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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통상외교는 정무외교와 함께 외교의 양대 축을 이루며 진화해왔다. 우리 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대외교역 확대로 한미 통상마찰이 주요 외교 현안으로 떠오른 1980년대 중반 이후 통상마찰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극심해지고 구조적으로도 더욱 복잡해졌다. 이는 통상문제가 단순히 상업적 영역에 머물러 있지 않고 다양한 국내 이해관계집단의 정치․경제적 이익과 이해당사국들의 상충하는 외교․전략적 이익이 서로 얽혀 작동하는 복잡한 성격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중 패권경쟁 구도의 중심에서 통상문제가 ‘신냉전’의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어 통상외교도 외교안보전략의 큰 틀 속에서 다룰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나, 이를 본격적으로 다룬 서적이 전무한 실정이어서《자존과 원칙의 힘》의 출간의의가 더욱 크다.
자존과 원칙을 지키며 당당하고자 했던 외교관의 성장기
저자는 1979년 처음으로 대외 협상에 참석해 본 자리에서부터 ‘자존’을 지켜야 하는 한국 외교관의 숙명을 자각한다.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 이행분쟁이 벌어졌을 당시 양국 정부 간 회의에서 한국 대표가 한국어나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발언하고 이어진 회의도 일본어로 진행되는 것을 목격한 순간이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강대국 앞에서 당당하게 처신하지 못하는 현실에 ‘신참 외교관’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은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이후 수많은 한․미 통상분쟁과 마찰을 겪으면서 그 폭과 강도를 더해갔고, 그런 과정을 통해 저자는 강대국 앞에서 자존을 지키며 실리를 챙기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또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원칙과 규범에 따라 당당하게 행동하는 것만이 강대국 앞에서 자존과 실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이며, 이는 우리 사회의 정신문화적 토양과 근현대사의 굴곡이 잉태한 강대국 콤플렉스를 극복해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교훈을 경험으로 체득해가는 과정이 이 책의 큰 뼈대이다.
외교관 생활 중 태반은 강대국들과 힘겨운 샅바 싸움을 하며 보냈다. 외교관 초년병 시절에는 대국의 위세에 주눅이 들기도 했고, 그들의 오만한 태도에 분노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그 앞에서 헛헛한 웃음만 짓고 있는 우리 대표의 민망한 모습에 절망한 적도 있었다. 이 책은 힘 있는 나라 대표들 앞에서 자존과 원칙, 실리를 지키며 당당하고자 했던 선배 동료 외교관들과 나의 조그만 몸부림에 관한 자전적 기록이다.(머리말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필사적 노력
‘신참 외교관’이 통상외교의 현실에 눈뜬 후,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맞추고자 동료 외교관들과 분투하며 통상전문가로 성장하는 과정은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국제외교무대의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 발전해가는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그래서 2005년 WTO 정부조달위원회 의장을 맡아 WTO 출범 후 최초로 다자통상협상을 마무리하거나, 한국인 최초로 WTO 분쟁패널 의장을 맡아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벌어진 대형분쟁 패널심리를 주재하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장면은 단순히 개인의 영예로운 순간이 아니라 달라진 한국 외교의 위상을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처럼 다가온다. 저자는 치열한 외교현장에서 국익을 지키려 안간힘을 쓴 많은 동료 외교관들의 헌신을 기록하는 한편, 한국의 외교현실을 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들어버린 일부 관료들의 삐뚤어진 행태까지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미 포도주 협상’(1987년)에서 우리 대표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버티기 작전으로 양국 간 통상 합의문서의 형태를 조약이나 협정이 아닌 서한교환 형식으로 바꿔낸 일화부터 ‘한․미 식품유통기한 협상’(1995년)에서 한국 대표단 중 한 명이 우리의 최종협상안을 미국에 사전 누설한 일화까지 30여 년간 외교현장에서 경험한 일화들을 다채롭게 다루었다.
