 커밍아웃 (이지하)
제9장 소수자의 가족구성권: 정상가족 모델을 넘어서 (김순남)
* 성소수자와 재생산권 (나영정)
제10장 퀴어운동과 민주주의: 퀴어 죽음정치의 종언 (김현미)
* 성소수자에 관한 인류학적 사례 (김현미)
제11장 성소수자 인권과 법적 쟁점 (이승현)
* 성소수자와 형사절차 (홍기옥)
제12장 퀴어문화축제: 가시성과 자긍심의 축제 (조수미)
* “우리가 여기에 있다!” 2018년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수미)
제13장 [좌담] 한국 성소수자 운동의 역사 (홍성수, 박한희, 이종걸, 이호림)
* 대학‧청년 성소수자 운동의 전개 (심기용)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맞서 공존의 사회를 호소하는 연구자들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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