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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번에는 러시아 ‘도시’다!
돌아온 《줌 인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다
《줌 인 러시아》로 러시아 입문자들을 친절하게 안내했던 저자가 러시아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러시아 도시 여행기로 돌아왔다. 한국의 77.6배가 넘는 면적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를 여행할 때 도시별 여행은 꽤 유용한 방법이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제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고 있어 독특한 색을 띠게 된 도시들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을 시베리아횡단열차에 태운 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여행을 마치는 이 책은 횡단열차 노선상에 있는 도시와 지선상에 있지만 중요한 의미를 갖는, 크고 작은 도시 20여 곳을 방문한다. 1,115개에 이르는 러시아 도시 중 공들여 선택된 이 도시들은 러시아 역사에서 각자의 선명한 존재감과 개성을 뽐낸다.
우리에게 제법 잘 알려진 도시도 있는 반면 이름조차 발음하기 어려운 낯선 도시도 있으나 도시의 핵심 포인트를 포착하는 정확하고도 신선한 시각과 입체적이고 맛깔난 해설 덕에 익숙한 도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낯선 도시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긴다.
한러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0년에 출간되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이 책은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발견의 기쁨과 왜 이제야 알게 되었나 하는 탄식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러시아에는 수많은 찬란한 도시들이 있고
그 도시에는 러시아인들이 너무나 자랑하고픈 이야기,
또 한국인이 보기에도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도시마다 완전히 다른 색깔과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 도시들을 한 단계만 더 ‘줌 인’해서 들여다보면
러시아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 <책을 내며>에서
ː 놀라운 이야기와 슬픔을 간직한 도시들 ː
도시에 흐르는 이야기와 역사는 그대로 그 도시의 몸과 마음이 된다. 러시아에도 놀라운 이야기, 슬픈 역사를 품은 도시들이 있다. 입담 좋은 저자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순식간에 독자를 이야기 속에 몰입시키고 역사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황제와 거지 이야기의 무대 “톰스크”
많은 업적으로 위대한 황제로 추앙받았지만 자신이 부친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죄책감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했던 알렉산드르 1세는 48세에 갑작스럽게 사망하며 충격을 준다. 그로부터 12년 후 톰스크에 한 유형수가 나타나는데 겉으로는 고향도 기억하지 못하는 부랑자였지만 죄수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글과 성경 읽기를 가르쳐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 그가 바로 알렉산드르 1세라는 소문이 퍼진다. 나이가 같고 외모가 비슷할 뿐 아니라 이르쿠츠크 대주교와 톨스토이의 접견을 받는 등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런 의심을 받자 칩거에 들어가기도 했으나 대중들 사이에서는 그가 황제라는 인식이 굳어졌으며 사망 후에는 톰스크의 성인으로 모셔졌다. 수수께끼의 유형수는 과연 알렉산드르 1세일까?
로마노프왕조의 종말을 지켜본 “토볼스크”와 “예카테린부르크”
시베리아 최초의 도시 토볼스크와 시베리아의 대표적 대도시 예카테린부르크는 로마노프왕조의 비극적 종말을 생생히 간직한 곳이다. 러시아혁명 이후 폐위된 황실 가족은 토볼스크로 옮겨졌다가 다시 예카테린부르크로 왔고 이곳에서 총살을 당하며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저자는 다양한 자료를 인용하여 황실 가족이 머물렀던 장소를 눈앞에 펼쳐진 듯 설명하고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한 나날이 이어지는 긴장된 분위기를 실감나게 묘사한다.
ː 낮선 도시에서 찾아낸 뜻밖의 흔적들 ː
여행지에서 아는 이름이나 사실을 확인하면 그곳이 왠지 더 반갑고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낯선 러시아 도시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름들의 흔적을 찾아내어 독자들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즐거움을 선물한다.
