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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격변: 세계대전과 대공황, 세계는 어떻게 재편되었는가

대등서명
Deluge
발행사항
서울: 아카넷, 2020
형태사항
748 p.; 23 cm
ISBN
9788957336823
청구기호
331.5414 T672d
일반주기
원저자명: Adam Tooze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8383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8383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20세기 최대의 사건, 모든 위기는 여기서 비롯되었다.
“다가올 위기는 지나간 위기의 배경이 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금융에서 비롯한 절대 우위의 경제력으로 전후 처리와 배상금 문제를 주도하며 세계 유일의 패권국으로 부상한다. 투즈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주조한 미국의 우월적 힘을 두고 “부재하지만 존재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불안정한 기반 위에서 성립된 새로운 세계는 또 다른 전쟁에 이르는 파국을 맞는다. 새로운 세계질서는 어떻게 결합하여 재앙에 이르게 되었을까? 끝없이 일어나는 인간에 의한 재앙은 결국 누구의 책임인가? 세계는 영원한 안정과 평화를 이룩할 수 있을까? 이 책의 물음이 여전히 유효한 것은 100년 전 세기의 결정적 순간이 빚어낸 세계에서 우리가 살아가기 때문이다.

지은이 애덤 투즈(Adam Tooze)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호출되는 인물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를 밀도 높게 서술한 『붕괴(Crashed)』(2019)로 국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수준에서 반복되는 위기의 순간에 주목하여 포스트팬데믹의 세계 전망(『셧다운(Shutdown)』)과 기후위기의 정치경제학(『탄소(Carbon)』)에 이르는 ‘글로벌 위기 4부작’을 집필 중이다. 투즈가 현재의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두고 비교의 대상으로 지목한 시기가 양차 세계대전 사이 즉 전간기이다. 『대격변』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대공황에 이르는 세계 질서의 재편 과정을 다룬 그의 또 다른 역작이다.

“올 가을 내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대공황으로 이어지는 ‘대격변’의 시기에 비견할 수 있을 뿐이다.”
― 2020년 4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상호 간의 새로운 의존성과 타협하는 승자와 패자
그리고 ‘평화의 경제적 귀결’에 대한 재구성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당시 영국의 군수장관 데이비드 로이드조지는 성경에 나오는 ‘대홍수(deluge)’에 빗대어 다가올 ‘대격변’을 예견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세계는 숨 가쁘게 요동쳤다. 1917년 볼셰비키의 정권 장악,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 로마노프·호엔촐레른·합스부르크 왕국의 몰락, 베르사유 협정, 유럽과 중동에서 국민국가의 탄생, 동유럽의 혁명과 반혁명, 러시아의 내전과 기근, 프랑스의 라인란트 점령,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투즈는 8개 강국(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 중국, 미국)들과 그 나라들 사이의 전략적 행위들을 추적하며 현대 세계를 구성하는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 요소들이 걸린 분쟁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균형을 잃은 세계에서 승자와 패자는 상호간의 새로운 의존성과 타협하며 미국과 뒤얽힌다.

“이것은 ‘대홍수’와 같다. 사회와 산업의 구조에 전대미문의 변화를 가져올 대자연의 격변이다. …… 그 엄청난 혼란 속에서 국가들은 단숨에 몇 세대를 전진하거나 후퇴할 것이다.” 데이비드 로이드조지, 「서론」

전후 세계에 평화를 안착시키는 일은 독일을 새로운 세계질서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일이었다. 거기에 배상금 문제가 걸려 있었다. 케인스는 자신의 베스트셀러 『강화조약의 경제적 귀결(The Economic Consequence of the Peace)』에서 독일에 과도하게 부과된 요구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베르사유 조약의 정치적 정당성을 따져 물었다. 투즈는 케인스의 주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미국과 유럽의 역학 관계 등을 조망하여 ‘경제적 귀결’을 넘어서는 조약과 배상금 문제에 폭넓은 이해로 안내한다. 프랑스와 영국이 독일에 가혹한 요구를 막으려면 미국의 채무 조정이 관건이었으며, 이것이 전후의 협상과 프랑스의 루르 점령(1923) 등의 사건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좇다 보면 “강화조약의 진짜 원흉은 비스마르크의 정치를 흡수한 말라빠진 프랑스인 클레망소”라는 케인스의 평가에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승리 없는 평화’의 구호 아래 형성된 새로운 세계질서
우드로 윌슨과 집단적 디플레이션에 대한 재평가

