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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인간이기 때문에 누려야 할 권리

대등서명
Rethinking human rights for the new millennium
발행사항
서울 : 모티브북, 2013
형태사항
400 p. ; 23 cm
ISBN
9788991195530
청구기호
342.1 필78ㅇ
일반주기
색인수록 원저자명: A. Belden Fields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4162대출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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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번호
    00014162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인권의 소개를 넘어 그것의 정초를 철저하게 탐구하고 싶은 진지한 독자들에게
주저하지 않고 추천할 수 있는 책이 드디어 나왔다!
― 조효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이 책의 출간의 의미


인권이라는 개념은 매우 널리 알려져 있는 개념이다. 그러나 그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에 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다. 사람은 누구나 특정한 시간과 공간 안에 구성되어 있는 맥락 내부에서 생활한다. 각 개인이 누리는 권리는 모두 그와 같은 역사적 맥락 안에서 형성되고 공인받은 소산이다. 인권은 분명히 이와 같은 권리 가운데 하나이다. 반면에 인권 침해는 국가를 비롯한 사회적 강자의 손에 의해 자행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강자란 각 사회 안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힘을 가진 자들을 뜻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침해자들로부터 인권을 보호하려면 외부 사회로부터 비판적인 시선 또는 개입이 필요하다. 인권이라는 개념은 태어날 때부터 이처럼 문화적 전통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종의 보편적 합리성을 함축했다.
보편적 합리주의와 문화상대주의 사이의 긴장은 이론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각국의 정치 현실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18세기 이래 서유럽과 미국에서, 그리고 20세기에는 유엔을 위시한 수많은 국제기구들을 통해서, 다양한 종류의 인권들이 선포되었다. 그러나 세계에는 여전히 이와 같은 인권 선언을 개의치 않는 정권들이 많고, 국제 인권 규약에 서명하고 비준한 나라라고 할지라도 인권의 보장을 안보라든지 경제 성장 따위 여타 가치보다 우선해서 지키지만은 않는다. 특히 소수 종족이나 장애인, 여성, 빈민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은 일상적으로 무시되는 것이 보통이다.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맥락 안에서 강자가 약자의 인권을 유린할 때, 해당 맥락의 바깥으로부터 나오는 비판 또는 개입이 없다면 인권이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다.
필즈는 인권 개념의 역사와 이 개념을 둘러싼 이론적 논의의 핵심 사항을 비판적으로 요약한 다음에 자기 나름의 시각을 제시한다. 그는 이를 전체론적(holistic) 시각이라고 부르면서, 이를 통해 보편적 합리주의와 문화상대주의 사이의 긴장을 지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즈의 전체론적 시각은 모든 인간에게 발전의 잠재력이 있다는 보편적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실제적 권리는 사회적 인정이라고 하는 역사적 맥락에 의해서 실현된다는 사실이 그 전제에 곁들여진다. 그리하여 배제가 투쟁으로 이어짐으로써 인권의 동력이 마련된다는 동태적 역사관이 전개된다. 이러한 전체론적 시각 안에서 필즈는 정치적/시민적 권리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가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민주주의가 별개의 사항일 수 없음을 밝힌다. 나아가 인간의 자기결정과 상호결정이 동시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자유/평등/연대의 권리 역시 상호의존적으로 결합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새로운 천 년을 위해 인권을 다시 생각한다』이다. 20세기의 인권 상황이 얼마나 불만스러웠는지를 확인하고, 새로운 천 년에는 개선되기를 희망하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전쟁이나 테러리즘을 인권 침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면 인권을 침해하는 주요 주체로서 근대국가라는 현상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현대사에서는 민족국가를 향한 열망이 워낙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인권 침해의 주체로서 국가가 어떤 위험을 본질적으로 내포하는지에 관한 경계가 대단히 느슨하다. 미국은 국가 권력에 대한 경계의 필요를 잊지 않은 상태에서 탄생했지만, 이 책에서 고발되고 있는 다양한 사례에서처럼 국가에 의한 인권 침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물며 국가 권력에 대한 경계가 느슨한 한국에서는 인권에 관해 보다 깊은 성찰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 아래서 인권 상황이 악화된 사실이 그러한 필요를 실증한다.