명배우 율 브리너와 이어지는 “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 극동의 유일한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의 역사 속에는 이민자 출신 거상 율리우스 브리너가 주역으로 등장하는데 그는 우리에게도 〈왕과 나〉등의 영화로 잘 알려진 명배우 율 브리너의 조부였다. 율리우스 브리너의 일대기 속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역사의 부침을, 그리고 대를 이어 계속되는 율 브리너의 오디세이를 함께해보자.
기적의 도시 “카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승리하며 우리에게 기적의 무대로 기억되는 카잔은 흥미롭게도 러시아 역사에서도 내내 기적의 도시로 알려져왔다. 1579년에 발견된 카잔 성모화가 모스크바, 페테르부르크 등에 전해지며 러시아 역사의 고비마다 기적을 행했다고 전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카잔은 러시아인들의 영혼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아주 중요한 유적지로 여겨진다.
ː 우리가 잘 몰랐던 생동하는 러시아 경제 ː
도시를 지탱하는 힘은 결국 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는 경제연구소에서 일한 인문학자답게 시베리아가 자랑하는 러시아판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자동차와 항공 등의 분야에서 중심지로 성장한 산업도시들을 둘러보며 러시아 경제 현황도 알려준다.
시베리아의 실리콘밸리를 자랑하는 “노보시비르스크”
‘새로운 시베리아’라는 뜻의 노보시비르스크는 인구가 161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러시아 제3의 도시이다. 산업·교육·문화 등 다방면에서 일찍부터 세계적 수준을 자랑해왔으며 무엇보다 이 도시가 가장 자랑하는 보물 ‘아카뎀고로도크’를 갖고 있다. ‘과학도시’라는 뜻의 아카뎀고로도크는 1957년 기네스북에 계획적으로 조성된 세계 최초의 연구단지로 등재되었다. 러시아인들의 창의력이 집적된 도시로 세계 수준의 기초 과학기술 연구소가 즐비하다.
자동차 산업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 무기 공급지였던 니즈니노브고로드는 이제 대표적 중공업도시로 변신하여 러시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니즈니노브고로드는 러시아 경제의 대명사인 ‘자원’ 분야 산업의 비중이 0.1%에 불과하다는 점이 놀라운데, 이 도시를 대표하는 것은 자동차 산업이다. 저자는 1932년 미국 포드 사에 의해 러시아 최초의 자동차 공장이 이곳에 설립되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현재 한국 기업을 포함해 해외 기업들을 유치하여 자동차산업뿐 아니라 러시아 최고의 IT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는 현황을 알려준다. 굳게 닫힌 나라인 줄로만 알았던 러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개방의 큰 흐름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생생히 체험할 수 있다.
ː 처음 만나는 도시들 ː
이 책에 소개된 도시들 중 페름과 황금고리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곳들이다. 특히 황금고리에 속하는 도시들(야로슬라블, 블라디미르, 수즈달, 세르기예프포사트)은 모스크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면서도 외국인들에게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오랜 기간 러시아에서 생활한 저자가 자신 있게 안내하는 도시들인 만큼 독특한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아낌없이 주는 도시 “페름”
소금의 생산지이자 유전도시 페름은 비옥한 땅에서 나오는 풍부한 자원을 자랑하는, 러시아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도 같은 도시이다. 그 비옥함 덕분에 페름의 산업과 경제는 나날이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고 든든한 재정의 뒷받침으로 문화예술 분야의 토대도 두텁게 쌓을 수 있었다. 대표적 사례로 페름 차이콥스키 오페라발레극장이 있으며, 이외에도 러시아 3대 발레스쿨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초원에 펼쳐진 건축 박물관 “황금고리”
1967년 소련의 잡지 기자가 모스크바 근교의 8개 고대 도시를 돌아보고 ‘황금고리’라는 시리즈 기사를 발표한 데서 유래한 황금고리는 러시아 근현대사에서 모스크바의 큰 그늘에 가려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낙후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그 덕분에 고대 러시아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고 오히려 이 점이 강력한 자산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그중 4개 도시를 돌아보는데 블라디미르에서는 러시아적 아름다움의 정수인 백석건축물들을, 세르기예프포사트에서는 러시아 정신의 중심 세르기예프 수도원을 만날 수 있다.
