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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위험도시에서
후쿠시마 이후를 꿈꾸다
105개 핵발전소 밀집지역 동아시아,
국가 주도 발전주의의 주술에서 벗어나
포스트-후쿠시마 체제로 가는 길을 모색하다
우리의 도시는 위험하다. 주변에 105개의 핵발전소를 끼고, 거기서 생산된 전기에 기반해 작동하는 산업 및 도시체제를 지닌 동아시아의 도시들은 이제 후쿠시마의 망령에서 그 어느 하나도 자유롭지 못하다. 부산, 울산, 경주, 광주 등 대도시권에 인접해 핵발전소가 밀집한 한국을 비롯해, 원자력발전이라는 위험에 기대 살아가는 동아시아의 도회살이를 <위험도시를 살다>의 필자들은 위험경관(riskscape) 개념을 빌어 파헤친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의 SSK동아시아도시연구단은 ‘세계화 시대 동아시아 도시의 위기와 전환’이라는 대주제 하에 동아시아에서의 발전주의 도시화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그 대안 모색을 다각도로 탐구하는 연구집단으로서, 이 책을 기획했다.
제1부에서는 한국의 위험경관을, 2부에서는 동아시아(일본, 대만, 중국)의 위험경관을 다룬다. 한국에서 한전 중심의 수직계열화된 핵발전산업구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피는 1장 홍덕화의 글은, 뜻밖에도 한국의 핵마피아가 옛 경제기획원 주도의 합리적 ‘계획과 지도의 결과물’이 아니라 핵발전 기초연구세력과 산업활용세력 간의 갈등과 경합 속에서 빚어진 일종의 ‘계획 실패물’임을 밝힌다. 한전으로의 수직계열화가 산업 보조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기가격 왜곡, 값싼 전기소비사회로의 진입을 낳았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이어지는 2장(김현우, 이정필)에서도 핵마피아를 다루는데, 다만 확고한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강고한 중앙의 핵마피아, 그리고 핵발전소 유치를 위해 형성된 지역성장연합 사이의 네트워킹에 더욱 주목한다. 핵발전소 수명연장, 방폐장 갈등, 밀양, 주민투표 등 다양한 사례를 살핀 필자들은 “에너지 전환을 위한 주체 형성과 전환전략의 기획”을 위해서는 중앙의 핵마피아와 지역의 성장연합이라는 두 축을 두고 다양한 전환 연구가 이뤄져야 함을 역설한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핵발전소를 유치하려는 지역의 성장연합은 어떻게 핵발전을 통해 지역의 경제를 살리는 전략을 택하는 걸까? 3장에서 5장까지는 그런 구체적 지역 사례들을 두고 여러 위험경관 버전들이 갈등하는 양상을 추적한다. 영광원전 주변지역 공동체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통해 원전의존적 지역경제로의 전환을 살핀 3장(양라윤, 민은주)은 핵발전소 시설 추가가 위험의 추가가 아니라 경제적 이익의 증대로 의미화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4장(민은주)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노후원전인 월성1호기의 폐기 여부를 평가하는 위험관리체계를 면밀하게 검토한다. 위험관리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는 핵마피아의 강력한 통제력을 벗어나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참여, 나아가 의사결정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제도 개편이 시급함을 지적한다.
2014년 삼척시 방폐장 유치 주민투표 과정을 살핀 5장(이상헌)은 제1부의 결론에 가깝다. 삼척시 사례는 영광과 월성처럼 원전의존적 지역경제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날 대안을 보여준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지역경제 침체에 따라 80년대부터 핵발전소 유치가 고려되었지만, 20년 가까운 반핵운동으로 핵발전소 건설 후보예정지 결정을 철회시키고, 방폐장 유치도 저지한 것이다. ‘위험사회에서의 정치’, ‘민주주의를 향한 주민들의 열망’, 필자들은 탈핵운동의 본격화를 위해 삼척이 보여준 이런 계기들을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시야를 동아시아로 넓힌 제2부는 먼저 후쿠시마 사고의 현장이자 탈핵의 목소리를 드높이는 계기가 된 곳 일본의 사례부터 조망한다(6, 7장). 일본에서 원자력복합체가 생성되는 역사를 살피는 김은혜, 박배균의 6장은 주로 낙후지역이었던 원자력발전소 입지지역들에서 형성된 ‘지역스케일의 원자력복합체’가 ‘국가스케일’의 그것만큼이나 뿌리깊은 원전의존성을 만들어낸 것으로 본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지역공동체의 변화를 살피는 김은혜의 7장은 구체적 피해 대책을 두고 분열된 지역의 불편한 실상을 밝힘으로써, 원전의존성의 색다른 실체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중국 반핵진영의 ‘스케일 정치’를 다루는 8장(김남영, 윤순진)은 광둥 쟝먼 핵연료공장 반대 시위 과정을 분석하며, 입지 예정이던 핵연료가공공장의 취소를 이끌어낸 이 반핵운동이 정치활동이 크게 제약된 중국 내 사정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주민의 위험인식을 운동으로 끌어냈는지, 쟝먼과 인접한 마카오, 홍콩 등의 세력과 어떻게 연대하였는지를 살펴 정부를 압박했는지를 보여준다.
