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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외교: 부시, 네오콘 그리고 북핵 위기

발행사항
서울: 사계절, 2008
형태사항
323 p.; 23cm
ISBN
9788958282853
청구기호
349.115042 프239ㅅ
서지주기
색인 수록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0548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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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10548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부시 정부 8년, 실패한 대북 외교의 기록

부시와 대북 강경파 외교, 안보 관료들은 집권 초부터 북한에 대해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외교 정책을 고수했다. 북한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일종의 ‘보상’으로 여긴 그들은 클린턴 정부 말기에 마련된 북미 화해 분위기를 뒤엎고 북한에 대한 무관심과 무시로 일관했다. 경색된 북미 관계는 북한의 핵 실험으로 최고조의 위기를 맞는다. 이후 부시는 대북 정책의 전환을 모색했고, 임기 말인 현재 외교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북한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임기 내에 북핵 문제가 완전 해결(핵 폐기)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 부시 정부에서 대북 협상 특사로 활동한 저자 찰스 프리처드는 이 책에서 자신이 가까이에서 지켜본 부시 정부의 외교적 실패를 생생하게 기록한다.

이명박 정부, 부시의 실패한 외교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이 책은 단지 미국의 전직 외교관이 미국의 외교 정책을 회고한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10년 만에 집권한 한국의 보수 정권이 새로운 남북 관계를 수립하는 데 있어 반드시 귀담아 들어야 할 제안을 담고 있다. 새 정부 들어 남북한 사이에 거칠고 불필요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는 이 책에 묘사된 부시 집권 초기 미국과 북한 사이에 오간 말싸움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북한이 개방하고 핵을 폐기한 후에만 경제적 지원이나 대화가 가능하다고 전제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틀인 ‘비핵, 개방, 3000’ 역시 협상이나 대화, 상응 조치 제공을 통한 핵 문제 타결 가능성을 배제한 부시의 초기 대북 정책과 유사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험 요소와 불확실성을 없애고 지난 10년간 애써 마련한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 새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부시의 ‘실패한 외교’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북미 관계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다

클린턴 정부 말기 미국의 대북 정책은 한국, 일본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고, IAEA의 사찰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동결되었으며,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제네바 기본합의의 준수 여부와 미사일을 관리할 수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남북한 정상회담, 북미 고위급 관료들(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조명록 차수)의 상호 방문과 회담에 이어 클린턴 - 김정일 정상회담이 실현 직전까지 논의될 만큼 북미 관계는 어느 때보다도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2001년 집권한 부시는 기존의 대북 정책을 점검한 후 클린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실패’라고 선언하고 클린턴 정부의 대북 정책을 모두 배제하는, 이른바 ABC(Anything But Clinton) 정신을 핵심 기조로 삼았다. 부시 정부의 대북 정책 점검 결과는 동맹국들과의 조율을 거치지도 않은 채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고 이후 북한과 미국은 거친 설전을 벌이게 된다.

협상 무대 뒤 네오콘들의 보이지 않는 손

부시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경한 기조로 만든 이들은 체니 부통령, 럼스펠드 국방장관,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 등 행정부 내 외교 라인에 포진된 네오콘들이다. 이들은 ‘악의 축’ 북한 정권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나쁜 행동에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을 내건다. ‘도덕적 순수성’으로 무장한 채 일체의 포용 전략을 배제한 대북 정책을 내세운 것이다. 실제로 대북 온건론자인 파월 국무장관은 클린턴 정부의 대북 정책을 계승하려 했지만 네오콘들의 저지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는 강경파들과 부딪히고 현실감 없는 정책에 절망한 프리처드의 경험담이 나와 있다. 그는 6자회담이 시작되는 과정에서 직책상 자신이 협상 대표가 되어야 함에도 네오콘들의 방해로 소외되자 사표를 던지게 된다. 부시 2기 들어 보다 온건한 방향으로 대북 정책이 변화된 계기도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들의 퇴조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북미 관계의 패러다임, 무시 - 교착 - 위기 - 협상

부시 행정부는 일관된 대북 로드맵을 갖고 있지 않았다. 사실상 북한을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는 부시의 대북 정책은 2002년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시인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미국은 중유 선적을 중단하고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기에 이른다. 북한도 이에 맞서 동결된 영변 핵시설을 가동하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한다. 중국의 외교적 중재로 어렵사리 마련된 6자회담은 수차례 결렬되고 마침내 2006년 10월 북한은 핵 실험을 감행한다. 부시의 재선 이후 중간 선거에서 패배한 공화당은 전면적인 외교 정책의 수정이 필요함을 깨닫고 보다 적극적인 북미 양자 접촉에 나섰다. 이처럼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별다른 철학이나 정책 없이 무관심하다가 관계가 악화되고 위기를 맞아서야 비로소 협상에 나서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집권 8년을 허비한 결과를 낳았다.

