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전자도서관

로그인

통일연구원 전자도서관

소장자료검색

  1. 메인
  2. 소장자료검색
  3. 단행본

단행본

단행본문학동네 세계문학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앨런 베넷 장편소설

대등서명
Uncommon reader
발행사항
파주 : 문학동네, 2010
형태사항
143 p. : 천연색삽화 ; 20 cm
ISBN
9788954611572
청구기호
843.5 베213ㅇ
일반주기
원저자: Alan Bennett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4305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4305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영국 여왕이 책과 사랑에 빠졌다!

어느 날 버킹엄 궁을 찾아온 이동도서관.
우연히 그곳에 들른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일생일대의 선물이 찾아온다.


“책은 상상력에 불을 붙이는 폭탄이야.
책은 또다른 책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우리가 고개를 돌릴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지.
아, 하루가 이다지도 짧다니!”


“책은 한 권 한 권이 새로운 세계이다.” 일찍이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이다. 책에 관한 이야기, 책을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많이 있어왔지만, 여기 아주 특별한 독자, 아주 특별한 책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익살스럽고 통렬한 문체와 이야기로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로 추앙받고 있는 앨런 베넷의 소설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가 바로 그것. 앨런 베넷은 국내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20여 편의 연극 극본, 10여 편의 영화 시나리오, 40여 편의 드라마 극본을 쓰며 사십 년 넘게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온 영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이다. 영화 <조지 왕의 광기>, 2006년 토니상 6개 부문을 수상하며 영국과 미국에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연극 <히스토리 보이스>(이 작품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도 모두 그의 작품이다.
앨런 베넷이 2007년에 발표한 소설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는 ‘만약 영국 여왕이 독서에 빠진다면?’이라는 가정에 출발한다. 소설은 이런 가정에서 출발하여 책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그리고 독서란 무엇인가에 대해 유쾌하고 사색적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소설은 출간 당시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책에 무심하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그녀가 뒤늦게 책과 사랑에 빠졌다!


어느 날 버킹엄 궁에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고, 이 소리에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밖으로 나왔다가 이동도서관을 보게 된다. 여왕은 개들이 짖는 것을 사과하려 잠시 이동도서관에 들른다. 이동도서관에는 사서 겸 운전사인 허칭스와 궁 주방에서 일하는 생강색 머리의 청년 ‘노먼’만이 책을 보고 있다. 여왕은 평소에 그다지 책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지만, 빈손으로 나오면 허칭스가 스스로 이동도서관의 부족함을 탓할 것 같아 의무감에 책을 한 권 빌린다. ‘시작한 것은 끝을 내야 한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는 여왕은 어쨌든 빌려온 책을 끝까지 읽는다. 빌린 책을 돌려주러 갔다가 또 한 권의 소설을 빌린 여왕. 이 책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여왕은 짐작도 하지 못한다.

『사랑의 추구』는 다행스러운 선택이었으며, 나름대로 중대한 선택이었다. 여왕이 시시한 책으로, 가령 조지 엘리엇의 초기작이나 헨리 제임스의 후기작으로 갔다면, 독서를 막 시작한 초보자인 여왕은 책을 영원히 멀리했을 것이다. 그러면 이 책은 더이상 할 이야기도 없었겠지. 여왕은 책 읽기가 노동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_본문 p.19~20

여왕은 곧 이 책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다. 심지어 다음 날에는 독감에 걸린 것 같다는 핑계를 대고 계속 침대에 누워 책을 읽는다. 스스로를 실천가라고 생각하는 여왕은, 독서는 실천적 행위가 아니라며 책 읽기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한 권의 책으로 여왕의 삶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여왕은 주방에서 일하던 노먼을 설거지에서 해방시킨 뒤 자신의 독서를 돕는 시종으로 삼는다.
한 권 한 권 책을 읽어나가면서 여왕은 점점 독서가 주는 자유로움과 즐거움에 흠뻑 매료되어간다. 이러한 세계를 너무 늦게 만난 것에 안타까워하고, 자신이 바라는 만큼 책을 읽기엔 하루가 너무 짧다며 탄식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놓친 많은 기회에 후회와 억울함을 느끼기도 한다. 책의 매력을 알기 이전에 만났던 유명한 작가들, 그리고 그들과 나눌 수 있었던 이야기들…… 또한 독서를 하며 어떤 안도감과 슬픔을 느끼기도 한다. 실비아 플라스의 전기를 읽으면서는 자신이 그런 비극적인 삶에서 비껴간 것에 만족하고, 로렌 바콜의 자서전을 읽으면서는 바콜이 자신보다 더 달콤한 삶을 산 것 같은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바콜을 질시하기도 한다. 여왕은 자신이 놓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더 열심히 책을 읽어나간다.

