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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중국 정치: '성공의 역설'과 중국적 사회주의의 미래

개인저자
서진영 지음
발행사항
서울 : 폴리테이아, 2008
형태사항
623 p.; 24 cm
ISBN
9788992792172
청구기호
340.912 서792
서지주기
참고문헌 및 색인 수록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0519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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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10519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 21세기 중국 정치의 미래를 조망하는 하나의 시각
이 책의 저자 서진영 교수는 오래 전 <중국혁명사>(1992년)라는 책을 내면서 “중국 공산당은 왜 성공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 적이 있다. 그 이전까지 로이드 이스트만의 ??蔣介石은 왜 敗하였는가??(1986년)라는 질문의 책은 있었지만 질문의 방향을 ‘중국 공산당의 성공’으로 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당시에 많은 사람들은 서 교수의 질문에 매우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21세기 중국 정치: ‘성공의 역설’과 중국적 사회주의의 미래>l를 내면서 서 교수는 다시 질문을 던진다. “중국적 사회주의는 계속 성공적일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놀라운 발전과 ‘부강한 중국’의 등장에 놀라면서 21세기는 중국을 빼고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때, 이 책은 다시 한번 예상을 넘어서서 “중국의 경제 발전과 성공은 결국 중국의 탈사회주의화와 민주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것이 중국식 사회주의의 실패 때문이 아니라 반대로 그 성공 때문에 그렇게 된다는 입론에 있다. 성공의 역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어는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적 사회주의의 놀라운 성공이 중국 정치의 현재와 미래에 어떤 영향을 어떻게 미치고 있는가. 이 책의 주제는 바로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이 만들어 낸 ‘성공’과 그 성공에 수반되는 ‘위험’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중국적 사회주의는 과감한 개혁개방정책으로 고도성장의 경제발전을 이룩했고, 중국 사회의 산업화.도시화.현대화.세계화도 급속도로 진행되는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바로 그런 성공이, 그리고 그런 성공에 수반되는 불균등 발전 전략의 부작용이 역설적으로 중국적 사회주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적 사회주의의 성공이 중국적 사회주의의 생존을 위협하는 ‘성공의 역설’을 규명하려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개발독재가 이룩한 경제발전이라는 성공이 민주화의 도전을 초래하여 역설적으로 권위주의 발전국가를 위협한 역사적 사례는 한국과 대만은 물론이고 다른 발전도상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21세기 중국도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경제발전의 성공으로 민주화의 도전이 증폭될 것이고, 그에 따라 결국 탈사회주의와 중국식 민주주의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는 명제를 분석해 보려는 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이다.”

* 현대 중국 정치론의 체계를 완성한 대작
그러나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러한 역설의 발견이나 새로운 주장 그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그보다는 지난 28년 동안 학자로서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발전시켜 온 내공, 즉 현대 중국 정치의 역사와 이론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안정된 설명 체계를 완결 지었다는 사실에 있다. 총 17장 구성에 624쪽에 달하는 방대한 연구서로, 목차만 훑어보더라도 이 책이 중국 정치의 구조와 역사를 얼마나 잘 체계화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서진영 교수의 설명 체계는 중국식도 아니고 서양식도 아니다. 분명 중국 정치와 관련된 원문 자료를 폭넓게 동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 대상의 현지성에 튼튼한 기반을 두고 있지만, 문제를 제기하고 해석하는 이론과 방법론의 기초는 사회과학적 보편성에 맞닿아 있다.

