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기지 국가: 미국의 해외 군사기지는 어떻게 미국과 세계에 해를 끼치는가
- 대등서명
- Base nation
- 개인저자
- 데이비드 바인 지음 ; 유강은 옮김
- 발행사항
- 서울 : 갈마바람, 2017
- 형태사항
- 571p. : 삽화, 지도 ; 23 cm
- ISBN
- 9791195634040
- 청구기호
- 394.30942 V782b
- 일반주기
- 색인수록 원저자명: David Vine
소장정보
위치 | 등록번호 | 청구기호 / 출력 | 상태 | 반납예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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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료실 | 00018603 | 대출가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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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번호
- 00018603
- 상태/반납예정일
- 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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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청구기호(출력)
- 1자료실
책 소개
“이 책은 머리로 쓴 글이 아니라 가슴으로 쓴 책이다. 바인 교수는 세계 도처의 기지를 돌아다니면서 쌓인 근육의 기억과 가슴에 맺힌 연대의 정신을 풍부한 자료와 융합시켜 책으로 풀어냈다.”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추천의 글’ 중에서
기지 국가, 미국
미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독일에 174개, 일본에 113개, 한국에 83개를 비롯하여 해외에 686개의 ‘기지 소재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기지까지 합치면 해외 미군 기지의 수는 800여 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세계 역사상 그 어떤 민족이나 국가, 제국보다도 많은 군사 기지를 다른 민족의 땅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어느 누구도 미국이 그렇게 많은 해외 기지를 둘 필요가 있는지 묻지 않는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미국이 해외에 수백 개의 군사 기지를 유지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거나 당연하게 여기며, 해외 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는 나라의 국민들도 자신들의 땅에 외국 군대의 군사시설이 있는 것을 정상적인 일이라 여긴다. 이처럼 미국의 해외 군사 기지는 오랫동안 의문 없이 받아들여졌고, 소위 자유 민주주의 진영의 평화 유지에 필수적인 당위로 여겨졌다. 하지만 냉전이 끝난 지도 20여 년이 흘렀고 전통적인 동맹이나 우방의 개념도 희미해져가는 이 시대에, 과연 이 거대한 ‘기지 국가’는 여전히 세계 평화에 긍정적이고 필요한 존재일까?
미국의 군사 문제에 천착해온 아메리칸대학교의 데이비드 바인 교수는 이 책 《기지 국가》에서 미국이 왜 그렇게 많은 군사 기지를 해외에 두려 하는지, 그리고 미국의 해외 군사 기지가 미국과 전 세계인의 삶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날카롭고 냉철한 시선으로 분석한다. 과연 미군 기지는 세계 평화의 수호라는 명분에 맞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가? 바인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미국의 해외 군사 기지라는 렌즈를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와 이 나라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치, 그리고 미국이 지구의 나머지 국가들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솔직하고 단호하게 살펴보는 책이다. 미국이 해외 곳곳에 무질서하게 세워놓은 기지들을 검토하면, 미국이 어떻게 영구 전시 체제에 놓여 있었는지, 미국 경제와 정부가 어떻게 지속적인 전투 준비에 의해 지배되어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면에서 우리는 모두 담장 안에서, 군대에서 하는 말로 ‘철조망 안에서’ 살게 되었다. 우리는 이 기지들 덕분에 더 안전해졌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해외기지 때문에 우리는 영구적인 군사 사회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이 사회는 여러 면에서 우리 모두의 안전과 안정을 해치고, 국내와 해외의 많은 이들의 삶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말한다.