직필(直筆)과 절제의 미학으로 쓴 한국현대외교사
저자는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외교현장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자 노력했다. 직접 보고 들었던 사실을 중심으로 기록하되 주관적 의견은 배제함으로써 해석과 평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겼다. 기억의 왜곡 때문에 사실과 다르게 기술했을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외교현장에서 동고동락했던 동료 외교관들과 수차례 교차검증까지 거쳤다. 에필로그를 통해서만 매우 절제된 어조로 ‘반듯한 나라, 당당한 외교’를 꿈꿨던 외교관으로서 자신이 지켜온 신념과 다음 세대에게 바라는 희망을 전한다. 외교가 자존과 실리,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이분법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열린 사고, 열린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는 간곡한 당부의 말로 끝을 맺는다. 사초를 쓰는 사관처럼, 집착에 가까운 철저함으로 기록한 저자의 직필(直筆)은 개인의 회고록을 넘어 한국현대외교사의 한 장(章)을 새로 썼다.
목차
머리말 17
프롤로그: 통상마찰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함의 27
제 1 장 신참외교관의 좌충우돌
제1절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 이행분쟁 45
제2절 한․일 북해도(北海道) 조업 분규 51
제3절 전두환 대통령 방일과 일본천황 주최 만찬답사 59
제4절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의 교훈 67
제 2 장 떠오르는 통상외교
제1절 한․미 통상마찰과 통상외교의 부상 81
제2절 한․미 지재권 분쟁과 허술한 합의문서 협상 83
제3절 한․미 통상 합의문서가 서한교환 형태가 된 연유 88
제4절 한국은 팔을 비틀면 결국 움직인다? 94
제5절 동맹(同盟)이면서 종종 속앓이를 하게 하는 나라 97
제6절 수퍼 301조 협상의 마지막 샅바 싸움 101
제 3 장 내분으로 더 기울어진 운동장
제1절 짧은 외도(外道) 후 다시 통상으로 113
제2절 한․미 식품유통기한 협상과 적전분열(敵前分裂) 116
제3절 한․미 자동차 협상과 훈령 지연사건 126
제4절 한․미 담배협정의 불평등조항 개정협상 134
제5절 한․미 사회보장협정이 가져다 준 기회 139
제 4 장 다자협상: 현실과 인식의 괴리
제1절 우루과이라운드 쌀 협상 147
제2절 라카르테 협상 그룹과 최빈개도국 조항 162
제3절 우리가 주도한 WTO 투자․경쟁정책 작업반 167
제4절 발전권(發展權) 논의에서 드러난 인권외교의 허상 173
제5절 시애틀 WTO 각료회의와 쌀 협상 179
제5장 협상보다 힘겨운 법리논쟁
제1절 한․미/한․EU 주세(酒稅) 분쟁 193
제2절 한․미 인천국제공항 정부조달 분쟁 204
제3절 대사관저 나무 절단 사건 211
제6장 외환위기 직후의 워싱턴
제1절 함께 찾아온 행운과 부담 219
제2절 미 무역대표부 담당관과의 기(氣) 싸움 221
제3절 경제개혁의 고통과 반미감정 225
제4절 미국평화연구소(USIP) 주최 워크숍 토론 231
제5절 미국 의회 의사당 오찬 강연 243
제6절 김대중 대통령 방미와 월가 주요인사 오찬 249
제7절 스크린쿼터와 한․미투자협정(BIT) 협상 252
제7장 넓고 깊게 패인 단층선
제1절 스크린쿼터와 문화주권 261
제2절 하이닉스 문제와 주한 EU 대사 265
제3절 한․미 FTA 협상 정지작업 271
제4절 한․일 FTA 협상과 일본의 실책(失策) 276
제5절 한․중 쌀 협상에서 얻은 교훈 283
제8장 WTO의장: 도전과 기회, 그리고 보람
제1절 WTO 정부조달위원회 의장 289
제2절 한국인 최초의 WTO 분쟁패널 의장 298
제 9장 숨 막히는 교섭현장의 마지막 순간들
제1절 한․미 FTA 협상의 마지막 일주일 313
제2절 여수엑스포 유치교섭현장의 마지막 한 달 326
제10장 한국: 국제개발협력 무대의 총아
제1절 G20 서울 정상회의와 스페인의 딜레마 351
제2절 윌튼 파크 개발협력 고위급 회의에서 얻은 교훈 361
제3절 부산 세계개발원조 총회와 한국형 개발원조모델 367
에필로그: 당당한 외교, 반듯한 나라를 위해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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