“사불동이리동(事不同而理同)이라는 말이 있다. 사물의 구체적 형태는 모두 다르지만, 그 이치는 같다는 내용이다. 사회과학자로서 필자는 이 말을 늘 염두에 두고 학문 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사회과학자의 기본 목표는 모든 사물과 현상의 배후에 내재해 있는 보편적 이치 또는 원리를 규명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보편적 이치와 원리는 현상과 사물의 특수성?개별성을 통해서 구현된다고 믿기 때문에 중국 정치에서도 보편적 이론과 특수하고 개별적인 실재가 어떻게 결합되고 표출되는가를 분석해 보려고 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책은, 한편으로 중국과 다른 사회주의 국가의 경험 또는 중국과 다른 발전도상국의 경험과 비교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는 동시에, ‘역사’라는 시간적 지평과 ‘구조’라는 통시적 지평을 날줄과 씨줄처럼 엮어 내는 서술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중국의 역사?문화적 특징과 중국혁명의 이데올로기적 유산이 현대 중국 정치에 미친 영향을 분석적으로 다루는 한편(2장, 3장), 일반적인 정치체제 분석에서 사용되는 제도와 권력구조, 엘리트와 체제이념에 대한 설명에서는 거꾸로 역사적 형성 과정에 대한 매우 세밀한 접근이 이루어진다(4장, 5장, 6장, 7장). 그런데 이러한 설명이 끊임없이 영국.미국.프랑스 등의 선발국가와 일본.독일 등의 후발 국가, 나아가서는 대만.한국 등 후후발 국가의 경험과 비교된다. 그러다 보니 이 책에서 중국은 이념적으로나 정치체제로서는 ‘사회주의 국가’로 정의되면서도, 다른 한편 국제정치적 위상에 있어서는 ‘거대한 대국’이지만 거시 역사적 발전의 차원에서는 ‘개발도상국’의 차원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 대한 다차원적 접근이 교차적으로 설명되면서, 중국 정치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조망은 더욱 풍부하고 역동적으로 그려질 수 있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필자는 한국.대만.중국 등에서 발견되고 있는 경제발전과 사회변화, 그리고 민주화의 역동적 상호 관계에 주목하면서 성공의 역설이 중국에서는 어떤 정치적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 있는가를 분석해 보려고 했다. 중국은 근대화.현대화라는 보편적?역사적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수많은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경제발전과 부강한 민족국가의 건설을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도 한국이나 대만의 개발독재가 그랬던 것처럼 경제발전과 정치안정을 강조하면서 권위주의적 정치질서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경제발전과 현대화의 성공이 민주화로의 도전을 증폭시키는 성공의 역설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경제발전과 민주화라는 공통의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중국이 반드시 한국이나 대만과 같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구체적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선택과 대응도 다를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 책에서 경제발전과 현대화라는 도전에 직면한 중국의 선택과 대응이 무엇이고, 그것이 중국적 사회주의의 미래와 중국의 민주화에 어떤 영향을 남길 것인가를 분석해 보려고 했다.”

* ‘중국 연구 2세대’의 총결산
흔히 서진영 교수를 한국에서의 ‘중국 연구 2세대’를 대표한다고 말한다. ‘중국 연구 1세대’라고 하면 민두기(서울대 교수), 김상협(고려대 교수), 김준협(고려대 교수), 리영희(한양대 명예교수) 등 1930~40년대 시기에 중국과 일본 등 현지 경험을 갖는 학자들을 말한다. 이들은 중국어에 능하고 중국 문헌과 자료에 대한 훈고학적 철저함으로 중국 근대사 중심의 역사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 하지만 이들은 오로지 중국어와 일본어 문헌에만 의존했고 공산화 이후 현대 중국의 변화에 대해서는 접근할 수 없었으며, 그러다 보니 영어권이 중심이 된 비교 역사 연구의 분야에서 발달한 여러 논의와 연구를 따라가지 못했다.
‘중국 연구 2세대’는 미국 유학의 경험에 기초를 둔다. 최명(서울대 교수), 정종욱(서울대 교수), 김달중(연세대 교수), 유세희(한양대 교수)를 포함해 이 책의 저자 서진영 교수 등이 대표적인데, 대개 미국에서 사회과학 전공으로 중국을 연구했고 이론적 차원의 논의에 익숙하다는 특징이 있다. 중국을 하나의 독립된 정치체제로 접근하고 동시에 비교 사회주의 연구 분야를 개척한 것은 국내에 들어와 대학에 자리 잡은 이들이었다. 대학에서의 중국 연구가 하나의 분과 학문으로 제도화된 것도 이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중국에서의 현지 경험이 없었다. 1990년 이후 중국에 접근이 가능해졌지만, 그때는 이미 이들 대부분이 후진 양성에 주력하거나 학문 이외의 장으로 활동을 옮겨 간 뒤여서, 중국 현지에 기반을 둔 새로운 연구를 개척하지 못했다. 유일한 예외가 바로 서진영 교수다. 서 교수는 1990년대 이후 중국 문헌에 대한 접근을 계속 확대하면서 논문과 저서를 이어갔다.
