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왈츠 이후: 국제정치이론의 변화와 발전
Thirty-years' development :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y after Kenneth N. Wal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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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왜 오늘날 다시 왈츠인가?
국제정치이론의 ‘오래된 미래’
왈츠는 국제정치이론의 출발점을 제시했다. 왈츠 이전의 학자들이 매우 중요한 직관과 분석을 제공했지만, 후속 학자들이 이론체계를 쌓아올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왈츠는 달랐다. 그는 자신의 이론에서 후속 연구를 낳을 수 있는 논리적 기초인 국제체제의 무정부성 개념을 제시했고, 덕분에 ‘국제정치이론의 로제타스톤’으로 작동했다. 이후 국제정치이론은 매우 연역적으로 국제적 무정부 상태가 국가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동시에 국가행동을 더욱 정교하게 설명하는 데 필요한 추가 변수를 찾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모든 이론가들은 왈츠를 비판했고, 어느 누구도 왈츠의 이론을 왈츠가 제시한 형태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왈츠의 이론은 국제정치이론에서 논의가 시작되는 기초였으며, 앞으로도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국제정치이론 내부의 이유 때문에 왈츠 이론은 앞으로도 계속 논의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왈츠 이론은 국제정치이론 외부의 상황, 즉 국제정치 현실 세계의 변화 때문에 새롭게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2009년 현재 세계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미국 제국(American Empire)의 상대적 쇠퇴와 중국의 부상이다. 2003년 이후 미국은 이라크전쟁이라는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의 군사력과 자원을 계속해서 소모하고 있다. 또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반면 중국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금융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자신의 경제력을 유지하고 동시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현실 세계의 변화는 국제체제의 구조 측면에서 또 다른 양극체제를 가져온다. 즉,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강대국이 존재하는 양극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중국의 부상에 대해 많은 학자들과 정책분석가들은 불안정성을 예측하지만, 왈츠는 자신의 이론적 결론에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양극체제가 미국과 소련의 양극체제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이라고 볼 것이다. 그리고 핵무기가 지닌 안정 효과를 강조하는 왈츠는 미국과 중국이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국제체제의 구조는 더욱 안정적일 것이라는 낙관론을 개진할 것이다. 이러한 결론에 대해서 많은 학자들은 반론을 제기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왈츠 이론은 국제정치이론 논쟁뿐 아니라 정책논쟁에서도 핵심 사항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왈츠의 이론과 그의 이론을 둘러싼 논쟁을 통해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국제정치이론이 등장했다는 이론 내부의 이유와 함께 현실적인 필요성이 존재한다. 특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세계는 점차 양극체제의 안정성을 강조했던 왈츠 이론이 좀 더 적실성을 가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30년 전에 만들어진 이론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이론에 적합하게 변화’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왈츠 이론은 국제정치현실과 국제정치이론의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30년이 지난 2009년에도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내용 소개
이 책은 6부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한 명씩의 국제정치이론가를 다룬다. 제1장은 물론 왈츠이다. 왈츠는 국제정치이론의 출발점이 되는 중요한 논의를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핵심적인 개념이 바로 ‘국제체제의 무정부성(international anarchy)’이다. 국제체제의 무정부성은 개별 주권 국가보다 상위의 권위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것이 곧 국제정치가 혼란 또는 무질서라는 주장은 아니다. 특히 왈츠는 국제정치가 상당히 안정적일 수 있다고 보았다. 물론 국가 상위의 권위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혼란과 무질서가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이러한 혼란과 무질서는 국제정치의 무정부성이 가져오는 필연적인 결과는 아니라고 본다. 왈츠의 이론은 국제체제의 무정부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의 모든 학자들이 국제체제의 무정부성 개념을 수용하지만 동시에 왈츠 이론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왈츠 이론의 경험적 한계와 이론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은 특히 왈츠 이론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주요 부분을 수용하고 이른바 ‘현실주의’ 이론체계를 유지하려는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오늘날 현실주의는 다양하게 발전했다. 2부에서는 이를 다룬다. 먼저 2장에서는 무정부적 국제체제를 매우 위험한 것으로 보는 미어세이머의 공격적 현실주의에 대해 알아본다. 이어서 3장에서는 무정부적 국제체제 자체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반 에베라의 방어적 현실주의, 그리고 4장에서는 무정부적 국제체제 자체에 대해서는 뚜렷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국가행동을 더욱 잘 설명하기 위해 왈츠 이전의 이론가들이 사용했던 국가이익과 유형을 추가 독립변수로 도입한 스웰러의 신고전적 현실주의를 살펴본다. 5장에서는 동맹 문제에 대해 왈츠 이론을 비판하면서, 동맹은 세력균형이 아니라 위협에 기초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던 왈트를 다룬다.
