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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동아시아, 전쟁의 기억과 평화의 꿈
- 아래로부터 살펴보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동아시아인의 삶과 정체성 -
기획 의도 및 핵심 요약
동아시아에서 평화롭게 산다는 것은 21세기가 되던 무렵에야 상상할 수 있었다. 동북아 공동체 담론은 중국, 일본, 미국의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배경으로 했던 과거의 공동체와는 달리 ‘아래로부터의(bottom-up)’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그렇지만 일본 체제의 군국주의적 재무장, 평화헌법 9조의 상실 위기, 일본과 중국 정부의 역사 왜곡, 북한의 핵,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신자유주의 강화 등은 교류와 소통이 가능한 동아시아 평화 공동체의 가능성을 유토피아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다양하기에 통일을 꿈꾸고, 전쟁과 분쟁의 위기 속이기에 평화가 절실해진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세계를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분단시키고 있다. 동서의 분단 대신 남북의 분단,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분단을 만들었고, 세계를 20:80의 사회로 만들어 80의 세계를 철저하게 분열시키려 한다. 동아시아에는 한반도를 비롯하여 곳곳에 여전히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 그렇다면 나와 타자가 공존할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인’의 연대감을 공유할 수 있고 소통이 가능한 공동체를 상상할 수는 없는가?
이 책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아래로부터 천착해온 한국 학자들의 연구가 평소 동아시아의 전쟁과 냉전 문제에 아래로부터 관심을 가져온 해외 연구자들의 관심을 촉발하여, 새로운 시각과 주제의 논문을 발굴하고 공동발표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세 축으로 인식한다. 첫 번째 축으로는 다양한 민중의 기억을 통해 두 전쟁의 성격이나 사회문화적 결과를 살펴보려 했다. 두 번째 축으로는 일국적 차원을 넘어 한국, 일본, 오키나와, 중국, 베트남의 전쟁을 연속적으로 살펴보려 했다. 세 번째 축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의 연관성 속에서 전쟁이 일본과 중국의 동포사회에 던진 문제를 살펴보려 했다. 두 전쟁이 동아시아 지역의 나라들에 어떤 연관성과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아래로부터 접근해나가려 했던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전쟁이나 수많은 사건을 지역사회만의 틀로 이해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며, 그 연관관계는 정치사뿐 아니라 민중의 수준에서도 가로질러 있다. 또한 우리가 달성해야만 할 ‘동아시아 평화 공동체’도 역시 연관적 인식을 할 때에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기획된 이 책은 동아시아의 전쟁을 민중적·연관적으로 인식함으로써 동아시아 평화 공동체를 모색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내용 소개
제1부는 구술사 방법론을 통하여 한국전쟁을 이산가족, 지역민, 전쟁미망인이라는 주제로 파헤쳐 본다. 월북·월남가족의 생애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 분단구조의 모순을 담지한 집약처임을 보이고(1장), 한국전쟁으로 지역사회가 해체되는 장면을 생생하게 증언하며(2장), ‘강한 어머니’를 중심으로 살아남은 가족에게 전쟁과 아버지의 부재가 어떤 흔적으로 남았는지(3장) 파헤친다.
제2부는 한국전쟁과 일본 사회의 민중적 시각과 오키나와의 맥락에서 그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시도한다. 일본 패전 후 한국전쟁 발발로 이어지는 시기 여성노동자들의 경험에 주목하여 전후 여성해방에 대해 비판적으로 고찰했다. 전시경제에 여성이 대대적으로 참여했으며 전후 민주화 과정에서 여성이 해방되었다는 서구의 통념은 일본에도 그대로 수용되었으나, 저자는 패전 후 여성 섬유노동자의 구체적 삶을 통해 이것이 허구임을 폭로한다(4장). 그리고 한국전쟁 직전에 미군의 직접 점령과 일본에서의 분리에 의해 거의 ‘무권리 상태’로 국제무대에 내던져진 오키나와에서 민중이 미군의 정책과 구조, 국제관계에 규정되면서도 그러한 구조를 흔들고 변화를 촉구해왔음을 밝힌다(5장).
제3부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의 1950년대 연속 시간 속에서 일본과 중국 지역 동포들의 삶과 운동의 의미를 새롭게 조망한다. 한국전쟁 시기에 전쟁난민인 동시에 젠더의 억압을 받는 이중의 약자였던 재일조선인 여성들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 모습을 살피면서, 저자는 여성문제 앞에서 과연 민족주의를 부정적으로만 보아야 하는지 반문한다(6장). 광복 후 남북의 갈등은 재중조선족 사회에도 투사되어 고통을 내면화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자 동지였던 중국 조선족 주역들이 광복과 함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으로 갈라져 사활을 건 투쟁을 해야만 했던 현실에 재중 조선족 학자인 저자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7장).