‘중국 연구 3세대’는 1990년대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학번의 연구자들이었다. 이남주(성공회대 교수), 이정남(고려대 교수) 등이 대표적이고 그 밖에도 다양한 현지 연구 경험을 가진 전성흥(서강대 교수), 정재호(서울대 교수), 이일영(한신대 교수), 백승욱(중앙대 교수), 이희옥(성균관대 교수), 조영남(서울대 교수), 김재철(가톨릭대 교수) 등이 있다. 현재 한국에서 중국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은, 무엇보다도 중국어에 능하고 중국 사회에 대한 친화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는다. 하지만 이들의 약점은 역시 영어권 연구 성과를 폭넓게 흡수하지 못했고 이론.방법론이 취약한 문제를 갖는다. 그러다 보니 중국의 어느 한 지역, 한 주제는 잘 알지만 현대 중국 정치?역사?사회에 대한 전체적 관점과 조망을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런 연구사적 결핍을 메워 준 것이 바로 이 책 저자 서진영 교수다. 서진영 교수의 이번 책은 바로 한국에서의 중국 연구 2세대의 장점과 성과를 총결산하면서 3세대 연구자들과의 연결의 지점을 더욱 튼튼히 하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도 3세대 중국 연구자들이 현대 중국에 ‘새로운 설명’을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서진영 교수의 ‘중국 정치론’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 연구와 강의를 열심히 한 교수가 쓴 책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매우 독자 친화적이라는 데 있다. 문장이 평이하고 내용이 쉽다는 뜻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 정치에 대한 이론이 중국 역사에 대한 서술에 녹아 있고 우연적인 듯 보이는 역사의 전개는 이론의 안내를 받아 체계적 설명으로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을 읽어 가는 순서대로 중국 정치에 대한 나름의 이해력이 차근차근 쌓여 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중국 현대사에 대한 개념적 이해나 정치체제의 여러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 책만큼 좋은 길잡이는 없을 것이다. 논리의 비약도, 이론적 난해함도, 과도한 추상도 없이 그야말로 잘 읽히는 설명은 이 책의 최대 강점이다. 강사나 중국 정치 전공자와 같은 별도의 안내자 없이 혼자 읽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원고를 작성하면서도 필자는 늘 일반인들을 상대로 강의하는 마음으로 쉽고 일상적인 용어로 주요 개념과 논리를 설명하려고 했다. 가급적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개념과 주장은 최소화하면서도 이론적 함의를 내포한 역사적 서술과 경험적 분석을 시도하려고 노력했다. 다시 말해 이론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이론을 생각하게 하는 경험적 분석과 설명을 시도했고, 역사와 이데올로기, 그리고 제도를 통해 중국적 특수성과 개별성을 드러내 보이는 동시에 이런 특수성과 개별성에 내재되어 있는 보편적 이론, 경제발전과 정치개혁, 민주화의 역동적 이론의 의미를 모색하고자 했다.”

이 책 본문의 친절한 설명과 풍부한 설명주, ?보론?의 논의를 읽다 보면 저자인 서진영 교수가 얼마나 성실한 연구와 강의를 해왔는가를 잘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보론 4-1 왕후이와 중국의 신좌파?는 서진영 교수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서진영 교수의 중국 연구실>(http://www.eastasianstudies.org)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에 대한 대답을 옮겨 놓은 것이다. 그리고 ?보론 9-1 중국의 경험이 북한에 주는 함의는 무엇인가?는 중국 연구를 우리가 당면한 문제와 연결시켜 보려는 노력의 소산이다. 그 밖에도 중국 사회의 여러 단면들이 설명주 곳곳에 집약되어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읽을 수 있는” 현대 중국 정치론이다.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서술을 미덕으로 하고 있다. 그러니 비단 연구자나 전공자만이 아니라, 비전과 격조를 갖춘 정치가나 기업가라면 응당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과 일본과 함께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현대 중국을 모르고서야 어찌 우리 사회를 이끄는 엘리트라 할 수 있겠는가.

