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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한민국을 묻는다: 역사와 좌표

발행사항
파주 : 한울아카데미, 2007
형태사항
600 p. ; 23 cm
ISBN
9788946037502
청구기호
911.07 참64ㄷ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0107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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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10107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새로운 좌표
약육강식 승리주의와 통일 민족주의 사이, ‘광장의 대한민국’을 위하여

[핵심 요약]

우리는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건강한 인식과 건설적인 미래 좌표 설정이 약육강식 승리주의와 통일 민족주의 사이에서 일종의 혼돈 상태에 빠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진보의 낡은 것은 무너졌으나 아직 새로운 것은 세워지지 않았다. 이 혼돈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것이 바로 신우파의 담론이며 또 이들이 내놓은 근현대사 교과서라 하겠다.
전환시대에 부응하여 새롭게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재구성하고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의 좌표를 제시하는 일은 진보세력에서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과제이다. 가진 자와 강자가 독식하면서 패권국의 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두 개의 대한민국’, ‘당신들의 대한민국’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시민적·사회적 기본권을 향유하고 그에 상응한 책임을 공유함으로써 죽어 있는 헌법 제1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모두를 위한 나라’, 외세에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자주적이면서 아시아와 세계에 활짝 열린 ‘우리들의 대한민국’, 민주와 공공, 생태와 평화를 지키고 가꾸는 ‘광장의 대한민국’의 좌표를 세워야 할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기획 의도]
학술적인 측면에서 「해방 전후사의 인식」을 비판하고 나선 뉴라이트 측의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나 교과서포럼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시안을 둘러싼 논란, 그리고 민주화 이후 한국사회와 민주정부의 성격, 새로운 발전방향과 사상적 좌표를 둘러싸고 벌어진 보수-중도-진보 간, 진보-진보 간의 논쟁들을 보면 그것의 시야와 쟁점이 이미 많은 부분 민주화 20년을 넘어서 있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좀 더 긴 호흡으로 8·15 이후 분단국가의 건설, 권위주의적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 이행과 그 이후 사회변화를 모두 포괄하는 현대사 60년을 시야에 안으면서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자리와 세계화 시대 나아갈 새 좌표와 새 시대정신에 대해서, 그리하여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도대체 우리에게, 그곳에 사는 다수 구성원에게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해봐야 할 때다.

[출간 의의]
이 책은 해방 60년을 보내고, 민주화 20년 그리고 곧 건국 60년을 맞게 될 시점에서 다시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새롭게 물음을 던짐으로써 현재 득세하고 있는 무반성적 보수 담론을 지양하고, 진보 담론을 새롭게 재구성하기 위한 시도이다.

[내용 소개]
다시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새롭게 물음을 던지게 된 데는 구체적인 이유들이 존재한다. 첫째, 무반성적 보수 담론이 득세하고 있는 상황 때문이다. 보수세력은 오랜 친일 보수, 냉전반공 국가주의 보수 담론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이른바 ‘선진화’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민주적이고 생태적인 복지사회 건설의 과제를 주변으로 밀어내고 있다. 그러면서 세계화 시대 미국 패권에 편승하면서 가진 자를 더 갖게, 강한 자를 더 강하게 하는 강한 나라를 꿈꾸는 약육강식주의 신보수 담론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중이다. 위로 거슬러 가서는 일제 식민지배를 “문명사적으로 이질적인 문명의 융합과정”이라면서 과거사 정리에 찬물을 끼얹는가 하면, 중도 자유민주 정부를 친북좌파 정권이라면서 6·15 남북공동선언을 폐기할 것을 주장한다. 그 생각의 바탕에는 북한 실패와 남한 성공, 현실사회주의 실패와 현실자본주의 성공이라는 흑백이분법이 깔려 있다. 이 같은 흑백이분법, 약육강식 승리주의 그리고 미국 패권 편승주의의 특성을 갖는 보수 담론의 득세에 대해 건강한 균형추 역할을 하는 시민적 담론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 현대사를 자학적으로 폄하해서는 안 될 일이다. 대한민국 현대사는 밝은 면이 많이 있고, 크게 성취한 부분이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근대화 이중 혁명의 성공은 그 대표적인 본보기이다. 이에 대해 자긍심을 가짐이 마땅하다. 그러나 자긍심과 자만심은 다르며, 자만심으로는 자기 자신을 직시하지 못한다. 은폐와 기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자존심을 가진 자일수록 자성력으로 자신을 투시한다. 대한민국이 광복 또는 민족해방 60주년을 맞았다고 했을 때 그것의 가장 큰 뜻은 자만에서 자성으로 자신을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원초적 비극과 폭력을 내장한 태생적으로 뒤틀린 건국, 그 이후 남북한 지배권력의 적대적 공생에 의해 빚어진 숱한 과오, 불의, 폭압, 야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대한민국은 잘했던 것보다는 못했던 것, 아니 안 하고 넘어왔던 것이 여전히 미래를 더 많이 좌우할 것이다. 바로 이렇게 ‘더 잘해야 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을 다시 묻는 것이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의 미래는 희망이 있다.

