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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국사의 범위에서 벗어나 한층 넓은 시야를 연다
서구와 근대가 만든 역사관을 제거하고 동아시아 역사상을 다시 구축하자는 것을 모토로 하여 학계에 신선한 반향을 던져왔던 “19세기의 동아시아” 시리즈, 그 네 번째 책『비교와 연동으로 본 19세기의 동아시아-동아시아사의 새로운 발견』을 출간했다. 1권『동아시아는 몇 시인가?-동아시아사의 새로운 이해를 찾아서』(너머북스, 2015), 2권『동아시아에서 세계를 보면?-역사의 길목에 선 동아시아 지식인들』(너머북스, 2017), 3권『19세기 동아시아를 읽는 눈-지속과 변화, 관계와 비교』(너머북스, 2017)에 이은 성과로 한국사와 동아시아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모색한다.
『비교와 연동으로 본 19세기의 동아시아』를 기획하고 책을 엮은 배항섭 교수(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와 이경구 교수(한림대 한림과학원)는 제목이 연상하는 것처럼 비교사와 연동하는 동아시아라는 맥락에서 쓴 글들을 모았다. 일국사적 범위를 넘어 서로 연동되는 모습, 그리고 일국사적 현상에 대한 비교사적 접근은 동아시아사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모두 9편의 논문을 실려 있다.
19세기 한중일의 민중운동에서 폭력의 강도를 비교한 배항섭, 홍대용과 스기타 겐파쿠를 비교한 이경구·이예안(한림대 한림과학원), 류큐와 조선의 족보를 비교한 손병규(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등 매우 흥미로운 논문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배항섭은 동아시아 3국 가운데 태평천국을 비롯한 중국의 민중운동이 인명살상의 강도 면에서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했다고 한다. 이 차이는 기존의 지배체제나 이념을 완전히 부정하였는가, 그렇지 않았는가 하는 문제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 전통적인 화이관이 흔들린 18세기 당시 급진적인 중화 해체의 논의를 펼친『의산문답』의 홍대용과『광의지언』의 스기타 겐파쿠, 이 두 사람의 차이는 19세기 조선과 일본의 지성계의 향방을 보여주는 시금석이었다.
권내현(고려대 역사교육과)이 조선의 화폐 유통을 한중일 3국 사이의 은 유출입 문제와 연동하여 읽어내었다면 홍성화(부산대 역사교육과)는 범위를 넓혀 청대 강남과 에도시대의 시장경제를 논한다. 모두 비교사적 접근 내지 연동하는 동아시아라는 시각을 탁월하게 보여준다. 홍성화는 19세기 중엽 이후 동아시아 3국이 세계시장에 통합되면서도 이후 서로 다른 발전 양상을 보여주었던 것은 개항 이전부터 출발선 자체가 이미 달랐기 때문이라 한다. 문명기(국민대 한국역사학과)는 일본의 식민지 대만 통치나 만주국, 남경 국민정부의 대륙 통치에서 일종의 연쇄적 성격을 띠며 활용되었던 보갑제를 비교사적으로 살핀다. 일제하 대만에서 ‘성공’한 보갑제가 만주국이나 민국 후기 중국에서는 효과를 거두지 못한 점에 주목한다.
마지막에 실린 세 편은 중국과 조선 사이의 사유와 담론, 이미지 등이 어떤 식으로 연동되고 상호 관계에 있었는지를 살핀다. 조성산(성균관대 사학과)은 연암그룹의 이적 논의와 춘추 의리와의 상관성을 논하는데, 『춘추좌전』,『호씨춘추전』의 종족적 화이론과 『공양전』의 문화적 화이론을 소개하면서 연암그룹의 이적관은 『공양전』이 가졌던 문화적 화이론에 충실하였음을 밝혀낸다. 이는 당시 동아시아의 사상적 변화에 조응하면서 나온 결과였다. 고연희(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는 중국의 역사 속 인물이 일정한 이미지로 19세기 조선에 전달되는 양상과 영향력을 검토한 글로 역시 한중 간에 연동되는 역사를 다루었다. 이행훈(한림대 한림과학원)은 동아시아 근대 공덕·사덕 담론을 한중일간의 사상적 연쇄라는 맥락에서 분석한 글이다.