* 이 책에 나타난 서진영 교수의 중국 정치관
이 책은 사회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퍼즐, 또는 수수께끼를 제시하면서 그것을 풀어 가는 과정에서 행위자들의 선택과 결정, 성공과 실패를 분석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제기하고 있는 퍼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중국적 사회주의가 살아남을 수 있었고,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한 성공의 이유는 무엇인가. 둘째, 세계를 놀라게 할 정도의 고도성장 경제를 실현한 중국적 사회주의는 21세기에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중국도 역시 한국이나 대만에서 그랬던 것처럼 경제발전의 성공이 중국적 사회주의를 위협하는 ‘성공의 역설’을 경험하게 될 것인가. 셋째, 21세기 중국 사회가 당면하게 될 현대화?세계화?민주화의 도전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과연 무엇인가. 중국적 사회주의는 한국이나 대만과 같은 민주주의의 경로를 걸어가게 될 것인가, 아니면 중국식 민주주의의 길을 모색해 갈 것인가.
이상은 21세기 중국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질문들이지만, 사회과학적인 관점에서 경제변화와 정치변화의 상호 연계성을 규명하기 위해서도 대단히 흥미롭고 의미 있는 질문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퍼즐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은 중국 정치의 환경적?구조적 조건을 형성하고 있는 역사?이데올로기?정치제도와 권력구조를 분석하고, 행위자의 선택과 결정으로 나타나는 구체적인 개혁개방정책이 중국의 경제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경제사회의 변화가 중국 정치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를 규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의 역사적 전통과 지배적 이데올로기와 정치제도를 분석함으로써 중국적 사회주의의 특징이 형성된 배경과 조건을 검토했고, 중국의 개혁정치의 성격을 규명하려고 했다. 특히,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을 중심으로 중국의 경제사회의 시장화?개방화?자유화?현대화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했고, 이와 같은 경제사회의 변화가 중국적 사회주의의 현재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규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것은 서진영 교수가 중국 정치를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진영 교수에게 있어서 정치는 구조와 이론에 의해 결정되는 피동적인 행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주요 행위자들의 자의적 결정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서진영 교수의 ‘정치’는 역사와 전통, 이데올로기와 제도와 같은 환경?배경?구조가 주는 제약의 범위 안에서 행위자들의 선택이 만들어 내는 역사 창조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서진영 교수는 중국 정치의 구조적 조건들, 이를테면 역사적?환경적 배경, 문화와 이데올로기, 정치제도가 주는 구조적 제약 조건을 분석하면서도 동시에 개혁개방이라는 행위자들의 선택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결정되었고, 그런 선택의 결과가 무엇인가를 분석함으로써 중국 정치의 역동성을 규명하려 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다른 책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론과 실재, 구조와 행위자, 그리고 정책적 선택의 결과로 나타는 성공과 좌절이 모두 종합적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따라서 중국 정치를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이 생생하고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이 책의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는 중국 정치의 역동성에 대한 ‘균형 있는 해석과 설명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서진영 교수의 논문과 저술은 모두 의미 있는 퍼즐, 또는 수수께끼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관점, 다양한 밴티지 포인트(vantage point)를 검토하면서 중국 정치의 다양한 측면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서진영 교수의 관심은 중국 정치의 중앙 무대에서 활동하는 주연뿐만 아니라, 지방과 주변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인과 집단 등 다층적 행위자들의 다양한 밴티지 포인트까지 분석 대상으로 삼으로써 중국 정치의 역동성과 함께, 그 다양성을 들어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 중국 연구에서 서진영 교수의 기여