ː 책만으로도 완벽한 여행 ː
책을 통해 러시아의 중요 도시들을 숨 가쁘게 돌아본 후 러시아가 독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 궁금하다. 대부분의 여행서는 독자가 그곳에 갈 것을 전제로 하여 정보를 전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집필된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일부 도시는 많은 독자가 실제로 가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이곳을 모르고 지난다면 그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굴곡진 역사, 그 안에서 묵묵히 살아낸 사람들, 그들의 눈물과 경건한 신앙심을 고스란히 담아낸 건축물들, 절절한 사연을 그림으로, 문학작품으로, 음악으로 남긴 예술가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아름다운 자연…… 그렇다. 이 책을 통해 살아 있는 이야기를 만난다면 그곳에 꼭 가지 않아도 좋다. 그리고 언젠가 그곳에 가게 된다면 더없이 풍요롭고 의미 있는 여행을 만들어주는 좋은 친구가 될 책이다.
돌아온 《줌 인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다
《줌 인 러시아》로 러시아 입문자들을 친절하게 안내했던 저자가 러시아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러시아 도시 여행기로 돌아왔다. 한국의 77.6배가 넘는 면적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를 여행할 때 도시별 여행은 꽤 유용한 방법이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제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고 있어 독특한 색을 띠게 된 도시들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을 시베리아횡단열차에 태운 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여행을 마치는 이 책은 횡단열차 노선상에 있는 도시와 지선상에 있지만 중요한 의미를 갖는, 크고 작은 도시 20여 곳을 방문한다. 1,115개에 이르는 러시아 도시 중 공들여 선택된 이 도시들은 러시아 역사에서 각자의 선명한 존재감과 개성을 뽐낸다.
우리에게 제법 잘 알려진 도시도 있는 반면 이름조차 발음하기 어려운 낯선 도시도 있으나 도시의 핵심 포인트를 포착하는 정확하고도 신선한 시각과 입체적이고 맛깔난 해설 덕에 익숙한 도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낯선 도시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긴다.
한러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0년에 출간되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이 책은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발견의 기쁨과 왜 이제야 알게 되었나 하는 탄식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러시아에는 수많은 찬란한 도시들이 있고
그 도시에는 러시아인들이 너무나 자랑하고픈 이야기,
또 한국인이 보기에도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도시마다 완전히 다른 색깔과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 도시들을 한 단계만 더 ‘줌 인’해서 들여다보면
러시아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 <책을 내며>에서
ː 놀라운 이야기와 슬픔을 간직한 도시들 ː
도시에 흐르는 이야기와 역사는 그대로 그 도시의 몸과 마음이 된다. 러시아에도 놀라운 이야기, 슬픈 역사를 품은 도시들이 있다. 입담 좋은 저자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순식간에 독자를 이야기 속에 몰입시키고 역사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황제와 거지 이야기의 무대 “톰스크”
많은 업적으로 위대한 황제로 추앙받았지만 자신이 부친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죄책감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했던 알렉산드르 1세는 48세에 갑작스럽게 사망하며 충격을 준다. 그로부터 12년 후 톰스크에 한 유형수가 나타나는데 겉으로는 고향도 기억하지 못하는 부랑자였지만 죄수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글과 성경 읽기를 가르쳐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 그가 바로 알렉산드르 1세라는 소문이 퍼진다. 나이가 같고 외모가 비슷할 뿐 아니라 이르쿠츠크 대주교와 톨스토이의 접견을 받는 등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런 의심을 받자 칩거에 들어가기도 했으나 대중들 사이에서는 그가 황제라는 인식이 굳어졌으며 사망 후에는 톰스크의 성인으로 모셔졌다. 수수께끼의 유형수는 과연 알렉산드르 1세일까?