대만, 핵반응로 공정률 98%, 92%인 핵발전소 공사의 완공을 막아내다
대만의 탈핵 사례를 살피는 윤순진의 9장은 대만 반핵운동의 등장 배경, 성장, 부침 과정 전반을 소개한다. 이어서 핵반응로 공정률이 98%, 92%에 이른 핵발전소의 완공을 중지시킨 롱먼 핵발전소 사례를 파헤친 윤순진 교수는 ‘대만 반핵운동의 역사’에서 그 동력을 짚어내고자 한다. 반핵운동 초기의 동력으로 삼았던 당파성(친 민진당)을 벗어던지고 시민사회의 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외부의 계기들을 국내의 반핵운동을 결합하여 강력한 반핵운동의 동력을 회복해낸 결과, 롱먼 완공 저지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민영화된 민간전력회사들이 시장 지분 확보를 위해 반핵운동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애초 이 책의 이론적 도입부로 기획되었다 결론으로 최종 낙점된 황진태의 10장은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 개념이 비공간적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대안으로 위험경관 이론을 심도 깊게 소개하고, 이어서 동아시아 국가 맥락에서 위험경관의 재개념화를 시도한다. 그 결과 ‘동아시아의 기적’을 다루는 발전주의 국가론의 함정을 벗어나려면, 심지어 독재정권 시기에도 존재했던 ‘밑으로부터의 사회-정치-경제적 힘’들을 추적해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험경관 생산과 관련시키면, 예컨대 지역이 공유재로 존재하던 물을 국가경제를 위한 ‘4대강’으로 둔갑시킨 수자원정책에서 상이한 두 위험경관의 충돌을 살필 수도 있다고 지적한 필자는, 이런 인식론을 구체적으로 한국 원전입지정책을 둘러싼 위험경관의 생산과 갈등으로 확대시킨다. 이처럼 확장된 위험연구를 위해서는 공간성 연구의 두 축인 자연지리와 인문지리의 재결합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필자는 지적한다. 특히 ‘지도화 기법’(245쪽에서처럼 쟝먼의 사례에서도 활용된!)이 친시민적 위험경관 생산에 유용한 도구임을 보여준다. 어떤 행위자들이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도가 원전 위험을 축소하거나 확대하는 식으로 다양한 위험경관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위험도시에서 살고 있음을 자각한 시민들이 어떻게 탈핵을 꿈꿀 수 있을까를 보여주는 가이드북과 같다. 압축성장을 통해 자신의 존재기반을 모색하던 (독재형) 발전국가가 들이민 위험경관은 그저 장밋빛 환상들로 얼룩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후쿠시마 이후 동아시아에서 이런 근대적 집합표상들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포스트-후쿠시마 체제를 꿈꾸는 동아시아의 반핵운동은 생명과 평화의 길, 생태적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가자는 구체적 목표를 깨달았고, 이 책은 그런 이들의 미래 탐험에 조그만 이정표 하나를 제시해준다. 삼척이 어떻게 그 길을 갔는지, 쟝먼과 롱먼, 일본이 어떻게 그 길을 먼저 갔는지 하나하나 따져 살피며 우리의 길을 모색해야 하겠다. 그리고 그러한 모색은, 이 책의 방법론이 함축하듯, 여러 스케일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우리가 경악하며 깨달았듯, 105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이대로의 추세로는 2020년이면 130기를 넘어설 예정인 동아시아는 영토 스케일을 넘어서는 위험의 공동체로 하나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이후를 꿈꾸다
105개 핵발전소 밀집지역 동아시아,
국가 주도 발전주의의 주술에서 벗어나
포스트-후쿠시마 체제로 가는 길을 모색하다
우리의 도시는 위험하다. 주변에 105개의 핵발전소를 끼고, 거기서 생산된 전기에 기반해 작동하는 산업 및 도시체제를 지닌 동아시아의 도시들은 이제 후쿠시마의 망령에서 그 어느 하나도 자유롭지 못하다. 부산, 울산, 경주, 광주 등 대도시권에 인접해 핵발전소가 밀집한 한국을 비롯해, 원자력발전이라는 위험에 기대 살아가는 동아시아의 도회살이를 <위험도시를 살다>의 필자들은 위험경관(riskscape) 개념을 빌어 파헤친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의 SSK동아시아도시연구단은 ‘세계화 시대 동아시아 도시의 위기와 전환’이라는 대주제 하에 동아시아에서의 발전주의 도시화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그 대안 모색을 다각도로 탐구하는 연구집단으로서, 이 책을 기획했다.