서진영 교수를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중국 정치 전문가라고 평가하는 데 이론은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학의 지평을 넓히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서진영 교수는 사회과학 분야의 새로운 문제의식과 이론을 도입하여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정치를 분석해 냄으로써 중국학의 지평을 넓히고, 중국학을 협소한 지역학의 범주에서 뛰어넘을 수 있게 했다. 흔히 중국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중국에 매몰되어 중국적 특수성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서진영 교수는 중국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사회과학의 보편적 이론과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서진영 교수의 논문이나 저서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사회과학 이론에서 출발하는 문제의식을 제시하면서도 이론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중국 특색의 정치 현상을 탐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과학 분야에서 주요한 이론적 문제의식, 이를테면 근대화와 민주화 과정에 대한 사회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중국 정치를 분석함으로써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현실의 중국 정치를 보편적인 비교정치학과 비교역사학의 분야로 끌어내고 있으며, 중국학을 협소한 지역학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둘째, ‘중국학 연구의 한국화’에도 기여해 왔다. 서진영 교수는 현대 중국 정치에 대한 서방 학자들의 연구 업적이나 중국식 해석을 일방적으로 수용?추종하지 않으면서, 특정한 정치적?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치우침 없이 한국인의 관점에서 중국 정치를 해석?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서진영 교수는 중국 정치와 관련된 원문 자료를 꼼꼼하게 검토하고, 원 자료를 중심으로 중국 정치를 분석하면서도 중국 정치에 대한 서구학계의 다양한 시각과 해석, 그리고 중국 측의 주장을 비교?검토하면서 주체적 입장에서 종합함으로써 ‘중국학의 한국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셋째, 중국 정치 연구의 대중화에도 앞장 서 왔다. 서진영 교수는 복잡하고도 난해할 수 있는 사회과학적 이론이나 중국적 특수성을 평이하고도 명료한 용어와 개념으로 재구성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논문이나 저술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서진영 교수의 중국 정치에 대한 강의는 ‘이야기 삼국지’ 같다고 할 만큼 중국 정치를 재미있게 풀어 설명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수많은 수강생들의 문제의식과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서진영 교수는 자신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정치에 대한 수많은 질의에 대해 하나하나 성심성의껏 답변해 줌으로서 연구자의 자세와 성실성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이제 2008년 2월 말로 고려대 정외과 교수로서는 정년을 마치는 서 교수의 이번 책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목차

서문

제1장 서론: 중국과 중국 사회, 중국 정치
제2장 역사: 중국 정치의 역사적 배경
보론|중국공산당과 중국혁명의 세 가지 유산 : 마르크스-레닌주의, 옌안공산주의, 그리고 신민주주의
제3장 이데올로기: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중국적 사회주의
보론|중국적 사회주의 :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마르크스주의
제4장 이데올로기 : 세계화시대의 중화민족주의
보론|왕후이와 중국의 신좌파
제5장 정치제도: 중국의 당-국가제도(I)
제6장 정치제도: 중국의 당-국가제도(II)
제7장 권력구조: 중국공산당과 권력엘리트 변화
보론|중국의 간부제도
제8장 개혁개방의 배경: 마오쩌둥 시대의 유산
보론1|마오쩌둥 시대는 실패했는가
보론2|마오쩌둥 탄생 110주년 기념: 다시 살아나는 마오쩌둥
제9장 덩샤오핑의 역사적 노선전환과 발전전략
보론|중국의 경험이 북한에 주는 함의는 무엇인가
제10장 경제개혁의 이론과 실제
제11장 사회주의 초급단계론과 사회주의 시장경제론
제12장 경제발전과 사회 계층구조의 변화
제13장 ‘성공의 역설’: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의 분출
제14장 천안문사건과 신권위주의 정권 등장
보론|개혁정치와 신권위주의론
제15장 자오쯔양과 중국 개혁정치의 한계
제16장 ‘성공의 역설’과 정치개혁 논쟁
제17장 결론: 민주화의 도전과 중국적 사회주의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