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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NEW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어느 포로수용소에서의 프루스트 강의

대등서명
Proust contre la decheance
발행사항
서울 :,밤의책 :,풍월당,,2021
형태사항
174 p. : 삽화(일부천연색), 초상 ; 20 cm
ISBN
9791189346140
청구기호
863 차89ㅁ
일반주기
원저자명: Jozef Czapski 밤의책은 내밀하고 깊은 읽기를 위한 풍월당의 작은 브랜드임
서지주기
"작가 연보" 수록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지금 이용 불가 (1)
1자료실00020118대출중2025.05.01
지금 이용 불가 (1)
  • 등록번호
    00020118
    상태/반납예정일
    대출중
    2025.05.01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프랑스 현대문학의 영원한 거장
마르셀 프루스트 탄생 150주년을 맞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처음 읽는 이에게
유폐의 생활을 재현하게 된 이 시대의 이들에게
전하는 감동과 환희의 고백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어느 포로수용소에서
오로지 기억에만 의지해 이루어진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강의록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어느 포로수용소에서의 프루스트 강의』는 프랑스 현대문학의 영원한 거장 마르셀 프루스트와 “20세기 최고, 최대의 소설”로 일컬어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유제프 차프스키의 강의를 글로 옮긴 것으로, 국내에는 처음 소개된다.
폴란드의 화가이자 작가이며 비평가인 유제프 차프스키는 폴란드군 장교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소련군에 포로로 잡혀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그리고 포로수용소에서 동료들을 대상으로 프루스트 강의를 했다. 나날을 죽음과 대면하며 그것에 잠식되어가는 포로들과 정신적,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고 그들로 하여금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오로지 기억에만 의지해 이루어진 이 강의는 적지에서 비밀리에 기획하고 실행한 지적 저항운동, 곧 문학을 통한 레지스탕스가 되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에 기록된 순간들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또 다른 투쟁의 형태로 나타난, 한 위대한 작가와 작품에 바치는 경의의 고백이다. 이 책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문학작품을 다룬 친절한 해설서이면서, 동시에 그 자체로 ‘문학을 다룬 문학’이라는 완결된 한 편의 문학작품이다. 미술사에 기록된 저자의 탁월한 업적과 같이, 이 작품은 포스트모더니즘을 예고한 선구적 예술로서 문학사에서 그 빛을 발한다.
사위가 충만한 어둠에 포위되어버린 절망적 상황에서 문학을 통한 영혼의 구원이 가능함을 증명한 숭고한 작업. 독자는 노역에 지친 몸을 이끌고 모여 앉은 포로들 곁에서 그 현장에 동참하며, 그들의 지친 숨결과 더불어 놀라운 기적의 순간들을 생생히 호흡하게 될 것이다.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쇠약과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수용소에서 ‘프루스트 강의’를 시작했다고
차프스키는 초연하게 말하고 있지만, 이것이 얼마나 비극적이고
부조리한 일인지 우리는 안다. 그런데 또한 얼마나 온당한 일인가!
닫힌 공간 속에 유폐된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아마 프루스트의 작품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현재, 과거, 미래의
삼분법을 취하지 않고 오로지 현재형의 시간 속으로만
주체를 함몰시키는 위력을 발휘하므로,
다가올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그나마 잊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삶이 막다른 곳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렸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 내 볼로그다주 그랴조베츠에 있는 어느 수도원의 차가운 방. 영하 4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 속 노역으로 녹초가 된 이들이 얼어붙은 몸을 다닥다닥 붙이고 앉아 무언가를 듣는 데 열심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레닌의 초상화 아래 모여 앉아 비밀스럽고 성스러우면서 동시에 불온한 의식을 치르듯 숨죽이고 있는 이들은 바로 전쟁 포로들. 언제 어디로 끌려가 동료들 눈앞에서 사라질지 모르며, 기약 없이 이어지는 혹독한 환경에서의 생존과 노역 가운데 언제 병이나 사고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결코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죽음의 공포에 질려 다만 그것에 익숙해져가고, 또한 익숙해져가기를 바라는 수인(囚人)들. 그들은 왜 고단한 몸을 이끌고 한밤에 이곳에 모여 있는 걸까? 그들이 빨려들 듯 집중해 듣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그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이는 누구일까?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쇠약과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포로수용소에서 시작된 ‘프루스트 강의’