로마노프왕조의 종말을 지켜본 “토볼스크”와 “예카테린부르크”
시베리아 최초의 도시 토볼스크와 시베리아의 대표적 대도시 예카테린부르크는 로마노프왕조의 비극적 종말을 생생히 간직한 곳이다. 러시아혁명 이후 폐위된 황실 가족은 토볼스크로 옮겨졌다가 다시 예카테린부르크로 왔고 이곳에서 총살을 당하며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저자는 다양한 자료를 인용하여 황실 가족이 머물렀던 장소를 눈앞에 펼쳐진 듯 설명하고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한 나날이 이어지는 긴장된 분위기를 실감나게 묘사한다.
ː 낮선 도시에서 찾아낸 뜻밖의 흔적들 ː
여행지에서 아는 이름이나 사실을 확인하면 그곳이 왠지 더 반갑고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낯선 러시아 도시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름들의 흔적을 찾아내어 독자들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즐거움을 선물한다.
명배우 율 브리너와 이어지는 “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 극동의 유일한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의 역사 속에는 이민자 출신 거상 율리우스 브리너가 주역으로 등장하는데 그는 우리에게도 〈왕과 나〉등의 영화로 잘 알려진 명배우 율 브리너의 조부였다. 율리우스 브리너의 일대기 속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역사의 부침을, 그리고 대를 이어 계속되는 율 브리너의 오디세이를 함께해보자.
기적의 도시 “카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승리하며 우리에게 기적의 무대로 기억되는 카잔은 흥미롭게도 러시아 역사에서도 내내 기적의 도시로 알려져왔다. 1579년에 발견된 카잔 성모화가 모스크바, 페테르부르크 등에 전해지며 러시아 역사의 고비마다 기적을 행했다고 전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카잔은 러시아인들의 영혼에 깊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아주 중요한 유적지로 여겨진다.
ː 우리가 잘 몰랐던 생동하는 러시아 경제 ː
도시를 지탱하는 힘은 결국 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는 경제연구소에서 일한 인문학자답게 시베리아가 자랑하는 러시아판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자동차와 항공 등의 분야에서 중심지로 성장한 산업도시들을 둘러보며 러시아 경제 현황도 알려준다.
시베리아의 실리콘밸리를 자랑하는 “노보시비르스크”
‘새로운 시베리아’라는 뜻의 노보시비르스크는 인구가 161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러시아 제3의 도시이다. 산업·교육·문화 등 다방면에서 일찍부터 세계적 수준을 자랑해왔으며 무엇보다 이 도시가 가장 자랑하는 보물 ‘아카뎀고로도크’를 갖고 있다. ‘과학도시’라는 뜻의 아카뎀고로도크는 1957년 기네스북에 계획적으로 조성된 세계 최초의 연구단지로 등재되었다. 러시아인들의 창의력이 집적된 도시로 세계 수준의 기초 과학기술 연구소가 즐비하다.
자동차 산업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 무기 공급지였던 니즈니노브고로드는 이제 대표적 중공업도시로 변신하여 러시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니즈니노브고로드는 러시아 경제의 대명사인 ‘자원’ 분야 산업의 비중이 0.1%에 불과하다는 점이 놀라운데, 이 도시를 대표하는 것은 자동차 산업이다. 저자는 1932년 미국 포드 사에 의해 러시아 최초의 자동차 공장이 이곳에 설립되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현재 한국 기업을 포함해 해외 기업들을 유치하여 자동차산업뿐 아니라 러시아 최고의 IT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는 현황을 알려준다. 굳게 닫힌 나라인 줄로만 알았던 러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개방의 큰 흐름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생생히 체험할 수 있다.