부시의 대북 외교는 왜 실패했는가?

(1) 도덕적 접근과 말의 비용

부시의 외교는 왜 실패했을까? 우선 부시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도덕적 접근과 말의 비용을 들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악의 축’, ‘폭정의 전초 기지’ 등 북한을 규정하는 부시와 핵심 관료들의 말은 단순한 정치적 레토릭에 그치지 않았고 실제로 협상 교착의 원인이 되었다. 나날이 험악해지는 레토릭이 북미 양국의 언론과 성명을 통해 쏟아져 나왔고 북한은 테러 지원국이라는 ‘모자’를 쓰고 회담에 나설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한 ‘나쁜 행동에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부시 행정부의 도덕적 대북 접근은 초기 북미 협상 자체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었다. 2007년 이후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 전환은 바로 도덕적 접근의 포기로부터 시작되었다. 인권 문제를 포함한 ‘북한 문제’에서 ‘북핵 문제’로 정책의 우선순위가 전환되고, 마침내 도덕이 아니라 현실로 돌아오면서 돌파구가 마련되었다.

(2) 양자 대화 거부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양자협상을 거부함으로써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주변국이 함께 참여하는 6자회담이라는 새로운 회담 형태가 등장한다. 6자회담은 우여곡절 끝에 2003년 8월부터 시작되었지만, 핵심적 의제는 6자회담 중에 진행된 북미 직접 대화를 통해 논의되었다. 수차례 교착된 6자회담은 부시 집권 2기 미국이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한 후에야 비로소 순조롭게 굴러갈 수 있었다. 저자는 양자 대화를 완강하게 거부한 부시 집권 1기를 북한의 핵 보유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실패한 ‘잃어버린 기회’였다고 평가한다. 부시 행정부의 북한에 관한 무관심은 결국 북한의 핵 보유 과정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무능으로 드러났다.

(3) 한미 동맹의 약화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김대중 정부의 ‘포용정책’과도 충돌했다. 저자가 직접 목격한 부시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첫 번째 전화 통화에서 알 수 있듯이, 부시는 북한은 물론 주요 동맹국이자 대북 정책의 또 다른 한 축이 되어야 할 한국에 대해서도 무지했고 무관심했다. 프리처드는 부시의 무지함에 충격을 받고 대통령의 요청으로 한국 정치와 남북한 관계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한 역할에 대한 보고서를 쓰기도 했다. 남북한이 정상회담을 통해 화해 분위기를 마련했지만 부시는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지지하지 않았고 2002년 한국 대선에서 보수적인 대북관을 가진 이회창을 노골적으로 지지한다.

부시 정부 말기, 북핵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클린턴 행정부 말기 북한은 핵시설을 동결한 상태였다. 부시는 이 상태를 물려받았으나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와 다량의 핵물질을 갖게 했다. 지금도 북한과 미국은 양자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기껏해야 북한의 핵 신고와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경제적 대가 제공이 가능한 정도다. 따라서 부시 임기 내에 북핵 폐기가 불가능할 것임은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8년의 시간을 허비한 것은 분명 ‘실패한 외교’라 할 수 있다. 대북 실용주의와 상호주의를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는 부시 행정부 8년의 사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비현실적인 원칙만을 강조하고 타협과 협상을 거부하는 태도로는 많은 기회를 놓쳐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목차

옮긴이의 말
한국어판 저자 서문
들어가는 글

1장. 위기의 전주곡

1부. 레토릭의 역할 : Yes 끌어내기
2장. 고농축우라늄을 둘러싼 대립
3장. 부시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사람은 누구인가?
4장. 다자 틀 만들기

2부. 6자회담의 기원
5장. 워싱턴과 서울, 불화
6장. 6자회담 참여국들

3부. 6자회담
7장. 6자회담의 성적표
8장. 제4,5 차 회담, 잘못된 출발인가 낙관주의의 원인인가
9장. 결과와 책임
10장. 미사일, 핵무기 그리고 회담
11장. 평양과 양자회담, 그 기록
12장. 상설 안보 포럼의 수립

맺음말

부록 1. 김계관에게 보내는 프리처드의 편지
부록 2. 다가오는 3자 대화의 목표와 주제, 목적에 대한 개략적 메모
부록 3. 크리스토퍼 힐의 성명
부록 4.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관한 보고서
부록 5. 합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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