폴란드의 화가 유제프 차프스키는 그랴조베츠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동료 포로들을 위해 마르셀 프루스트와 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강의하기로 했다. 포로들의 심신을 무너뜨리기 위한 소련군의 검열과 방해 공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프스키를 포함한 일련의 지식인들은 비밀 작전을 수행하듯 포로들을 위한 강의를 준비하고 실행했다. 눈으로 보는 것조차 시린 혹한의 눈발 위에, 서리한 칼날처럼 앉은 죽음의 기운……. 그 한복판에서 노역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을 모아놓고 행한 문학이라는 미지의 세계, 금단의 세계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는 매일같이 꿈 대신 죽음을 꾸는 포로들의 삶을 하루하루 지탱해주고 연장케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는 셰에라자드의 이야기처럼, 생명을 구하는 숭엄한 야화(夜話)였다.
그러나 유제프 차프스키의 이 놀라운 강의는 오직 그것으로만 가치나 의미를 획득하지 않는다. 저자는 마르셀 프루스트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설명하면서 작가와 그가 쓴 작품이라는 단순한 구도, 혹은 진짜와 허구의 삶을 일치시키려는 경직된 억측의 시각으로만 그것을 분석하지 않는다. 집필의 배경이 된 프루스트와 그의 주변 상황,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심리를 프리즘으로 사용하되 결코 그것에 함몰되지 않고 흡사 회화를 세심하게 스케치하고 덧칠해나가듯 서서히, 주의 깊게 자신의 논지를 펴나간다. 그렇게 프루스트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재료로써 그려지고 완성된 세밀화가 묘사하고 있는 것은 한 예민한 영혼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입문서이자 해설서
그 자체로 한 편의 문학작품이 되다

강의를 듣고 있는 포로들과 마찬가지로 죽음과 뺨을 맞대고 살아가던 예술가. 프루스트는 문학이라는 이름의 구원을 갈망하는 세속의 선지자였다. 속물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을 아울러 지니고 있으며 누구보다 예술로써 자신을 증명하고 죽음을 극복하고 싶었던 그에게 문학은 단 하나의, 고통스러운 죽음이 엄습하는 순간에마저 열병과 같은 환희를 닮은 그것에 기꺼이 스스로를 빠지게 할 궁극적 구원이었다. 숭고한 열정과 자기 파괴적인 삶으로 또 다른 삶을 구해내고 그에 이르는 길을 찾고자 한 그의 노력은 다시 포로들에게 예술이라는 이름의 십자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는 죽음과 공포에 대한, 무너지지 않기 위한 항거가 되었다. 그리하여 예술은 허영의 불꽃에서 태어나, 구원의 불씨로 화하였다.

“이 에세이는 소련에서 보낸 몇 해 동안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준 프랑스 예술에 바치는,
내 소박한 감사의 공물이다.”
_‘서문’ 중에서

아무런 책도 참고 자료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제프 차프스키는 기억에만 의지해 원전의 텍스트를 마치 그림을 그리듯 사유 안에 오롯이 복원하고, 인용했다. 화가만이 가질 수 있는 섬세한 시각을 발휘하여 유례없이 독특한 해석을 선보인 이 경이로운 위업을, 저자는 포로수용소라는 절망적인 환경에서 오로지 ‘무너지지 않기 위한’ 일념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포로들과 같은 유폐의 생활을 재현하게 된 이 시대의 이들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훌륭한 입문서이자 해설서, 또한 그 자체로도 완전한 문학작품인 이 책이 어두운 가슴에 감동의 환희를 일으키는 하나의 불꽃이 되기를 소망한다.
목차

편집자 서문
서문

프로스트 강의 - 1941년 그랴조베츠

작가 연보
옮긴이 미주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