왈츠는 국제정치에서 국내정치는 무의미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국제정치에서 국내정치가 지닌 중요성을 받아들인다. 제2부에서는 이러한 왈츠의 주장에 맞서 국내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론가들의 논의를 살펴본다. 현실주의 이론가 상당수는 국내정치 변수를 사용해 자신들의 설명을 보완하고 있다. 특히 제7장에서 다루는 스나이더는 방어적 현실주의 입장에서 국내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6장에서 러셋은 민주주의 국가들은 서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민주평화론’을 주장한다. 다시 말해 국제체제의 무정부성 자체가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는 사라지며, 영구 평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왈츠 이론에 대한 강력한 반박이었다. 국제정치의 현실을 분석한다는 현실주의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서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이러한 현실이 왈츠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던 민주주의라는 ‘국내정치’에 기초한다는 측면에서, 왈츠의 현실주의 이론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제7장에서 다루는 스나이더 또한 방어적 현실주의 입장에서 국내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왈츠는 국제정치에서 협력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적다고 보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가들은 무정부적 국제체제에서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추구한다. 이에 대해 제도주의라고 불리는 이론체계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국제협력이 실패하는 것은 국가들 사이에 정보비용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며, 국제제도를 통해 정보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개별 국가들은 적절한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상대방의 협력을 유도할 수 있다. 제8장에서 다루는 코헤인과 제9장에서 설명하는 오이는 이러한 주장을 한 대표적인 학자들이다. 특히 코헤인은 왈츠의 이론을 완전히 대체하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현실주의 이론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국제협력을 분석하는 제도주의 이론을 창시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왈츠 이론에서 모든 국가는 동일하다. 하지만 개별 국가들은 스스로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사항이 다르며, 동일한 조건에서도 행동 양식에 차이를 보인다. 구성주의는 바로 국가들이 지닌 정체성과 문화가 국가행동과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제10장에서 웬트는 무정부적 국제체제라는 물질적 조건이 어떻게 해석되고 사회적 맥락과 의미에서 어떠한 차이를 나타내는지 논의한다. 이어 제11장에서 존스턴은 문화가 군사력 사용이라는 가장 ‘현실주의적’ 사안에 미치는 결정력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구성주의 이론은 물질적 변수를 강조하는 현실주의 이론에 대한 강력한 반론으로, 관념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오늘날 구성주의 이론체계는 매우 다양하며, 내부적으로 가장 많이 분화되어 있다.
대개의 경우 국제정치이론을 구분하고 설명할 때, 현실주의, 자유주의, 제도주의, 구성주의 등으로 이론체계를 분류하고, 개별 이론체계에 포함되는 주장을 분석한다. 하지만 이와 같이 엄격한 이론체계 분류를 지양하고 개별 퍼즐 중심으로 국제정치를 논의하는 것이 가능하다. 제12장에서 월터는 민족분규를 분석하면서 특정 이론체계를 고수하지 않고 경험적 자료가 제시하는 현실에 집중했다. 또한 제13장에서 파월은 무정부적 국제체제에 대한 논의에서 출발해 왈츠 주장과는 다른 결론을 도출했다. 이러한 논의 방식은 특정 이론체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왈츠 이론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론체계와는 독립적으로 응용하는 이러한 연구 경향은 국제정치이론의 발전을 위해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독자 대상
∙ 정치·외교학 및 관련 분야 학생, 연구자
∙ 국제정치의 흐름을 읽는 이론적 방법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
∙ 외무고시 수험생
국제정치이론의 ‘오래된 미래’