제1부에서는 한국의 위험경관을, 2부에서는 동아시아(일본, 대만, 중국)의 위험경관을 다룬다. 한국에서 한전 중심의 수직계열화된 핵발전산업구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피는 1장 홍덕화의 글은, 뜻밖에도 한국의 핵마피아가 옛 경제기획원 주도의 합리적 ‘계획과 지도의 결과물’이 아니라 핵발전 기초연구세력과 산업활용세력 간의 갈등과 경합 속에서 빚어진 일종의 ‘계획 실패물’임을 밝힌다. 한전으로의 수직계열화가 산업 보조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기가격 왜곡, 값싼 전기소비사회로의 진입을 낳았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이어지는 2장(김현우, 이정필)에서도 핵마피아를 다루는데, 다만 확고한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강고한 중앙의 핵마피아, 그리고 핵발전소 유치를 위해 형성된 지역성장연합 사이의 네트워킹에 더욱 주목한다. 핵발전소 수명연장, 방폐장 갈등, 밀양, 주민투표 등 다양한 사례를 살핀 필자들은 “에너지 전환을 위한 주체 형성과 전환전략의 기획”을 위해서는 중앙의 핵마피아와 지역의 성장연합이라는 두 축을 두고 다양한 전환 연구가 이뤄져야 함을 역설한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핵발전소를 유치하려는 지역의 성장연합은 어떻게 핵발전을 통해 지역의 경제를 살리는 전략을 택하는 걸까? 3장에서 5장까지는 그런 구체적 지역 사례들을 두고 여러 위험경관 버전들이 갈등하는 양상을 추적한다. 영광원전 주변지역 공동체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통해 원전의존적 지역경제로의 전환을 살핀 3장(양라윤, 민은주)은 핵발전소 시설 추가가 위험의 추가가 아니라 경제적 이익의 증대로 의미화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4장(민은주)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노후원전인 월성1호기의 폐기 여부를 평가하는 위험관리체계를 면밀하게 검토한다. 위험관리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는 핵마피아의 강력한 통제력을 벗어나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참여, 나아가 의사결정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제도 개편이 시급함을 지적한다.
2014년 삼척시 방폐장 유치 주민투표 과정을 살핀 5장(이상헌)은 제1부의 결론에 가깝다. 삼척시 사례는 영광과 월성처럼 원전의존적 지역경제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날 대안을 보여준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지역경제 침체에 따라 80년대부터 핵발전소 유치가 고려되었지만, 20년 가까운 반핵운동으로 핵발전소 건설 후보예정지 결정을 철회시키고, 방폐장 유치도 저지한 것이다. ‘위험사회에서의 정치’, ‘민주주의를 향한 주민들의 열망’, 필자들은 탈핵운동의 본격화를 위해 삼척이 보여준 이런 계기들을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시야를 동아시아로 넓힌 제2부는 먼저 후쿠시마 사고의 현장이자 탈핵의 목소리를 드높이는 계기가 된 곳 일본의 사례부터 조망한다(6, 7장). 일본에서 원자력복합체가 생성되는 역사를 살피는 김은혜, 박배균의 6장은 주로 낙후지역이었던 원자력발전소 입지지역들에서 형성된 ‘지역스케일의 원자력복합체’가 ‘국가스케일’의 그것만큼이나 뿌리깊은 원전의존성을 만들어낸 것으로 본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지역공동체의 변화를 살피는 김은혜의 7장은 구체적 피해 대책을 두고 분열된 지역의 불편한 실상을 밝힘으로써, 원전의존성의 색다른 실체를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중국 반핵진영의 ‘스케일 정치’를 다루는 8장(김남영, 윤순진)은 광둥 쟝먼 핵연료공장 반대 시위 과정을 분석하며, 입지 예정이던 핵연료가공공장의 취소를 이끌어낸 이 반핵운동이 정치활동이 크게 제약된 중국 내 사정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주민의 위험인식을 운동으로 끌어냈는지, 쟝먼과 인접한 마카오, 홍콩 등의 세력과 어떻게 연대하였는지를 살펴 정부를 압박했는지를 보여준다.