제4부에서는 베트남인이나 한국의 참전 군인과 민간인들에게 베트남전쟁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 그리고 베트남전쟁은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힌다. 베트남인들이 ‘항미전쟁’이라고 부르는 베트남전쟁이 문학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핀 저자는, 전후 베트남 사회에 진정한 통일은 인간애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전쟁 희생자들의 아픔이 치유될 때 비로소 진정한 평화도 온다는 메시지를 발견한다(8장). 한편, ‘월남재벌’ 한진의 베트남 진출은 미국의 ‘안보 상업화’에 한국 기업이 결합한 것으로, 파월기술자들의 일상은 준(準)병영생활이었고 노동은 목숨을 내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것이었다. 저자는 최근까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베트남전쟁 시기 파월기술자의 생활, 파월경제특수에 가려진 자본과 노동의 갈등, 당시 전쟁이 초래한 사회사적 변화의 단층을 드러낸다(9장). 마지막으로 베트남전쟁 중의 군사문화를 고찰해 우리 몸에 체화된 국가주의와 이분법적인 흑백논리, 적과 아를 구분하는 집단적 폭력성, 반공 이념과 레드 콤플렉스, 접대문화와 성매매 및 폭력의 정당화, 총력전과 충성이라는 집단주의가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상처로 남아 있음을 발견한다(10장).
- 아래로부터 살펴보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동아시아인의 삶과 정체성 -
기획 의도 및 핵심 요약
동아시아에서 평화롭게 산다는 것은 21세기가 되던 무렵에야 상상할 수 있었다. 동북아 공동체 담론은 중국, 일본, 미국의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배경으로 했던 과거의 공동체와는 달리 ‘아래로부터의(bottom-up)’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그렇지만 일본 체제의 군국주의적 재무장, 평화헌법 9조의 상실 위기, 일본과 중국 정부의 역사 왜곡, 북한의 핵,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신자유주의 강화 등은 교류와 소통이 가능한 동아시아 평화 공동체의 가능성을 유토피아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다양하기에 통일을 꿈꾸고, 전쟁과 분쟁의 위기 속이기에 평화가 절실해진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세계를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분단시키고 있다. 동서의 분단 대신 남북의 분단,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분단을 만들었고, 세계를 20:80의 사회로 만들어 80의 세계를 철저하게 분열시키려 한다. 동아시아에는 한반도를 비롯하여 곳곳에 여전히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 그렇다면 나와 타자가 공존할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인’의 연대감을 공유할 수 있고 소통이 가능한 공동체를 상상할 수는 없는가?
이 책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아래로부터 천착해온 한국 학자들의 연구가 평소 동아시아의 전쟁과 냉전 문제에 아래로부터 관심을 가져온 해외 연구자들의 관심을 촉발하여, 새로운 시각과 주제의 논문을 발굴하고 공동발표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세 축으로 인식한다. 첫 번째 축으로는 다양한 민중의 기억을 통해 두 전쟁의 성격이나 사회문화적 결과를 살펴보려 했다. 두 번째 축으로는 일국적 차원을 넘어 한국, 일본, 오키나와, 중국, 베트남의 전쟁을 연속적으로 살펴보려 했다. 세 번째 축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의 연관성 속에서 전쟁이 일본과 중국의 동포사회에 던진 문제를 살펴보려 했다. 두 전쟁이 동아시아 지역의 나라들에 어떤 연관성과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아래로부터 접근해나가려 했던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전쟁이나 수많은 사건을 지역사회만의 틀로 이해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며, 그 연관관계는 정치사뿐 아니라 민중의 수준에서도 가로질러 있다. 또한 우리가 달성해야만 할 ‘동아시아 평화 공동체’도 역시 연관적 인식을 할 때에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기획된 이 책은 동아시아의 전쟁을 민중적·연관적으로 인식함으로써 동아시아 평화 공동체를 모색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내용 소개
제1부는 구술사 방법론을 통하여 한국전쟁을 이산가족, 지역민, 전쟁미망인이라는 주제로 파헤쳐 본다. 월북·월남가족의 생애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 분단구조의 모순을 담지한 집약처임을 보이고(1장), 한국전쟁으로 지역사회가 해체되는 장면을 생생하게 증언하며(2장), ‘강한 어머니’를 중심으로 살아남은 가족에게 전쟁과 아버지의 부재가 어떤 흔적으로 남았는지(3장) 파헤친다.