왈츠는 국제정치이론의 출발점을 제시했다. 왈츠 이전의 학자들이 매우 중요한 직관과 분석을 제공했지만, 후속 학자들이 이론체계를 쌓아올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왈츠는 달랐다. 그는 자신의 이론에서 후속 연구를 낳을 수 있는 논리적 기초인 국제체제의 무정부성 개념을 제시했고, 덕분에 ‘국제정치이론의 로제타스톤’으로 작동했다. 이후 국제정치이론은 매우 연역적으로 국제적 무정부 상태가 국가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동시에 국가행동을 더욱 정교하게 설명하는 데 필요한 추가 변수를 찾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모든 이론가들은 왈츠를 비판했고, 어느 누구도 왈츠의 이론을 왈츠가 제시한 형태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왈츠의 이론은 국제정치이론에서 논의가 시작되는 기초였으며, 앞으로도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국제정치이론 내부의 이유 때문에 왈츠 이론은 앞으로도 계속 논의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왈츠 이론은 국제정치이론 외부의 상황, 즉 국제정치 현실 세계의 변화 때문에 새롭게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2009년 현재 세계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미국 제국(American Empire)의 상대적 쇠퇴와 중국의 부상이다. 2003년 이후 미국은 이라크전쟁이라는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의 군사력과 자원을 계속해서 소모하고 있다. 또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반면 중국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금융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 자신의 경제력을 유지하고 동시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현실 세계의 변화는 국제체제의 구조 측면에서 또 다른 양극체제를 가져온다. 즉,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강대국이 존재하는 양극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중국의 부상에 대해 많은 학자들과 정책분석가들은 불안정성을 예측하지만, 왈츠는 자신의 이론적 결론에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양극체제가 미국과 소련의 양극체제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이라고 볼 것이다. 그리고 핵무기가 지닌 안정 효과를 강조하는 왈츠는 미국과 중국이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국제체제의 구조는 더욱 안정적일 것이라는 낙관론을 개진할 것이다. 이러한 결론에 대해서 많은 학자들은 반론을 제기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왈츠 이론은 국제정치이론 논쟁뿐 아니라 정책논쟁에서도 핵심 사항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왈츠의 이론과 그의 이론을 둘러싼 논쟁을 통해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국제정치이론이 등장했다는 이론 내부의 이유와 함께 현실적인 필요성이 존재한다. 특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세계는 점차 양극체제의 안정성을 강조했던 왈츠 이론이 좀 더 적실성을 가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30년 전에 만들어진 이론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이론에 적합하게 변화’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왈츠 이론은 국제정치현실과 국제정치이론의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30년이 지난 2009년에도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내용 소개
이 책은 6부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한 명씩의 국제정치이론가를 다룬다. 제1장은 물론 왈츠이다. 왈츠는 국제정치이론의 출발점이 되는 중요한 논의를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핵심적인 개념이 바로 ‘국제체제의 무정부성(international anarchy)’이다. 국제체제의 무정부성은 개별 주권 국가보다 상위의 권위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것이 곧 국제정치가 혼란 또는 무질서라는 주장은 아니다. 특히 왈츠는 국제정치가 상당히 안정적일 수 있다고 보았다. 물론 국가 상위의 권위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혼란과 무질서가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이러한 혼란과 무질서는 국제정치의 무정부성이 가져오는 필연적인 결과는 아니라고 본다. 왈츠의 이론은 국제체제의 무정부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의 모든 학자들이 국제체제의 무정부성 개념을 수용하지만 동시에 왈츠 이론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왈츠 이론의 경험적 한계와 이론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은 특히 왈츠 이론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주요 부분을 수용하고 이른바 ‘현실주의’ 이론체계를 유지하려는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오늘날 현실주의는 다양하게 발전했다. 2부에서는 이를 다룬다. 먼저 2장에서는 무정부적 국제체제를 매우 위험한 것으로 보는 미어세이머의 공격적 현실주의에 대해 알아본다. 이어서 3장에서는 무정부적 국제체제 자체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반 에베라의 방어적 현실주의, 그리고 4장에서는 무정부적 국제체제 자체에 대해서는 뚜렷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국가행동을 더욱 잘 설명하기 위해 왈츠 이전의 이론가들이 사용했던 국가이익과 유형을 추가 독립변수로 도입한 스웰러의 신고전적 현실주의를 살펴본다. 5장에서는 동맹 문제에 대해 왈츠 이론을 비판하면서, 동맹은 세력균형이 아니라 위협에 기초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던 왈트를 다룬다.
