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기자가 쓴 21명의 탈북민 이야기
이 책은 탈북 기자가 쓴 탈북자들의 이야기다.
이 책의 지은이 주성하는 북한에서 출생하여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했다. 탈북하여 2002년 한국에 정착했고 공채 시험을 거쳐 동아일보 기자가 되었다.
2002년 무렵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약 2,000명이었다. 2022년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약 3만 5천 명이다.
이들은 한국이라는 새로운 터에 정착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희망과 좌절, 성공 등을 이 땅 위에 값진 땀방울로 쓰고 있다.
종편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탈북민의 사연이 보도가 됐지만, 시청률을 의식한 신변잡기에 머물기 일쑤였다. 누구보다 탈북민을 잘 알고 있는 주성하 기자는 겉핥기에 그치는 탈북민의 이야기에 안타까움을 표하다가 직접 당사자의 입장에서 쓰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하여 이 책의 기획이 시작되었다.
이 책에는 TV에도 자주 출연하여 일반인도 잘 아는 1세대 탈북민 전철우를 비롯한, 주성하 기자가 인터뷰한 21명의 탈북민의 이야기가 적혀 있다.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당하게 살고 있을까? 그들의 꿈은 이루어졌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탈북민 기자의 현장 기록!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탈북민도 한국 사회에서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새로 입국한 탈북민에게도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바쁜 기자 생활 속에 심층 인터뷰를 주기적으로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기자 생활 20년을 맞이해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자 내 마음 속의 짐을 덜기로 했다. 그래서 열심히 살아가는 탈북민 인터뷰 시리즈가 동아닷컴에 연재되게 됐고, 그 시리즈를 묶어 이번에 책으로 내게 됐다. ‘북에서 온 이웃’ 시리즈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계속 감동적인 삶을 살고 있는 탈북민을 소개하려 한다. 이런 역사의 기록을 남기는 것도 역사 앞에 짊어진 탈북 기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사연은 천차만별, 탈북민의 삶은 우리의 삶이기도
이 책에 등장하는 탈북민은 나이도 성별도 탈북한 사연도 각각 다르다. 한국에 정착하면서 성공한 사업가나 의사가 된 사람도 있고 평범한 직장인도 연속 실패를 거듭해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도 있다. 심지어는 목사가 된 사람도 있다. 이 다양한 직업군의 이야기를 읽다가 보면 한 사람 한 사람 스토리에 깊게 빠져든다. 그리고 한글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의 보통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눈물이 앞을 가려 두어 스토리 이상을 읽어내기 힘들다. 감정이 북받쳐 오르고 탄식이 뒤를 잇는다.
북한에서 노래를 잘해서 대학교수가 되어 잘 사는 여인이 있었다. 그러나 아끼는 제자를 감시하라는 보위부의 명령을 거절했다가 보위부 감방에 수감되었다. 이후 체제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탈북, 한국에 정착했다. 그리고 막일을 하면서 돈을 모았다. 돈이 모이자 북한에 남은 남편과 아들을 탈북시켰다. 그러나 2016년 강을 넘은지 하루 만에 공안에 체포되어 북송되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생사를 알 수 없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남편과 자식을 그렇게 만든 당사자라는 생각은 이 여인을 온전히 살 수 있게 했을까?
반대로 온 가족이 무사히 탈북하여 힘든 고비를 여러 번 넘겼으나 결과적으로는 남편과 함께 박사학위도 받고 직장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는 여자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에서 남한 방송을 시청하며 가수 김종국을 동경했던 한 북한 보위부 상위는 황해도에서 강화도 쪽으로 헤엄쳐 오기도 하고…
전철우 같은 경우는 귀순, 연예인, 사업, 실패, 이혼, 사기, 성공…
이런 21개의 스토리가 모여 이 책을 구성한다. 그렇다고 마냥 슬프고 가슴 아픈 이야기만 지속되지는 않는다.
탈북민의 삶은 결국 우리 모두의 삶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