이 책의 지은이들
고연희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권내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문명기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
배항섭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손병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
이경구 한림대 한림과학원 교수
이예안 한림대 한림과학원 교수
이행훈 한림대 한림과학원 교수
조성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홍성화 부산대 역사교육과 교수
목차
머리말_ 비교와 연동, 동아시아사의 새로운 발견
1부_ 비교: 국가·사회를 둘러싼 생각들
1장_ 19세기 동아시아 민중운동과 폭력
-정당성의 사상적 기반에 대한 비교를 중심으로 _배항섭
1. 민중반란의 시대-동아시아의 19세기
2. 19세기 동아시아 민중운동과 인명살상
3. 인명살상의 강도와 민중운동의 정당성 기반
4. 민중운동 및 폭력의 강도와 정치문화
2장_ ‘중화’ 해체의 두 가지 길
-홍대용과 스기타 겐파쿠 비교 연구 _이경구·이예안
1. ‘중화’를 다시 묻다
2. 사상적 배경
3. 화이의 전복 가능성
4. 성인과 중화의 통념 허물기
5. 두 가지 길의 외연: 보편적 이념 또는 개체적 실증
3장_ 류큐왕국과 조선왕조 족보의 비교 연구 _손병규
1. 족보의 신분제적 성격
2. 류큐 가보의 형태
3. 류큐 사족의 가계 계승
4. 정부의 계보 파악과 민의 대응
5. 족보 비교?분석을 통한 사회문화사 연구
2부_ 비교와 연동: 경제·사회의 구성과 운용
4장_ 17~18세기 조선의 화폐 유통과 은 _권내현
1. 은의 이동
2. 화폐로서 은
3. 동전 주조와 가치 척도
4. 은의 국적 논란과 은화의 가능성
5. 은의 기능 변화
5장_ 동아시아 근세 시장구조와 농촌공업
?청대 강남지역과 에도시대의 비교를 중심으로 _홍성화
1. 근세의 시장 네트워크
2. 16~18세기 중국의 시장구조
3. 거울로서 에도시대 시장구조
4. 서로 다른 농촌 수공업
5. 서로 다른 경제성장
6장_ 보갑의 동아시아
-20세기 전반 대만·만주국·중국의 기층 행정조직 재편과 그 의미 _문명기
1. 제도 천이의 다양한 면모
2. 원형: 청대 보갑제의 개관
3. 혁신: 대만총독부의 보갑제 재편과 정착
4. 역수입: 만주국의 보갑제 도입과 ‘절반의 성공’
5. 부활: 남경국민정부의 보갑제 재건과 좌절
6. 대만 보갑제: 중국적 명칭과 일본적 내실의 혼혈아
3부_ 연동과 교류: 사유와 문화
7장_ 연암그룹의 이적 논의와 『춘추』 _조성산
1. 연암그룹의 『춘추』 이해에 대한 두 가지 시선
2. 『춘추』의 두 가지 이적관
3. 명대 이후 문화적 화이론의 ‘자천이시지’ 논의
4. 연암그룹의 이적관과 『공양전』의 연계성
5. 연암그룹 이적관의 사상적 계보
8장_ 19세기 조선에 수용된 중국의 역사적 인물 도상 _고연희
1. 역사와 기억
2. 수입서적의 다층적 인물상
3. 보고 싶은 역사적 인물
4. 역사적 인물의 도상화
5. 역사의 허구화 문제
9장_ 동아시아 공덕·사덕 담론과 근대 주체 기획 _이행훈
1. 전통적 공사 관념과 덕의 분리
2. 메이지 일본의 공덕 양성 운동
3. 『신민설』의 공덕·사덕 담론
4. 공덕의 결핍, 미완의 국가
5. 도덕의 변용과 주체 기획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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