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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남과 북을 만든 라이벌: 인물로 보는 남북현대사

발행사항
서울: 역사비평사, 2008
형태사항
296 p.: 삽화; 23cm
ISBN
9788976965301
청구기호
911 역51ㄴ
소장정보
위치등록번호청구기호 / 출력상태반납예정일
이용 가능 (1)
1자료실00010900대출가능-
이용 가능 (1)
  • 등록번호
    00010900
    상태/반납예정일
    대출가능
    -
    위치/청구기호(출력)
    1자료실
책 소개
남과 북을 만든 라이벌, 엇갈린 선택의 결과는?

외세에 의한 분단과 민족 내부의 이념적.계층적 분열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1948년 남과 북에는 상호 이질적이면서 한편으로는 닮은 두 개의 국가가 수립되었다. 두 국가는 이후 서로 으르렁대며 60년간 다르면서도 연관된 길을 걸어왔다.
분단의 현실 속에서 수많은 한국인들은 적극적으로든 소극적으로든 두 개의 국가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했다.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조국’에서 때로는 자신의 꿈을 펼쳤고, 때로는 좌절하고 순응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각자의 체제를 만들어나갔다.
<남과 북을 만든 라이벌>은 각 분야에서 남과 북의 기본 골격을 만들어간 인물들을 비교와 연관성의 관점에서 대비하고, 이를 통해 남북이 걸어온 두 길을 조망하고자 한다. 식민지 조선에서 청년기를 보내며 타고난 재능과 노력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젊은이들이 ‘따로 또 같이’ 꾸었던 꿈은 무엇일까? 그들은 왜 남을, 혹은 북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그 선택은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으며, 그들의 ‘조국’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이것은 ‘인물로 보는 남북현대사’이다. 독자들은 여덟 개 분야 열여섯 명의 삶을 통해 일제시대와 해방공간, 분단과 냉전시대를 아우르는 격변의 현대사를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인물로 보는 남북현대사: 남과 북을 만든 라이벌>은 정치, 언어, 문학, 법조, 과학, 역사, 영화, 무용이라는 여덟 개 분야에 걸쳐 한국현대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열여섯 명 인물의 삶과 그들이 살아간 시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계간 <역사비평> 82호(2008년 봄호)에 실린 다섯 편의 글(정치, 언어, 문학, 과학, 역사)을 새로 다듬고, 거기에 세 편의 글(법조, 영화, 무용)을 보태 만들어졌다. ‘건국’ 60주년이 아니라 ‘남북 정부 수립’ 60주년 특집이라는 <역사비평> 편집위원회의 당시 문제의식은 이 책 전체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즉, 남과 북은 역사적으로 반세기 이상 공존해온 두 개의 정치공동체이며, 서로를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차분하게 공통의 전망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남과 북을 만든 ‘라이벌’에게서 경쟁과 대립의 면모가 아닌 ‘서로 다른 삶의 병존’과 ‘민족에 대한 열망 혹은 상처’를 먼저 주목하게 된 바탕이었다.

政박정희와 김일성―한국적 근대화의 두 가지 길

남북의 상이한 근대화의 길을 이끌어간 두 지도자 박정희와 김일성. 그들은 직접 교류한 적은 없었지만 식민지 시기 ‘만주’라는 공통의 공간에서 성장했으며, 이후 1960~70년대 남북 체제경쟁의 길에서 맞부딪쳤다. 극한 대립과 무한 경쟁으로 치달았던 두 사람 중 최종적인 승자는 박정희였고 패자는 김일성이었다. 그러나 해방공간에서 ‘친일파’ 혹은 ‘빨갱이’로 파멸의 위기에 놓였던 박정희를 ‘구출’하고 그의 권력가도를 ‘지원’했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김일성이었다는 사실이야말로 역사의 아이러니다.

語최현배와 김두봉―언어의 분단을 막은 두 한글학자

분단이 되고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두 나라의 언어세계는 소통에 불편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 이는 주시경의 애제자로 배달말글몯음 조선어강습원에서 동문수학했던 두 한글학자, 최현배와 김두봉에 힘입은 바 크다. 민중을 위해 한글전용을 제창했던 주시경의 제자로서 최현배와 김두봉은 서로의 학문적 업적을 높이 인정하고 있었으며, 한글쓰기와 가로쓰기, 형태주의에 입각한 맞춤법 등 언어 정책의 기본 골격을 동일하게 유지했다.