둘째, 진보 담론을 새롭게 재구성해야 하는 과제가 존재한다. 시대가 변했다. 많은 새로운 사실들이 출현했다. 문제를 보는 관점이나 인식 틀, 진보적 대안에 대한 사고도 크게 변했고 또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오늘의 우리 시대는 보수(保守)도 보수(補修)해야 하고 진보도 새롭게 진보해야 하는 시대, 그리하여 양자 모두 신보수, 신진보로 거듭나서 서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이다. 어찌 보면 보수보다 진보가 더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현실사회주의가 붕괴됐다. 그리고 미국 패권의 세계화 시대가 도래했다. 무엇보다 분단국가 건설 이후 남북한 사회는 아주 판이하게 다른 길을 걸으면서 체제경쟁을 해왔는데 그 결과는 삶의 질과 사회의 질에서 남한의 일방적 우위로 귀결됐다. 이것이 한반도 현대사에서 갖는 의미와 미래에 부과하는 무게는 우회할 수 없다. 따지고 보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지게 된 것도 이런 사정이 깔려 있다.
다른 한편, 산업화와 민주화 관문을 통과한 남한사회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북한의 전체주의적 병영국가와 계획경제에 비해 비교하기 어렵게 높은 삶의 수준을 달성했음이 분명하나, 그 내부는 ‘두 개의 대한민국’으로 갈라졌고 ‘내부 평화’는 깨어졌다.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은 이미 같은 배를 타고 가는 자들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가진 자 중심의 민중배제적인 민주주의, 그 시장경제는 여전히 천민성을 탈피하지 못한 재벌과 국제금융자본이 결탁하여 지배하는 신흥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로 변모됐다. 탈냉전 세계화 시대 한국의 97년체제에는 여전히 냉전반공 국가주의 구체제, 53년체제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세력은 대한민국의 역사상과 미래 좌표에 대해 어떤 담론을 제시하고 있는가. 구진보 담론의 대표격인 민족해방(NL)과 민중민주(PD) 담론이 빛을 잃은 후 이를 대신하는 새로운 대안적 진보 담론에 대해 뚜렷한 동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개별 학자들 수준에서는 많은 새로운 연구들이 나왔다. 그러나 시민사회 공론 수준에서 볼 때 합의보다는 분화와 각개 약진이 더 우세한 추세라 여겨진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세우는 ‘구성의 진보’보다는 여전히 ‘저항의 진보’가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현대사를 분단시대라는 관점에서 파악하는 생각이 돌출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분단시대론, 또는 통일 민족주의 담론은 앞서 말한 ??해방 전후사의 인식??을 주도하는 담론이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과 한반도 미래에 대해 이른바 ‘변혁적 중도주의’ 노선을 주장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생각에 따르면 8·15 이후 대한민국을 포함하는 한반도 현대사의 주요 모순은 분단이고, 통일을 이루는 것이 대한민국과 한반도 주민의 최우선 과제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세력들이 대동단결해야 하고,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통일 이후 과제로 유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담론은 1987년 이후 민주화 시기, 혹은 87년체제에 대해서도 6·15 남북정상회담과 공동선언을 중심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분단시대론이 8·15 이후 근본적 변화를 겪은 남북한 사회의 심대한 분기(分岐)와 그 복합적 모순들에 대해 얼마나 유효한 설명력을 가질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또 통일을 최우선 과제와 가치로 삼는 대안론이 오늘의 남북한과 한반도 문제 상황에 대해 얼마나 유효한 대답이 될지 의문스럽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한국에서 통일 민족주의 담론은 실질적 민주주의를 껍데기로 전락시키고 있는 신자유주의 보수혁명의 전개와 그 모순을 둘러싼 갈등을 주변화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우리는 통일의 문제가 대한민국과 한반도 미래를 좌우할 핵심 의제라는 생각을 하지만, 목표와 도달하는 길은 어디까지나 열려 있다고 본다. 남북통일 이전에 남한 내부에서 통일한국에 대한 인식의 통일이 먼저 선결돼야 할 과제이다. 분단체제 극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남한 그리고 북한의 평화국가 만들기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평화공존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20년 전 6월의 시점과 판이하게 변모된 가진 자 중심의 ‘시장 대한민국’과 민중을 소외시키고 있는 새로운 사회적 모순을 열린 눈으로 보아야 한다. 요컨대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그리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함정 속에 놓인 대한민국의 성취와 한계 지점, 그 복합적 모순들을 분단 모순에 환원시킴이 없이 복안적 시각으로 살펴야 할 것이다.