왈츠는 국제정치에서 국내정치는 무의미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국제정치에서 국내정치가 지닌 중요성을 받아들인다. 제2부에서는 이러한 왈츠의 주장에 맞서 국내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론가들의 논의를 살펴본다. 현실주의 이론가 상당수는 국내정치 변수를 사용해 자신들의 설명을 보완하고 있다. 특히 제7장에서 다루는 스나이더는 방어적 현실주의 입장에서 국내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6장에서 러셋은 민주주의 국가들은 서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민주평화론’을 주장한다. 다시 말해 국제체제의 무정부성 자체가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는 사라지며, 영구 평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왈츠 이론에 대한 강력한 반박이었다. 국제정치의 현실을 분석한다는 현실주의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서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이러한 현실이 왈츠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던 민주주의라는 ‘국내정치’에 기초한다는 측면에서, 왈츠의 현실주의 이론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제7장에서 다루는 스나이더 또한 방어적 현실주의 입장에서 국내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왈츠는 국제정치에서 협력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적다고 보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가들은 무정부적 국제체제에서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추구한다. 이에 대해 제도주의라고 불리는 이론체계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국제협력이 실패하는 것은 국가들 사이에 정보비용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며, 국제제도를 통해 정보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개별 국가들은 적절한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상대방의 협력을 유도할 수 있다. 제8장에서 다루는 코헤인과 제9장에서 설명하는 오이는 이러한 주장을 한 대표적인 학자들이다. 특히 코헤인은 왈츠의 이론을 완전히 대체하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현실주의 이론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국제협력을 분석하는 제도주의 이론을 창시한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왈츠 이론에서 모든 국가는 동일하다. 하지만 개별 국가들은 스스로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사항이 다르며, 동일한 조건에서도 행동 양식에 차이를 보인다. 구성주의는 바로 국가들이 지닌 정체성과 문화가 국가행동과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제10장에서 웬트는 무정부적 국제체제라는 물질적 조건이 어떻게 해석되고 사회적 맥락과 의미에서 어떠한 차이를 나타내는지 논의한다. 이어 제11장에서 존스턴은 문화가 군사력 사용이라는 가장 ‘현실주의적’ 사안에 미치는 결정력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구성주의 이론은 물질적 변수를 강조하는 현실주의 이론에 대한 강력한 반론으로, 관념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오늘날 구성주의 이론체계는 매우 다양하며, 내부적으로 가장 많이 분화되어 있다.
대개의 경우 국제정치이론을 구분하고 설명할 때, 현실주의, 자유주의, 제도주의, 구성주의 등으로 이론체계를 분류하고, 개별 이론체계에 포함되는 주장을 분석한다. 하지만 이와 같이 엄격한 이론체계 분류를 지양하고 개별 퍼즐 중심으로 국제정치를 논의하는 것이 가능하다. 제12장에서 월터는 민족분규를 분석하면서 특정 이론체계를 고수하지 않고 경험적 자료가 제시하는 현실에 집중했다. 또한 제13장에서 파월은 무정부적 국제체제에 대한 논의에서 출발해 왈츠 주장과는 다른 결론을 도출했다. 이러한 논의 방식은 특정 이론체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왈츠 이론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론체계와는 독립적으로 응용하는 이러한 연구 경향은 국제정치이론의 발전을 위해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독자 대상
∙ 정치·외교학 및 관련 분야 학생, 연구자
∙ 국제정치의 흐름을 읽는 이론적 방법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
∙ 외무고시 수험생
목차
1부 국제정치 ‘이론’의 시작-왈츠
제1장 왈츠: 국제정치이론의 논리적 기초를 제공하다
제2부 현실주의 이론의 발전
제2장 반 에베라: 군사전략은 국가의 행동을 결정한다
제3장 미어세이머: 무정부적 국제체제는 매우 위험하다
제4장 스웰러: 공격적인 국가가 존재한다
제5장 왈트: 위협적인 국가와 강력한 국가를 구분하다
제3부 국내정치의 중요성과 국제정치이론
제6장 러셋: 민주주의 국가들은 서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
제7장 스나이더: 국내정치가 국가의 대외 행동을 결정한다
제4부 국제제도의 중요성과 국제협력
제8장 코헤인: 정보 부족이 문제의 근원이다
제9장 오이: 무정부 상태에서 국가들은 협력하기도 한다
제5부 국제정치에서의 문화와 정체성
제10장 웬트: 국제적 무정부 상태에서의 서로 다른 정체성
제11장 존스턴: 국가의 사고방식을 파악할 수 있다
제6부 왈츠 이론의 분석과 응용
제12장 월터: 민족분규의 종식은 외부의 개입을 요구한다
제13장 파월: 순수한 형태의 현실주의 국제정치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