새로운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국면을 지배한 인물은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이다. 윌슨은 미국의 우월한 경제력을 지렛대 삼아 협상국과 동맹국에 ‘옳은’ 편의 승리가 아닌 어느 편도 승리하지 않는 것을 ‘강요’했다. 이 ‘승리 없는 평화(Peace without Victory)’라는 구호는 ‘문호개방(Open Door)’이라는 일관된 정책 목표와 함께 미국이 주도한 전후 질서를 규정하는 핵심 요소이다. 이러한 패권의 추구가 국가주의 미국의 목표로서 베르사유 협상, 워싱턴 해군회담, 배상금 문제의 처리 과정에서 일관되게 유지되는 모습을 투즈는 집요하게 서술한다. 여기서 윌슨은 민족자결주의의 주창자로 알려진 이상주의자로서의 신비한 모습을 벗고 미국의 가치를 실현하는 현실주의자로 부각된다.

이러한 정책의 연장에서 미국은 강력한 디플레이션 정책을 펼치며 다른 나라들에 동일한 조치를 강요했다. 또한 이는 군비 축소의 방편이 되었다.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으면 정치적 불만을 잊고 시장 원리에 집중할 것이고 이렇게 시장에 기반을 둔 자유주의가 제국주의적 경쟁의 재발을 막아 주리라고 기대한 것이다. ‘황금족쇄’는 통화 발권력이 금에 묶여 있다는 뜻으로 금본위제를 일컫는 말이다. 금본위제 회귀로 상징되는 통화가치 안정의 추구는 제국주의로 상징되는 군국주의자들의 발목을 묶는 족쇄 구실도 했다. 이 점에서 투즈는 1931년 9월 영국의 금본위제 이탈이, 다가올 두 번째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국가주의로 회귀한 미국, 협력과 연대를 상실한 세계
또다시 세계는 파국을 맞을 것인가?


‘대격변’의 세계질서는 대공황에 휩쓸려 미완의 상태로 파국을 맞는다. 1931년 독일의 배상금을 영구히 종결하는 후버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의회에서 가로막히며 다시금 미국은 국가주의로 회귀했다. 이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세계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현재의 움직임과 매우 닮아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우리는 세계적 협력과 연대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대 유행병이 낳은 경제위기(Pandemic-led-Crisis)”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또다시 ‘대격변’의 전조 앞에 서 있다. 파국을 맞을 것인가, 새로운 희망을 창조해낼 것인가? 20세기 최대의 사건에서 비롯한 “지나간 위기”는 “다가올 위기”를 점칠 가늠자가 될 것이다.
목차

감사의말
서론

1부 유라시아의 위기
1장불안정한균형에이른전쟁
2장승리없는평화
3장전몰자의묘지,러시아민주주의
4장중국,전쟁의세계로들어가다
5장브레스트리토프스크조약
6장잔인한강화조약
7장무너지는세계
8장개입

2부 민주주의적 승리 확보하기
9장협상국의기운을북돋다
10장민주주의의병기창
11장휴전:윌슨주의각본의실행
12장시달리는민주주의

3부 미완의 평화
13장누더기가된세계질서
14장조약의진실
15장배상
16장유럽의순응
17장아시아의순응
18장윌슨주의의대실패

4부 새로운 질서의 모색
19장극심한디플레이션
20장제국의위기
21장워싱턴회담
22장공산주의의재발명
23장제노바:영국패권의몰락
24장벼랑끝에내몰린유럽
25장새로운전쟁과평화의정치
26장대공황

결론
주석
옮긴이의말
인명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