文염상섭과 한설야―식민지와 분단을 거부한 남북의 문학적 상상력

권력과 결탁하여 남북의 문단을 주도했던 인물들도 많았지만, 염상섭과 한설야는 늘 그 반대편에 서 있었다. 염상섭은 남에서 순수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미국중심의 냉전반공주의에 저항했고, 한설야는 북에서 계급주의에 함몰되지 않고 민족 문제를 고민했다. 냉전의 시각에서 벗어나 남북의 문학사를 새로 쓴다고 할 때, 두 사람의 문학사적 자취를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法유진오와 최용달―두 개의 민주헌법, 그 비극적 탄생

경성제대에서 함께 공부하며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심취했던 두 청년 유진오와 최용달은 한때 보성전문학교 법과 교수로 같은 교무실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식민지 조선의 현실에 대한 고민의 방향은 두 갈래로 갈라졌다. 유진오가 남쪽을 택하여 자본주의의 민주적 개조.개량을 통해 개인의 존엄과 가치가 실현되는 사회를 꿈꾸었다면, 최용달은 자본주의의 혁명적 폐기를 통해 전체의 공동선을 구현하려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각각 기초한 남북 최초의 민주헌법은 결국 인간의 모습을 한 민주국가를 틀짓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科이태규와 리승기―세계성과 지역성의 공존을 모색한 두 과학자

교토에서 함께 공부하며 조선의 후진적인 과학현실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꿈을 키우던 이태규와 리승기였지만, 분단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둘은 다시 만나지 못할 엇갈린 길을 갔다. 그들은 종교에 가까울 정도의 열정으로 과학연구의 한 길을 팠던 뛰어난 학자였을 뿐, 결코 남북 체제경쟁의 상징으로 과학을 정치화하고자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분단현실은 그들을 각각 ‘세계과학’과 ‘지역(주체)과학’의 선봉으로 왜곡하여 과학의 영역에까지 역사의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史이병도와 김석형―실증사학과 주체사학의 분립

이병도와 김석형은 각각 남과 북에서 실증사학과 주체사학의 체계를 확립하고 다양한 연구주제를 섭렵하면서 남북 역사연구의 한 전형을 이룩한 이들이다. 이병도는 식민사학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실증사학의 길을 걸어가며 남한 정부의 정당성 확보에 협력했다. 김석형은 월북 이후 북의 정책을 따르면서 식민사학을 비판하고 주체사학을 정립했다. 두 사람은 모두 ‘민족’을 언급하지만, 민족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양극으로 벌어져 있다.

映윤봉춘과 문예봉―이데올로기의 주도자, 또는 영화판의 개척자

동향 출신이자 같은 영화에 출연한 적도 있는 두 사람이지만, 분단 이후 둘은 남과 북에서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갔다. 영화를 통해 각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첨병이 되었고, ‘반공’과 ‘인민해방’의 복화술사가 되었다. 일제에 대한 저항의 뜻으로 낙향하여 교편을 잡았던 윤봉춘이 해방 이후 ‘강직한 우파’ 영화인이 된 것이나, 친일영화에 출연했던 문예봉이 북한에서 ‘사회주의적인 여성’ 이미지를 강화하며 김일성 우상화에 이바지한 것이나, 모두 분단이 남긴 안타까운 상처이다.

舞조택원과 최승희―근대춤의 이란성 쌍생아

일제시대 최고의 스타성을 지녔던 무용가로서, 월북을 택했다는 이유로 한동안 우리에게 ‘전설’처럼 전해져왔던 최승희의 존재에 비해 조택원은 일반인에게 낯선 이름일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현대무용의 선구자였던 이시이 바쿠 문하에서 함께 춤을 추며 같은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동료이자, 남.북에서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근대춤의 전형을 만들어간 인물들이었다. 분단은 최승희와 조택원을 갈라놓고 한국 근대춤의 발전에 크나큰 장애물을 세웠지만, 미묘한 경쟁과 갈등관계의 두 사람에게 별도의 공간을 부여함으로써 심리적 해방감을 안겨주었을지도 모른다.
목차

政박정희와 김일성―한국적 근대화의 두 가지 길
語최현배와 김두봉―언어의 분단을 막은 두 한글학자
文염상섭과 한설야―식민지와 분단을 거부한 남북의 문학적 상상력
法유진오와 최용달―두 개의 민주헌법, 그 비극적 탄생
科이태규와 리승기―세계성과 지역성의 공존을 모색한 두 과학자
史이병도와 김석형―실증사학과 주체사학의 분립
映윤봉춘과 문예봉―이데올로기의 주도자, 또는 영화판의 개척자
舞조택원과 최승희―근대춤의 이란성 쌍생아