이런 여왕의 모습은 영국 왕실과 정부에 근심을 안겨준다. 엄격하게 자신을 통제하며 여왕으로서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던 여왕이 이런 일과에 이제 이전과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책을 읽느라 정해진 행사에 지각하고, 마차로 퍼레이드를 하는 동안에는 창밖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시선은 무릎 위 책에 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빈 연회에서는 프랑스 대통령에게 뜬금없이 장 주네에 대한 질문을 던져 대통령을 당황시키고, 국민들과의 만남에서는 “요즘 무슨 책을 읽느냐?”는 질문을 던져 사람들을 난감하게 만든다. 여왕이 그토록 신경 쓰던 옷과 액세서리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고, 엄격하게만 대하던 시종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자, 시종들은 여왕이 노망이 든 것이 아닌가 걱정하기도 한다.
특히 왕실의 지나친 권위와 겉치레를 쓸어버릴 새로운 일꾼으로 추앙받는 비서관 케빈 경과 총리는 이러한 여왕의 변화에 더욱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이들은 여왕의 캐나다 방문을 틈타 눈엣가시 같은 노먼을 여왕에게서 떼어놓는다.
자신의 충실한 독서 길잡이 노릇을 하던 노먼을 떠나보내고도 여왕은 숙명처럼 책 읽기를 계속 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여왕은 음악회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다, 모차르트는 사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깨닫는다. 여왕은 “나는 내 목소리도 내지 못한다”며 이제 책 읽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실천적인 것, 죽은 후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어둠 속에서 여왕은, 문득, 자신이 죽으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누구에게도 종속되어본 적이 없는 여왕도 죽고 나면 다른 모든 사람과 다를 바 없어질 터였다. 책 읽기는 그것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글쓰기는 그것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독서 때문에 인생이 풍요로워졌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여왕은 분명, 그렇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똑같이 확실하게, 그와 동시에 독서 때문에 인생의 모든 목적인 말라붙었다고 덧붙였을 것이다. 한때 여왕은 자기 의무를 마음에 깊이 새기고 최선을 다해 의무를 수행할 각오를 품은, 확고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이제 여왕의 마음은 너무나 자주 두 갈래로 갈리기만 했다. 책 읽기는 실천적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이 늘 문제였다. 여왕은 늙었지만, 여전히 실천가였다. _본문 p.117

여왕은 자신의 여든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에 그동안 자신에게 조언을 해왔던 국왕 자문회 사람들을 모아 편안한 파티를 열기로 한다. 자문회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모인 가운데, 여왕은 아주 중대한 결심을 발표한다. 뒤늦게 책에 빠져 주위 사람들을 근심 걱정으로 몰아간 여왕. 여왕은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다시 예전의 여왕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그들에게 또다른 근심거리를 안기게 될까?


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풍자극!

앨런 베넷은 소설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를 통해서도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실제 인물들을 떠올리게 하는 개성 강한 캐릭터, 이런 캐릭터들이 얽히고설키며 만들어내는 익살스러운 상황 설정은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듯 생생함을 전한다. 영국 왕실과 보수적인 정부 관료들의 모습을 통해 쓸데없는 허례허식과 권위에 대해 마음껏 풍자하면서도, 이 작품은 우아함과 격조를 잃지 않는다. 이는 아마도 앨런 베넷 특유의 간결하고 위트 넘치는 문체와 그가 가지고 있는 유머러스함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이 ‘일반적이지 않은 한 독자’가 왕실에 일으키는 우스꽝스러운 해프닝만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은 책에 대한 사랑, 독서 자체에 대한 사색을 가득 담고 있는 작품이다. 초보 독자로 독서에 입문한 여왕이 점점 책에 눈뜨면서 지적이고 노련한 독서광으로 거듭나는 모습은 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우리의 삶에서 ‘책’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볼 시간을 마련해준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를 ‘2007년 올해의 책’으로 꼽으며 “독서의 즐거움을 축복하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평했다. 어쩌면 이 말이 이 책을 가장 설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분명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은 축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