제2부는 한국전쟁과 일본 사회의 민중적 시각과 오키나와의 맥락에서 그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시도한다. 일본 패전 후 한국전쟁 발발로 이어지는 시기 여성노동자들의 경험에 주목하여 전후 여성해방에 대해 비판적으로 고찰했다. 전시경제에 여성이 대대적으로 참여했으며 전후 민주화 과정에서 여성이 해방되었다는 서구의 통념은 일본에도 그대로 수용되었으나, 저자는 패전 후 여성 섬유노동자의 구체적 삶을 통해 이것이 허구임을 폭로한다(4장). 그리고 한국전쟁 직전에 미군의 직접 점령과 일본에서의 분리에 의해 거의 ‘무권리 상태’로 국제무대에 내던져진 오키나와에서 민중이 미군의 정책과 구조, 국제관계에 규정되면서도 그러한 구조를 흔들고 변화를 촉구해왔음을 밝힌다(5장).
제3부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의 1950년대 연속 시간 속에서 일본과 중국 지역 동포들의 삶과 운동의 의미를 새롭게 조망한다. 한국전쟁 시기에 전쟁난민인 동시에 젠더의 억압을 받는 이중의 약자였던 재일조선인 여성들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 모습을 살피면서, 저자는 여성문제 앞에서 과연 민족주의를 부정적으로만 보아야 하는지 반문한다(6장). 광복 후 남북의 갈등은 재중조선족 사회에도 투사되어 고통을 내면화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자 동지였던 중국 조선족 주역들이 광복과 함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으로 갈라져 사활을 건 투쟁을 해야만 했던 현실에 재중 조선족 학자인 저자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7장).
제4부에서는 베트남인이나 한국의 참전 군인과 민간인들에게 베트남전쟁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 그리고 베트남전쟁은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힌다. 베트남인들이 ‘항미전쟁’이라고 부르는 베트남전쟁이 문학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핀 저자는, 전후 베트남 사회에 진정한 통일은 인간애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전쟁 희생자들의 아픔이 치유될 때 비로소 진정한 평화도 온다는 메시지를 발견한다(8장). 한편, ‘월남재벌’ 한진의 베트남 진출은 미국의 ‘안보 상업화’에 한국 기업이 결합한 것으로, 파월기술자들의 일상은 준(準)병영생활이었고 노동은 목숨을 내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것이었다. 저자는 최근까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베트남전쟁 시기 파월기술자의 생활, 파월경제특수에 가려진 자본과 노동의 갈등, 당시 전쟁이 초래한 사회사적 변화의 단층을 드러낸다(9장). 마지막으로 베트남전쟁 중의 군사문화를 고찰해 우리 몸에 체화된 국가주의와 이분법적인 흑백논리, 적과 아를 구분하는 집단적 폭력성, 반공 이념과 레드 콤플렉스, 접대문화와 성매매 및 폭력의 정당화, 총력전과 충성이라는 집단주의가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상처로 남아 있음을 발견한다(10장).
목차
머리말·동아시아, 전쟁의 기억과 평화의 꿈
제1부 한국전쟁과 사회 그리고 가족
01 분단사회의 ‘국민되기’와 가족: 월남가족과 월북가족의 구술 생애 이야기를 중심으로 _조은
02 한국전쟁과 이산가족: 지역에서 이산가족의 기억과 고통 _김귀옥
03 ‘전쟁미망인’과 가족 _이임하
제2부 한국전쟁과 일본 사회
04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여성해방’: 섬유노동자의 경험을 통해서 _후지메 유키
05 한국전쟁 전야의 오키나와, 1948~1950년 _와카바야시 치요
제3부 전쟁과 재외한인 사회
06 한국전쟁 시기 재일조선인 여성의 삶과 투쟁 _송연옥
07 광복 후 이념이 연출한 재만조선인 사회의 갈등 _류연산
제4부 베트남전쟁의 기억, 베트남전쟁과 한국 사회
08 베트남전쟁과 베트남인의 기억: 소설을 중심으로 _호티롱안
09 베트남전쟁과 파월경제특수의 사회사: ‘월남재벌’ 한진과 파월기술자의 저항 _윤충로
10 파월장병의 전쟁 담론과 군사문화의 일상화 _이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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