그 많은 미군 기지는 여전히 세계 평화에 긍정적이고 필요한 존재인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시기를 거치면서 미국이 많은 숫자의 기지와 병력을 해외에 상시 주둔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미국과 그 동맹 국가들의 안보 정책에서 거의 종교적 신념이나 다름없었다. 기지가 많을수록 안보가 튼튼해지고 전쟁에 대한 억지력이 생긴다는 논리는 일견 타당해 보인다. 이러한 뿌리 깊은 믿음의 기저에는 소련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미국의 군사력과 기지를 집중시킨다는 ‘전진 전략’이라는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야만 이른바 소련의 팽창주의를 포위해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소련은 해체되었고, 냉전 체제는 깨졌으며, 미국과 맞설 초강대국은 존재하지 않고, 동맹의 개념은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진 전략’에 대한 믿음은 미국은 물론 여전히 ‘동맹국’이라 일컬어지는 국가들에서 여전히 견고하게 남아 당연시 되고 있다. 하지만 바인 교수는 지금이야말로 냉전 시대의 전통적인 군사 정책에 의문을 제기해야할 때이며, 미국의 군사 기지를 다른 나라의 영토에 그토록 많이 주둔시키는 것이 과연 미국 및 주둔국의 이익과 안보, 더 나아가 세계 평화의 유지에 부합하는 일인지를 냉철하게 따져보아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바인 교수는 이 책에서 해외 미군 기지가 만들어내고 있는 온갖 악폐와 문제들을 보여준다. 오수 유출 사고 및 독성 물질의 고의적 매립·배출 등에 따른 광범위한 환경 훼손, 주둔지 현지 주민을 상대로 한 강간 등의 범죄, 현지 주민들의 인권을 무시하거나 거주 권리를 침탈하는 기지 건설, 기지 유지 또는 친미 정권 수립에 도움이 되는 마피아 및 독재정권과의 결탁, 기지 외부에서의 착취적인 성매매 산업에 대한 암묵적 용인 등 미군 기지가 유발하는 사회적 문제와 갈등은 끝이 없다. 무엇보다 그는 미국과 주둔지 국가들이 미군 기지를 유지하기 위해 지출하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 안보’라는 미명하에 제대로 된 검증 작업도 없이 대규모의 국방 예산이 편성되고, 결국 교육, 복지, 주거, 일자리 창출 등 사회 발전에 투여되어야 할 국민의 세금이 군산복합체라는 거대한 공룡의 배를 불리는데 쓰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미군 기지가 세계 평화와 기지 수용국의 안전을 증대시켜주니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바인 교수는 정말로 그런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가령 중국이나 러시아가 장래에 일으킬지도 모르는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세우는 미군 기지들이 오히려 중국이나 러시아의 군사적인 대응을 자극함으로써 자기충족적 예언을 실현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군 기지가 오히려 위협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어 세계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기는커녕 실제로 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주둔지 국가의 안전을 해칠 가능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땅의 미군 기지를 다시 생각한다.
외국의 군대가 우리나라의 땅 한복판에 높은 담장을 둘러치고 주둔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슬픈 현실이다. 게다가 전범국가가 아님에도 한국에는 독일, 일본에 이어 가장 많은 수의 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큰 안도감을 느끼면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주한 미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이는 곧 북한을 이롭게 하려는 의도로 치부하여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물론 대북 억지력으로 작용하는 주한 미군의 존재를 부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대북 억지력 이상의 다른 목적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규모의 주한 미군이 이 땅에 주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주변 국가들과의 갈등을 야기하며 대한민국에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따져볼 필요는 있다. 최근만 해도 그 효용성이 제대로 입증되지도 않은 사드를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배치하면서 사회적 충돌이 야기되고 중국과의 갈등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주한 미군이 주둔지를 용산에서 평택으로 옮기면서 건설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 해외 기지 ‘캠프 험프리스’는 주한 미군의 목적이 단순히 대북 억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 군사허브’이자 세계 최대 대중(對中) 전초기지를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주한 미군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자주 국방의 실현을 저해한다. 지금까지 북한보다 10배에 가까운 국방비를 지출하면서도 여전히 미국에 국가의 안보를 의존하는 현실은 많은 병폐를 낳는다. 국가 방위력의 제고가 최우선 고려 사항이 되어야 할 무기 수입이 미국 군산복합체의 로비에 휘둘리면서 ‘정무적 판단’이라는 희한한 논리가 등장하고 방산 비리로까지 이어진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고도 우리가 북한 군사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오로지 한미연합 방위능력에 의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리고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에 반대하는 군 장성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한 바 있다.
