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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단행본경성대문화총서 18

꿈의 세계와 파국: 대중 유토피아의 소멸

대등서명
Dreamworld and catastrophe
발행사항
서울: 경성대학교 출판부, 2008
형태사항
463 p. : 삽화(일부천연색), 지도, 초상 ; 23 cm
ISBN
9788973141876 9788973141357(세트)
청구기호
909.5 B922d
일반주기
원저자명: Susan Buck-Morss
서지주기
참고문헌(p. 435-456)과 색인수록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6921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6921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모든 시대는 다음 시대를 꿈꾼다

이 책은 수잔 벅-모스 (Susan Buck-Morss)의 『Dreamworld and Catastrophe: The Passing of Mass Utopia in East and West』(Cambridge, Massachusetts: The MIT Press, 2000)를 번역한 것이다. 수잔 벅-모스는 대표적인 발터 벤야민 연구자로, 1977년에 출판된 『부정변증법의 기원: 테오도르 아도르노, 발터 벤야민과 프랑크푸르트 연구소』와 1989년에 출판된 『보는 것의 변증법: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김정아 옮김, 문학동네)의 저서가 있다.

『꿈의 세계와 파국: 대중유토피아의 소멸』은 이전에 출판된 두 권의 저서와 달리 발터 벤야민에 관한 연구서는 아니다. 하지만 발터 벤야민의 시각으로 20세기에 동구와 서구에서 전개된 대중유토피아의 등장과 쇠퇴를 그려내고 있다. 발터 벤야민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수잔 벅-모스는 이제 발터 벤야민의 삶과 사상과 글에서 떠나, 아니 그것들을 자기의 시선으로 내면화시켜서, 자신이 살아 왔던 시대와 사회의 특징을 아주 독특하게 형상화시키고 있다. 마치 발터 벤야민이 그가 살아왔던 시대와 사회를 그의 글에 담아내었듯이. 발터 벤야민이 19세기의 파리와 베를린을 묘사했다면, 수잔 벅-모스는 20세기의 모스크바와 뉴욕을 그려낸다. 벅-모스가 그려낸 이야기 속에는 “혁명의 정치에서부터 아방가르드 예술, 대중오락에서부터 산업 노동, 집합행동에서부터 가정의 프라이버시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사건과 이슈들이 망라되어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동구와 서구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근대성에 대한 빛나는 통찰들로 가득하다.

수잔 벅-모스의 출발은 냉전의 종식이다. 냉전종식으로 인해 양 체제에 일어난 근본적인 전환은 기존의 세계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깨뜨려버렸다. 그리고 실제적인 의미에서 20세기의 끝을 특징지우는 사건이기도 했다. 이러한 냉전의 종식으로 서구가 이겼고,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에 대해 역사적 승리를 거두었다고 말해진다. 또한 이러한 승리는 곧 자본주의가 바람직하고, 필연적일 수밖에 없으며,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사회적 삶의 제도인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반대한다. 사회주의라는 역사적 실험은 서구의 근대화 전통에 철저하게 뿌리를 박고 있으며 사회주의의 패배는 결국 서구 담론 전체를 근본적으로 문제삼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지난 20세기를 현재의 국면에서 보면, 동구와 서구는 존재했던 문화적 형태들이 상당히 무시무시할 정도로 유사해 보인다. 동구와 서구는 근대성의 문제점들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많이 달랐을지 모르지만, 서구에 의해서 개발된 근대화 과정에 대한 신념을 공유했다. 우리의 현재 상황의 변화된 특성을 밝히기 위해서 이 책은 동구와 서구에서 나타난 꿈의 세계의 형태들을 비교한다.