[독자 대상]
한국 현대사, 근대 등 인문사회 분야에 관심 있는 대학생, 연구자, 일반인
목차

서장_ 전환시대 대한민국 다시 보기와 다시 세우기: 약육강식 승리주의와 통일 민족주의 사이, ‘광장의 대한민국’을 위하여 l이병천·홍윤기l

제1부 대한민국의 역사

식민지 유산과 대한민국 l허수열l
모호한 출발, 저당 잡힌 미래, 발목 잡힌 역사: 21세기에 되돌아본 해방 전후사의 역사인식 l정용욱l
한반도분단과 대한민국 l박순성l
반공 개발독재와 돌진적 산업화: ‘한강의 기적’과 그 딜레마 l이병천l
‘87년체제’와 민주개혁운동의 전환적 위기: 원인과 대안의 탐색 l조희연l
한국사회의 노동과 민주주의 l이광일l
지연된 정의와 한국의 과거청산 l김동춘l
지구화 국면의 세계화와 21세기 대한민국 l홍윤기l
미국과 대한민국 l김민웅l
북한과 대한민국: 남북관계의 역사와 대북인식의 변화 l김근식l

제2부 대한민국의 좌표

모두를 위한 나라는 어떻게 가능한가?: 공화국의 이념에 대한 철학적 성찰 l김상봉l
민주주의와 한국사회, 1945~2005 l김호기l
해방 60년과 한국사회의 자유주의 l정태욱l
사회민주주의의 역사와 한국사회에서의 착근 가능성 l신정완l
위험사회의 도래와 복지국가의 새로운 비전 l조흥식l
21세기 현실의 대안, 사회주의 l장석준l
21세기 한반도와 평화민족주의 l박명규l
한국의 근대화와 생태주의 l홍성태l
페미니즘과 한국사회 60년: 민족주의를 넘어, 개인과 차이, 연대의 감수성으로 l오장미경l
풀뿌리민주주의, 엘리트민주주의에 도전하다 l하승우l
보수주의의 뒤틀린 역사와 전망 l정해구l
신자유주의, 이념인가 ‘글로벌 스탠더드’인가?: 민주적 공동체의 복원을 위하여 l홍기빈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