필즈는 주요 인권 선언들이 서양의 근대에 시작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권의 개념이 서양에게 독점되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서양 이외의 다양한 지역에서 비록 “인권”이라는 용어는 전통적으로 사용되지 않았을지라도, 인권의 개념과 흡사한 사고방식과 가치는 존재했다는 것이다. 저자가 책 안에서 강조하듯이, 인권이 무엇인지, 인권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 것인지 등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열린 문제이다. 인권이 한국의 전통에 배치되는 서양의 관념인지, 한국에서 인권을 강조하는 것은 서구중심주의에 매몰된 결과인지를 포함해서 이 책에서 제시되는 주요한 주장들은 모두 개방된 논쟁의 주제에 해당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독자들은 인권의 실천과 이론에 관한 간략한 역사를 파악함과 동시에 인권이라는 개념이 현실의 일상생활에서 어떤 무게를 지니는지를 이해하기에 상당히 명료한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주요 내용 소개

이 책의 첫 부분에서는 구체적인 물질적 투쟁, 이론가들의 어휘들, 그리고 역사에서 활약한 배역들의 언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를 검토한다. 18세기 말 인권에 관한 위대한 문서들에서 상호작용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핀다.
제1장은 17세기 디거스의 영수 제라드 윈스탠리의 요구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생활필수품에 대해 모든 사람이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서양의 위대한 이론가 네 명, 홉스, 로크, 루소, 그리고 칸트의 작품을 검토한다. 그들의 저술이 인권에 관한 우리의 근대적 사유에 기여한 측면을 살핀다. 다음으로는 18세기 말에 혁명적 행위자들이 인권에 관해서 작성했던 획기적인 진술들을 고찰한다. 미국 독립선언서, 미국 헌법과 수정헌법 처음 10조항(권리장전), 그리고 프랑스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에 관한 선언문 등이다. 제1장은 18세기와 19세기에 인권이라는 발상을 거부한 사례들을 살펴봄으로써 마무리한다. 버크, 벤담, 마르크스의 사례를 살펴보고, 아울러 이성에 근거한 인권이라는 사고방식을 흄의 사상이 어떻게 암묵적으로 파괴하고 있는지를 고찰한다.
제2장에서는 20세기의 현상 가운데 인권이라는 이념과 실천에 대해 유난히 비우호적이었던 것들을 논의한다. 전체주의의 발흥, 전례가 없는 규모의 인종청소, 그리고 세계대전 등이다. 이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민족국가들의 대표 사이에 합의된 국제 문서의 형태로 응집된 인권에 대한 대응을 살펴본다. 이러한 문서들의 내용에 관해 1960년대 중반에 출현한 이견들을 검토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20세기 후반에 제안된 인권 개념을 사람들이 받아들일 때 작용했던 다양한 근거들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제3장에서는 인권에 관해 다르게 생각할 방법을 제안한다. 이는 하나의 가치 또는 개념을 가지고 인권의 토대로 삼으면 안 된다고 보는 방법이다. 이를 저자는 “전체론적” 방법이라고 부른다. 이 주장은 11개의 명제로 표현되며, 각 명제에 관해 상술한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개념들을 발전론적 순서에 따라 열거하면, 인간의 잠재력, 상호결정 또는 자기결정, 물질적 및 문화적 맥락과의 일치, 지배, 투쟁, 그리고 사회적 인정이다. 제3장의 말미에서는 그 앞에서 이뤄진 개념적 명제들과 주장들에 입각해서 볼 때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다양한 주체들 그리고 다양한 피해자들의 표와 함께 간략한 논의가 제시된다.
제4장은 제3장의 말미에서 얼개 수준으로 제기된 인권 보유자와 인권 침해자의 문제를 더욱 깊게 탐구한다. 특히 서양에서 권리의 보유자는 개인에 국한되는 것처럼 종종 논의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이 펼쳐진다. 어떤 종류의 집단이나 공동체가 인권을 타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지를 살핀다. 아울러 국가 이외의 존재들도 인권을 침해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상향식” 접근법으로 먼저 효과와 피해자들을 살피고, 그 다음에 누구 또는 무엇이 침해자인지를 결정하는 순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제5장은 사회적 인정이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추는데, 경제와 노동의 영역에서 그 개념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에 주목하고, 아울러 경제와 노동이 궁극적으로 정치와 분리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부류의 인정은 분배적인 성격을 가진다. 즉 인간의 존엄성에 상응하는 생활수준에 대한 권리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두 번째 부류의 인정은 참여적인 성격을 가진다. 즉 노동자를 비롯해서 배제당하거나 착취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경제적 사회적 권리를 주장할 때, 동시에 그 권리가 어떻게 시행되어야 할지에 관해서도 발언권이 인정된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여기서는 상호결정 및 자기결정이라고 하는 개념이 중요해진다. 이는 참여적일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작업과정을 실제로 소유하며 통제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형태의 인정이야말로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라고 천명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선언과 가장 일관적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류의 인정이 발현될 수 있는 통로로서 어떤 제도적인 형태가 있을지 저자가 생각하는 바들을 개진한다.