20세기의 꿈은 바로 대중유토피아의 건설이었다. 이는 자본주의 혹은 사회주의 형식을 지닌 산업 근대화를 이루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추진력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주권, 대량생산, 대량문화라는 대중유토피아적 프로젝트는 실패로 남게 되었다. 대중주권의 꿈은 민족주의의 세계전쟁과 혁명적 테러로, 대량생산을 통한 산업적 풍요의 꿈은 인간노동과 자연환경 모두를 착취하는 전지구적 체계의 건설을, 대중을 위한 문화라는 꿈은 근대성의 폭력을 심미화하고 희생자들을 마취시키는 환영적 결과라는 장식을 창출했다.
대중유토피아를 건설하려는 꿈은 집합적이고 정치적인 욕망을 부여하면서, 세계를 바꾼 강력하고도 구체적인 힘이었다. 사람들이 밤에 자면서 꾸는 꿈이 사회질서에 의해서 좌절되어 유아적 형태로 퇴행한 욕망을 보여주는 반면에, 대중유토피아를 향한 집합적 꿈은 개인의 행복과 함께 사회와 세계를 상상하게 했으며, 그러한 사회와 세계가 실현되면 우리 모두에게 부족한 것들이 다 충족될 것이라는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20세기가 끝나고 21세기가 시작되는 이때에 대중유토피아의 꿈은 버려진 채 남겨졌다. 오로지 상품이 전지구적 이데올로기가 되었으며 사회주의의 마지막 거점인 중국을 소비주의로 물들이고 있다. 산업화를 통해 물질적 행복을 제공하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산업근대성이라는 대중민주적 신화는 유럽사회주의의 붕괴, 자본주의적 재구조화의 요구, 생태학적 제약들로 인해 도전받고 있다. 그런 와중에 우리들의 사적인 꿈의 세계는 상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상품이 바로 개인의 수준에서 유토피아적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반면 보다 큰 사회적 프로젝트는 포기되고 이는 개인적 유토피아주의를 바로 정치적 냉소주의와 연결하게 한다. 더 이상 개인적 유토피아와 대중유토피아의 논리적 관련성은 무의미한 메아리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종말의 순간을 맞고 있는 대중적 꿈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한 시도이다.

꿈의 세계라는 개념은 발터 벤야민으로부터 빌려온 것이다. 발터 벤야민은 집합적 정신상태를 시적으로 기술하기 위한 개념으로서 뿐만 아니라 분석적 개념으로서, 꿈의 세계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분석적 개념으로서의 꿈의 세계는 세계의 재마법화를 내용으로 하는 그의 근대성 이론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이 개념을 통해 근대적 삶이 본래 덧없는 것이라는 것과 끊임없이 변하는 근대적 삶의 조건들이 전통적인 문화를 긍정적인 의미에서 위태롭게 하는 것을 인식한다. 왜냐하면 끊임없는 변화는 미래가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허용해주기 때문이다. 전근대 문화에서 신화는 사회적 제약의 필요성을 정당화함으로써 전통을 강화하는 반면,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근대성의 꿈의 세계는 현존 형태를 초월하는 사회적 제도를 위한 유토피아적 욕망의 표현이다. 그러나 꿈의 세계에 담겨 있는 막대한 에너지가 권력구조에 의해서 도구적으로 사용될 때나, 혜택을 받을 거라고 여겨졌던 대중을 억압하는 힘의 수단으로 동원될 때 꿈의 세계는 위험해지게 된다.