대만, 핵반응로 공정률 98%, 92%인 핵발전소 공사의 완공을 막아내다
대만의 탈핵 사례를 살피는 윤순진의 9장은 대만 반핵운동의 등장 배경, 성장, 부침 과정 전반을 소개한다. 이어서 핵반응로 공정률이 98%, 92%에 이른 핵발전소의 완공을 중지시킨 롱먼 핵발전소 사례를 파헤친 윤순진 교수는 ‘대만 반핵운동의 역사’에서 그 동력을 짚어내고자 한다. 반핵운동 초기의 동력으로 삼았던 당파성(친 민진당)을 벗어던지고 시민사회의 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외부의 계기들을 국내의 반핵운동을 결합하여 강력한 반핵운동의 동력을 회복해낸 결과, 롱먼 완공 저지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민영화된 민간전력회사들이 시장 지분 확보를 위해 반핵운동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애초 이 책의 이론적 도입부로 기획되었다 결론으로 최종 낙점된 황진태의 10장은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 개념이 비공간적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대안으로 위험경관 이론을 심도 깊게 소개하고, 이어서 동아시아 국가 맥락에서 위험경관의 재개념화를 시도한다. 그 결과 ‘동아시아의 기적’을 다루는 발전주의 국가론의 함정을 벗어나려면, 심지어 독재정권 시기에도 존재했던 ‘밑으로부터의 사회-정치-경제적 힘’들을 추적해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험경관 생산과 관련시키면, 예컨대 지역이 공유재로 존재하던 물을 국가경제를 위한 ‘4대강’으로 둔갑시킨 수자원정책에서 상이한 두 위험경관의 충돌을 살필 수도 있다고 지적한 필자는, 이런 인식론을 구체적으로 한국 원전입지정책을 둘러싼 위험경관의 생산과 갈등으로 확대시킨다. 이처럼 확장된 위험연구를 위해서는 공간성 연구의 두 축인 자연지리와 인문지리의 재결합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필자는 지적한다. 특히 ‘지도화 기법’(245쪽에서처럼 쟝먼의 사례에서도 활용된!)이 친시민적 위험경관 생산에 유용한 도구임을 보여준다. 어떤 행위자들이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도가 원전 위험을 축소하거나 확대하는 식으로 다양한 위험경관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위험도시에서 살고 있음을 자각한 시민들이 어떻게 탈핵을 꿈꿀 수 있을까를 보여주는 가이드북과 같다. 압축성장을 통해 자신의 존재기반을 모색하던 (독재형) 발전국가가 들이민 위험경관은 그저 장밋빛 환상들로 얼룩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후쿠시마 이후 동아시아에서 이런 근대적 집합표상들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포스트-후쿠시마 체제를 꿈꾸는 동아시아의 반핵운동은 생명과 평화의 길, 생태적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가자는 구체적 목표를 깨달았고, 이 책은 그런 이들의 미래 탐험에 조그만 이정표 하나를 제시해준다. 삼척이 어떻게 그 길을 갔는지, 쟝먼과 롱먼, 일본이 어떻게 그 길을 먼저 갔는지 하나하나 따져 살피며 우리의 길을 모색해야 하겠다. 그리고 그러한 모색은, 이 책의 방법론이 함축하듯, 여러 스케일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우리가 경악하며 깨달았듯, 105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이대로의 추세로는 2020년이면 130기를 넘어설 예정인 동아시아는 영토 스케일을 넘어서는 위험의 공동체로 하나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목차
서문 동아시아를 위협하는 핵발전 판도라의 상자들 _ 이상헌, 황진태 6
1부 한국의 위험경관
1장 발전국가와 원전산업의 형성 _ 홍덕화 16
2장 한국 핵발전 레짐의 구성과 동학 _ 김현우, 이정필 42
3장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의 위험인식과 대응 _ 양라윤 68
4장 위험 거버넌스, 원전위험관리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_ 민은주 98
5장 위험경관의 생산과 민주주의의 진화 _ 이상헌 128
2부 동아시아의 위험경관
6장 일본 원자력복합체와 토건국가 _ 김은혜, 박배균 158
7장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위험경관의 공간정치 _ 김은혜 186
8장 중국 반핵 진영의 스케일 정치 _ 김남영, 윤순진 210
9장 대만 반핵운동의 역사와 특성 _ 윤순진 245
10장 동아시아 맥락에서 바라본 한국에서의 위험경관의 생산 _ 황진태 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