제6장은 근대국가와 인권을 살펴본다. 국가 이외에도 인권을 침해하는 주체가 있을 수 있지만, 지난 세기 동안에 벌어진 인권 침해의 주요 사례들은 국가권력의 행사 때문이거나 아니면 자국 영토 안이든 바깥이든 인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국가권력의 행사를 거부한 때문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근대국가는 인권에 관련해서 모순적인 입장에 처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인권과 근대국가는 함께 태어났다. 특히 미국과 프랑스 공화국의 탄생이 그랬다. 그 후 많은 국가들이 유엔의 각종 선언문들과 국제 협약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인권에 서약하고, 자기네 헌법에 인권 조항을 새겨 넣었다. 그러나 인권 침해의 주범은 국가들이고, 여기에는 자유주의 입헌국가들마저 포함된다. 근대국가의 이와 같은 양면적이며 모순적인 본질을 더욱 분명히 이해하기 위해 근대국가들이 가담하는 여러 가지 과정들을 살펴본다. 사람들에 대한 분류와 구별, 헌법의 확립, 그리고 무엇보다 폭력과 강제가 그런 과정들이다.
제7장은 국가가 자행하는 폭력적이고 강제적인 행위들을 보다 경험적으로 탐사해 들어간다. 시민의 신체에 대한 폭력을 근대국가는 관찰과 정상화로 대체했다고 했던 미셸 푸코가 옳았냐는 질문을 던진다. 인권을 향한 투쟁에서 세계를 이끈다고 자처하며 다른 국가들의 수행 실적을 체계적으로 판단할 책임을 자임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주로 검토해 보고, 특정 범주의 사람들을 불균형적으로 겨냥해서 신체에 대한 지독한 인권 학대가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하여 개인의 인권과 동시에 공동체 또는 집단의 인권이 침해된 것을 밝힌다. 공산주의와의 전쟁, 범죄와의 전쟁, 마약과의 전쟁, 그리고 최근에 나온 테러리즘과의 전쟁 등, 미국에서 “전쟁”이라는 수사는 그러한 권리 침해를 정당화하기 위해 정치 엘리트들이 즐겨 사용한 것이라는 것이다.
결론에서는 지금까지 진행된 주장들을 요약한다. 특히 세 가지 점의 중요성을 되새긴다. 1) 자유, 평등, 박애는 각각 인권의 골조를 지탱해 주는 핵심적이며 불가분의 규범으로서 동등한 지위를 가진다고 인식해야 한다. 2) 이러한 가치들을 어떻게 실천적으로 시행할 것인지에 관해 문화적 경계선을 넘나드는 자아비판적 대화와 행동이 필요하다. 3) 인권의 전체론적 개념과 부합하는 형태의 제도 발전을 인도하는 안내자로서 정치적/경제적 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한다. 인간의 실존이 실질적으로 더욱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 되려면 이 세 가지 모두가 요청된다는 것이다.
목차
한국의 독자를 위한 저자의 자기소개 ㆍ 5 서문 ㆍ 14 제1장 - 인권 관념의 탄생 그리고 폄훼꾼들의 탄생 ㆍ 23 제2장 - 인권에 관한 20세기의 성찰 ㆍ 73 제3장 - 인권을 향한 전체론적 접근 ㆍ 142 제4장 - 인권의 보유자와 침해자 ㆍ 188 제5장 - 인권의 정치경제학을 향해 ㆍ 244 제6장 - 근대국가와 인권 ㆍ 279 제7장 - 끝없는 전쟁과 미국의 인권 상황 ㆍ 316 결론 - 미래의 인권을 위하여 ㆍ 369 부록 A -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된 미국의 사례 ㆍ 375 부록 B - 9 ㆍ 11 : 인권에 대한 공격 ㆍ 383 찾아보기 ㆍ 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