방법에 대한 주석

저자도 지적하고 있듯이 이 책은 여러 수준에서 읽혀질 수 있다. 이 책의 이론적 논점은 냉전체제의 적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를 너무나도 충실하게 모방했기 때문에 20세기에 붕괴했다고 이 책은 제안한다. 다른 수준에서, 이 책은 냉전의 종식과 함께 잊혀지도록 위협받고 있는 역사적 자료를 축약해 놓고 있다. 현재를 비판적으로 사고하는데 유용할지도 모를 새로운 인식틀 내에 이 역사적 자료를 갖다 놓음으로써 그것을 소생시켰다. 이 책은 또한 영상 문화를 연구하는 방법에 있어 하나의 실험이다. 이 책은 이미지를 철학으로 사용해서 문자 그대로 과거를 보는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하려고 시도한다. 이 시선은 20세기가 도대체 무엇인지에 관한 기존의 공통된 개념에 도전한다. 이 책의 목적은 일반 독자들에게 하나의 인식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 인식적 경험은 기존관념에 충격을 주어 그것을 전복시킬 것이다. 20세기에 대한 평가는 승리자의 손에 남겨져서는 안된다는 경고에 주목하라.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각 부는 이론적 주장과 역사적 파편의 관계를 각각 달리 탐구한다. 각 부의 앞부분에 제시된 방법에 대한 주석은 독자들을 안내하면서 각 부의 개요를 소개한다. 전체적인 개요는 다음과 같다.
제1부(제1장): 이론적 논의(1.1절)는 역사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열려있다. 왜냐하면 이론적 논의를 해나가는 일련의 키워드와 연결된 하이퍼텍스트를 참조하면 또다른 부부적인 이야기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2부(제2장): 시간에 대한 어떤 관념을 반박하는 이론적 논의(2.1절)는 역사적 이미지와 텍스트로 구서된 일련의 시간파편을 가져 와서 이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제3부(제3장-5장): 이론적 논의는 역사적 자료와 일련의 틀 속에서 완전히 통합된다. 각각의 틀(3.1절-5.3절)은 현재가 과거를 구하기 위한 구출임무를 맡고 있다. 이 틀은 이미지 주위로 모여드는 자료, 20세기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바꿀 힘을 지닌 자료를 찾아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가로질러 다닌다.
제4부(제6장)은 초점을 옮겨서, 책을 쓰는 이 시점, 보이지 않는 현재를 눈에 보이도록 만든다. 삶의 시간과 역사적 시간의 교차점에 형성된 그 초점은 저자가 가지고 있는 페미니즘 전략을 이룬다.

수잔 벅-모스는 이 책에서 수많은 이미지들을 제시한다. 특히 2장부터 5장까지 4개의 장에서는 그림과 사진 등 시각자료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마치 한 장 전체가 텍스트와 그림과 사진의 몽타주로 보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역사적 사실들을 이미지 파편들로 재현함으로써 어떤 진리가 마치 섬광처럼 출현하게 하는 것이 벅-모스의 서술방법이라면, 이는 발터 벤야민이 제시한 변증법적 이미지이다. 변증법적 이미지는 이미지들의 병치를 통해서 대조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그 이미지에는 과거와 현재가 들어가 있고, 과거에 본래적으로 내재한 유토피아적 잠재력과 그것이 변형되고 왜곡된 형태로 존재하는 오늘날의 현실이 대조된다. 변증법적 이미지는 지금 현재 속에서 번쩍이는 과거의 이미지이다. 벅-모스는 이 책에서 과거와 현재의 이미지들을 병치함으로써 우리들이 살아 왔거나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각성할 것을 촉구한다.
목차

역자 서문
서문

제1부 민주주의라는 꿈의 세계
제1장 정치적 틀
1.1 대중 주권과 적의 이미지
1.2 하이퍼텍스트

제2부 역사라는 꿈의 세계
제2장 시간에 대하여
2.1 혁명의 시간
2.2 시간파편

제3부 대중문화라는 꿈의 세계
제3장 상식
3.1 생태학적 회로
3.2 충격
3.3 기계의 본질

제4장 대중을 위한 문화
4.1 대중
4.2 표면의 미학
4.3 코스모폴리탄 프로젝트

제5장 꿈과 깨어남
5.1 킹콩과 소비에트 궁전
5.2 가정의 공간
5.3 깨어남

제4부 후기
제6장 삶의 시간/역사적 시간
6.1 적의 상실
6.2 하나의 세계
6.3 지구적 경제내 지식 생산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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