최근 미국과 북한이 서로를 향해 위협의 수위를 높이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미국은 진정으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원할까? 그래서 이 땅에 주한 미군이 없어도 되는 날을 우리만큼 고대할까? 한반도에 대규모의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이 미국의 동북아 전략 및 미 군산복합체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들만큼 진정으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원할는지는 미지수다. 결국 대한민국이 주체적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열어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시대와 국민의 요구이다. 그렇게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목에서, 먼저 미국과 주한 미군을 맹신의 대상이 아닌 객관적 실체로서 이해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그리고 ‘기지 국가’ 미국의 실체를 보여주는 이 책은 주한 미군을 좀 더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인 교수는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기지 국가》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기지가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궁극적으로 이 책이 한국에 평화와 통일을 가져오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진영과 이념을 떠나 우리 국민 모두가 염원하는 일이다. 언론이 전쟁의 공포를 부추기고 일부 정치인들이 한반도에 전술핵 배치를 주장하는 이 엄중한 시기에 이 책이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길을 가리키는 조그만 화살표 하나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추천의 글’ 중에서
기지 국가, 미국
미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독일에 174개, 일본에 113개, 한국에 83개를 비롯하여 해외에 686개의 ‘기지 소재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기지까지 합치면 해외 미군 기지의 수는 800여 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세계 역사상 그 어떤 민족이나 국가, 제국보다도 많은 군사 기지를 다른 민족의 땅에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어느 누구도 미국이 그렇게 많은 해외 기지를 둘 필요가 있는지 묻지 않는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미국이 해외에 수백 개의 군사 기지를 유지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거나 당연하게 여기며, 해외 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는 나라의 국민들도 자신들의 땅에 외국 군대의 군사시설이 있는 것을 정상적인 일이라 여긴다. 이처럼 미국의 해외 군사 기지는 오랫동안 의문 없이 받아들여졌고, 소위 자유 민주주의 진영의 평화 유지에 필수적인 당위로 여겨졌다. 하지만 냉전이 끝난 지도 20여 년이 흘렀고 전통적인 동맹이나 우방의 개념도 희미해져가는 이 시대에, 과연 이 거대한 ‘기지 국가’는 여전히 세계 평화에 긍정적이고 필요한 존재일까?
미국의 군사 문제에 천착해온 아메리칸대학교의 데이비드 바인 교수는 이 책 《기지 국가》에서 미국이 왜 그렇게 많은 군사 기지를 해외에 두려 하는지, 그리고 미국의 해외 군사 기지가 미국과 전 세계인의 삶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날카롭고 냉철한 시선으로 분석한다. 과연 미군 기지는 세계 평화의 수호라는 명분에 맞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가? 바인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미국의 해외 군사 기지라는 렌즈를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와 이 나라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치, 그리고 미국이 지구의 나머지 국가들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솔직하고 단호하게 살펴보는 책이다. 미국이 해외 곳곳에 무질서하게 세워놓은 기지들을 검토하면, 미국이 어떻게 영구 전시 체제에 놓여 있었는지, 미국 경제와 정부가 어떻게 지속적인 전투 준비에 의해 지배되어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면에서 우리는 모두 담장 안에서, 군대에서 하는 말로 ‘철조망 안에서’ 살게 되었다. 우리는 이 기지들 덕분에 더 안전해졌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해외기지 때문에 우리는 영구적인 군사 사회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이 사회는 여러 면에서 우리 모두의 안전과 안정을 해치고, 국내와 해외의 많은 이들의 삶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말한다.
그 많은 미군 기지는 여전히 세계 평화에 긍정적이고 필요한 존재인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시기를 거치면서 미국이 많은 숫자의 기지와 병력을 해외에 상시 주둔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미국과 그 동맹 국가들의 안보 정책에서 거의 종교적 신념이나 다름없었다. 기지가 많을수록 안보가 튼튼해지고 전쟁에 대한 억지력이 생긴다는 논리는 일견 타당해 보인다. 이러한 뿌리 깊은 믿음의 기저에는 소련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미국의 군사력과 기지를 집중시킨다는 ‘전진 전략’이라는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야만 이른바 소련의 팽창주의를 포위해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소련은 해체되었고, 냉전 체제는 깨졌으며, 미국과 맞설 초강대국은 존재하지 않고, 동맹의 개념은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진 전략’에 대한 믿음은 미국은 물론 여전히 ‘동맹국’이라 일컬어지는 국가들에서 여전히 견고하게 남아 당연시 되고 있다. 하지만 바인 교수는 지금이야말로 냉전 시대의 전통적인 군사 정책에 의문을 제기해야할 때이며, 미국의 군사 기지를 다른 나라의 영토에 그토록 많이 주둔시키는 것이 과연 미국 및 주둔국의 이익과 안보, 더 나아가 세계 평화의 유지에 부합하는 일인지를 냉철하게 따져보아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바인 교수는 이 책에서 해외 미군 기지가 만들어내고 있는 온갖 악폐와 문제들을 보여준다. 오수 유출 사고 및 독성 물질의 고의적 매립·배출 등에 따른 광범위한 환경 훼손, 주둔지 현지 주민을 상대로 한 강간 등의 범죄, 현지 주민들의 인권을 무시하거나 거주 권리를 침탈하는 기지 건설, 기지 유지 또는 친미 정권 수립에 도움이 되는 마피아 및 독재정권과의 결탁, 기지 외부에서의 착취적인 성매매 산업에 대한 암묵적 용인 등 미군 기지가 유발하는 사회적 문제와 갈등은 끝이 없다. 무엇보다 그는 미국과 주둔지 국가들이 미군 기지를 유지하기 위해 지출하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가 안보’라는 미명하에 제대로 된 검증 작업도 없이 대규모의 국방 예산이 편성되고, 결국 교육, 복지, 주거, 일자리 창출 등 사회 발전에 투여되어야 할 국민의 세금이 군산복합체라는 거대한 공룡의 배를 불리는데 쓰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미군 기지가 세계 평화와 기지 수용국의 안전을 증대시켜주니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바인 교수는 정말로 그런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가령 중국이나 러시아가 장래에 일으킬지도 모르는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세우는 미군 기지들이 오히려 중국이나 러시아의 군사적인 대응을 자극함으로써 자기충족적 예언을 실현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군 기지가 오히려 위협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어 세계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기는커녕 실제로 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주둔지 국가의 안전을 해칠 가능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땅의 미군 기지를 다시 생각한다.