ː 처음 만나는 도시들 ː
이 책에 소개된 도시들 중 페름과 황금고리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곳들이다. 특히 황금고리에 속하는 도시들(야로슬라블, 블라디미르, 수즈달, 세르기예프포사트)은 모스크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면서도 외국인들에게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오랜 기간 러시아에서 생활한 저자가 자신 있게 안내하는 도시들인 만큼 독특한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아낌없이 주는 도시 “페름”
소금의 생산지이자 유전도시 페름은 비옥한 땅에서 나오는 풍부한 자원을 자랑하는, 러시아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도 같은 도시이다. 그 비옥함 덕분에 페름의 산업과 경제는 나날이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고 든든한 재정의 뒷받침으로 문화예술 분야의 토대도 두텁게 쌓을 수 있었다. 대표적 사례로 페름 차이콥스키 오페라발레극장이 있으며, 이외에도 러시아 3대 발레스쿨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초원에 펼쳐진 건축 박물관 “황금고리”
1967년 소련의 잡지 기자가 모스크바 근교의 8개 고대 도시를 돌아보고 ‘황금고리’라는 시리즈 기사를 발표한 데서 유래한 황금고리는 러시아 근현대사에서 모스크바의 큰 그늘에 가려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낙후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그 덕분에 고대 러시아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고 오히려 이 점이 강력한 자산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그중 4개 도시를 돌아보는데 블라디미르에서는 러시아적 아름다움의 정수인 백석건축물들을, 세르기예프포사트에서는 러시아 정신의 중심 세르기예프 수도원을 만날 수 있다.
ː 책만으로도 완벽한 여행 ː
책을 통해 러시아의 중요 도시들을 숨 가쁘게 돌아본 후 러시아가 독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 궁금하다. 대부분의 여행서는 독자가 그곳에 갈 것을 전제로 하여 정보를 전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집필된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일부 도시는 많은 독자가 실제로 가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이곳을 모르고 지난다면 그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굴곡진 역사, 그 안에서 묵묵히 살아낸 사람들, 그들의 눈물과 경건한 신앙심을 고스란히 담아낸 건축물들, 절절한 사연을 그림으로, 문학작품으로, 음악으로 남긴 예술가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아름다운 자연…… 그렇다. 이 책을 통해 살아 있는 이야기를 만난다면 그곳에 꼭 가지 않아도 좋다. 그리고 언젠가 그곳에 가게 된다면 더없이 풍요롭고 의미 있는 여행을 만들어주는 좋은 친구가 될 책이다.
목차
책을 내며
프롤로그 끝없이 펼쳐진 도시들의 박물관
01 영광, 몰락, 부활의 오디세이│블라디보스토크
02 러시아의 미래를 책임질 극동개발의 전진기지│하바롭스크
03 뜨거운 우정을 간직한 시베리아의 동쪽 끝 도시│치타
04 러시아, 몽골, 그리고 한반도까지 품은 시원의 땅│울란우데와 바이칼호
05 아름다운 자연, 숭고함, 첨단기술이 생동하는 도시│이르쿠츠크
06 카자크족의 후예들, 러시아의 중심도시를 세우다│크라스노야르스크
07 황제의 도시, 거지의 도시│톰스크
08 ‘새로운 시베리아’와 그 보물들│노보시비르스크
09 따뜻한 볕이 내리쬐는 시베리아의 ‘봄(春)’│옴스크
10 시베리아의 뿌리를 찾아서│토볼스크
11 피 위에 세워진 슬픈 도시│예카테린부르크
12 아낌없이 주는 땅, 풍요로운 도시│페름
13 성모 마리아의 기적과 ‘어머니 강’에 담긴 슬픔│카잔
14 작가와 사랑에 빠진 도시│니즈니노브고로드
15 지지 않는 도시, 현실이 된 전설│모스크바
16 초원에 펼쳐진 건축 박물관│황금고리(야로슬라블,블라디미르,수즈달,세르기예프포사트)
17 유럽의 재현, 새로운 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