외국의 군대가 우리나라의 땅 한복판에 높은 담장을 둘러치고 주둔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슬픈 현실이다. 게다가 전범국가가 아님에도 한국에는 독일, 일본에 이어 가장 많은 수의 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큰 안도감을 느끼면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주한 미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이는 곧 북한을 이롭게 하려는 의도로 치부하여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물론 대북 억지력으로 작용하는 주한 미군의 존재를 부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대북 억지력 이상의 다른 목적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규모의 주한 미군이 이 땅에 주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주변 국가들과의 갈등을 야기하며 대한민국에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따져볼 필요는 있다. 최근만 해도 그 효용성이 제대로 입증되지도 않은 사드를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배치하면서 사회적 충돌이 야기되고 중국과의 갈등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주한 미군이 주둔지를 용산에서 평택으로 옮기면서 건설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 해외 기지 ‘캠프 험프리스’는 주한 미군의 목적이 단순히 대북 억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 군사허브’이자 세계 최대 대중(對中) 전초기지를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주한 미군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자주 국방의 실현을 저해한다. 지금까지 북한보다 10배에 가까운 국방비를 지출하면서도 여전히 미국에 국가의 안보를 의존하는 현실은 많은 병폐를 낳는다. 국가 방위력의 제고가 최우선 고려 사항이 되어야 할 무기 수입이 미국 군산복합체의 로비에 휘둘리면서 ‘정무적 판단’이라는 희한한 논리가 등장하고 방산 비리로까지 이어진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고도 우리가 북한 군사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오로지 한미연합 방위능력에 의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리고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에 반대하는 군 장성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한 바 있다.
최근 미국과 북한이 서로를 향해 위협의 수위를 높이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미국은 진정으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원할까? 그래서 이 땅에 주한 미군이 없어도 되는 날을 우리만큼 고대할까? 한반도에 대규모의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이 미국의 동북아 전략 및 미 군산복합체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들만큼 진정으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원할는지는 미지수다. 결국 대한민국이 주체적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열어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시대와 국민의 요구이다. 그렇게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목에서, 먼저 미국과 주한 미군을 맹신의 대상이 아닌 객관적 실체로서 이해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그리고 ‘기지 국가’ 미국의 실체를 보여주는 이 책은 주한 미군을 좀 더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인 교수는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기지 국가》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기지가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궁극적으로 이 책이 한국에 평화와 통일을 가져오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진영과 이념을 떠나 우리 국민 모두가 염원하는 일이다. 언론이 전쟁의 공포를 부추기고 일부 정치인들이 한반도에 전술핵 배치를 주장하는 이 엄중한 시기에 이 책이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길을 가리키는 조그만 화살표 하나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목차
추천의 글 _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한국어판 서문
서론
1부 ― 토대
1장 기지 국가의 탄생
2장 리틀아메리카에서 릴리패드까지
2부 ― 발자국
3장 쫓겨난 사람들
4장 현재의 식민주의
5장 독재자의 편을 들다
6장 마피아와의 동침
7장 독성 환경
3부 ― 노동
8장 모두가 복무한다
9장 섹스를 팝니다
10장 군사화된 남성성
4부 ― 돈
11장 계산서
12장 우리는 전쟁 모리배입니다
13장 밀콘 건설
5부 ― 선택
14장 갈취의 대가들
15장 이제 그만
16장 릴리패드 전략
17장 진정한 안보
지은이의 말
감사의 말
주
온라인 자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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